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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의 파격실험, 최초 '무계열 학과' 추진'미래대학'.. 학과별 정원조정 선행 '숙제'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고려대가 국내대학 최초의 '무계열 학과' 운영을 추진하고 있다. 일반대학에서 선발, 운영하고 있는 자유전공이나 이공계특성화대학이 운영하고 있는 무학과 제도와는 차별화되는 성격이다. 기존 학과개념을 뛰어넘어, '문제해결'을 위해 경영학 공학 의학 등 필요한 학과의 학문을 접목하는 새로운 시도다. 현재 구상단계로 고려대 입학처 관계자 역시 "(미래대학과 관련해) 선발 단계의 내용을 전해 들은 바 없다"고 가시적인 실현 여부에 대해 일축했지만, 염재호 총장 취임 이후 고려대에 가열차게 불고 있는 교육혁신 흐름에 비춰보면, 충분히 실현 가능성 있는 얘기다.

고려대는 가칭 '미래대학'으로 무계열 학과 신설을 위해 현재 TF팀을 꾸려 운영을 추진 중이다. 교육혁신에 대한 시야가 밝은 염재호 총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 가능하다면 염 총장 임기 중에 설립여부가 확정될 전망이다. 관계자는 "현재 단순 구상 단계로 실현 가능성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지만 평소 염 총장의 교육혁신에 대한 열망이 강한 터였고 TF팀까지 가동되는 상황이라는 데 실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 고려대가 국내대학 최초의 '무계열 학과' 운영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미래대학교육으로 관심의 추를 옮겼다는 데 의미 깊다. 사진은 고려대 정문 /사진=고려대 제공

고려대가 설립 추진 중인 '미래대학'은 일반적인 학과운영과 성격이 분명히 다르다. 해당 전공의 지식을 샅샅이 살펴 현실에 응용하는 기존의 차원을 전환, 학과구분에 관계 없이 '문제' 중심으로 접근한다. 문제해결을 위해 필요한 지식과 정보는 모든 학과에서 취한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라면 경영학 공학 의학 등 학과와 계열까지 넘나든다. 선발 단계에서도 현재의 문/이과로 나뉜 개념과 크게 다른 셈이다. 성공하기만 한다면 국내 대학교육의 큰 전환점으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의 '미래대학'은 현재 서울대 등 일반대학이 운영 중인 자유전공과도 성격이 다르다. 자유전공은 기존 학과전공의 개념에서 탈피, 학생이 새로운 학문을 열어간다는 애초 취지와 달리 '고시반' 형태로 변질된 상황이다. 학교차원의 현실적 뒷받침이 없던 탓이다. '미래대학'은 이공계특성화대학들이 운영하고 있는 무학과 체제와도 성격이 다르다. 무학과는 입학 당시에는 학과결정을 하지 않지만 결국 대체적으로 기존 전공개념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무학과 체제는 학과를 결정하지 않고 입학해 1~2학년에 기초학문을 배우고 대체적으로 3~4학년에 전공을 결정하는 체제로, 현재 KAIST GIST대학 DGIST가 신입생 전원을 100% 무학과로 선발하고 있고, 포스텍까지 2018학년 선발을 예고한 학제다.

물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산적해 있다. 학제개편이 가장 큰 문제다. '미래대학'은 문제해결을 위한 학문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 일정 큰 개념의 구분이 있을 수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현재의 각 학과에서 일정 인원을 옮겨가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구조조정의 시대에 정원을 새로 만들어야 하기에 타 학과의 정원감축이 불가피하다. 기존 분명했던 학과간 칸막이를 허무는 데 더해 학과별 정원을 줄이는 과정에서 일어날 반발을 줄이는 과정은 특히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학과별로 1~2명의 정원을 옮기는 데 대한 논의가 그리 순탄하게 진행되는 것 같지만은 않다"며 상황을 전했다. 학내반발이 심하다면 불가피하게 정원확대가 필요하지만, 법률적 문제가 복잡해지는 문제가 생긴다. 다만 미래대학이 설립된다면, 미래가치가 상당해 보인다. 전통적 방식에서 탈피, 미래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교육으로 국내 고등교육의 전환을 일으키는 데 고려대가 획을 긋는 셈이기 때문이다.

고려대의 무계열 학과 선발 및 운영 추진은 염재호 총장 취임 이후 걸어온 고려대 교육혁신의 맥락으로 이해된다. 염 총장 취임 이후 고려대는 2018 논술폐지 결정에 이어 지난해 2학기부터 '3무(無) 정책', 즉 상대평가 폐지, 자율출석, 무감독 시험이라는 파격 교육정책을 학교에 들이는 등 교육부에 앞서가는 교육정책을 펴면서 파격일로를 걷고 있다. 고려대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2018학년에 논술을 폐지하면서, 학생부종합전형 확대를 통해 고교교육정상화 기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고려대의 3무 정책은 현재 추진 중인 '미래대학'과 마찬가지로 기존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고등교육의 미래에 추를 옮겼다는 데 의미 깊다. 강의실에서 이뤄지는 단순한 지식의 전수만으로는 미래를 역동적으로 헤쳐 나갈 인재양성에 충분치 않다는 데서 출발, 8일 오픈한 학생 전용공간 '파이빌'과도 맥을 같이 한다. 파이빌은 고려대 학생 누구에게나 개방,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지식창조를 꿈꾸는 학생을 지원하는 공간이다.

한 관계자는 "염 총장 취임 이후 고려대의 교육혁신은 4차 산업혁명으로 상전벽해 수준으로 넘어갈 미래교육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의한 것이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이 개교 30주년을 맞은 포스텍의 올해 교육혁신으로 학생들에게 3개월의 여름방학을 선물, 시야를 넓힐 기회를 제공하고 내년 실시하는 2018학년 선발에 무학과 제도를 도입, 다양한 학문체제를 구상하는 것과도 같은 맥락"이라며 "염 총장을 주축으로 밟아 온 고려대의 교육혁신은 어떤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닌,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숙제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읽힌다"고 평했다.

 

김경 기자  inca@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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