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홍승표 기자] 올해 대입 화두 중 하나가 ‘입결’이다. ‘어디가’를 통한 정부주도의 입결공개가 화제에 오르면서 그간 풍문에 휩싸이고 베일에 가려있던 대학별 입결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다만 수시의 대학별 입결은 대학간 비교잣대로 봐서도 안 되고 볼 수도 없다. 대학별로 공개하는 수준과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수시 입결은 지원을 희망하는 대학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비춰보는 잣대로 삼는 데 활용하는 수준이어야 한다. 참고하는 수준에 그쳐야 한다는 얘기다. 학생부 외의 평가요소라는 변수가 자리하는데다 교과100%로 운영되는 일부 대학의 학생부교과전형의 교과 입결조차도 해마다 달라지는 지원 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수험생 입장에선 어느 정도 가늠이라도 할 수 있다면 그만한 단비가 없다. 사교육시장이 관련 컨설팅으로 활황인 배경이다. 경희대의 입결 공개방식은 공급자 위주인 대교협의 ‘어디가’와는 결이 다르다. 철저히 고교연계의 차원에서 접근해 실질적이다. 경희대는 올해 고교교사들을 대상으로 배포해온 입결 자료집을 보완, 입학정보 사이트 ‘LiOn-line’을 통해 입결을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최근 3년간의 전형별 모집단위별 합격자/1단계합격자/지원자의 학생부등급 평균과 분포 도표를 담았다. 특히 분포 도표의 경우 합격 ‘레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알찬 자료다. 경쟁률은 물론 충원율에 논술 수능최저 충족률까지도 100% 공개했다. 지원자 풀에 따라 특히 출렁임에도 불구하고 전형 내 평가요소별 점수까지 공개하면서, ‘풍문’에 정면돌파하는 ‘팩트’를 통해 철저히 수요자 입장으로 접근하는 ‘착한 입결’의 전범을 선보였다.

<확실한 고교연계, 교사 대상 ‘입결’ 투명 공개>
경희대가 올해 전국 고교교사를 대상으로 한 ‘경희대학교 2016학년도 입학전형 통계자료’ 배포와 이에 더해 교사뿐 아니라 수험생도 접근 가능한 입학정보 사이트 ‘LiOn-line’의 개통은 수많은 대학들이 진행하고 있는 고교연계활동 가운데 단연 으뜸이라 할만하다. 대부분 대학이 ‘극비’에 부쳐 온 입결을 투명하고 이해하기 쉽게 공개한 덕이다.

책자와 사이트에는 수시(최근 3개년)/정시(1개년)의 전형별/모집단위별 입결이 수록되어 있다. 이미 공개되어 있는 경쟁률 외에도 추가합격 현황, 논술전형 합격자의 논술성적 및 수능최저 충족률, 학생부종합전형 합격자의 학생부등급과 서류점수 및 면접점수, 수시모집 전형의 합격자 및 불합격자의 학생부 등급 분포, 정시모집의 합격자 수능성적 현황에 면접 없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서류평가 결과까지 입결 전체를 공개했다. 추가(3차)합격자의 성적까지 고려했다는 데서 과대포장된 일부 타 대학 입결에 따른 대학서열 불이익을 우려하기보다는 ‘실질 정보’를 공개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조희권 경희대 입학사정관은 “해마다 지원자의 풀이 달라지기 때문에 해당 정보가 올해도 100% 일치할 것이란 보장도 없고, 공개된 평가요소별 점수 역시 큰 의미가 있는 절대적 잣대는 아니지만, 사교육 의존 없이 제자의 대입 지원을 고민해야 하는 고교 교사들의 입장을 고려해 아예 100% 공개한다는 것이 경희대 입학처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학종대표 ‘네오르네상스’.. 교과평균 의예1.33부터 러시아어4.06까지>
경희대 학생부종합전형의 대표 격인 네오르네상스전형에서 2016학년 합격자 등급 평균이 가장 높은 모집단위는 의예과다. 1.33등급이다. 이어 화학공학과(1.67) 화학과(1.71) 간호학과자연(1.71) 생체의공학과(1.73) 순이다. 가장 낮은 모집단위는 러시아어과다. 4.06등급이다. 이어 관광학부(3.93) 태권도학과(3.83) 주거환경학과(3.71) 일본어학과(3.62) 순이다. 관심 높은 한의예과(인문)는 2.54등급, 한의예과(자연)은 2.10등급, 치의예과는 2.41등급이다. Hospitality경영학부는 2.34등급, 떠오르는 우주과학과는 2.04등급이다.

다만 학종에서 학생부 등급은 절대적인 요소가 아니다. 네오르네상스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자소서 등 필수서류와 추천서 등 선택서류를 검증해 3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1단계성적 70%와 면접 30%를 반영하는 단계별 전형방식이다. 면접을 보기 전 서류만 평가하는 1단계부터 합격자의 학생부 등급 범위가 상당한 편이다. 합격자 평균등급이 3.10인 영어학부의 경우 1단계 합격자 분포가 4~5등급대도 상당하고 심지어 6등급대도 있다. 합격자 평균 등급이 2.68인 물리학과의 경우 물론 1~2등급 구간에 대부분이 몰려 있긴 하지만 3등급대 4등급대는 물론 6등급대와 심지어 7등급대도 1단계 합격했다. 의예과 역시 1.33이 평균이지만, 2등급대 1단계 합격자도 있는 식이다. 경희대가 1단계 평가에서 학생부 등급을 절대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올해 수도권 지원자도 품에 안으며 ‘고교대학연계전형’으로 명칭을 바꾼 지역균형전형의 경우 학교장추천의 조건과 서류100%(2016학년 학생부교과70%+학생부등서류종합평가30%, 2017학년 60%+40%) 때문인지 네오르네상스전형 대비 합격자 학생부 등급 평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가장 높은 모집단위는 정치외교학과와 화학과다. 각 1.25등급이다. 이어 약과학과와 화학공학과가 각 1.31등급, 아동가족학과가 1.32등급이다. 가장 낮은 모집단위는 사회기반시스템공학과로 3.20등급이다. 이어 일본어학과(3.01) 지리학과(자연)(2.19) 건축공학과(2.03) 환경학및환경공학과(2.01) 순이다. 면접을 실시하지 않아 지원자의 학생부 등급 분포를 고려했을 때, 합격자 평균이 1.99등급인 의상학과의 경우 2등급대와 3등급까지 합격했다. 사회기반시스템공학과의 경우 3.20의 합격자 평균이지만 5등급도 합격했다. 다만, 면접 없는 학종이라는 데서 지원자 풀에 따라 합격자의 최저 학생부 분포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특목고 출신을 배제한 학교생활충실자전형의 경우 특히 많은 수험생들이 입결에 관심을 가질만하다. 고교대학연계전형과 같이 면접 없이 올해 학생부교과60%+학생부비교과및서류평가40%의 전형방식으로 합격자의 학생부 등급에 대한 관심 역시 클 수밖에 없다. 역시 지역균형과 마찬가지로 네오르네상스전형 대비 등급이 높은 편이다. 가장 높은 모집단위는 언론정보학과로 1.17등급이다. 이어 자율전공학과(1.18) 경제학과(1.20) 정치외교학과 수학과(각 1.22) 순이다. 가장 낮은 모집단위는 태권도학과로 3.40등급이다. 이어 건축공학과(2.44) 한약학과(2.35) 주거환경학과(2.18) 원예생명공학과(2.16) 순이다. 학교생활충실자전형 합격자의 경우 타 학종 전형과 달리 합격자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는 등급 사례는 없었다.

한편 경희대는 2015학년 네오르네상스전형에서 의예과 치의예과 한의예과에도 수능최저를 폐지, 학종에 관해서는 수능최저 ‘전면철폐’를 단행해 학종 선도 대학의 면모를 과시했다.

<논술, 교과평균 한의예2.03부터 원예생명4.79까지.. 수능최저 충족률 평균 44%>
2016 논술전형 합격자 평균 학생부 교과 등급이 가장 높은 모집단위는 한의예과(인문)으로 2.03등급이다. 합격자 평균이 1등급 대부터 시작하는 학교생활충실자(1등급 대 59개 모집단위) 지역균형(42개) 네오르네상스(16개) 대비 부담이 적은 편이다. 논술 실시 모집단위 67개 가운데 2등급대가 21개, 3등급대가 41개, 4등급대가 5개다.

논술은 무엇보다 수능최저의 충족률이 관심 높다. 경희대는 2016학년에 논술전형 925명 모집에 4만7565명의 지원을 받아 51.4대 1의 평균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한의예과(인문)이 12명 모집에 1693명의 지원으로 141.1대 1, 의예과가 29명 모집에 3719명의 지원으로 128.2대 1의 매우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수능최저 충족률이 평균 44%에 그치면서, 실질 경쟁률은 하락했다. 지원자 4만7565명 중 수능최저 충족자는 2만1016명이다. 925명을 모집했으므로, 수능최저 충족을 반영한 실질경쟁률은 22.72대 1로 크게 떨어진다. 141.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한의예과(인문)의 경우 수능최저 충족률은 39%에 그쳤다. 지원자 1693명 가운데 665명만이 수능최저를 충족했다. 128.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의예과는 지원자 3719명 가운데 1423명만이 수능최저를 충족, 충족률 38%다.

수능최저 충족률이 가장 낮은 모집단위는 건축학과(5년제/인문)이다. 지원자 179명 중 24명만이 수능최저를 충족, 충족률 13%다. 수능최저 충족률이 가장 높은 모집단위는 화학과다. 지원자 806명 중 542명이 수능최저를 충족, 충족률 67%다.

물론 수능최저 충족률 역시 해마다 달라지는 지원자 풀에 따라 출렁인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기함할 정도로 높은 논술전형의 경쟁률에 겁 먹기보다는, 수능최저를 충족할 정도의 기본실력을 갖춘 상태에서 논술전형에 지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경희대의 올해 논술전형 수능최저는 ▲인문=국어 수학(가/나) 영어 사/과탐 중 2개 등급합 4이내 ▲한의예(인문)=국어 수학(나) 영어 사회탐구 중 3개 등급합 4이내 ▲자연=국어 수학(가) 영어 과탐 중 2개 등급합 5이내 ▲의예 치의예 한의예(자연)=국어 수학(가) 영어 과탐 3개 등급합 4이내 ▲예/체능=국어 영어 중 1개 3등급 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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