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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대학생 자퇴 '연 2만명'..심각한 '의대 열풍'33개 국공립대 연 5천명..강원대 공주대 경북대 톱3
  • 최희연 기자
  • 승인 2016.10.1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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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최희연 기자] 이공계 자퇴생이 매년 증가하고 있어 과학기술 분야의 발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상민(더불어민주)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공립대 자퇴생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3학년 4808명이던 이공계 자퇴생은 2014학년 4869명, 2015학년 5518명으로 증가했다. 사립대 학생까지 더하면 한 해 2만명에 이르는 이공계생이 자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공계 자퇴생증가는 인문계열(문과)의 취업난이 계속되면서 자연계열 선택하는 학생들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속적으로 확대 되는 추세여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했다. 

이공계 자퇴현상은 의대열풍과 수도권 선호현상이 맞물리면서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공계 학생들은 대다수가 의치한 진학이나 약대 편입을 위해 자퇴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최고 대학인 서울대에서 조차 매년 90~100명의 학생이 자퇴를 결심하는 것은 의대 진학 외의 다른 요인으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그 밖에 지방대 이공계를 다니는 학생들은 대부분 수도권 대학 진학을 위해 반수나 편입을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사회계열 취업난이 지속되자 적성과 흥미에 상관없이 지방 이공계 대학에 진학했다가 어려운 전공 공부에 적응하지 못하고 반수를 선택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공계 기피와 이공계 인재유출에 관한 문제점은 그간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 과학기술의 발달이 국가의 발전과 직결되는 현대사회에서 이공계 인재양성에 대한 필요성은 누구나 동의하고 있다. 산업수요에서 발생하는 이공계 인력 부족 등의 미스매치 현상에 대한 문제점도 인식하고 있다. 정부는 프라임사업 등을 통해 대학의 이공계 정원을 늘리고 현장의 미스매치를 해소하겠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대책만으로는 대학의 이공계열 이탈을 막을 수 없다. 과학기술자의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연구원의 직업적, 경제적 안정성을 보장해주는 등 실질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의원은 "이공계 자퇴생 증가 현상은 우리나라 과학기술 연구 환경에 대한 학생들의 낮아진 기대치를 보여준다"며 "이공계 대학생들의 엑소더스 가속화를 막기 위해 과학기술계에 대한 비전을 높이고, 이공계에 대한 특단의 정부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 이공계 대학생의 자퇴가 매년 증가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최근 3년간 33개 국공립대학에서는 1만5천여명의 이공계 학생이 자퇴했으며, 사립대학까지 포함하면 연간 2만명에 이르는 이공계생이 자퇴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사진=베리타스알파DB

<국공립대 이공계 자퇴생 2013학년 4800명→2015학년 5500명>
국공립대 이공계 자퇴생은 2013학년부터 매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3개 국공립대 이공계 자퇴생은 2013학년 4808명에서 2014학년 4869명으로 소폭 상승했다가 2015학년 5518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매년 입학정원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자퇴생이 증가했다는 것은 이공계 인재가 더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현장의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공립대 가운데 가장 많은 자퇴생을 배출한 학교는 강원대였다. 강원대는 매년 300명 이상의 이공계 자퇴생을 배출했다. 지난해는 443명의 이공계 학생이 자퇴하면서 3년간 1143명이 자퇴를 실시했다. 이어 공주대 893명, 경북대 869명, 전남대 857명, 부산대 834명 등 3년 새 5개 학교에서 4천명 이상의 이공계 학생이 자퇴를 감행했다.

자퇴생의 절반 이상이 이공계 학생인 점도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 상위 5개 대학의 2015학년 자퇴생을 살펴보면, 부산대의 경우 자퇴생 가운데 이공계 학생 비율이 71%로 높았고, 공주대 68%, 경북대 67%, 강원대 61%, 전남대 58% 순이었다. 가장 낮은 비율을 기록한 전남대 역시 자퇴생의 절반 이상이 이공계 학생인 셈이다.

이공계 학생의 자퇴는 수도권 대학과 이공계특성화 대학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국내 최고 대학인 서울대에서 조차 매년 100명가량의 이공계 자퇴생이 나오고 있으며, 이들이 전체 자퇴생의 70%를 차지했다. 서울과학기술대 역시 연 평균 100명 정도의 이공계 학생이 자퇴를 실시했고, 전체 자퇴생의 73%를 차지했다. 서울시립대 역시 매년 100명 수준(53%)의 이공계 자퇴생이 나오고 있다. 인천대는 이공계 자퇴생이 전체 자퇴생의 49% 수준을 보였지만, 3년간 433명의 학생이 자퇴해, 수도권 대학 가운데 가장 많은 자퇴생 수를 기록했다. 이공계특성화 대학 가운데는 KAIST가 가장 많은 자퇴생을 배출했다. 최근 3년간 매년 30명 정도의 학생이 학교를 떠났다. 이어 UNIST가 최근 3년간 90명의 자퇴생을 배출했다. DGIST와 GIST대학은 3년 동안 10명 이하의 자퇴 현황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우수 이공계 인재 의치한 이탈 심각>
이공계 인재의 자퇴가 늘어나는 원인은 복합다양하다. 서울대 공대를 비롯한 수도권 이공계 학생들의 이탈은 의대열풍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경제적 안정성을 보장 받을 수 있는 의약계열 전문직의 인기가 날로 치솟으면서 의치한 입시가 최상위권 이공계 인재들을 휩쓸어가고 있다. 의치한과 약대 편입학은 물론이고 의대 진학을 위해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반수를 준비하는 학생 역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의대 정원 확대가 쉬운 수능출제기조와 맞물리면서 의대 진학을 꿈꾸는 이공계 학생들의 반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육과정 평가원이 지난달 발표한 수능원서접수 결과에 따르면 올해 수능은 지난해 보다 졸업생 비율이 늘어난 것이 확인됐다. 지난 3년 대비 수리(가)형 비중이 큰 폭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의대 진학을 꿈꾸는 반수생도 증가했을 가능성이 크다.

지방대학의 이공계 학생들은 수도권 대학 진학을 위해 자퇴를 하는 경우가 상당 수 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사회계열 취업난이 지속되면서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상관없이 취업을 위해 이공계열에 진학한 학생들이 전공 공부에 적응하지 못해 학교를 떠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대학의 이공계 이탈은 지방대학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 수도권 대학이 이탈 인원을 편입으로 충원하는 과정에서 지방대 공동화 현상을 야기된다. 지방대 공동화는 결과적으로 지방대 이공계의 경쟁력 약화를 가져오게 된다.

<이공계 이탈 과학기술력 약화와 직결..대책 마련 시급>
이공계 우수 인재의 이탈은 과학기술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현대사회에서 과학기술력은 모든 산업 경쟁력의 기본이고, 국가 경쟁력의 시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기초학문분야의 연구가 활성화 돼야 국가 발전도 꾀할 수 있다. 이공계 인재를 양산하기 위해 영재학교와 과고에 대한 교육투자를 실시하고, 대학에서 이공계 정원을 늘리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재정지원 사업을 실시하지만 이런 정책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이공계 대학 진학이 취업에는 유리하지만 4-50대에 정년을 바라봐야 하는 것이 현실이고 박사학위까지 거쳐 연구원이 되더라도 대졸 신입사원과 비슷한 연봉을 받는 사회구조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연구원에 대한 열악한 처우가 문제로 꼽히고 있는 상황에서도 근본적인 해결 없이 당장 눈앞의 문제만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은 결과적으로 이공계의 자퇴생을 증가시키고 의치한약대 입시의 과열 양상을 가져왔다.

과학기술 연구 분야의 인력난은 이공계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의대열풍은 매년 심각해지고 있지만, 기초의학을 전공하겠다는 희망자는 2%에 불과하다. 약대 입시 역시 매년 경쟁률이 상승하고 있지만 대학원 진학률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과학기술 연구 분야의 처우가 열악하다 보니 연구 개발에 뜻이 있는 소수만이 연구원의 길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개인의 사명감과 책임감만으로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것은 국가의 욕심이다. 국가가 먼저 나서야 과학기술이 발전할 수 있다.  

   
 
 

최희연 기자  choi@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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