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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기초의학 기피 '심각'..희망자 2% 불과내과 29.8% 최고..정형 9% 정신 7.8% 소아청소년 6.8% 외과 6.7% 순
  • 최희연 기자
  • 승인 2016.08.29 17:20
  • 호수 241
  • 댓글 0

[베리타스알파=최희연 기자] 전국 1만여명의 의대생 가운데 기초의학을 전공하겠다는 학생이 2%에 불과해 기초의학 기피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의대 의료관리학교실 이진석 교수팀은 2013년 전국 의대와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 학생 1만 2709명을 대상으로 전공선택에 대한 선호도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를 29일 공개했다. 설문결과 9499명의 학생들의 과목별 선호도는 내과계가 67.7%, 외과계가 30.4%인 반면, 기초의학을 전공하겠다는 학생은 전체 인원의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과별로는 내과가 29.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정형외과(9%), 정신건강의학과(7.8%), 소아청소년과(6.8%), 외과(6.7%)순이었다. 기초의학 학과인 병리과는 0.8%, 기초의학계열은 0.7%, 예방의학은 0.4%로 매우 낮았다.

기초의학을 선택한 학생의 경우 의과대학생이 의학전문대학원생 보다 1.63배 높은 선호를 보였고, 여성의 경우 저학년에서의 선호도가 고학년에서의 선호도 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과학자 양성과 기초의학 전공자 확대를 위해 도입됐던 의전원에서 기초의학 전공 희망자가 의대 기초의학 전공 희망자 보다 더 낮은 비율을 보이는 것이 밝혀지며 과거 무리한 의전원 밀어 붙이기가 결론적으로 효과가 없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주변 학문과의 연계와 교류가 기초의학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의전원이 의학계열 비전공자의 임상 전공을 향한 통로로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의전원에 국한돼 도입됐다 폐지된 기초의학 육성 정책을 의대로 확대하고, 저학년에 집중된 기초의학을 졸업을 앞둔 고학년에게도 제공하는 방향으로 커리큘럼을 재구성 하는 등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기초의학은 생명과학 연구와 임상의학의 중개 역할을 하는 학문으로 중요성은 높게 평가되지만 현실적인 지원이 낮고 연구 환경이 열악해 학생들이 기피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는 기초의학 전공의의 임금이 임상의학 전공의의 임금과 격차가 심하고, 지위 안정성도 낮은데서 기초의학 기피가 발생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 교수는 “기초의학 발전을 위해 환경이 개선돼야 하며 저학년에서 기초의학에 대한 희망자가 더 많이 나타나는 점에 착안,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도 기초의학을 배우게 하는 등 커리큘럼 조정을 통해 기초의학 전공자를 확대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기초의학 발전을 위해 학교측의 노력과 더불어 정부차원의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 전국 1만여명의 의대생 가운데 기초의학을 전공하겠다는 학생이 2%에 불과해 기초의학 기피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베리타스알파DB

<전국 의대/의전원 학생..기초의학 전공 희망자 2%뿐>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이진석 교수팀이 2013 전국 의과대/의전원 학생 1만 2709명을 대상으로 전공 선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초의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이 2%에 불과했다.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인 계열은 내과계였으며 67.7%의 선호도를 보였다. 내과계 학과별로는 내과가 전체인원의 29.8%로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으며 정신건강의학과(7.8%), 소아청소년과(6.8%), 피부과(4.4%) 등이 뒤를 이었다. 30.4%의 선호도를 보인 외과계의 경우 학과별로는 정형외과가 9%로 가장 높았고, 외과(6.7%), 안과(3.7%), 신경외과(3.2%) 등이 뒤를 이었다. 기초의학의 경우 전체 2% 선호도 가운데 병리과가 0.8%, 기초의학계열이 0.7%, 예방의학이 0.4%의 선호도를 보였다.

기초의학을 전공하겠다는 학생들 가운데서는 의대 학생이 의전원 학생 보다 1.63배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여학생의 경우 고학년이 되면서 저학년보다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4학년 여학생의 경우 기초의학을 선택하는 학생이 기초의학을 선택하는 1학년 여학생의 37%수준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의대재학기간이 늘면서 기초의학 선택이 줄어드는 것이다. 

<기초의학 전공자 확대 기대했던 의전원..의대 보다 기초의학 선호도 낮아>
기초의학을 선택한 학생은 의전원 학생 보다 의대 학생이 1.6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의학에 대한 선호도가 의전원에서 의대보다 더 낮게 나타나며 의전원 정책자체가 실패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의전원은 2005년부터 정부의 추진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다양한 학부 졸업자를 의료계로 끌어들여 대학원 수준의 전문교육을 실시하고, 인접 학문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기초의학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게 도입 배경이었다. 

2010년 기준 전국의 41개 의대 가운데 의전원으로 전환해 운영하던 곳이 15곳, 의전원과 의대를 병행하던 곳이 12곳 총 27개 학교가 의전원을 운영해왔다. 2010년 교육부가 의전원체제와 의대 중 하나를 대학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의/치의학 교육제도 개선계획'을 발표하며 2012학년부터 현재까지 22개 학교가 의전원을 의대 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선택했다. 의대/의전원을 병행하던 동국대 역시 올해부터 학/석사 통합과정 선발을 중지하고 의대체제로 복귀를 선언하면서 의전원체제는 전국에 4개교만 남은 상황이다. 학/석사 통합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는 제주대가 유일하며, 학부선발 없이 의전원을 운영하는 학교는 건대(글로컬), 차의과대, 강원대 등 3개교다.

대부분의 의전원이 의대체제로 복귀한 이유는 수험생의 선호도가 낮아진 데서 비롯됐다. 설문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의전원 진학이 기초의학 전공의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의대 학생 보다 의전원 학생의 기초의학 선호도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의전원은 의학계열 비전공자의 의사사회진출을 위한 수단으로 작용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의대에 비해 임상의 진출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석사학위 취득 시간 단축이라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수험생의 관심이 줄어든 것이다. 결국 의전원 정책은 기초의학 전공자 확대라는 목표도 충족하지 못했고, 수험생의 관심마저 줄어들어 대부분의 의전원의 의대로 복귀하는 상황을 만든 셈이다.  

<의대 열풍에도 불구 기초의학 기피 심각..대학/정부차원 대책 시급>
기초의학 기피는 의대 열풍과 맞물리며 그 심각성이 배가되고 있다. 이공계 인재들이 의대 진학을 위해 지역 이탈을 감수하고, 서울대 합격까지 포기해가며 의대로 진학하는 등 의대 열풍이 해마다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초의학에 대한 기피가 지속되는 것은 문제의 심각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과고/영재학교에서 의대로 진학하는 학생과 더불어 많은 학생들이 자소서와 면접 등에서 기초의학 전공을 통해 의학 발전에 힘쓰겠다고 주장하지만 입학 후 전공을 선택하는 과정에서는 대부분의 학생이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여건을 제공받을 수 있는 임상의학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기초의학 선택 희망자 2%는 의사 인력 수급 불균형을 넘어서 의학 교육의 기틀 마련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기초의학은 학부에서 임상의학을 공부하는데 바탕이 되는 지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의학 이해에 필요한 기본 과학 원리를 제공하는 학문이다. 기본적으로 서양 의학을 받아들여 학습하고 있는 의대 시스템에서 기초의학이 발달해야 우리만의 의학이 발달할 수 있다는 것이 학계의 주장이다.

생명과학 연구와 임상의학의 중개 역할을 한다고 여겨져 학문의 중요성 역시 높이 평가되고 있지만, 현실은 기초의학 전공자를 찾기 어려운 정반대의 상황이다. 기초의학을 전공하겠다던 학생들이 초심을 잃고 개인의 사익을 우선시하는 경향도 문제가 되지만, 현장에서는 기초의학 전공자를 위해 마련된 환경이 열악하다는 데 입을 모은다. 현재 의사기초의학을 제외한 여타의 해부학 생리학 약리학 미생물학 생화학 기생충학 등은 전문의제도가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다. 해당 과목의 경우 수련을 통해 전문의가 되고 싶어도 갈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아 임상의학으로 돌아서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 교수 역시 기초의학에 대한 선호도가 낮은 이유를 "기초의학 전공자가 임상의학 전공자 보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지위도 안정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환경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기초의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높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기초의학에 대한 수업을 많이 듣는 저학년일수록 기초의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많은 것을 토대로 “졸업을 앞둔 고학년에게 기초의학 경험 기회를 제공해 전공 선택시 기초의학 선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커리큘럼을 개정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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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연 기자  choi@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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