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외' 선발이 보여준 대학의 민낯

[베리타스알파=홍승표 기자] 서울 상위 12개 대학 가운데 고른기회와 재외국민/외국인 선발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은 각각 중앙대와 성균관대였다. 최근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기회균형 선발결과'와 '신입생 출신고교 유형별 현황'을 살펴 본 결과 지난해 중앙대의 고른기회 선발비율은 입학정원 대비 13.88%였고, 성균관대의 재외국민/외국인 선발비율은 12.12%로 각각 가장 높았다.

정원외 전형은 대학의 민낯을 보여주는 척도로 기능한다. 정원외라는 특성으로 운영이 대학 자율에 맡겨지기 때문이다. 당국의 지침이 불분명하고 대학의 운영이 다양한 탓에 복잡한 지형을 갖고 있기도 하다. 사회적 책무 성격의 고른기회가 확대되고 전형이 정돈되는 양상이지만, 여전히 수요자 입장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전형이다.

 

 

▲ 중앙대의 높은 고른기회 선발비율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기회 제공에도 노력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사진=중앙대 제공

재외국민/외국인은 고른기회와 함께 정원외 특별전형의 양대축을 이룬다. 고른기회는 대입에서 사회적 약자 배려의 의미를 갖는다. 경제적, 신체적, 지역적 차이로 인해 교육의 기회를 갖기 어려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목적으로 운영된다. 고등교육법은 정원내에서 경쟁해야 하는 학생들의 합격기회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배려가 가능하도록 고른기회전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고른기회는 2013년, 교육부가 대학재정지원사업에 연계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운 데다, 정원내에서도 고른기회의 확대를 대학에 주문하면서 확대됐다. 4년제 대학(사이버대, 방통대 등 제외) 217개교를 기준으로 고른기회 선발비율은 2014학년 6.79%, 2015학년 8.04%, 지난해 9.05%로 매년 상승해왔다.

 

 

재외국민/외국인전형은 대학의 국제화 역량의 반영이라는 의미와 '금수저전형'이라는 비판이 함께 존재한다. 800만이나 되는 재외동포 가운데 충분한 해외경험과 언어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 글로벌 역량 강화와 유학수지 적자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견해가 있다. 반면, '원정출산'이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고 '검은머리 외국인'이라는 지적이 매해 국감에서 반복되는 등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중대 한양대 시립대 경희대 건대 톱5..최근 3년도 중대 1위> 
고른기회 선발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은 13.88%의 중앙대였다. 입학정원 4048명에 정원내/외 합산 고른기회 선발인원은 562명이었다. 중앙대는 지난해 11.44%(602명/5261명)로 한양대에 이어 2위였으나 올해 1위를 차지했다. 고른기회 선발인원은 지난해보다 다소 줄었으나 입학정원이 더 크게 줄면서 선발비율은 증가했기 때문이다.

중앙대는 2014년 고른기회 운영과 수시 학종을 확대하는 등 교육부의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을 충실히 이행한 바 있다. 2014년 발표한 고교교육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고교교육정상화사업)에는 가장 우수한 대학으로 선정돼 30억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중앙대의 높은 고른기회 선발비율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기회 제공에도 노력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중앙대에 이어 한양대 12.43%(430명/3460명), 시립대 11.48%(213명/4855명), 경희대 10.31%(597명/5789명)로 4개 대학이 10% 이상의 고른기회 선발비율을 기록했다. 8.20%(290명/3536명)의 건국대는 상위 4개 대학보다 선발비율이 다소 부족했지만, 고른기회 선발비율 톱5에 속했다. 이어 동국대 7.54%(236명/3129명), 서강대 7.12%(133명/1867명), 한국외대 6.75%(258명/3825명), 연세대 5.98%(234명/3916명), 고려대 5.51%(253명/4588명), 서울대 4.93%(163명/3308명), 성균관대 4.54%(186명/4100명) 순이었다.

한양대와 경희대 역시 2014년 고교교육정상화사업에 중앙대와 함께 가장 우수한 대학으로 선정된 대학들이다. 한양대는 지난해 고른기회 선발비율 12.17%(422명/3467명)를 기록하며 상위 12개 대학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경희대는 선발인원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경희대가 지난해 선발한 고른기회 대상자는 597명으로 중앙대 562명보다 높다. 선발인원 수로 따지면 상위대학 가운데 단연 1위에 해당한다.

지난해 고른기회 선발비율이 가장 낮은 대학은 성균관대였다. 입학인원 4100명에 고른기회 선발인원은 186명으로 4.54%의 비율을 보였다. 성균관대는 지난해에도 4.73%(196명/4147명)로 상위대학 가운데 가장 낮은 선발비율을 기록했다. 서울대와 함께 정원내 고른기회 선발이 없는 대학이기도 하다. 단, 서울대는 일반고 배려 성격의 지균을 정원내에서 운영하며 사실상 지역안배의 기능까지 수행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최근 3년간을 기준으로 해도 고른기회 선발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은 중앙대였다. 중앙대는 최근 3년 고른기회 선발비율 평균이 11.53%(1679명/1만4560명)였다. 이어 시립대 11.48%(652명/5680명)와 한양대 11.43%(1184명/1만360명) 순으로 10% 이상의 비율을 기록했다. 경희대 9.22%(1571명/1만7046명), 건국대 8.43%(873명/1만350명), 동국대 8.09%(748명/9244명)는 각각 8%를 상회하며 높은 순위에 올랐다. 중앙대 한양대 경희대 한국외대 등 4개 대학은 3년간 고른기회 선발비율이 꾸준히 증가한 반면, 성균관대는 상위 12개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매년 감소추세였다. 단, 성균관대가 2018 기본계획을 통해 전형구조 변혁을 예고하면서 향후 추이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성균관대는 2018학년 40명 규모의 정원내 고른기회를 신설할 계획이다.

<경제배려 서울대, 지역배려 외대 1위>
경제적 약자를 가장 많이 배려한 대학은 서울대였다. 서울대는 고른기회 중 경제배려대상자 선발인원이 76명으로 입학인원 대비 2.30%였다. 이어 중앙대 2.08%(84명), 연세대 2.04%(80명), 시립대 1.62%(30명), 건국대 1.58%(56명) 순이었다.

지역배려 성격의 농어촌 선발비율은 135명을 선발해 입학인원 3825명의 3.53% 비율인 한국외대가 상위대학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서강대 2.84%(53명), 동국대 2.65%(83명), 중앙대 2.62%(106명), 고려대 2.58%(116명) 순이었다.

특성화고졸업자와 특성화고졸재직자는 경제배려대상자, 농어촌과 합쳐 입학정원의 11%까지 선발할 수 있다. 11% 제한 내에서 농어촌이 4%, 특성화고졸업자가 1.5%의 제한을 둔다. 농어촌과 특성화고졸업자, 특성화고졸재직자 3개 전형을 합해서는 5.5%의 정원제한이 설정된다. 특성화고졸업자와 특성화고졸재직자를 합한 선발비율은 중앙대가 가장 높았다. 중앙대는 274명을 선발해 6.77%의 선발비율을 기록했다. 이어 한양대 5.32%(184명), 경희대 3.23%(187명), 건국대 3.03%(107명), 동국대 2.49%(78명)로 상위그룹을 형성했다. 6위인 시립대는 0.86%(16명)로 상위 5개 대학과 큰 차이가 있었다. 

정원내 고른기회는 4.82%인 195명을 선발한 경희대가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어 시립대 3.29%(133명), 한양대 2.84%(115명), 중앙대 2.25%(91명), 한국외대 1.56%(63명) 순이었다.

지난해 한시적으로 운영됐던 단원고특별전형은 상위 12개 대학 중 고려대 연세대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5개 대학에서 인원을 선발했다. 선발인원은 각각 경희대 3명, 고려대 2명, 중앙대 2명, 연세대 1명, 한국외대 1명이었다. 단원고특별전형은 '세월호특별법'에 따라 각 대학이 정원내 1% 수준에서 정원외로 자율 시행하는 특별전형이다.

<재외국민/외국인 선발비율 성대 1위..고대 한양대 경희대 서강대 순>
재외국민/외국인 선발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은 성균관대였다. 성균관대는 재외국민/외국인전형으로 497명을 선발해 입학인원 대비 12.12%의 비율을 보였다. 이어 고려대 11.27%(517명), 한양대 9.71%(336명), 경희대 9.55%(553명), 서강대 8.36%(156명) 순이었다.

올해 재외국민/외국인 선발비율 순위는 지난해와 유사한 모습이었다. 성균관대는 지난해에도 9.60%(398명)의 재외국민/외국인을 선발해 가장 높은 선발비율을 기록했다. 연세대는 9.34%(368명)로 2위였고, 이어 고려대 8.20%(362명), 경희대 7.49%(432명), 한양대 237명(6.84%) 순이었다. 연세대는 지난해 2위에서 올해 7.81%로 6위(306명)까지 순위 하락을 겪었다.

성균관대는 고른기회 선발비율이 가장 낮은 데 반해 높은 비율의 재외국민/외국인 선발로 비판의 여지가 있다. 사회적 책무 대신 수익확대와 우수학생 모집에만 신경 쓰는 모습으로 해석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재외국민/외국인은 유학수지 개선을 위한 대학의 노력으로 볼 수도 있고 정부가 정원외를 통한 외국인 우수인재 유치를 적극 권장하는 만큼 선발비율만으로 과도한 혐의를 덮어씌우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성균관대의 인원선발 형태는 재외국민/외국인 전형이 과거 편법/비리로 얼룩진 경험이 있는 데다 낮은 고른기회 선발비율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재외국민은 해외근무가 불가피한 상사 주재원의 자녀 등이 국내대학에 입학할 때 생기는 불이익을 보전하기 위해 도입됐다. 전형 운영의 목적이 분명히 존재했으나 여권 위조 등 비리와 편법의 통로로 이용되면서 '부유층 자녀 특혜용' 논란을 야기했다. 외국인 특별전형 또한 본래 취지와 다르게 편법이 사용되면서 '검은머리 외국인'을 위한 전형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외국인 성대, 재외국민 연대 1위>
고등교육법 제29조 2항은 정원외 특별전형 모집인원 수를 제한한다. 고등교육법은 대학이 재외국민/외국인을 학년 입학정원의 2%를, 모집단위 입학정원의 10%를 초과할 수 없다. 의대는 5%, 교대/원격대학은 20%를 초과할 수 없도록 별도 규정이 마련됐다. 고등교육법 29조는 6호와 7호에는 모집인원 제한을 두지 않았다. 6호는 북한이탈주민과 부모가 모두 외국인인 외국인을, 7호는 외국에서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에 상응하는 교육과정을 전부 이수한 재외국민/외국인/국적법에 따른 귀화 허가자를 규정한다. 대학들은 6호와 7호에 해당하는 재외국민/외국인을 정원외로 얼마든지 선발할 수 있다. 6호와 7호에 해당하지 않는 재외국민/외국인은 대학 정원 2% 내 선발만 가능하다. 

상위 15개 대학들의 정원외 2% 제한에 따른 재외국민/외국인 선발인원은 4개 대학 149명이었다. 서강대 중앙대 성균관대 건국대가 입학인원 2% 내에서 재외국민과 외국인을 각각 선발했다. 성균관대가 1.34%(55명)의 가장 높은 선발비율을 기록했다. 이어 서강대 1.23%(23명), 건국대 0.82%(29명), 중앙대 0.81%(42명) 순이었다. 

정원외 2% 제한되는 선발인원을 제외하면, 상위 12개 대학의 외국인 선발비율은 5.30%(2362명)로 재외국민 2.12%(945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대학별로 외국인 선발비율은 성균관대가 8.51%(349명)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경희대 8.14%(471명), 고려대 7.43%(341명), 건국대 6.76%(239명), 한양대 5.49%(190명) 순이었다. 재외국민은 연세대가 4.60%(180명)로 가장 높은 선발비율을 보였다. 이어 한양대 4.22%(146명), 고려대 3.84%(176명), 한국외대 2.43%(93명), 성균관대 2.27%(93명)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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