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기자 축소, 고교 배출인원 감소'..'성대 감소세 눈길'

[베리타스알파=홍승표 기자] 고려대가 지난해 특목고(과고 외고 국제고)와 영재학교 출신 학생을 가장 많이 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는 2015학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대학알리미는 ‘신입생 출신고교 유형별 현황’에 각 대학이 선발한 특목고/영재학교 출신 학생 수를 매년 공시한다. 올해 대학알리미 공시내용을 바탕으로 2013학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학별 특목고/영재학교 선발현황을 13일 조사했다.

특목고는 과고 외고 국제고를 통칭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물론, 초중등교육법 90조에서는 과고 외고 국제고 예고 체고 마이스터고를 특목고로 분류하지만 통상 일반 수요자에게는 과고 외고 국제고를 묶어 특목고라 통한다. 학생선발과 운영방식에 더해 학교의 교육 방향도 상이하기 때문이다. 영재학교는 초중등교육법이 아닌 영재교육진흥법에 의해 설립된 이유로 특목고와 성격은 유사하지만 모집단위나 유형은 달리 한다. 교육현장에서 특목고와 함께 진학실적에 관심이 쏠리는 자사고는 각 대학 선발현황을 알 수 없었다. 대학알리미가 자사고와 선발방식과 모집단위가 다른 자공고를 합쳐 자율고라는 행정편의주의적인 잣대로 통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 고려대가 지난해 특목고(과고 외고 국제고)와 영재학교 출신 학생을 가장 많이 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는 2015학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사진=고려대 제공

대학의 특목고/영재학교 학생 선발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외고의 정원감축이 마무리됐고 과고의 조기졸업 제한이 걸린 해라는 점에서 과고 외고 모두 배출인원이 예년에 비해 줄었다는 점, 대입간소화조치에 따른 특기자 전형이 지속적으로 축소되어온 점이 원인으로 보인다. 과고의 조기졸업 제한은 지난해 입시에 적용되면서 기존 과고를 겨냥한 전형을 운영하던 대학에 선발인원 감소를 불러왔다. 실질적 특기자인 과학인재를 운영한 성균관대가 대표적이다. 물론 올해부터 다시 조기졸업제한이 회복되면서 인원수의 변화에 관심을 끌고 있다. 

대학별 특목고/영재학교 진학데이터는 대학별 선호도와 유리한 입시구조를 지녔는지를 판단하는 잣대로 활용할 수있다. 대학 수시전형의 다변화로 대학별 핵심전형과 고교유형간에는 상관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학생부교과는 내신성적을 평가한다는 점에서 특목고/영재학교가 일반고보다 불리한 반면, 특기자는 외부인증 수상실적이 반영된다는 점에서 일반고를 앞선다. 학종은 일반고와 특목고간 격차는 크지않다. 물론 입시구조와 관계없이 고교 유형에 따른 대학별 선호도가 작용하기도 한다. 

 

 

<고려대 2년 연속 최다 선발..정원규모와 모집단위 따른 착시효과 주의>
지난해 입시에서 특목고와 영재학교 선발인원이 가장 많았던 대학은 고려대다. 과고 73명, 외고/국제고 600명, 영재학교 52명 등 725명을 선발했다. 고려대는 2015학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특목고/영재학교 선발인원이 가장 많았다. 2013학년과 2014학년 1위를 기록하며 특목고/영재학교 최대선발 학교였던 성균관대는 2015학년 고려대에 밀려 2위였고 지난해 5위로 밀려났다. 성대의 특기자전형 운영 폭이 축소되고있는 조짐으로 볼 수있다.  지난해 특목고/영재학교 선발인원은 고려대에 이어 서울대 679명, 연세대 672명, 한국외대 520명, 성균관대 501명 순이었다. 1위부터 5위까지 5개 대학은 특목고/영재학교 선발인원이 500명을 넘었다. 6위는 KAIST로 491명을 선발했다. 이어 중앙대 479명, 이화여대 423명, 서강대 416명, 한양대, 경희대 329명 순이었다.

선발인원 수에 따른 순위구분은 착시효과를 내기도 한다. 대학마다 입학정원 규모와 모집단위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포스텍과 숙명여대는 특목고/영재학교 학생을 각각 133명과 132명 선발했다. 얼핏 보면 2개 대학이 비슷한 수를 선발한 것으로 보이지만, 입학정원을 감안하면 차이가 크다. 포스텍은 총 입학인원 303명 가운데 43.9%가 특목고/영재학교 출신이었고, 숙명여대는 총 입학인원 2405명의 5.5%의 비중이었다. 입학인원 대비 비중을 기준으로 하면 포스텍이 숙명여대보다 특목고/영재학교 선발이 8배가 많다.

특목고/영재학교의 정원대비 비중은 KAIST가 65.5%로 가장 높았다. KAIST는 이공계특성화대로 과고/영재학교 학생들에게 국내 최고대학인 서울대와 함께 최고의 선호도를 보인다. KAIST 다음으로 역시 이공계특성화대인 포스텍이 43.9%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 서강대 22.3%, 서울대 20.5%, 연세대 17.2% 고려대 15.8% 순으로 15% 이상을 선발했다.

이공계특성화대학 5개교는 특목고/영재학교 선발인원에서 과고의 비중이 컸다. 과학분야의 전문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과고와 이공계열의 특성화된 인재를 양성하는 이공계특성화대학은 설립취지와 교육방향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GIST대학은 34명의 특목고/영재학교 선발인원 중 91.2%인 31명이 과고 출신이었다. 이어 DGIST 80.9%, 포스텍 66.9%, KAIST 65.5%, UNIST 58.8%였다. KAIST와 포스텍은 영재학교 출신학생 선발 비중이 각각 27.5%, 30.1%로 높아 과고 비중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UNIST는 영재학교 선발인원이 1명에 불과했으나, 경영학과 모집으로 외고/국제고 선발인원이 20명이나 됐다. 특목고/영재학교 선발인원 51명의 39.2%에 해당하는 숫자다.  

<특목고/영재학교 비중 감소세..외고 정원감축, 과고 조기졸업제한에 특기자 축소>
대학의 특목고/영재학교 선발 인원은 매년 감소 추세다. 4년제 대학(사이버대 제외)에 선발된 특목고/영재학교 학생 수는 2014학년 1만1031명에서 2015학년 1만832명, 지난해 9724명으로 줄었다. 전국 4년제 대학 입학인원 대비 특목고/영재학교 학생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4학년 2.94%에서 2015학년 2.95%로 유지됐다가 지난해 2.69%로 줄었다. 2012학년부터 시행된 외고의 정원감축과 지난해 과고 조기졸업 제한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2014학년 과고 입학생부터 기존 80%에 이르던 조기졸업을 20% 수준 이하로 제한하면서 진학자가 크게 감소했다.

특목고와 영재학교 학생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11개 대학에서 특목고/영재학교 선발인원 수와 비중이 매년 크게 하락하고 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KAIST 한국외대 중앙대 이화여대 서강대 한양대 경희대등 11개 대학은 특목고/영재학교 학생 수가 많은 편이다. 올해 11개 대학의 특목고/영재학교 선발인원은 5598명으로 특목고/영재학교 4년제 대학 진학자 9724명의 57.6%를 차지했다. 11개 대학 중 선발인원이 가장 적은 경희대는 최근 3년간 연평균 341명의 특목고/영재학교 학생을 선발했다. 나머지 대학 중 가장 선발인원이 많은 부산대는 3년간 연평균 163명을 선발해 경희대의 절반 수준으로 차이가 컸다. 특목고/영재학교의 4년제 대학 진학자 중 상위 11개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은 2014학년 61.2%, 2015학년 59.0%, 지난해 57.6%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특목고/영재학교 학생들의 상위대학 선발비중의 감소는 특기자전형 축소에 이유가 있다. 2013년 교육부가 발표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에 특기자전형 축소 방침이 명시됐기 때문이다. 특기자전형은 교외 수상실적 기재가 가능해 특목고에 유리한 전형으로 인식돼왔다. 교육부는 대학이 특기자전형을 모집단위별 특성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만 운영되도록 제한, 모집규모를 축소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교육부 방침에 따라 특기자전형 운영여부가 고교교육정상화 사업 등 대학재정지원사업에 연계되면서 대학들도 특기자 폐지 또는 축소에 나서게 됐다. 성균관대는 2013학년 수시에서 특기자전형 516명을 모집했으나 2014학년 수시에서는 393명으로 모집인원을 줄였다. 2015학년 수시에는 예체능을 제외한 특기자전형을 아예 폐지했다. 물론, 성균관대 특기자 페지에는 꼼수가 숨겨져 있었다. 외형상으로는 논술전형이나, 올림피아드 경시대회 등 스펙기재가 가능한 실질적 특기자인 과학인재전형을 운영했기 때문이다. 성균관대의 특목고/영재학교 학생선발 수는 2013학년 1035명, 2014학년 885명, 2015학년 758명이다. 선발인원 수가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특목고/영재학교를 염두에 둔 실질적 특기자 전형 운영으로 특목고/영재학교 선발인원은 2014학년 1위, 2015학년 2위를 차지했다. 2015학년에는 고려대가 특기자전형을 확대하면서 특목고/영재학교 지원자가 몰린 탓에 순위가 하락했고, 지난해는 과고 조기졸업 제한의 여파로 선발인원이 감소했다. 2015학년 성균관대 과고 선발인원은 240명이었으나 지난해는 과학인재의 모집정원 축소와 과고 입시생 감소로 51명까지 줄어들었다.  

<영재학교는 서울대, 과고는 KAIST>
과고와 영재학교가 학생들이 가장 많이 진학하는 대학에서 다소 차이를 보였다. 과고의 경우 지난해 4년제 대학 진학자 999명 가운데 34.2%인 342명이 KAIST에 진학했다. 영재학교 학생들이 가장 많이 진학한 대학은 서울대였다. 영재학교 지난해 4년제 대학 진학자 516명 가운데 37.4%인 193명이 서울대에 진학했다. 과고의 서울대 진학률 9.5%(95명), 영재학교의 KAIST 진학률 26.2%(135명)와 비교하면 고교 유형에 따라 입시의 방점이 다소 다르게 찍혀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영재학교의 경우 KAIST 부설 한국영재를 제외하면 나머지 영재학교는 서울대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다. 한국영재는 지난해 KAIST 진학자 91명을 배출하며 영재학교 가운데 가장 높은 KAIST 진학률을 기록했다.

KAIST와 서울대에 이어 과고 진학률은 포스텍 8.9%(89명), 고려대 7.3%(73명), 연세대 6.2%(62명), 성균관대 5.1%(51명), UNIST 3.0%(30명), 서강대 2.9%(29명), 한양대 2.0%(20명), 중앙대 1.7%(17명) 순으로 톱10을 형성했다. 영재학교는 서울대와 KAIST 다음으로 연세대 10.6%(55명), 고려대 10.1%(52명), 포스텍 7.7%(40명), 성균관대 1.5%(8명), 경희대 1.2%(6명) 순으로 진학률이 높았다.

<외고/국제고, 고대 연대 외대 순..전형구조와 고교 수시체제 영향>
지난해 외고/국제고 학생들이 가장 많이 진학한 대학은 고려대였다. 외고/국제고 4년제 대학 진학자 8209명 가운데 7.31%인 600명이 고려대에 선발됐다. 이어 연세대 6.76%(555명), 한국외대 6.33%(520명), 중앙대 5.60%(460명), 성균관대 5.38%(442명), 이화여대 5.02%(412명), 서울대 4.76%(391명), 서강대 4.70%(391명), 한양대 4.15%(341명), 경희대 3.79%(311명) 순이었다.

외고/국제고 학생들은 특기자와 논술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서울 상위대학에 집중적으로 진학하는 경향을 보였다. 가장 많은 외고/국제고 학생을 선발한 고려대는 지난해 수시에서 2989명 정원에 논술위주 일반전형 1110명, 특기자인 특별전형으로 615명을 모집했다. 연세대도  지난해 수시 2591명 모집에 논술위주 일반 683명, 특기자 970명을 모집했다. 반면 최고학부인 서울대는 7위에 머물렀다. 수시 전체를 학종으로 일원화해 일반, 지균 2개 전형만을 수시에서 운영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균이 특목고 대비 일반고 배려차원에서 운영되는 전형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외고/국제고가 서울대 수시에서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은 일반 1개 뿐이다. 지방 공립외고를 중심으로 아직 수시체제를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학종인 일반전형의 성격에 따라 외고/국제고 선발인원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외대와 동국대는 지난해 과고와 영재학교 선발인원이 없었다. 모집단위의 특성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지원할 만한 전형이 없다는 점도 요인으로 지적된다. 한국외대는 외국어 교육에 중점을 둔 대학으로 인문계열 수험생들이 지원하는 대학으로 인식되고, 동국대 역시 특기자 젼형이 어학과 예체능에 치중돼 있다. 의대는 분교인 경주캠퍼스에 있다. 한국외대는 2015학년과 2014학년에도 과고/영재학교 선발이 없었다. 동국대는 2014학년에 과고 4명만을 선발했을 뿐 2015학년에는 선발된 과고/영재학교 출신 학생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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