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공유, 공동 강의 개설, 공동 캠퍼스 추진

[베리타스알파=최희연 기자] 경성대와 동서대 부산의 두 사립대가 협력 체제를 구축, 입학절벽에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두 학교는 도서관 공연장 등의 인프라 공유를 시작으로 향후 공동 강의 개설, 공동 캠퍼스 건설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동서대는 송수건 경성대 총장과 장제국 동서대 총장이 8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경성대-동서대 대학 간 협력시스템 구축 협정서’에 공식 서명했다고 8일 밝혔다. 두 대학은 상호 협력을 통해 불필요한 투자를 줄이고, 학생 교육과 학교 운영의 효율성은 높이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대학 통합이라고도 볼 수 있는 해당 협정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생충원 문제와 재정난에 대응하기 위해 실시된 국내 첫 시도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경성대와 동서대 부산의 두 사립대가 협력 체제를 구축, 대학교육 혁신에 나선다. 두 학교는 도서관 공연장 등의 인프라 공유를 시작으로 향후 공동 강좌 개설, 공동 캠퍼스 건설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사진=동서대 홈페이지

경성대와 동서대는 8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경성대-동서대 대학간 협력시스템 구축 협정식’을 실시했다. 협정식에는 양 대학의 총장과 주요 보직교수들이 모두 참석해 협정 내용 실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두 대학은 협정을 통해 ‘대학 인프라’ ‘교양교육을 위한 리버럴아트칼리지 설립/운영’ ‘문화콘텐츠 특성화’ ‘글로벌 프로젝트’ ‘미래첨단기술 연구센터 구축’ ‘벤처창업 아카데미 운영’ ‘대학원 전공교과 운영’ ‘기독교 공동체’ 등 8개 부문에서 시설 공유, 공동 설립/운영 등의 협력을 실시키로 했다. 인프라 공유는 당장 이달부터 시작된다. 두 대학의 도서관/스포츠시설/공연장/전시실/공동기기센터 등이 양 대학의 학생/교수들에게 전면 개방되며 할인혜택 등도 동등하게 적용된다. 나머지 각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사항은 올 하반기 동안 확정, 내년 1학기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공동 리버럴아트 칼리지 운영에서는 초기 두 대학의 스타교수 강좌를 학생들이 학교에 구분 없이 수강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해당 교수가 두 대학을 오가며 동일한 강의를 실시하고, 인터넷 강좌 역시 공동으로 개발한다. 외부 강사 초빙 역시 두 대학이 공동으로 실시한다. 단기적으로는 양 대학 학생들이 더 다양하고 수준 높은 교양지식을 습득하게 한다는 취지지만, 장기적으로는 핵심 교양강좌를 전문화시켜 리버럴아트칼리지 공동 설립/운영을 목표로 한다.

두 대학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영화/연기/미디어/디지털콘텐츠/디자인 등 문화콘텐츠 특성화 분야에서는 교육/연구/제작기반을 공유해 콘텐츠 생산 능력을 제고하고 문화 사업을 선도하는 방향으로 협력이 진행된다. 뿐만 아니라 해당 분야에서 사용되는 고가의 촬영장비 등은 두 대학이 주기를 정하고 교대로 구입을 실시, 공동으로 활용하게 함으로써 학생들에게는 최신 장비를 경험하도록 하고 학교측은 중복투자 비용을 절감해 투자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방안이다.

해외 유학생 유치나 해외 캠퍼스 건설도 공동으로 추진해 효과는 높이고 비용은 절반으로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학생들의 창업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두 대학의 창업선도대학사업단을 연합해 운영하고 창업공간도 공동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대학원전공 교과의 경우 공통 과목은 하나로 통합해 개설함으로써 비용을 줄이는 대신 양 대학 대학생원간 지식/연구 활동 공유를 통해 학문적 발전을 가속화 하겠다는 방침이다.

8개 분야 외에도 학생 축제/체육대회/교내 영어스피치 대회 등의 경시대회에도 상호 참여를 독려하고, 대외 공모전에는 양 대학 연합팀을 구성해 참가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대학 관계자들은 내년 1학기 실행 결과를 면밀히 분석한 후 추가협력사항이나 다른 대학으로의 확대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대학의 협력시스템 구축은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구조조정에 대한 대응으로 실시됐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지방대가 직면한 정원 충원 문제 해결을 위해 두 대학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경성대와 동서대는 학교간 거리가 10km 수준이고, 두 학교 모두 설립이념이 기독교 정신으로 공통점을 갖고 있다. 더욱이 두 총장의 대학 교육 지향점 역시 ‘미래지향’과 ‘국제화’로 그 궤가 일치해 보다 손쉽게 협력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었다.

동서대 장 총장은 “소모적인 무한경쟁에서 탈피해 동서대와 경성대는 발상을 완전히 바꿔 무한협력(無限協力)을 발전전략으로 채택했다”며 “조립(assembly)형 대학은 불필요한 중복투자를 줄이면서 학생들에게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새로운 대학교육 패러다임”이라고 강조했다.

경성대 송 총장 역시 “대학마다 백화점식으로 모든 분야를 갖춰놓고 운영해갈 수 없는 한계점에 도달했다”며 “경성대와 동서대가 각각의 강점만을 조합해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