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숙 건국대 책임입학사정관

9월모평 이후 학생부종합(학종)전형을 겨냥한 수험생들은 자소서 마지막 점검이 필요하다. 8월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기록이 마감됐고 수시원서를 가늠할 9월모평도 끝나면서 12일부터 2017 수시원서접수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학종에서 자소서는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강점을 제시하는 것이다. 자소서는 학생부에서 부족한 부분을 설명하거나 소명할 수도 있고, 강점을 더욱 부각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자신의 진로를 변경하였거나, 뒤늦게 진로를 결정한 경우에도 진로탐색과정의 노력을 제시하면 된다. 자소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학생부에서 자신의 강점을 이해하고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 홈페이지에서 해당 학과의 교육과정과 진로내용 등을 탐색하는 노력이 우선해야 한다. 학생부를 읽을 때는 ‘내가 왜 했지?’ ‘내가 뭘 했지?’라는 물음을 갖고 꼼꼼하게 살피고,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학과 홈페이지에서 탐색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강점이라고 생각되는 내용으로 자소서는 틀을 잡는다.

대학은 학종 자소서를 3개의 공통항목과 1개의 자율항목으로 구성할 수 있다. 1번 문항은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1000자 이내)”이다.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경험이 포인트이다. 단순 교과등급 상승을 기술하기 보다는 자신의 관심영역과 관련된 학습경험을 제시하기 바란다. 관심영역의 계기나 노력을 학습역량적 측면에서 기술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어국문과에 지원하는 학생이라면, 수학이나 영어 석차등급을 올리기 위한 노력보다는 국어교과관련 학습경험이나 독서 등 인문학적 경험을 제시하면 좋겠다. 대학의 수학역량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2번 문항은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을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3개 이내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1500자 이내)”이다.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활동이 포인트라고 할 때, 교과 수행평가, 방과후학교, 수상경력, 동아리활동과 임원활동, 봉사활동, 또는 진로활동, 독서활동 등에서 본인의 관심영역과 관련 노력과 열정을 가장 잘 보여줄 소재를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찾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좋겠다. ‘구체적 기술’이라면 해당 활동을 왜 했고, 무엇을 했는지를 통해 이후 확산활동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OO해부활동으로 OO을 알게 되었고, 해부활동에서 못한 OO부분을 독서를 또는 인터넷 자료를 통해 해결했다. 동아리활동을 기술한다면, 해당 동아리의 어떤 활동에 어떻게 기여하면서 본인의 관심을 발현했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게 바람직하다. 1회성 캠페인 단순 참여가 관심의 확산활동이라고 보기 어렵다. 캠페인의 계기, 본인의 기여, 이후 활동으로의 연계 등으로 고교 교육과정에서 쥐 해부 실험을 했다면, 실험과정을 쓴 학생과 느낀 점 위주로 쓴 학생 등 포인트는 다양하다. 내용의 기술을 보고 그들의 관심과 깊이를 예측하게 된다. 감상위주나 활동여부만으로는 지원자의 역량 및 성장 정도를 파악하기 어렵다. 구체적 기술이 필요하다. 하고자 하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나거나, 본인의 활동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거나, 내용이 맥락적으로 조직되었다면 구체적이라고 할 수 있다.

3번 문항은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관리, 리더십 발휘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1000자 이내)”이다. 인성을 평가하는 문항이다. 위의 구분에 따른 실천사례가 모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배려나 리더십 등 자신의 강점에서 소재를 찾으면 된다. 이때 한 가지 주의할 것은 본인이 하고자 하는 영역에서 필요로 하는 인성의 특성을 한 번 더 고민해 보고 소재와 내용을 선택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치가를 하기 위해 정치외교학과에 지원하는 것이라면, 정치가가 가져야 할 인성적 자질을 고민해 보고 그와 관련한 본인의 사례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3개 항목이 공통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배우고 느낀 점”에 한 번 더 주목해 보자. 대학이 3개의 문항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묻는 것은 지원자들이 흔히 기술하는 ‘기뻤다’ ‘뿌듯했다’ ‘참 즐거웠다’ 등의 단순 느낌을 알고 싶은 것이 아니라 해당 경험을 통해 변화하고 성장한 내용을 알고 싶은 것이다. 이런 면에서 배우고 느낀 점은 종결형이 아닌 진행형으로 기술해야 한다. 즉, 해당 경험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심화되거나 확산되는 것에서 본인의 변화와 성장을 기술할 때 지원자의 발전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기견돌봄센터에서의 봉사활동을 하면서 더러워진 강아지가 깨끗해져서 내 마음도 깨끗해졌다로 끝나는 ‘종결형’보다는 유기견돌봄센터에서의 봉사활동을 하면서 유기견이 감소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방안을 여러 가지로 모색한 결과 동물등록제가 강화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고민과 함께 방안을 찾아보는 ‘진행형’의 기술이 지원자의 역량을 나타내기에 적합하다.

 

▲ 김경숙 건국대 책임입학사정관. /사진=신승희 기자 pablo@veritas-a.com

마지막 자율문항은 대학에서 꼭 알고 싶은 내용이다. 대학입장에선 자율문항을 중요하게 살펴볼 수밖에 없다. 건국대의 자율문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원동기이다. 이와 함께 관련 노력 또는 성장과정, 진로계획 등을 1000자 또는 1500자로 기술해야 한다. 우선 공통문항을 충분히 작성한 후 자율문항을 작성하는 것이 좋다. 자율문항의 소재가 1번과 2번 문항의 소재와 겹치는 것을 고민하지 말고, 기술하는 포인트를 다르게 하면 된다. 예를 들어, 동아리활동과 관련해서 1번 문항에서는 동아리활동에서의 학습경험을, 2번 문항에서는 본인의 기여 정도를, 그리고 3번 문항에서는 본인의 리더십이나 배려 나눔 사례를, 4번 문항에서는 동아리활동 이후의 확산활동으로의 연계 등을 제시할 수도 있다.

위의 내용들과 더불어 자소서에서 해당 대학에 입학하고 싶다는 의지표현에 있어서 가장 쉽지만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오탈자 확인과 지원대학과 지원학과의 정확한 명칭 기재이다. 또한 문장의 화려함보다는 비문을 점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큰소리로 읽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꼼꼼하게 윤문하면서 나만의 강점을 담담하게 제시하자.

학종전형은 학교생활에 충실하면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해당 고교 여건에서 적극적으로 발현하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 평가하고 있다. 타 고교와 양적 내용을 갖고 비교하거나 위축되지 않았으면 한다. 자소서를 쓰기 전에 자신의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왜 하고 싶은지, 그것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등을 학생부 속에서 찾았으면 한다. 학생부의 기재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약점은 소명하고, 강점은 부각하는 데 자기소개서를 활용했으면 한다.

/김경숙 건국대 책임입학사정관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