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청 '강행의지'

[베리타스알파=김민철 기자] 청주 시내 평준화고 배정방식 변경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충북교육청이 내놓은 배정방식에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충북교육청은 기자회견을 통해 해명 자료를 내놓고 배정변경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다만 기자회견에서도 충북청이 강행의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배정방식 변경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충북교육청은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평준화고 배정방식의 변경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충북교육청은 2020년 대입전형을 대비해 우수학생들이 3~4개의 특정 학교에 쏠리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처라고 말하며, 성적군 배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성적군 배정 필요성의 근거로 대입 수시모집 비중과 학생부종합전형의 확대를 들었다. 충북교육청 이유수 중등교육과장은 "대입전형의 변화를 고려할 때, 우수학생들이 3,4개 특정 학교에 쏠리는 현상을 해소하면 2020년 대입에서 높은 입시 만족도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 과장은 ‘성적군별 배정은 입학성적 격차해소와 균형 있는 배정을 통해 고교교육 정상화와 최적의 학습조건을 가한 제도”라고 당위성을 강조했다.

▲ 청주 시내 평준화고 배정방식 변경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충북교육청이 내놓은 배정방식에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충북교육청은 기자회견(사진)을 통해 해명 자료를 내놓고 배정변경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진=충북교육청 제공

기존의 청주 평준화고 19개교는 일률적으로 1지망에서 7지망까지 받은 뒤 1지망 50%, 2지망 30%, 3지망 10%, 4지망 5%등의 순서로 추점에 의해 배정됐다. 청주의 추첨배정방식은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과 하위권 학생 간에 특정학교 선호현상이 두드려지면서 학교 간 서열화와 평준화의 취지가 사라졌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에 충북청은 현 중2부터 적용할 계획으로 내신성적을 기준으로 1군(10%), 2군(40%), 3군(40%), 4군(10%)으로 나눠 군별로 컴퓨터로 무작위 추첨하는 방식으로 배정방식 변경을 공개했다.

배정방식이 변경되면 학생들의 선순위로 지망한 고교에 입학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청의 시뮬레이션 결과 올해 학생들이 희망한 1~4군 내에서 지망될 확률이 1지망 45.68%, 2지망 28.46%, 3지망 13.11%, 4지망 5.83%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2017학년 방식의 경우 1지망 79.14%, 2지망 8.43%로 학생의 열명 가운데 9명 가까이가 1,2지망 내에서 원하는 학교에 배정되는 것으로 수치가 보여졌다. 다만, 시뮬레이션 결과대로하면 임의배정 학생 수도 67명(0.99%)에서 254명(3.89%)으로 4배 가까이 높아져 원하는 고교에 배정받지 못하는 학생수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청주시내 학부모 관련 단체들은 행동에 나섰다. 청주 시내 26개 중학교 학부모회장들은 배정방식 변경중단을 요구하고 나섰고, 5일에는 청주 ‘일반고 성적 균등배정 대책위원회’가 충북도의회 김양희 의장을 방문해 충북청이 진행하는 임의배정 방식에 대해 반대의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김 의장도 학부모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겠다며 충북교육청에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오히려 형평성을 추구하는 충북청의 입장 때문에 학생들의 선택권이 침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교육계인사는 “성적을 기준으로 학교를 줄세우려는 충북청의 판단기준부터 잘못됐다.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을 오히려 침해하는 점이 더 큰 문제다.결과의 평등을 추구하는 충북청 때문에 가고 싶지 않은 학교를 가야하는 선의의 피해자가 양상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충북청이 추진하는 방식이 향후 서울대 지역균형선발 등 우수한 입시성적을 낼 수 있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 다만, 기존 학부모들이 특목고를 선호하고 우수한 학교에 입학하고자 하는 현상에 대해서 설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청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성적 군별 배정이 청주시 평준화지역 고등학교의 고른 성장과 발달로 학생의 꿈과 끼를 살리는 행복교육을 실현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해 강행의지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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