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 기점 폐지수순..' 의대 이공계진학 떨어질듯'

[베리타스알파=최희연 기자] 외고 진학을 통해 의대를 비롯한 자연/이공계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앞으로 불가능해질 예정이다. 그동안 외국어 어학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설립 취지와 달리 이과반을 운영, 대입실적을 쌓아오던 대다수 외고들이 2014-2015학년 신입생을 기준으로 이과반을 전면 폐지했기 때문이다. 올해 대입을 끝으로 모든 외고에서 이과반이 전부 사라지는 셈이다. 그간 7%를 웃돌던 이공계 대학 진학률도 내년 대입부터는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고는 원칙적으로 어문계열 학과단위 모집을 실시한다. 허나 그간 일부 학교는 이과반을 별도로 운영해왔다. 외고 이과반 출신 학생들은 여타 학교 이과반 학생들 보다 어학능력이 높아 대입에서 상대적으로 이점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과반 운영이 대입실적과 직결되자 학교에서도 이과반, 의대 입시반 운영에 대한 내용을 입학 설명회에서 안내하기도 했다. 2011학년부터 외고 입시에 자기주도학습전형이 도입되면서 영어내신 위주의 선발을 실시, 단순히 특목고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쉬운 외고 진학의 문을 두드린 점도 이과반 운영의 빌미가 됐다.

그간 몇몇 외고에서 졸업자 상당수가 의대나 이공계 대학으로 진학하면서 "외고가 어문계열 진학 보다 명문대 진학의 통로로 여전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교육부는 2014년 외고 운영평가에 설립 목적에 맞는 진학지도와 교육과정 운영 여부를 반영했다. 뿐만 아니라 5년의 성과평가 기한 내에도 이과반, 의대 준비반 등 부적절한 교육과정을 운영할 경우 '지정취소' 처분까지 가능하다는 강수를 뒀다.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매년 가장 높은 이공계 진학비율을 기록하던 고양외고는 2014학년 신입생(현 고3)부터 이과반을 폐지했다. 안양외고는 현 고3까지는 이과반이 운영되고 있으며 현 고2가 졸업하는 2018학년부터 이공계 진학률이 감소할 전망이다. 방과후 수업을 통해 이과 수업을 실시했던 경남외고는 2015학년 신입생(현 고2)부터 방과후 수업에서 이과 수업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 그간 학교설립취지와 어긋난다는 이유로 논란이 되던 외고 이과반이 2014학년을 기점으로 전면 폐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2017학년) 대입과 2018학년 대입부터 외고 졸업자의 의대,이공계 대학 진학률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사진=베리타스알파DB

<외고 이과 수업 전면 폐지..2018 대입부터 본격 영향>
전재수(더불어민주)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0% 이상의 이공계 진학률을 기록했던 외고는 13개교다. 고양외고가 3년 평균 33.54%의 진학률을 기록했고, 부산외고 20.53%, 경남외고 20.39%, 김포외고 17.02%, 부일외고 15.47% 순으로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부산외고와 경남외고 부일외고의 경우 2016학년부터 이공계 진학률이 크게 줄고 어문계열 진학률이 오르는 양상을 보였으나, 고양외고와 김포외고 등은 여전히 이공계열 진학률이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확인 결과, 고양외고를 비롯한 대다수의 학교가 이과반을 폐지한 것으로 나타나 2018학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이공계 진학률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외고는 2015학년 고3을 끝으로 이과반 운영이 없는 상태다. 고양외고는 2014학년 신입생부터 이과반을 폐지했으며, 안양외고는 2015학년 신입생부터 이과반을 폐지 현 고3까지만 이과 수업이 운영된다고 전했다. 방과후 수업에서 이과수업을 운영하던 경남외고는 2015학년 신입생부터 방과후 수업에서 이과 관련 수업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2016 외고 이공계열 진학률 7.03%..고양외고 32.97% 최고>
올해 외고 졸업자 가운데 의약계열을 포함한 이공계열 진학률은 7.03%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별 편차가 큰 편이었는데 고양외고는 무려 32.97%가 이공계열로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김포외고가 26.21%, 안양외고 20.0%, 부산외고 16.97%, 경남외고 15.63%로 기록됐다. 울산외고(12.41%), 청주외고(10.0%)까지 7개 학교가 10% 이상의 이공계열 진학률을 기록했다.

고양외고와 김포외고는 이공계열 진학률이 어문계열 진학률 보다 높게 나와 문제가 심각했다. 안양외고 역시 어문계열 진학률이 20.0%로 이공계열 진학률과 동일하게 나타났다. 한편, 울산외고와 경남외고는 의약계열 진학자가 10명으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나 전원이 인문계열 간호학과에 합격했다고 밝히며 의대 입시반 운영에 대한 내용은 일축했다.

이공계열 진학률이 2% 이하로 낮은 학교는 9개교였다. 명덕외고와 경기외고가 이공계열 진학률 0%를 기록했으며, 부산국제외고 0.6%, 성남외고 0.75%, 대구외고 0.95%, 한영외고 1.32%, 대원외고 1.51%, 수원외고 1.52%, 서울외고 1.72% 순이었다.

<2016 외고 어문계열 진학률 31.71%..명덕외고 72.9% 최고>
교육부가 2014년 발표한 외고 운영평가 기준을 살펴보면 '설립목적에 맞는 진학지도 노력' 지표에서 '우수' 기준을 받으려면 어문계열 진학비율이 30% 이상이어야 한다. 2016학년 기준 전국 31개 외고의 어문계열 진학률은 31.71%로 나타났다. 어문계열 진학률이 최근 3년간 매년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어문계열을 포함한 인문계열 진학률과 해외유학 진학률이 매년 높아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외국어 어학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어문계열 진학률은 명덕외고가 72.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2위 수원외고의 57.87% 보다 15% 가량 높은 앞도적인 수치다. 이후 부일외고(47.16%), 김해외고(46.32%), 이화외고(45.16%), 대구외고(42.86%)까지가 40% 이상의 진학률을 보였으며, 동두천 청주 대전 경북 대일 전남 부산 충남 서울외고까지 30% 이상으로 '우수' 기준을 충족했다.

반면, 강원 김포 대원외고 등은 '미흡' 판정 기준인 20% 미만의 진학률을 보였다. 대원외고가 15.09%로 가장 낮은 어학계열 진학률을 보였으며, 이후 김포외고 17.24%, 강원외고 17.92% 순이었다. 다만 대원외고는 어문계열을 포함한 인문/사회계열 진학률 85.28%를 기록, 인문/사회계열 진학비율 지표에서는 '우수' 기준을 충족했다.

<2016 외고 인문계열 진학률 84.63%..성남외고 98.51% 최고>
어문계열을 포함한 인문계열 진학률은 평균 84.63%로 나타났다. 외고 운영평가 '우수' 기준인 85%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는 수치지만, 2014학년 82.99%에서 2015학년 84.53%, 2016학년 84.63%로 최근 3년간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우수' 기준인 85% 이상의 진학률을 보인 학교는 19개교였으며 그 중 10개교가 90% 이상의 진학률을 보였다. 성남외고가 98.51%로 최고 진학률을 기록했으며, 수원외고 역시 98.48%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후 명덕외고(96.73%), 대구외고(95.24%), 서울외고(94.25%), 부산국제외고(94.01%), 대일외고(93.15%), 충남외고(92.7%), 대전외고(91.89%), 경기외고(91.45%) 순으로 90% 이상의 인문계열 진학률을 기록했다. 전남 김해 미추홀 울산 부일 이화 인천 동두천 대원외고까지 85% 이상으로 운영평가 '우수'기준을 충족했다.

반면 청주 고양 부산 김포 안양외고의 5개교는 '미흡'기준인 75% 이하의 진학률을 보였다. 청주외고가 58%로 가장 낮은 진학률을 보였으며 고양외고 60.0%, 부산외고 66.67%로 70% 미만의 인문계열 진학률을 보였다. 김포외고(71.72%)와 안양외고(73.51%) 역시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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