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교과 중심 전형구조 '발목'.. 수능 이전 논술 경쟁률하락에 일조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홍익대의 수시 경쟁률이 또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오늘(19일) 오후5시에 원서접수를 마친 홍익대의 최종경쟁률은 9.96대 1에 그쳤다. 정원내 기준(특성화고졸재직자 정원 3명 제외) 1573명 모집에 1만5674명이 지원한 결과다. 지난해 기록했던 12.81대 1(모집 1373명/지원 1만7589명) 대비 경쟁률이 확연히 하락했다. 수시 모집인원을 지난해 대비 200명 늘렸지만, 지원자가 1915명 줄면서경쟁률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2014학년까지 수시 1차와 2차를 각각 운영했던 홍익대는 2015학년부터 수시 모집시기를 일원화한 상황. 학령인구 감소가 예견돼 있음에도 과감히 올해 수시비중을 확대하며 서울권 대학에 걸맞는 전형구조를 선보인 점은 높이 평가받아야 할 지점이지만, 수시모집 시기를 정돈한 2015학년 13.07대 1(1374명/1만7952명) 이후 계속해서 경쟁률이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전통의 미대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특기자전형 없이 미대에서 비실기전형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등 파격을 단행하고 있음에도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경쟁률 하락추세를 피하지 못한 모습이다. 

홍익대의 경쟁률 하락은 전형구조의 측면에서 바라볼 때 개연성이 높았던 부분이다. 수시의 중심을 차지하는 학생부교과전형에 발목을 잡힌 구도인 때문이다. 지난해 수시의 64%였던 학생부교과가 올해 48.8%로 줄긴 했으나 여전히 수시의 중심에 자리해있으며, 논술에서 낮은 경쟁률을 꾸준히 기록해 온 점 등이 경쟁률 하락폭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학생부교과전형은 학생부교과/학생부종합/논술/특기자 등 4개 수시전형유형 가운데 가장 경쟁률이 낮게 형성되는 전형이다. 때문에 학생부교과 중심의 전형구조인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경쟁률 하락의 피해를 고스란히 입을 수밖에 없다. 
 
홍익대가 4개 수시 전형유형 가운데 그나마 경쟁률이 높게 형성되는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것은 경쟁률 하락 폭을 그나마 줄일 수 있는 요소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여타 대학들에 비해 다소 낮게 형성되는 경쟁률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논술전형을 실시한 전국 30개 대학 가운데 논술전형에서 홍익대보다 경쟁률이 낮았던 대학은 부산대 연세대(원주) 한양대(에리카) 뿐이었다. 지난해까지 한양대(에리카)가 논술전형과 사회기여및배려대상자의 이원화 구조로 논술전형을 운영했고, 홍익대가 한양대(에리카) 대비 경쟁률 우위를 점한 논술전형이 사회기여및배려대상자임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홍익대보다 논술전형 경쟁률이 낮은 대학은 2개대학에 그쳤다고 봐야 한다. 논술전형으로 인한 경쟁률 상승의 이점을 누리기는 어려운 셈이다. 
 
홍익대의 논술경쟁률이 여타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수능이전 논술실시 일정 때문에 합격 시 정시 지원불가 가능성이 존재, 수험생들이 지원을 다소 꺼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물론, 정시 지원불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지원하는 수험생들로 이뤄진 경쟁률이니만큼 실제 응시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많아 명목경쟁률과 실질경쟁률의 차이가 적다는 장점은 존재한다. 

▲ 홍익대의 수시 경쟁률이 또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오늘(19일) 오후5시에 원서접수를 마친 홍익대의 최종경쟁률은 9.96대 1에 그쳤다. 수시 모집인원을 지난해 대비 200명 늘렸지만, 지원자가 1915명 줄어 경쟁률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사진=홍익대 제공
 
<학생부교과 9.37대 1 ‘하락’.. 교육 29.89대 1 최고, 서울캠자율전공(자연/예능) 4.41대 1 최저>
홍익대 학생부교과전형은 2017 수시에서 767명을 모집한 결과 7188명이 지원해 9.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879명 모집에 9439명이 지원해 기록한 10.74대 1 대비 다소 하락한 경쟁률이다. 모집인원이 다소 줄어 경쟁률 상승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지원자가 더 큰 폭으로 줄며 경쟁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다만 전형내에서 일부 학과는 평균경쟁률을 훌쩍 뛰어넘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교육학과가 29.89대 1(9명/269명)로 최고경쟁률을 기록한 가운데 역사교육과 27.29대 1(7명/191명), 불어불문학과 23.5대 1(8명/188명), 영어교육과 23.22대 1(9명/209명), 국어국문학과 20대 1(7명/140명) 등도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서울캠 자율전공(자연/예능)은 4.41대 1(116명/511명)로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존 자율전공 입학생들이 인문계열로 치우쳐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문/예능과 자연/예능으로 분리된 자율전공에서 자연/예능의 경쟁률이 낮게 형성될 것은 예견된 터였다. 지난해 합산 선발 시에는 7.73대 1(236명/1824명)을 기록했던 서울캠 자율전공은 올해 인문/예능 8.07대 1(98명/791명), 자연/예능 4.41대 1로 경쟁률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그밖에 회화과 5.7대 1(10명/57명), 예술학과 5.75대 1(8명/46명), 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과 6.2대 1(44명/273명), 디자인학부 7.33대 1(18명/132명) 등도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학생부종합 5.5대 1 ‘하락’.. 판화과 7.92대 1 최고, 서울캠자율전공(자연/예능) 3.51대 1 최저>
2017 수시에서의 학생부종합전형 최종경쟁률은 5.5대 1(304명/1672명)로 지난해 기록한 8.79대 1(144명/1266명)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144명 선발에서 올해 304명 선발로 규모를 늘린 학생부종합전형은 지원자가 지난해 1266명에서 올해 1672명으로 늘었으나, 확대된 선발규모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올해 처음으로 학종 선발이 실시된 서울캠퍼스자율전공은 인문/예능의 경우 7.21대 1(53명/382명), 자연/예능의 경우 3.51대 1(63명/221명)을 각각 기록했다. 그간의 자율전공 지원자가 인문계열에 치우쳐져 있었음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지표다. 인문/예능, 자연/예능을 막론하고 일단 입학 후에는 인문/자연/예능 중 어느 모집단위든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자연계열 수험생들에게 있어 틈새시장 격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만 이겨내도 홍익대 내에서 선호도가 높은 건축학부 등에서 수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모집 2년차에 접어드는 내년에는 올해보다 경쟁률이 다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자율전공 외에는 미대만을 선발하는 학종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모집단위는 판화과 7.92대 1(13명/103명)였다. 뒤를 이어 미술대학자율전공 6.23대 1(40명/249명), 동양화과 5.92대 1(13명/77명), 도예/유리과 5.8대 1(10명/58명), 디자인학부 5.7대 1(44명/251명),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5.5대 1(10명/55명), 금속조형디자인과 5.2대 1(10명/52명), 조소과 5.08대 1(13명/66명) 순이었으며, 회화과(4.48대 1, 25명/112명)와 목조형가구학과(4.6대 1, 10명/46명)은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일반(논술) 14.1대 1 ‘하락’.. 수학교육과 27.33대 1 최고, 법학부 10.36대 1 최저>
논술전형인 일반전형에서도 경쟁률 하락은 되풀이됐다. 홍익대 일반전형은 2017 수시에서 14.1대 1(478명/6739명)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록했던 20.83대 1(326명/6790명)과 지원자 수는 비슷했지만, 늘어난 논술전형 선발규모에 발목을 잡혔다. 
 
홍익대 논술전형의 경쟁률이 낮게 형성되는 것은 논술고사일이 수능 이전으로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쉬운 수능기조로 인해 성적가늠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시까지 염두에 둔 수험생들은 수능 이전 논술고사라는 일정에 부담을 느껴 지원을 회피하는 경향이 짙다. 수시에 합격할 시 정시 지원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수능 이전 논술 응시는 합격 시 곧장 정시 포기를 의미하게 된다. 단, 정시 지원불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지원하는 수험생들로 이뤄진 경쟁률이니만큼 명목경쟁률과 실질경쟁률의 차이가 적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여타 대학들의 경우 논술고사 결시, 수능최저 미충족 등의 요인들을 걸러내면 실질 경쟁률이 절반을 밑도는 경우가 태반이지만, 홍익대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다. 
 
가장 경쟁률이 높았던 모집단위는 수학교육과였다. 수학교육과는 9명 모집에 246명이 지원해 27.3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기록했던 34.88대 1(8명/279명)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지만, 전형 내에서는 최고 경쟁률이었다. 뒤를 이어 건축학부-건축학(5년제) 24.38대 1(16명/390명), 예술학과 23.25대 1(8명/186명), 건축학부-실내건축학(4년제) 21대 1(7명/147명), 역사교육과 20대 1(7명/140명) 등이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높은 모집단위로 꼽혔다. 
 
반면, 법학부 10.36대 1(42명/435명)을 필두로 경제학부 10.43대 1(14명/146명), 불어불문학과 11대 1(8명/88명), 건설/도시공학부 11.9대 1(30명/357명), 영어영문학과 11.91대 1(11명/131명), 경영학부 11.96대 1(80명/957명), 영어교육과 12대 1(9명/108명) 등은 경쟁률이 낮게 형성된 편이었다. 로스쿨 인가/운영 대학들이 법학부/과를 전부 철폐해 서울권에서는 동국대와 홍익대가 학부 기준 가장 선호도가 높은 법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입시에서의 선호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 
 
<추후 전형일정>
가장 빠른 전형일정을 보이는 것은 논술전형이다. 수능이전 논술실시, 수능이후 합격자 발표라는 다소 독특한 일정에 속한다. 자연계열은 10월8일, 인문계열/예술학과는 9일 각각 논술고사를 진행한 후 수능최저 적용을 거쳐 12월16일 여타 전형들과 동일하게 합격자를 발표한다. 
 
면접을 실시하는 학종 미술계열은 수능 이후인 12월3일과 4일 각각 면접을 실시한다.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종 미술계열/자율전공 등 수시전형 전반의 합격자는 12월16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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