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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통일한국을 향한 제언 - 남북 교사통합 - 권오현 서울대 교수권오현 서울대 교수(전 입학본부장)
  • 베리타스알파
  • 승인 2016.10.24 15:29
  • 호수 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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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와 공감 이끌 ‘통일선도교사’ 선제적 육성 필요

통일한국에서 학교교육이 빠르게 자리 잡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남북교원의 역량과 교육관을 동질화하는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해야 한다. 어느 날 갑자기 올지 모르는 통일상황이 되면 남북 교원들은 각기 다른 체제에서 교육받은 이질적 학생들을 통일한국이 지향하는 교육적 소명에 맞춰 하나로 통합하는, 불가능에 가까운 과업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사통합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원 자질의 균등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남북한 협력 단계에서는 서로가 가진 장점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양측 교사의 약점을 보완하는 상생적 전략이 힘을 발휘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남측 교사들은 교과 역량, 다양한 행정수행 능력, 민주시민의식, 글로벌 마인드 등에서 강점을 지니며, 북측 교사들은 열성적인 학생지도, 공공적 책임의식, 교육과 실천의 연결 등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양성 단계의 기간이나 질 관리 시스템으로 보면 북한의 교사들은 교과역량이 크게 뒤졌다고 볼 수도 있다. 남북한 협력이 활성화되면 양측이 교류를 통해 북측 교사들의 교과지도 역량을 높여주고 남쪽의 우수한 교재나 매체를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교원 역할의 균등화도 필수적이다. 남북한에서 교사는 학급 운영과 교과 및 학생 지도를 담당하는 공통점을 지닌다. 다만 북한에서는 남한보다 교사로서의 직업적 정체성을 강조하는 특성이 있다. 즉, 북한 교원은 정치적 의미에서 혁명가이자 학생의 생활 전반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어머니’로 인식된다. 반면 남한에선 교사와 학생 모두 독립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인격체로 간주되어 교사는 대개 제도적으로 주어진 역할에 한정해 학생을 지도한다.

 

   
▲ 권오현 서울대 교수

이러한 교원 역할의 통합은 자질 통합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이다. 다만 통일상황에 진입하면 북측에 현장 지도 및 사상 교육과 같은 교사 역할을 정리하는 대신에, 교과지도 중심의 활동을 강화시켜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치적 이념의 실천에서 벗어나 학생들에게 교과중심의 지식을 전수하고 자기주도적 비판능력을 키워주는 것은 통일한국의 모든 교사들이 수행해야 할 대표적 과제이다.

독일과 마찬가지로 통일 후 교사의 재배치 문제가 예민한 이슈로 등장하리라 본다. 남북 학제 균등화로 북쪽에 12학년을 담당하는 학급이 신설되고 수업의 시수가 늘어나면서 교사에 대한 수요는 대폭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남쪽에 교사자격증 소지 잉여 인력이 많아 교원의 공급 문제는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북쪽의 교사 수요를 남쪽 교사로 메우는 방식은 여러 가지 문제를 낳을지 모른다. 우선 당사자가 북쪽 지역 근무를 꺼려할 수도 있고, 본인이 희망하더라도 생활이나 수업환경이 달라 많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교육보존지구 Education Reservation을 지정해 남북 지역 간 교사이동을 관리한 후, 장기적으로는 북쪽의 대학에서 지역학교의 필요 인원을 수준 높게 양성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최선으로 보인다.

교사통합의 연착륙을 위해 지금부터 남측 교원 가운데 일정 시수의 연수를 실시해 ‘통일선도교사’로 육성해 둘 것을 제안한다. 교직 사회에 남북통일의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교사들의 교육통합 대응 능력을 제고하는 취지뿐 아니라, 통일 단계 진입 시 북한 지역의 교육을 선도적으로 이끌 우수 자원을 미리 확보해 두는 의미도 지닌다. 남북한 교육의 차이와 통합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선도 교사를 학교유형, 교과, 직급별로 육성해 두면 통일단계 진입 시 교육통합을 추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교사통합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양측의 신뢰구축이 전제된다. 일방의 판단기준을 상대방에 무리하게 적용하려는 태도 대신 지역 특유적 환경을 고려해야 함은 물론이고, 상호 의견을 존중하며 그 속에서 보다 합리적인 방안을 찾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독일의 정치학자 막스 카아제 Max Kaase는 “역사적 문화적 언어적 공통성을 지녔다고 독일인의 머릿속까지 자연히 통일되리라는 기대는 순진한 것이었다”며, 내적 통합을 성취하려면 민족적 동질성에 의지하기보다는 갈등 요소를 줄여가는 통합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함을 시사했다. 진정한 의미의 사회통합은 각자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자발성에 토대를 두기에, 남북 교사통합을 논의함에 있어서도 상호 존중을 통한 신뢰 구축은 모든 세부 논의에 앞서 우선적으로 준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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