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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자]서울대 지균 추천은 내신성적순? '관행이 빚은 오해'고교 재량 vs 공정성 법적논란.. '정성평가 학교장 재량 무게'
  • 홍승표 기자
  • 승인 2016.08.25 19:09
  • 호수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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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홍승표 기자]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등 학교장추천전형의 추천과정이 고교 재량과 공정성 사이에서 충돌을 일으켰다. 강원도에서 한 고3 수험생이 서울대 지균 학교장 추천과정이 공정성을 상실했다며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학교장 추천과정이 주목받고 있다. 해당학생은 내신 성적이 고교에서 1등임에도 불구하고 소속 학교장의 추천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추천과정에서 학생은 내신 성적에 따른 선발을, 학교는 합격가능성 등 학교의 추천기준을 강조하면서 생긴 갈등인 셈이다.  과연 학교장 추천은 내신 성적순이 맞을까. 

학교장 추천의 추천기준 논란은 고교가 내신 성적 순위에 따른 통상적 방식이 합당한지 여부이다. 그동안 다수 고교는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정량지표인 내신 성적순으로 추천 순위를 정해왔다. 추천을 받지 못한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관행이 이어지면서 서울대 지균 등 학교장추천이 내신 최상위 학생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여기는 세태도 생겨났다. 문제는 내신성적에 따른 학교장추천방식이 합격가능성과 별개라는데 있다. 서울대 지균의 경우 내신성적을 정량평가하지도 않는데다 수능최저등급 충족의 조건이 걸리면서 내신 1등이 합격가능성을 담보할수 있는 조건이 아니기때문이다. 

 

   
▲ 학교장추천전형의 추천과정이 고교 재량과 공정성 사이에서 충돌을 일으켰다. 내신 성적순위에 따른 추천방식이 합당한가에 논점이 실린다. /사진=서울여대 제공

학교장추천은 고교가 갖는 자율권과 재량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내신 성적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학교장의 추천이 필요한 전형에 강점을 갖는 학생이 추천서를 받을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한 전문가는 "지역배려 차원에서 지방 일반고도 서울대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역균형의 취지인 만큼, 고교가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살리도록 하는것이 합당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학교장추천 반발, 법원에 가처분 신청한 고3학생>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강원도내 고교 A군이 소속 학교법인을 상대로 낸 ‘학교장 추천 효력정지 및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을 심리중이라고 22일 전했다. A군은 재학 중인 고교에서 내신 성적이 최상위인 1등으로 알려졌다. 내신 성적에 따라 서울대 지균을 준비하던 A군은 학교와 지원학과를 두고 의견이 갈려 결국 추천서를 받지 못하게 됐다. A군은 서울대 특정 학과에 대한 지원 의지를 밝혔으나, 학교에서는 해당 학과 합격 가능성이 낮다고 봐 A군보다 내신 성적이 낮은 다른 학생을 선발했다. A군은 내신 성적 1등인 자신이 학교장 추천을 받지 못한 것은 추천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학교 측은 심의규정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쳐 추천과정에 문제가 없다며 반박하는 상태다.

<학교장 재량에 따른 추천..내신 성적순 오해 통용>
학교장 추천 학생의 선발 방식은 고교별로 자체적 기준에 따른다. 대부분의 고교는 통상 내신 성적순에 따라 차례대로 학생을 추천한다. 1등 학생에게 우선권을 주고 추천권을 포기하면 차순위자에게 추천권이 양도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정량평가를 통한 순위가 주어져 추천을 받지 못한 학생이 반발할 여지가 적은 탓이다. 성적 순으로 학교 추천서를 받아내는 관행이 지속돼 ‘지균은 당연히 전교1등이 쓰는 것’이라는 오해도 생긴다. 2명의 학생까지만 학교장 추천서를 받을 수 있어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의 최상위 학생이 각각 1명씩 지균에 응시할 수 있다는 편견도 존재한다.

학교장추천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대학에 일정 수의 학생을 추천해 지원케 하는 전형이다. 서울소재 상위대학 가운데 서울대와 고려대 서울시립대 건국대 동국대 등이 올해 학교장추천전형을 운영한다. 학교장추천을 운영하는 대학들은 고교에 어떤 학생을 추천해달라는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고려대는 ▲고려대가 추구하는 인재상에 부합하고, 고려대 진학에 적극적 의지를 지닌 자 ▲고교활동, 학생회활동/봉사활동 등 비교과활동에도 적극적인 자 ▲전공 영역에 대한 잠재력과 창의적인 문제해결력을 갖춘 자로 기준을 제시한다. 건국대는 ‘인성과 학업역량이 우수하고 타의 모범이 되어 고교에서 추천을 받은 자’로 전형자격을 설정했다. 폭넓은 가이드라인으로 기준을 대학이 직접 제시하지 않고, 고교에 따라 재량껏 학생을 추천하도록 한 것이다.

고교에 재량을 부여한 것은 고교에 자율권을 부여하는 취지나, 학교장 추천은 현장에서 오해와 의심을 자아낸다. 내신 성적은 비교적 부족하지만 충실한 학교생활과 다양한 비교과활동을 한 학생이 추천서를 받아 부정의혹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지균은 같은 학종인 일반전형에 비해 학교장 추천을 받은 학생만 지원할 수 있어 경쟁률이 낮다는 장점을 갖는다. 지난해 서울대 수시에서 일반전형 경쟁률 9.08대1(1688명 모집/15320명 지원)에 비해 지균은 3.47대1(681명 모집/2364명 지원)로 크게 차이가 났다. 지균이 본인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학교장추천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성적순으로 추천할 필요 없어..고교 재량 따른 추천 우선>
전교1등 지균이라는 통념은 말썽을 피하기 위한 장치일 뿐 대학측의 입장과는 무관하다. 서울대는 올해 5월 웹진 아로리 4호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의 오해와 진실’ 항목을 통해 지균에 대해 퍼져 있는 편견을 하나씩 반박했다. 지균 학생추천에는 각 학교를 대표할 만한 우수한 학생들을 고교에서 정한 규정에 따라 추천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지균이 포함되는 학종은 교과성적만을 평가해 선발하지 않는다는 설명이 덧붙었다. 계열에 따라 1명씩 추천하는 관행도 재량에 따라 자연계 2명 또는 인문계 2명과 같은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과를 중심으로 연계된 비교과를 종합평가하는 학종은 내신의 정량평가와 거리가 멀다. 학생부는 전 교과의 충실한 이수여부와 전공분야에 대한 관심, 학생의 잠재력 등을 평가하는 데 반영된다. 학생부교과전형과 달리 내신성적이 높다고 해서 유리하지 않다는 뜻이다. 자소서, 추천서 등 서류와 비교과 활동에서 나타나는 학생의 꿈에 대한 열정을 교과영역에서 증명해야 하는 과제는 남아있으나, 내신 상위 1,2등의 학생만 지균을 노려야 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실제로 사교육에 의존해 문제풀이 중심의 수능 준비로 학생부가 전혀 갖춰지지 않아 불합격이 예상되는 학생이 내신 성적순으로 추천서를 받아 결국 불합격한 사례도 있다. 해당 학교에서는 자세한 내막이 학생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이후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균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적순에 따라 합격가능성을 검토하지 않은 채 주어진 추천서가 오히려 서울대 진학의 기회를 앗아간 사례다.

<합격가능성 위한 고교 기준..같은 계열 2명이 추천서 받기도>
고교별로 추천을 받을 수 있는 학생이 한정돼 고교에서는 최대한 합격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추천기준을 운용하기도 한다. 특히, 교육여건이 부족한 지방 일반고나 수능실적을 내지 못하는 고교에서는 지균을 서울대 합격의 기회로 여겨 최대한 합격가능권의 학생을 추천하려는 경향이 있다. 

합격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고교 자체기준에 따라 한 계열에서 추천서 2장을 모두 가져가는 경우도 있다. 서울대는 ‘2017학년 서울대 학종 안내’를 통해 인문계 학생 2명 지원 2명 합격의 실제사례는 공개했다. 2015학년 지방 일반고인 여수 중앙여고는 선발인원이 훨씬 많은 자연계열 추천을 포기하고 인문계열 2명을 추천해 2명 모두 합격시켰다. 서울대가 계열에 구애받지 않고 선발을 진행한다는 반증으로 고교에서 반드시 계열별 1명의 추천을 고집할 필요가 없는 실질적 케이스인 셈이다.  학교 관계자는 “심의규정에 따라 내신 성적순으로 지균에 지원할 용의가 있는지 물어본다”면서도 “계열별로 1명씩을 추천하기보다는 수능최저 충족가능성 등 합격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학생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2015학년 지균 추천학생 선발과정에서도 자연계열 최상위 학생의 모의고사 성적 등을 살핀 결과 심의위원회에서 충족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을 내렸다. 관계자는 “지균이 지역분배의 성격을 갖기 때문에 최대한 기회를 살려 서울대 합격권의 학생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지균은 각 고교에서 학교장이 2명 이내로 추천한 학생들 중에 합격자를 선발하는 전형으로 지방일반고의 우수학생에게 기회를 주는 지역분배의 취지를 갖고 있다. 강남3구와 같이 사교육이 밀집된 지역 뿐 아니라 교육여건이 부족한 지역도 서울대 입시실적을 낼 수 있도록 배려하는 전형인 셈이다. 특목/자사고의 지원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통상 일반고를 위한 전형으로 인식된다. 지난해 서울대 등록실적에서도 전체 567명의 지균 등록자 중 광역자사고 32명, 전국 자사고 3명, 특성화고 1명을 제외한 나머지 531명은 전부 일반고(자공고, 자율학교 포함) 출신으로 채워졌다.

<학교 재량 인정하되, 합격가능성 등 기준 제시해야>
모든 학생에게 기회가 열려있는 전형과 달리 지균을 비롯한 학교장추천전형은 제한된 인원만 전형에 도전할 수 있다. 일부 학생들이 전형에 대한 이해 없이 성적에 따라 추천서를 요구하는 태도는 지균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최고 대학인 서울대 합격이 달린 문제인 만큼 고교에서도 공정성과 안정성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된다.

학교장 추천에 대한 논란은 시비거리를 만들지 않기 위해 내신 성적이 높은 학생에게 순차적으로 추천서를 줘온 고교의 관행이 만든 결과다.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A군과 부실한 학생부에도 추천서를 받은 학생은 학교장추천에서 추천권이 학교에 있다는 사실보다 내신 성적순이라는 기존의 관습을 고집했다. 각 고교를 대표할만한 우수한 학생들이 고교 기준에 따라 추천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이 분명하게 서지 않아 생긴 해프닝인 셈이다.

전형의 학생선발 원칙에 맞춰 적절한 학생에게 추천서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고교생활에 충실하고 확고한 진로를 교과영역의 틀에서 비교과로 확장해 풀어나가는 지균 등 학종의 본질에 따라 고교의 학생추천 기준이 정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학교장의 재량은 분명 존중돼야 한다”면서 “고교에서도 단순히 내신 성적만을 근거로 하기보다 전형취지에 맞는 추천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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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표 기자  hongs@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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