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민창의투자재단’ 설립..계층사다리 역할 ‘주목’

[베리타스알파=김민철 기자] 인강의 시대를 연 메가스터디 손주은 회장이 청년창업지원에 나선다. 인터넷 강의라는 새 시장을 창출했던 손 회장이 사재 300억원을 출연해 공익법인 윤민창의투자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을 통해 창의적 인재를 발굴하고 창업을 도와 성공적인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희망의 사다리를 만들겠다는 손 회장의 복안이 실제 성공으로 이어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메가스터디그룹은 손 회장이 창의적 인재 발굴과 혁신적인 창업지원을 위해 사재 300억원을 출연해 ‘윤민창의투자재단’을 설립했다고 24일 밝혔다. ‘윤민창의투자재단’에서 ‘윤민(潤民)’은 백성을 윤택하게 한다는 의미로 1991년 교통사고로 숨진 손 회장 딸의 이름이기도 하다. 손 회장은 창의적 인재 발굴, 혁신적인 창업, 성공적인 일자리 창출 등을 재단의 비전으로 제시했다. 창의적인 청년 인재 발굴을 통해 혁신적인 창업을 이끌고 그 결과로 성공적인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재단 이사장은 오연천 울산대 총장이 초빙돼 손 회장은 이사로 참여한다.

 
손 회장의 출연금은 창업가 지원과 각종 창업 지원 프로그램 등에 사용될 계획이다. 창업 초기 단계에 있는 창업가와 예비 창업가들을 지원하고 창업 관련 온라인 교육컨텐츠를 구축해 창업자의 역량을 제고에 쓰일 계획이다. 더불어 창업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주기 위해 초중등 대상 창업 경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일선 학교에 보급해 경제 교육과 창업 경험을 함께 할 수 있는 몰입형 수업을 지원한다.

손 회장은 “2000년 자본금 3억원, 직원 5명인 온라인 교육 벤처기업 메가스터디를 설립해 창립 16년여만에 그룹 임직원 2000명이 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앞으로 혁신적인 인재들이 도전 정신을 가지고 창업을 하면 메가스터디와 같은 기업들이 더 많이 생겨나면서 일자리가 창출되고 그래야 우리나라가 성장할 수 있다”며 공익재단 설립 취지를 전했다.

이어서 손 회장은 “도전과 혁신의 정신으로 무장한 청년 창업가라면 누구나 재단에서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며 “비록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사회적 의미와 가치가 있는 창업, 공익을 위한 창업, 우수한 아이디어가 있지만 다른 곳에서는 투자받지 못한 창업에도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 왜 공익재단을 설립했나?.. ‘계층 간 희망의 사다리’ 역할 기대
윤민창의투자재단의 설립은 손 회장이 그 동안 내놓은 생각들을 행동에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다소 날카롭고 직설적인 언어로 무장된 손 회장의 식견은 세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교육 시작은 고도압축성장기의 부산물”, “재수는 필수고 삼수는 선택이다” “공부머리는 부모로부터 온다”  등 숫한 화제가 되는 말들을 남긴 바 있다. 최근 한 일간지 인터뷰에서 사교육 시장의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남기기도 했다 손 회장은 “현재는 명문대를 나와도 취업이 힘들고, 옛날만큼 성장하는 시기는 지났다”며 “대학진학을 통한 개인의 노력보다는 부모의 능력이 더욱 중요시 되는 세상이 왔다”고 비판했다. 스스로가 사교육 시장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분명한 시각을 표출해 온 것이다. 공익법인 설립은 그간 무너지고 있는 계층 간 사다리를 이어주기로한 결심에 대해 실제 행동으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사회적 선순환구조를 만들기 위해 재단을 설립했다고 전했다. 손 회장은 가능성을 가진 창업자를 도와 혁신적인 창업기업을 만들고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손 회장은 “학생들에게 공부가 구원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현재와 같은 저성장시대에서는 공부를 통한 계층상승은 더욱 어려워졌다”며 “소위 말하는 금수저 될 수 없을뿐더러 대학을 잘 가는 것은 경쟁력의 한 요소가 됐다”고 설립배경을 설명했다. 재단을 통해 기성세대로서 후속세대에 대한 시대적 책임감을 가지고, 젊은이들이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이어서 손 회장은 “젊은 세대에게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다”며 “창의력이 경쟁력인 시대에 남들과 완전히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면 세상도 바꿀 수 있다. 이런 능력을 가진 젋은 세대에게 아낌없이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의 통큰 기부가 후속세대에 대한 발전으로 이어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손주은 회장은 누군가?.. ‘인터넷강의 시대를 연 사교육계 스타’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한 후 학원강사로 출발해, ‘손사탐’으로 불리며 대치동 1타 강사로 이름을 날리던 그는 2000년 주변 학원장들을 섭외해 본격 인터넷 강의 시장에 뛰어들었다. 손 회장은 창립당시 ‘대치동 강의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해, 교육 상향 평균화를 이루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1타 강사들로 구성된 온라인 강의사이트인 메가스터디를 설립했다. PMP 등 시장환경 조성과 더불어 당시 전국의 수험생들이 한번즘은 수강했을 정도로 대치동 1타강사들의 강의는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손 회장의 행보가 수능일변도 시절, 사교육을 극대화했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온라인 교육을 통해 사교육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상당히 기여했다는 세간의 평도 함께 했다.

▲ 손주은 회장.
/사진=메가스터디 홈페이지 캡쳐
손 회장이 설립한 메가스터디는 2004년 코스닥에 상장한 지 불과 2년 여만에 시가총액 1조원, 2조원까지 순식간에 돌파하며 네이버를 넘어서 코스닥 대장주로 우뚝 섰다. 교육과 IT라는 신선한 조합에 따라올만한 경쟁자가 없고 학년마다 60만명에 이르는 두터운 소비자층까지 겸비했기 때문이다. 영국 유력지인 파이낸셜타임스가 메가스터디를 상당한 지면을 할애해 소개할 정도로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이후, 학령인구감소와 경쟁자들의 시장진입으로 성장정체를 겪게 된다. 주가가 한 때 37만원을 넘고 유명 해외투자사들이 앞장서 투자희향을 밝힐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사했지만, EBS가 무료강의를 시작하고 유명 강사들이 높은 연봉을 보장받는 경쟁사로 이적하는 등 타사와 차별화 지점이 모호해진 메가스터디는 성장정체를 겪게 된다. 정시 일변도에서 수시 중심체제로의 교육정책 변화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고등부 입시중심의 온오프라인학원에서 성인대상 김영편입학원을 인수하는 등 아래로는 중등부터 위로는 성인대상 시장까지 저변을 확대하고, 사업구조를 다각화했지만 이전 성장세를 유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메가스터디는 2000년대 후반까지 인강의 절대적 1인자로 군림했지만 이후 후발주자들의 진입으로 경쟁이 치열해진 인강시장에서 메가스터디는 유명강사 이탈 등으로 하락세를 겪었다. 한때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손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도 했으나, 최근 다시 복귀해 메가스터디그룹을 이끌고 있다.

학원에 뛰어들어 정신없이 사업을 확장시키던 손 회장은 1991년 교통사고로 부인도 크게 다쳤지만, 어린 두 자녀를 잃는 아픔까지 겪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딸의 아픔을 잊기 위해 더 더욱 사업에 집중했다고 회고한다. 공익재단에 딸의 이름을 넣은 것도 그 동안의 아픔을 딛고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확고한 그의 의지가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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