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전문가 양성.. 학비무료, 군 장교 임용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최상위권 대학인 고려대에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특성화학과는 2011년 국방부와 맺은 협약에 근거해 2012학년 입시부터 신입생선발을 시작한 사이버국방학과다. 전문 정보보호 엘리트 장교를 양성하는 사이버국방학과는 정보화시대의 부작용인 사이버공간에서의 범죄 등을 막기 위해 설립된 학과다.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는 사이버전에 대응하는 세계최초의 학과로 꼽힌다. 타 대학과 달리 고려대에는 정보보호연구기관 중 단연 최고의 입지를 지닌 정보보호대학원이 2000년부터 존재했기에 학과신설이 가능했다.

사이버국방학과의 장점 중 손꼽히는 것은 졸업 시 군장교로 임용되기 때문에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취업난과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사물인터넷 시대가 부쩍 다가오고, 전자상거래가 일상이 돼가는 사회상을 고려하면 사이버국방학은 발전가능성이 매우 큰 블루오션으로 평가된다.

▲ 최상위권 대학인 고려대에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특성화학과는 2011년 국방부와 맺은 협약에 근거해 2012학년 입시부터 신입생선발을 시작, 전문 정보보호 엘리트장교를 양성하는 사이버국방학과다./사진=베리타스알파DB

신입생들은 전액국가장학금과 학업보조비 등을 제공받아가며, 법학/수학/군사학/정책학/심리학/컴퓨터공학 등이 융합돼있는 사이버국방학을 배우게 된다. 1학년 때는 기초이론/기초소양 수준을 배우는 수준이지만, 2학년부터는 고급 소프트웨어/네트워크 이론 및 기술교육을 배우며 본격적인 사이버국방학의 세계로 뛰어든다. 3학년은 정보보호 전문가 수준의 고급 정보보호이론/기술, 4학년은 실습위주의 교육을 통한 실전능력 배양 순으로 교육과정이 전개된다. 학년별 세부과목은 군사기밀로 지정돼있어 공개하지 않는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재학생들은 세계해킹대회 데프콘 본선에 진출하고, 각종 국내/외 해킹방어대회 등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며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사이버국방학과는 졸업 후 군 장교로 임용되지만 추후 여러 갈래의 선택지를 고를 수도 있다. 7년의 의무복무 생활을 거친 후 군에 남아 사이버국방전문가로서 실력을 키워나갈 수 있으며, 정부기관/연구소, 기업, 보안전문업체, 로펌, 금융사 등에 취업하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금융사의 경우 국내 36개 금융사가 보안전담임원인 CISO(최고정보보호책임자)를 필수로 둬야 한다는 점에서 취업 시 메리트가 있다. 다소 연관이 없어 보이는 로펌은 최근 사이버범죄, 디지털 증거 등이 크게 늘면서 사이버 보안전문가들을 특별 채용하는 추세다.
 
<2017 수시 18명.. 과학인재(특기자) 단일 선발>
2017 수시에서 고려대는 사이버국방학과 선발을 특기자전형인 과학인재전형에서만 실시한다. 모집인원은 18명으로 여학생은 10% 이내에서만 선발 가능하다. 별다른 지원자격 제한은 없다. 특기자전형이면 응당 있을 법한 특정 과목 이수단위제한 등도 없고, 오로지 수학/과학 분야에서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관련 분야에 재능/열정을 보인 학생이란 요건만이 제시된다. 단, 군 인사법 제10조에 따른 장교임용 결격사유에 저촉되지 않아야 하므로 만 16세(2001년 7월1일 이전 출생자)부터 23세(1993년 7월2일 이후 출생자)까지만 지원 가능하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 2017학년 입시를 치르는 통상의 고3 재학생이 98년생임을 감안하면 일반적인 6수생까지 지원할 수 있다. 동일 시기에 교육과정을 이수했음에도 출생일에 따라 지원 여부가 갈리는 93년생의 형평문제는 추후 개선이 필요한 지점이다.
 
전형방법은 서류 100%로 1단계에서 3배수 내외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1단계성적 70%와 면접 20%, 기타(군 면접과 체력검정) 20%를 합산해 합격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수능최저는 적용하지 않는다. 전형단계에서 누차 활용되는 서류평가는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를 기반으로 하며, 기타 활동증빙서류들도 평가에서 활용한다. 
 
군 장교 임용이 예정된 모집단위인만큼 사관학교들과 마찬가지로 신원조회 인성검사 신체검사 체력검정 등을 치러야 하며, 대학에서 실시하는 면접에 더해 군 자체면접까지 강도 높은 선발절차를 거쳐야 한다. 단, 신원조회와 신체검사는 합/불만을 가리는 전형요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높지 않지만, 인성검사는 군 면접 시 참고자료로 활용되며, 체력검정은 최종선발에 반영된다는 차이가 있다. 
 
과학인재전형 지원자를 대상으로 실시되는 대학자체 면접에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2인 이상의 면접관이 참여한다. 제시문을 주고 답변준비시간을 제공한 후 답변을 마무리하기까지 총 18분간 진행하는 방식이다. 과학인재로서의 발전가능성과 고려대 인재상에 부합하는지 등을 측정한다. 군 면접은 신체균형과 자세, 발성과 발음, 국가관과 리더십, 지원동기, 성장환경, 품성, 인성, 표현력과 논리성 등을 평가하는 면접이다. 
 
<특성화학과 왜 주목해야 하나.. 수시지원전략 수립의 열쇠>
수시 원서접수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6장의 카드를 확정 짓지 못하는 수험생이라면 대학별 특성화학과에 눈을 돌려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학들이 내세우는 간판학과들이다 보니 취업난의 한파에서도 한숨 돌릴 수 있는 학과들인데다가 입학 시 전액장학금, 학업보조비 등이 지원되고, 해외연수 기회가 주어지는 등 각종 혜택이 풍부하게 마련돼있기 때문이다.

특성화된 커리큘럼에 파격적인 장학혜택/지원 등이 더해지는 특성화학과들은 항상 수험생들의 관심 대상이다. 여기에 올해는 프라임사업에 선정된 대학들이 만든 신설 ‘프라임학과’들까지 더해지며 특성화학과가 부쩍 늘어났다. 수험생들의 선택지가 더욱 다변화된 셈이다.

물론 수시지원전략은 전통적 통념에 따른 대학의 네임 밸류를 기준으로 이뤄지거나 수시확대로 다양해진 전형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쉽다. 기본적으로 수시는 이후 정시를 고려해 상향지원을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매년 좁아져만 가는 정시문턱을 넘을 자신이 없는 수험생들은 수시의 합격가능성을 높이는 일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대학의 네임 밸류, 동일한 전형 중심으로 합격 가능성만을 고려한 지원전략을 수립하면, 대학에 합격하더라도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금 입시에 뛰어들어야 할 개연성이 존재한다. 지난해 국감에서 나왔던 2014년 1학기 휴학/자퇴율을 보면, 143개 대학에서 1학년1학기에 휴학한 인원은 9829명, 자퇴한 인원은 5005명으로 1만5000여 명에 달하는 신입생들이 1년도 되지 않아 다른 길을 모색하고 있었다. 군휴학 등이 포함됐다고 하나 1학기를 마친 후 군에 가는 경우의 수는 적다. 대부분 대학 네임 밸류와 전형중심으로 지원전략을 수립한 학생들로 상당수는 반수/재수에 뛰어들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힘겹게 입학한 대학을 뒤로 하고 다시금 입시에 뛰어드는 일을 막기 위해서는 지원전략 수립 시 학과중심의 지원을 고려해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특성화학과에서 적응을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학의 이름값으로 접근하거나 전형을 중심으로 합격 가능성만을 토대로 진학하는 것에 비해 중도포기 가능성은 낮아지게 마련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간판학과’라고 불리기도 하는 특성화학과는 대학들이 치열한 입시판에서 우수인재를 선점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만든 학과들이다. 서울대에 특성화학과가 없는 이유는 굳이 우수인재를 선점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특성화학과들은 각종 혜택이 제공돼 상대적으로 대학 내 다른 학과들에 비해 우수한 인재들이 많다. 장학금 전액면제에 더해 기숙사비, 학업보조비 등을 지급하는 곳도 있으며 고시반/기숙사 등 시설이용 시에도 우선권이 주어지기도 한다. 학력고사/정시 등 점수 위주로 이뤄지던 천편일률적인 대학 줄 세우기는 최근 학종을 중심으로 한 수시확대 등으로 흐릿해진 상태다. 정시가 입시의 중심이던 시절에는 무조건 이름값이 높은 대학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대학이름에 따른 지원경향이 없어져 가는 추세다. 대부분의 특성화학과들은 취업난에서 한 발 비껴서 있으며, 미래전망도 밝다. 지원을 적극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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