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소 지역'..제주 22개교, 세종 5개교

[베리타스알파=김민철 기자] 제주/세종 소재 27개 일반고(자공고 포함) 가운데 졸업생 대비 4년제 대학 진학자를 따진 ‘대학 진학률’이 가장 높은 학교는 제주 서귀포고와 세종 도담고였다. 이어 제주지역 22개 일반고 중에서는 제주제일고, 남녕고, 신성여 대기고가 톱5에 올랐고 세종에서는 한솔고 세종고가 톱3였다. 전체 고교별 평균 진학률은 제주의 경우 56.7%, 세종은 54.5%로 나타났다. 다만, 제주도와 세종시는 지리적 위치, 계획도시란 특수성 등으로 인해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고교 수가 적은 지역에 속한다. 세종 소재 일반고는 5개교, 제주 소재 일반고는 22개교에 불과했다. 순위를 따지는 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현황이다.

서울대 진학실적이라는 가장 활용도가 높은 선택잣대가 있는 특목/자사고와 달리 일반고는 서울대 진학자가 없거나 있더라도 적은 수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수시체제에 빠르게 적응한 서울고 양재고의 예처럼 일반고 중에서도 뛰어난 서울대 실적을 내는 곳도 있긴 하지만 여전히 소수에 그친다. 수요자들이 일반고 선택 시 활용할 수 있는 잣대가 없는 셈이다. 한 해 졸업생 가운데 얼마만큼의 인원이 4년제 대학에 진학했는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4년제대학 진학률은 학교의 분위기를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고에 입학하게 될 수요자들에게 활용도가 높다. 고교유형을 일반고로 범위를 한정할 경우 4년제대학 진학률이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대입에서 학종의 무게감이 커져감에 따라 학교선택이 중요한 상황에서 사실상 수치로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일반고 선택잣대라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일반고의 4년제대학 진학률은 4년제대학 전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진학의 수준을 알 수 없다는 미비점이 있다. 다만, 최상위 대학 실적인 서울대 실적과 연계해 진학대학의 수준을 살피는 방식으로 보완 가능하다. 때문에 올해는 조사 과정에서 서울대 등록실적을 포함, 양적 지표와 질적 지표를 동시에 확인 가능하도록 했다. 재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4년제대학 진학률과 달리 서울대 등록자는 재학생/재수생이 모두 포함되긴 했으나, 전반적인 학교의 진학실적을 따지기 위한 간접적인 자료로 활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 제주와 세종의 4년제대학진학률은 각각 56.7%, 54.5%로 나타났다. 다만, 제주와 세종은 지리적 위치, 계획도시란 특수성 등으로 인해 순위를 따지는 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현황이다. 5개 고교에 불과한 세종내에서 유일하게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한 세종고가 돋보였다. /사진=세종고 제공

 

 

<제주 22개 일반고 4년제대학 진학률.. 서귀포 제주제일 남녕 신성여 대기 순>
제주지역의 22개 일반고는 6261명의 졸업자 가운데 3549명이 4년제대학에 진학, 56.7%의 4년제대학 진학률을 기록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13번째에 해당하는 진학률로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를 제외한 여타 지역들과 비교했을 때 다소 낮은 수준의 진학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의 지리적 여건상 내륙과 차이가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에서 4년제대학 진학률이 가장 높은 일반고는 서귀포고였다. 서귀포고는 251명의 졸업자 가운데 189명이 4년제대학으로 진학, 75.3%의 4년제대학 진학률을 기록했다. 전문대로 진학한 60명까지 더하면 2명을 제외한 전원 진학한 셈이었다. 이어 제주제일고가 529명의 졸업자 중 374명이 4년제대학으로 진학해 70.7%의 진학률로 뒤를 이었다. 남녕고 69.9%(4년제대 337명/졸업 427명)의 진학률로 제주 일반고 톱3를 형성했다. 제주제일고와 남녕고는 진학의 질도 우수한 편이었다. 제주제일고는 수시 2명, 정시 2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했고, 남녕고는 수시 3명, 정시 1명의 서울대 등록자가 나왔다.

제주도의 전체 22개 고교는 진학률 격차가 큰 편이었다. 톱3의 뒤를 이어 신성여고(제주시) 69.8%(279명/400명), 대기고(제주시) 69.6%(281명/404명), 제주여고(제주시) 68.9%(219명/318명), 남주고(서귀포시) 68.6%(164명/239명), 오현고(제주시) 68.6%(279명/407명), 서귀포여고(서귀포시) 67.6%(150명/222명), 제주중앙여고(제주시) 65.8%(291명/442명), 삼성여고(서귀포시) 58.2%(142명/244명), 제주사대부고(제주시) 58.1%(190명/327명), 세화고(제주시) 50%(131명/262명) 등이 전국 평균 4년제진학률인 53.7%에 근접한 진학률을 보였다. 반면, 한림고(제주시) 46.5%(106명/228명), 대정고(서귀포시) 41.6%(52명/125명), 표선고(서귀포시) 36.3%(53명/146명), 대정여고(서귀포시) 34.9%(44명/126명), 영주고(제주시) 34.1%(94명/276명), 애월고(제주시) 25%(42명/168명), 함덕고(제주시) 22.8%(39명/171명), 제주중앙고(제주시) 21.9%(79명/360명), 성산고(서귀포시) 10.4%(14명/134명) 등 9개 학교는 평균보다 다소 낮은 축의 학교에 속했다.

톱5에 속한 신성여고와 대기고는 각각 3명, 4명의 서울대 등록실적을 올려 제주도 내에서 진학실적의 ‘질’적인 면에서 우수한 축에 속했다. 제주사대부고는 가장 많은 5명의 서울대 등록실적을 냈지만 제주평균 진학률과 비슷한 58.1%의 진학률에 머물렀다.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재수 등을 선택한 학생들이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남주고와 오현고도 3명의 합격자를, 제주중앙여고는 2명을, 제주여고 서귀포여고 세화고는 1명씩 서울대 등록실적을 거뒀다.

<세종 5개 일반고 4년제대학 진학률.. 도담고 ‘최고’>
성장하는 도시인 세종지역은 현재 5개의 일반고가 존재한다. 점차 늘어날 가능성이 높지만 진학률 순위를 따지기에는 무의미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 지역 5개교의 진학률은 도담고 71.1%(108명/152명), 한솔고 68.8%(137명/199명), 세종고 58.7%(135명/230명), 세종여고(40.5%(107명/264명), 성남고 39.1%(68명/174명) 순이었다. 세종고가 수시에서 2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 수시체제가 잘 갖춰진 학교로 나타났다.

<일반고 4년제대학 진학률은 어떤 의미인가>
일반고의 4년제대학 진학률은 전국 고교 가운데 진학에 목적을 둔 일반고와 자공고를 기준으로 전체 졸업자 가운데 4년제 대학에 진학해 등록을 마친 자를 전체 졸업자와 비교한 수치다. 일반고의 규모가 상이한 상황을 고려, 4년제 대학에 진학한 인원의 수가 아닌 비율을 따짐으로써 소규모 일반고의 불리함을 없앴다.
 
일반고의 4년제대학 진학률을 조사하는 이유는 수험생/학부모 등 교육수요자들이 일반고 진학 시 활용가능한 선택잣대가 없는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서다. 과고/외고/국제고 등 특목고와 자사고, 영재학교 등은 학종으로 운영되는 서울대 수시 실적을 통해 고교별 경쟁력이 뚜렷하게 갈리는 편이지만, 일반고는 서울대 실적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2016학년의 경우 수시/정시를 통틀어 서울대 등록자를 단 1명이라도 낸 일반고는 692개교에 불과했다. 그 중 342개교는 등록실적이 단 1명 뿐이었다. 정시실적이 재수생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 1명의 실적을 가지고는 경쟁력의 우열을 논하기 어렵다. 전체 4년제대학을 대상으로 하는 4년제대학 진학률을 활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만, 4년제대학 진학률의 맹점은 대학의 수준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서울권 또는 수도권 대학, 지역거점 국립대, 특수대학 등 수험생의 선호도가 높은 대학으로 한정하지 않고, 전국에 있는 4년제 대학 전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서울대 진학자 1명과 지방 소재 선호도가 낮은 대학 진학자 1명이 동일한 수치로 산정된다. 진학의 관점에서 보면 모든 대학의 진학실적을 일률적으로 볼 수 없다는 점에서 명확한 잣대로는 활용하기 어려운 셈이다. 2018학년이 ‘학종시대’로 불릴만큼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고교별 수시체제 구축 여부를 전혀 알 수 없다는 점도 4년제대학 진학률이 내포하고 있는 문제점이다.
 
다만, 전국 일반고의 대학별 진학실적을 알 방법은 없기 때문에 4년제대학 진학률은 의미를 가진다. 특히, 각 학교별 분위기를 파악하는 용도로 활용도가 높다. 4년제대학 진학률이 높다는 것은 고교 현장에서 재수보다는 대학 진학을 권장하는 분위기, 취업 등으로 진로를 바꾸기보다는 상급학교 진학이라는 일반고 설립취지에 맞춰 대학으로 진학하는 분위기라는 것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상위대학인 서울대 등록실적까지 연계해서 보면, 단순히 많은 수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인지, 상위권 대학으로도 진학이 이뤄지고 있는 지를 짐작할 수 있으므로 4년제대학 진학률이 갖는 문제점은 상당부분 해결된다.
 
<베리타스알파가>가 실시한 전국 일반고 4년제대학 진학률 조사는 학교알리미가 올해 3월 처음으로 정부 3.0 기조에 따라 2015학년의 데이터를 공개한 데 2016학년 데이터도 하반기에 공개하면서 이뤄졌다. 그간 학교알리미는 서열화 등을 이유로 내세워 학교별 데이터를 개별 공개할 뿐 한데 모아서 공개하지 않았었다. 개별 학교명을 일일이 입력해 수치를 확인하는 것만 가능했던 것이다. 영재학교/특목고/자사고/일반고를 합치면 2000개교가 훌쩍 넘는 상황에서 개인이 전체 고교별 데이터를 취합해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다만, 학교알리미가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데이터를 개방하고자 한다. 국민의 쉽고 편리한 (이용을 위해) 전국 학교의 공시정보를 데이터 파일로 제공한다”면서 취합한 데이터 파일을 제공하기 시작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여전히 반쪽짜리 정보공개에 불과하다는 원성이 자자했다. 진학률을 공개하면서 4년제대학과 전문대를 구분하지 않은 채 전체 합계만 공개했기 때문이다. 취업에 중점을 둔 전문대와 4년제 대학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함에도 학교알리미는 두 대학 유형을 구분하지 않은 채 정보공개에 나섰다. 결국 하반기에 공개된 2016학년 데이터에서도 4년제대학과 전문대는 구분되지 않았다. 일일이 조사/취합하는 것만이 가능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공공 데이터를 개방하겠다는 정부 3.0에도 불구하고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려운 4년제대학과 전문대의 진학률을 통합 공개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교육 수요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는 모습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4년제대학 진학률 조사대상.. 전국 1617개 일반고(자공고 포함)>
<베리타스알파>는 수요자들의 알 권리 확보를 위해 전국 고교의 4년제 대학 진학자를 전수 조사했다. 통상의 ‘진학’으로 분류되는 4년제 대학 진학률과 학교알리미의 진학률(4년제대학+전문대 진학률)을 혼동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필요했던 일이다. 학교알리미 데이터에 포함돼있는 2048개교를 분류한 결과 2016학년 4년제대학 진학률을 조사할 일반고와 자공고는 1617개교로 추려졌다. 일반고 진학률 조사에 부합하지 않는 431개교가 제외된 것이다. 2015학년  데이터에는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도 포함돼있어 일일이 제외했지만, 2016학년 데이터에는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가 처음부터 포함돼있지 않았다.
 
제외된 431개교는 진학률 산정이 어려운 특수학교 168개교, 대안학교 등 22개교, 방송통신고 42개교에 더해 일반고와 동일 여건으로 보기 어려운 영재학교 7개교, 과고 19개교, 외고 31개교, 국제고 7개교, 전국단위 자사고 10개교, 광역단위 자사고 36개교, 예고 28개교, 체고 15개교 등이다. 광역단위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한 곳 중 5개교도 빠졌으며, 체고는 아니지만 체육계열 특목고로 분류되는 함평골프고도 일반고로 보기 어려운 이유로 진학률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일반고에 속하지만, 설립 3년차 미만으로 2016학년 진학실적이 없거나, 학내사정으로 학교알리미에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은 40개교도 제외했다.
 
전국에 8개교가 존재하는 영재학교 가운데 7개교만 제외된 것은 한국과학영재학교가 학교알리미를 통하지 않고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 데이터를 공개해 데이터에 포함돼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7개 영재학교 중에서도 2014학년부터 과고에서 영재학교로 전환한 대전과고와 제주/세종과고는 과고 실적이지만, 일반고 4년제대학 진학률 산정에서는 과고/영재학교 어느 쪽으로 구분하더라도 무리가 없어 영재학교로 구분했다.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와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는 각각 2015학년과 2016학년 개교해 아직 진학실적이 없지만, 학교알리미 데이터에는 포함돼있어 영재학교로 분류/제외했다. 과고 중에서는 대전동신과고가 자공고였다가 2014학년부터 과고로 전환돼 2016학년에 자공고 실적과 과고 실적이 동시에 나온 관계로 자공고로 분류, 일반고 4년제대학 진학률 계산에 포함되면서 전국 20개교 중 19개교만 제외됐다. 그밖에 광역단위 자사고체제였으나 일반고로 전환한 전국 8개교 가운데 우신고 미림여고 동래여고 숭덕고 서대전여고의 5개교는 2016학년 기준 광역단위 자사고 체제로 입학한 학생들의 진학실적이 나오는 시기여서 제외됐다.
 
학교유형은 2016학년 졸업생이 입학한 2013년의 학교유형을 기준으로 했다. 자공고(자율형 공립고)를 일반고에 포함시켜 함께 진학률을 구한 것은 학교의 성격 때문이다. 자공고는 자사고(자율형 사립고)처럼 진학에 특화된 성격으로 보기 어렵다. 특히, 서울지역의 경우 교육 취약지역 공립고들이 자공고로 대거 선정됐다는 실질 때문에 일반고와 동일하게 평가해도 무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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