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75.85대 1 '1위 유지'.. 한양대 경희대 중앙대 성균관대 순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논술전형에 대한 뜨거운 열기는 올해도 이어졌다. 논술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전국 30개대학의 31개 논술전형 경쟁률을 집계한 결과 1만4496명 모집에 58만6460명이 몰려 40.4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40.6대 1(1만5062명/61만1545명)에 비하면 소폭 하락한 수치지만, 하락폭은 극히 미미했다. 2015학년 35.64대 1(1만6905명/60만2560명)에서 지난해 큰 폭으로 오른 경쟁률 추이를 고스란히 유지한 셈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상위권 대학들조차 경쟁률이 하락 추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논술을 향한 수험생들의 관심은 여전했던 셈이다.  

대학별로는 서강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논술전형에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강대는 75.85대 1(358명/2만7155명)의 경쟁률로 71.05대 1(421명/2만9913명)을 기록한 한양대를 누르고 30개대학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한양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강대에 이어 2위를 기록하게 됐다. 이어 경희대(56.72대 1) 중앙대(55.9대 1) 성균관대(51.07대 1)순이었다. 반면, 홍익대(14.1대 1) 한양대(에리카)(19.51대 1) 연세대(원주)(19.81대 1) 부산대(22.62대 1) 등은 경쟁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홍익대는 수능이전이라는 고사일정, 한양대(에리카)와 연세대(원주)는 수험생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분교라는 점, 부산대는 대학 선호도에 비해 수능최저가 다소 높게 설정돼 있다는 점이 요인으로 보인다. 
 
다만, 개별대학의 경쟁률 상승/하락을 따져보면, 경쟁률이 상승한 전형은 14개대학/14개전형에 그쳤다. 전반적인 경쟁률은 지난해 쏟아졌던 관심을 유지하는 추세였지만, 16개대학 17개전형의 경쟁률이 하강곡선을 그리며 개별 대학 전체 경쟁률 하락을 이끌었다. 경쟁률이 오른 경우보다 떨어진 경우가 더 많은 것은 논술전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쟁률 동향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통상 논술전형에서는 한 해 경쟁률이 상승하면 다음해 경쟁률이 하락하고, 반대로 하락하면 다음 해 상승하는 등 경쟁률의 등락이 번갈아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학습효과인 셈이다. 올해도 경쟁률이 하락한 17개전형 가운데 13개 전형이 지난해 경쟁률이 상승했던 전형이었다. 
 
2017학년 기준 논술전형 실시대학이 30개교지만, 전형이 31개인 것은 의예과에만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울산대가 논술전형과 지역인재특별전형의 2개 전형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복수의 논술전형을 운영하던 한양대(에리카) 사회기여및배려자전형이 올해 폐지되면서 지난해 32개에 달하던 논술전형 수는 올해 31개로 조정됐다. 한양대(에리카)가 사회기여및배려자를 폐지했으나 여전히 논술전형은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 수는 30개대학으로 지난해와 변동이 없다.

한편 베리타스알파의 경쟁률 집계는 타 매체 집계와 다를 가능성이 있다. 우선 통합캠퍼스와 본분교체계를 분명하게 구분했다. 통합캠을 운영하는 중앙대 경희대 성균관대 한국외대 등은 서울캠와 지방캠의 인원을 합산하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반면, 본/분교 체제에 속하는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건국대 동국대 등은 본교와 분교를 엄밀하게 나눴다. 성균관대의 전형별 경쟁률도 다를 수밖에 없다. 과학인재전형을 논술위주전형이라고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지만, 논술 실시 전국 30개 대학 중 유일하게 자기소개서를 받고 자소서 외부스펙 제한도 없다는 실질 때문에 베리타스알파는 과학인재전형을 특기자전형으로 분류한다. 
 
▲ 논술전형에 대한 뜨거운 열기는 올해도 이어졌다. 논술실시 전국 30개대학은 올해 수시에서 40.4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5학년 35.64대 1에서 지난해 40.6대 1로 크게 오른 경쟁률 양상을 이어나간 셈이었다. 사진은 30개대 중 가장 높은 75.8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서강대./사진=서강대 제공
 
<최고경쟁률 1위 서강대.. 한양대 경희대 중앙대 성균관대 인하대 순>
올해 논술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대학은 서강대다. 서강대는 358명 모집에 2만7155명이 몰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이어 한양대가 421명 모집에 2만9913명이 지원하면서 71.05대 1로 2년 연속 2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경희대 56.72대 1(920명/5만2178명), 중앙대 55.9대 1(910명/5만869명), 성균관대 51.07대 1(961명/4만9077명) 등이 경쟁률이 높은 대학으로 손꼽혔다. 울산대는 논술전형이 72.55대 1(20명/1451명), 지역인재전형이 46.25대 1(4명/185명)로 경쟁률 수치만 놓고 보면 높은 편이었지만, 자연계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의대만 선발한다는 전형특성 상 다른 대학들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순 없었다. 
 
서강대가 연이어 최고경쟁률을 기록하는 이유로는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대학이면서 상대적으로 서울 상위권 대학 가운데 모집규모가 적은 점이 꼽힌다. 상위권 수험생들이 고려대와 연세대 논술에 지원하는 경우 서강대도 염두에 둘 만큼 인기가 많은 상황에서 모집인원마저 적다 보니 경쟁률이 높게 형성된다는 얘기다. 수능최저가 전면 폐지돼있어 논술고사에는 자신이 있지만 수능최저 충족에 상대적으로 자신이 없는 수험생들의 선택지로 자리잡은 한양대와는 높은 경쟁률의 배경이 다른 모습이다. 
 
통상 논술 경쟁률은 일정이 수능 이후이며,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경우 높게 형성된다. 수능이전 일정인 경우 수시납치의 가능성이 있어 수능이후보다 경쟁률이 다소 낮아지는 편이다. 수능최저가 없는 경우에는 오로지 논술 성적으로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수능최저 충족에 자신이 없는 수험생들이 대거 몰려들게 된다. 
 
다만,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논술전형은 많지 않다. 서울 상위12개대학 중에서는 한양대 서울시립대 건국대 등 3개교만 수능최저가 없는 논술을 실시한다. 다만 서울시립대의 경우 학교장추천을 받은 수험생만 지원할 수 있어 수능최저 미적용에 따른 이점이 크지 않다. 서울 상위12개대 이외에는 광운대 서울과기대 한국항공대 단국대 경기대 정도가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지는 편이며, 단국대는 죽전캠에 한해서만 논술전형이 실시된다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수능최저 적용 여부가 학교선호도를 앞설 만큼 논술전형 경쟁률 판도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은 편이다. 서강대/한양대와 함께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경희대 중앙대 성균관대, 나아가 지난해 37.43대 1에서 올해 48.16대 1로 30개대학 중 서울과기대(지난해 32.36대 1, 올해 46.67대 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 상승폭을 보인 인하대, 지난해 대비 경쟁률이 소폭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47.2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자랑하는 고려대 등은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대학들이었다. 
 
반면, 14.1대 1(478명/6739명)의 최저경쟁률을 기록한 홍익대를 필두로 한양대(에리카) 19.51대 1(463명/9035명), 연세대(원주) 19.81대 1(360명/7133명). 부산대 22.62대 1(798명/18049명) 등 4개대학의 경쟁률은 30개대학 중 가장 낮았다. 지난해 경쟁률이 가장 낮았던 연세대(원주)가 뒤에서 3등으로 올라선 반면, 홍익대가 가장 경쟁률이 낮은 대학이 되는 등 순위 변동이 있긴 하나 지난해에도 4개대학은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한 대학들이었다. 부산대를 제외한 3개 대학의 경쟁률은 전부 하락했으며, 부산대는 유일하게 경쟁률이 올랐지만 상승폭이 크지 않은 편이었다. 
 
홍익대는 지난해 대비 자연계열의 수능최저를 1개 2등급에서 2개영역 등급합 5 이내로 소폭 강화한 것이 경쟁률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수능이전 논술 실시일정도 수시납치를 우려한다는 점에서 경쟁률을 다소 낮추는 요인이다. 한양대(에리카)와 연세대(원주)는 본/분교 체제대학에서 분교에 해당, 본교에 비해 선호도가 낮다는 불리함을 안고 있는 대학들이다. 더하여 한양대(에리카)는 홍익대와 마찬가지로 수능 이전 논술을 실시해 수시납치를 우려하는 수험생들이 지원을 회피, 경쟁률이 다소 낮게 형성되는 구조다.

부산대는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밀양캠 소재 모집단위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체 경쟁률을 낮게 형성시킨 요인으로 작용한 가운데 다소 높은 수능최저도 낮은 경쟁률을 이어나가게 만든 요소였다. 부산대 사과대/경영대/경제통상의 수능최저는 영어포함 2개 등급합 4(탐구는 2과목 평균, 제2외국어/한문으로 1과목 대체 가능)로 서울 상위대학인 경희대 인문, 한국외대 인문(LD/LT학부 제외), 동국대 인문/경영/경찰행정 등과 동일한 수준이다. 부산권 수험생들이 서울 상위대학으로 진학하는 경우는 많지만 , 반대로 다른 지역에서 굳이 부산으로 진학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능최저로 인해 경쟁률이 낮게 형성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경쟁률 상승전형 14개, 경쟁률 하락전형 17개.. 이유는?>
30개대학의 31개전형 경쟁률을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경쟁률이 상승한 전형이 14개, 경쟁률이 하락한 전형이 17개다. 경쟁률 하락 전형이 더 많았던 셈이다. 대학별로는 지난해 크게 오른 경쟁률을 유지 했지만, 개별전형에서는 하락 추세로 돌아선 경우가 더 많았다. 
 
올해 논술전형에서 경쟁률이 하락한 경우가 많았던 것은 상승/하락이 번갈아 나타나곤 하는 경쟁률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경쟁률이 하락한 17개 전형 중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연이어 하락한 경우는 모의논술 미실시 등 논술고사 대비 관련 수요자배려 부족 경향을 보인 데다 유독 어려운 논술고사를 출제해왔고 급기야 올해 지난해 수학논술에서 교육과정 이탈 판정을 받은 연세대를 비롯해 홍익대 광운대 서울여대의 4개전형 뿐이었다. 대다수를 차지하는 나머지 13개전형은 지난해 경쟁률이 상승했던 전형에 속했다. 

대학 선호도가 1년 만에 요동치는 일이 드문 상황에서 전형방법이 유사하다면, 지원자풀은 비슷하게 유지되기 마련이다. 경쟁률의 상승/하락이 번갈아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경쟁률이 오른 전형을 회피하는 수험생들의 지원경향도 경쟁률 상승/하락이 번갈아 나타나는 현상을 이루는 배경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수시 지원횟수가 6회로 제한되면서 수험생 규모에 따라 수시 지원 규모가 정해지게 됐다. 지원자 풀이 한정된 상황에서 매년 상승만을 거듭하는 경우는 상정하기 힘들다. 경쟁률이 상승한 대학에 수험생들이 지원을 회피하는 경향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경쟁률은 상승곡선과 하락곡선을 반복해서 나타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연속 상승/하락 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학습효과로 상승/하락이 번갈아 나타나는 대학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반면 올해 경쟁률이 상승한 전형은 14개전형이었다. 지난해 경쟁률이 하락했던 중앙대 성균관대 서울시립대 숭실대가 올해 상승추세로 다시 돌아섰고, 경희대 숙명여대 부산대 경북대 세종대 인하대 울산대(논술/지역인재) 서울과기대 한국항공대 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쟁률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며 수험생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음을 증명했다. 
 
<선호도 높은 모집단위 고착화.. 지난해 올해 유사양상>
전국 30개대학이 논술전형을 통해 선발한 모집단위의 수는 지난해 1110개에서 1085개로 줄었다. 지난해까지 논술고사를 실시, 논술전형으로 분류돼오던 한양대(에리카)의 사회기여및배려대상자전형이 올해부터 폐지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회기여및배려대상자전형을 통해 선발된 모집단위는 27개. 올해 줄어든 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더하여 전형별 선발 모집단위들이 조정된 끝에 현재의 1085개 모집단위가 됐다. 
 
- 19개대 최고경쟁률 모집단위 지난해와 동일.. 의대 9개 최고
모집단위의 수는 달라졌지만, 최고경쟁률을 기록한 모집단위는 지난해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30개대학 가운데 19개대학에서 지난해와 올해 최고경쟁률을 보인 모집단위가 동일했다. 의예과만 선발하는 울산대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18개 대학에서 동일한 모집단위가 2년 연속 최고경쟁률을 기록한 셈이다. 동일대학 내에서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모집단위들이 고착화돼가는 모습으로 평가된다. 
 
지난해와 올해 최고경쟁률 모집단위가 동일했던 19개대학 중에서는 의대가 주인공인 경우가 가장 많았다. 성균관대 인하대 경북대 연세대(원주) 연세대 부산대 가톨릭대 고려대 울산대 등 9개대학에서 의대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자연계열에서 끝없이 높아져만 가는 의대 광풍을 드러내는 나타내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의대 논술의 열기는 정시나 논술에서 승부를 봐야한다는 인식이 팽배한 N수생들을 중심으로 이어져나가는 모양새다. 물론 학종이나 학생부교과, 특기자 등을 통해 N수생들이 의대에 진학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재학생 대비 N수생들이 수시에서 가지는 메리트는 논술에 많다는 것이 정설이다. 학내 생활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재학생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유하고 있어 논술을 대비하기 쉬운 까닭이다. 
 
물론 의대의 인기 고공행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나날이 높아져만 가고 있다. 특히 이공계인재 양성 목적으로 정부지원이 행해지는 과고에서조차 일부 학교를 중심으로 의대 진학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점은 비판여론이 자리잡은 상태다. 자연계 수험생들의 관심이 온통 의대에만 쏠려있는 상황이 유지된다면, 향후 이공계의 황폐화는 불보듯 뻔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의대에 쏠려있는 관심을 이공계로 유인할 정부대책 등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나머지 10개대학에서는 경쟁률 순으로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중앙대 화학신소재공학부,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한국항공대 항공운항학과,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한양대(에리카) 문화콘텐츠학과 등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고경쟁률을 기록한 모집단위였다. 
 
이화여대 초등교육과는 13개의 초등교원양성기관(10개 교대/3개 일반대 초등교육과) 중에서 일반대 한정 유일한 서울권 소재란 점이 높은 경쟁률을 이끈 요인이란 평가다. 초등교육이라는 단일 모집단위만 있는 교대보다 다양한 모집단위가 있는 일반대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은 상황에서 여학생만 지원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긴 하나 제주대(제주 소재) 한국교원대(충북 소재)에 비해 지리적인 이점이 커 매년 13개 초등교원양성기관 중 이대가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일이 잦다. 중앙대 화학신소재공학부는 현재 6년제로 운영, 2년의 학부생활 이후 진학이 가능한 약대 진학이라는 메리트를 쫓은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통상 약대 진학 시 자교로의 진학이 비교적 용이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앙대의 약대 정원은 120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상황. 약대 진학의 전제조건인 PEET에서 화학과목이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화생공과 화학과에 대한 수험생들의 열기는 드높을 수밖에 없다.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등은 인문계열에서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 미디어/언론 계통 학과들이란 점이 높은 경쟁률의 요인으로 보인다. 
 
- 10개대 최고경쟁률 모집단위 변경.. 1위 자리바꿈 불과
19개대학을 제외한 10개대학에서는 지난해와 올해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모집단위가 바뀌었지만, 지난해 최고경쟁률을 기록한 모집단위들이 올해도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1위 자리가 뒤바뀌었을 뿐 선호도가 높은 학과들이 고착화되고 있는 것은 10개대학에서도 동일양상을 보였다는 이야기다. 
 
서울 상위 12개대 중에서 경희대는 한의예과(인문)에서 의예과, 한양대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에서 국어교육과, 서강대는 사회과학부에서 화공생명공학전공, 서울시립대는 화학공학과에서 통계학과, 한국외대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에서 LT(Language&Trade)학부, 동국대는 사학과에서 영화영상학과로 각각 최고경쟁률을 기록한 모집단위가 변경됐지만, 지난해 최고경쟁률이었던 경희대 한의예과(인문)은 올해도 의예과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모집단위였으며,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서울시립대 화학공학과, 동국대 사학과의 경쟁률도 전형 내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서강대 사회과학부도 지난해보다 낮긴 하나 여전히 높은 경쟁률인 85.64대 1을 기록했으며,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도 45.56대 1로 전형 내에서 4번째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최고 경쟁률을 보였던 모집단위들의 인기는 올해도 이어진 셈이었다. 
 
<경쟁률 과열 100대 1초과 모집단위 소폭 줄어.. 지난해 36개에서 31개로>
최고경쟁률을 보인 모집단위는 지난해와 비슷한 양상이었지만, 논술전형에서 높은 경쟁률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100대 1의 경쟁률을 초과하는 모집단위의 수는 지난해 대비 소폭 줄었다. 지난해 36개에 달했던 100대 1 초과 모집단위는 올해 31개로 줄었다. 
 
전체 경쟁률이 비슷하게 유지된 상황에서 100대 1을 넘기는 경쟁률 과열 모집단위가 줄어든 것을 두고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렸다. 대다수는 100대 1을 넘기는 모집단위가 적어진 것이 수험생들의 선택지가 분화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정 모집단위로의 쏠림 현상이 완화되면서 100대 1을 넘기는 과열양상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반면, 특정 모집단위로의 쏠림현상이 더욱 강화된 것으로 보는 주장도 만만치 않았다. 한 대학 입학관계자는 “우리 대학의 경우 올해 특정 모집단위로의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지난해보다 전체경쟁률이 올랐음에도 오히려 100대 1을 넘기는 모집단위의 수는 줄어든 것은 지난해 가장 경쟁률이 높았던 의대에 더 많은 수험생들이 쏠리면서 지난해에는 100대 1을 넘겼지만, 올해는 그에 미치지 못한 모집단위가 나왔기 때문이다”라며, 후자의 손을 들어줬다. 
 
올해 100대 1을 넘긴 31개 모집단위는 경쟁률 순서대로 성균관대 의예 288.8대 1(5명/1444명), 인하대 의예 244.73대 1(15명/3671명), 이화여대 초등교육 155.14대 1(7명/1086명), 경희대 의예 154.28대 1(29명/4474명), 이화여대 의예 151.1대 1(10명/1511명), 한양대 국어교육 149.5대 1(2명/299명), 경희대 한의예(인문) 140.75대 1(12명/1689명), 서강대 화공생명공 136.45대 1(29명/3957명), 경북대 의예 133.07대 1(15명/1996명),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131대 1(7명/917명), 중앙대 화학신소재공 129.38대 1(16명/2070명),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129대 1(10명/1290명), 중앙대 심리 128.13대 1(8명/1025명), 연세대(원주) 의예 124.86대 1(28명/3496명),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 123.13대 1(8명/985명),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119.36대 1(11명/1313명), 한양대 정치외교 116.5대 1(6명/699명), 한양대 사회 116.29대 1(7명/814명), 서강대 기계공 115.58대 1(24명/2774명), 경희대 치의예과 110.29대 1(17명/1875명), 한양대 연영(영화) 107.2대 1(5명/536명), 경북대 수의예 107.18대 1(17명/1822명), 한양대 관광 104.83대 1(6명/629명), 경희대 화학 103.63대 1(8명/829명), 연세대 의예 103.27대 1(15명/1549명), 한양대 미래자동차공 102.17대 1(6명/613명), 중앙대 생명과학 101.14대 1(7명/708명), 경희대 간호(자연) 101대 1(7명/707명), 건국대 수의예 100.7대 1(10명/1007명), 부산대 의예 100.14대 1(28명/2804명), 경북대 치의예 100대 1(5명/500명) 등이었다. 한양대에서만 7개의 모집단위가 100대 1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으며, 경희대 5개, 중앙대 4개, 경북대 3개, 이화여대/성균관대/서강대/건국대 각 2개, 인하대/연세대/연세대(원주)/부산대 각 1개 순이었다. 
 
<소나기 지원 피한 최저경쟁률 모집단위 어디?>
올해 논술 선발을 실시하는 1085개 모집단위 중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인 모집단위는 부산대 식물생명과학과였다. 2005년까지 국립 밀양대였으나, 국공립대 통합과정에서 2006년부터 부산대로 통합돼 현재 생명자원과학대학과 나노과학기술대학의 배움터로 활용되는 밀양캠 소재 모집단위란 점이 발목을 잡았다. 부산대는 통합캠 체제를 택하고 있어 밀양캠의 경우 분교가 아닌 본교에 해당하지만, 부산캠에 비해 수험생 선호도는 낮은 편에 속한다. 논술전형에서 낮은 경쟁률로 평가 가능한 10대 1 미만의 경쟁률을 보인 모집단위의 수는 총 37개, 그 중 22개가 부산대의 모집학과로 상대적으로 인기가 낮은 자과대 소속 미생물/대기환경/물리/지질환경과학 등과 생활환경대학에서 자연계를 대상으로 하는 의류/실내환경디자인/식품영양 정도를 제외하면 전부 밀양캠 소재 나노과학기술대학/생명자원과학대학 소속 모집단위였다. 
 
부산대와 함께 10대 1 미만의 경쟁률을 기록한 모집단위 보유 대학에 이름을 올린 연세대(원주)도 결국 소재지의 문제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12개 모집단위가 10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쟁률을 올릴만큼 연세대(원주)의 경쟁률이 낮은 것은 본교가 아닌 분교에 해당하며, 가장 수험생 선호도가 떨어지는 지역으로 평가받는 강원도에 위치한 점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나머지 3개 모집단위는 경북대의 가정교육과/물리교육과와 자과대 물리학과 정도였다.  
 
부산대 연세대(원주) 경북대 외로 범주를 더 넓히면, 홍익대 법대(10.36대 1) 이화여대 기독교학과(11.5대 1) 중앙대 식품공학부(11.7대 1)/생명자원공학부(11.9대 1), 경희대 태권도학과(12.75대 1), 한양대(에리카) 해양융합공학과(응용물리학과), 건국대 식량자원과학과(14.33대 1), 한국외대 아프리카학부(14.33대 1),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15.89대 1), 경기대 경영정보학과(16.75대 1), 서울시립대 환경원예학과(18.25대 1) 등이 가장 소나기 지원에서 비껴간 모집단위들로 나타났다. 
 
<논술전형 경쟁률은 왜 높을까.. 현행 대입구조 기인, 수험생 전반에게 높은 인기>
수능 접수인원이 지난해 대비 2만5000여 명 줄어들 만큼 연일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논술전형은 인기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비록 전체 경쟁률이 소폭하락하긴 했으나, 본래 학령인구 감소 수치대로라면 하락폭이 더 컸어야 하는 배경을 고려하면 여전히 수험생들의 열기는 뜨거운 모습이다. 2015학년만 하더라도 35.64대 1에 불과했던 논술전형 경쟁률이 2016학년 40.6대 1로 크게 상승한 데 이어 2017학년 40.46대 1의 경쟁률로 유사양상을 이어나간 것은 높은 인기를 방증하는 사례다.
 
논술전형이 이토록 높은 인기를 이어나가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재 대입의 흐름부터 이해해야 한다. 현재 대입은 계속해서 정시축소/수시확대 기조로 흘러가고 있다. 확대 경향인 수시에서는 논술/특기자 축소, 학종/교과 확대의 기조가 분명하다. 수시확대는 그간 정량평가인 수능 중심의 정시로 대입을 운영해온 결과 공교육이 붕괴되고 사교육이 크게 늘어 가계부담을 더하는 등 온갖 부작용이 팽배해 온 데 대한 반성의 결과다. 정시가 대입의 중심에 자리해있을 때는 문제풀이 요령을 익히는 것이 곧 점수로 직결되다보니 사교육을 통해 문제를 푸는 데 집중하고 학교에서는 자는 ‘교실붕괴’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그에 대한 반성으로 수시확대가 단행된 것이다. 수시 중에서도 학교현장에서의 성실성이 투영되는 학생부종합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은 확대 기조로 흘러가는 반면, 사교육과의 연계가 쉬운 논술/특기자는 지속적인 축소 권고를 받고 있다. 
 
현행 대입의 흐름 상 논술전형은 재수생을 비롯한 N수생, 더하여 1~2학년 성적이 상대적으로 낮은 소위 ‘늦게 철든’학생들에게 동아줄과 같은 존재로 여겨진다. 물론 학종과 학생부교과 등을 통한 합격의 길이 재수생들에게 원천 차단돼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구축돼있는 학생부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학생부교과전형의 경우 정시와 유사하게 학생부교과성적에 따른 줄세우기가 보편적인 전형방법이므로 대학/학과를 다소 하향하는 형태로 재수에서 활용할 수 있지만, 재학생 때보다 하향하는 경우는 상정하기 힘들다. 학종의 경우 선발구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자기소개서/추천서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학종재수에 성공하는 사례가 있지만, 아직까지는 소수에 불과하다. 점수 줄세우기 식 정량평가에 익숙한 풍토 때문에 학종에서 활용되는 정성평가에 대한 수험생/학부모의 이해도가 지극히 낮은 상황인 때문이다. 여타 수시유형인 특기자전형의 경우 수상경력/특정교과 이수단위 수 등을 조건으로 내걸어 특정 고교유형 등의 지원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아 N수생/늦게 철든 재학생들의 대안이 되기 어렵다. 
 
반면, 논술전형은 학생부를 반영하긴 하지만 변별력이 크지 않다. 오직 논술고사로 당락이 결정되는 구조로 봐도 무방하다. 결국 고사 대비에 들이는 시간이 많은 N수생에게 유리하다. 학종/학생부교과 등이 학생부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N수제한을 걸어 졸업한지 오래된 학생들을 배제하고 있으며, 학생부가 없는 해외고 학생들도 학종/학생부교과에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논술은 지원자격도 폭넓게 인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논술고사로 인해 당락이 결정되다보니 고사에 응시할 수만 있다면 지원자격을 부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N수생들에게 논술의 인기가 높은 이유가 있는 것이다. 
 
속칭 ‘뒤늦게 철든’재학생들도 논술을 노릴 수밖에 없다. 1~2학년 때 학업에 열중하지 않아 부실해진 학생부를 만회할 방법은 정시/논술만 남아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던 학생부 성적을 가지고 학종/학생부교과에 지원한다는 것은 목표를 낮춰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시의 기본이 ‘상향지원’임을 감안하면 수시에서는 결국 선택의 가닥지가 논술로 향하게 된다. 물론 정시도 늦게 철든 학생들에게 별다른 불리함이 없는 전형이지만, 재수생들과의 진검승부를 벌여야 하는 정시보다는 논술에서 대입을 끝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공통된 생각이다.  
 
논술전형의 또 다른 특징은 지원과정이 간단하고, 합/불을 수험생 본인이 조정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원서지원 과정에서 자소서/추천서 등을 준비해야 하는 학종과 달리 논술은 접수만 하면 지원절차가 끝난다. 별다른 준비 없이도 지원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또한, 수능성적에 따라 합/불을 수험생 스스로가 조절할 수 있어 수시납치에서도 자유롭다. 통상 대학별 고사가 없는 학생부교과를 비롯해 여타 전형들의 경우 지원 이후에는 합/불을 수험생이 결정할 수 없다. 수시에 지원 후 합격한다면 수능을 아무리 잘 보더라도 정시에 지원할 수 없는 ‘수시납치’를 겪을 수 있는 것이다.

반면 논술은 수능 이후 논술고사가 치러지는 경우가 많다. 올해 수시에서 수능이전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은 30개대학 중 7개대학 뿐이다. 그밖에 가톨릭대는 의대 외 모집단위는 수능이전, 의대는 수능이후로 고사일정을 양분했다. 만약 수능 당일 가채점 결과가 잘 나온 경우라면 논술고사에 응시하지 않음으로써 수시합격을 포기하고 정시에 지원하는 것이 가능하다. 상위권 수험생들이 수능이후 논술을 ‘보험’의 성격으로 넣어두고 수능결과에 따라 논술고사 응시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또한 수시는 ‘상향지원’을 원칙으로 한다. 정시라는 대입루트가 남아있기 때문에 정시에서 지원 가능한 대학에는 지원하지 않는 것이 수시지원전략의 기본 중 하나다. 상향 지원의 대상이 되는 서울 상위12개대학 기준 논술을 실시하지 않는 대학은 서울대 뿐이다. 대학에 따라 실시 여부가 갈리는 학생부교과/특기자와는 차이가 큰 셈이다. 학종은 논술보다 더 많은 서울 상위12개대학 모두에서 실시되지만, 학생부가 잘 구축돼있어야 하며 자소서/추천서 등도 준비했어야만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이다. 지원 시 별다른 준비사항이 없는 이점에 상향지원이라는 날개까지 더해져 논술전형에서 높은 경쟁률이 나오는 것은 일반적인 모습으로 자리잡았다. 
 
물론 선발규모가 점차 줄어드는 것도 높은 논술열기를 이어나가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교육부/대교협은 논술전형이 사교육 시장과의 연계가 쉬워 사교육유발 가능성이 높은 전형이란 판단 아래 고교교육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 등 정부재정지원사업과 연계. 계속해서 축소할 것을 대학들에 권고하고 있다. 그 결과 2015학년만 하더라도 31개대학 1만6905명 선발이던 논술전형은 지난해 30개대학 1만5062명에서 올해 30개대학 1만4496명까지 줄어들었다.

2018학년에는 고교교육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단 한번도 선정되지 못했던 덕성여대가 2015학년까지 실시했던 논술전형을 부활시키고, 한국산기대(한국산업기술대)가 논술전형을 신설하며 정부시책에 정면으로 맞서지만, 고려대가 학종을 중심으로 수시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면서 논술을 폐지하고, 사교육유발요인이 높은 논술을 줄여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는 대학들이 논술을 축소하면서 31개대학 1만3120명으로 논술 선발규모는 또 한번 줄어들 예정이다. 2018학년에 수시가 더욱 확대되며 정시가 축소되고, 더하여 바야흐로 ‘학종시대’라 불릴만큼 학종의 영향력이 더욱 커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N수생과 늦게철든 학생들을 중심으로 논술의 인기는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현재의 논술 인기는 내년에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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