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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고 임직원자녀 축소 ‘선발권 강화로 경쟁력 확대’조건부의 의미.. ‘대선 지자체 선거이후 +하나금융 압박카드’

[베리타스알파=김경, 최희연 기자] 하나고는 8월18일, ‘하나금융 등으로부터 출연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를 조건으로 2019학년까지 매년 1/3씩 임직원자녀전형의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방안을 서울교육청에 제시, 2017 요강을 승인 받아 공개했다. 하나고의 결정은 외형적으로 요강공개 시한을 8일이나 넘긴 상황에서 선의의 피해자로 몰린 수험생 보호를 위해 무리한 서울교육청의 요구를 수용한 모양새다.

시의회 특위를 등에 업은 서울교육청과의 힘겨루기에서 패배한 것으로 보이는 하나고의 임직원전형 축소카드가 담은 의미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요강승인을 빌미로 한 서울교육청의 압박을 단계적 축소로 받아 소나기를 피하는 한편 조건부를 걸어 은행법 시행령으로 지원이 끊긴 하나금융에게 해법을 압박하는 의미라고 본다. 3년간의 시한을 통해 대선은 물론 서울시장 교육감 선거 이후의 상황변화를 겨냥해 시간을 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하나고 결정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임직원전형이 줄어든 비율만큼 일반전형 확대로 이어지면서 학교경쟁력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하나고는 내부고발로 촉발된 입시부정의혹사태라는 초유의 위기를 서울대 수시실적을 통한 입증한 학교경쟁력 그리고 전국단위 자사고 최고의 경쟁률이라는 수요자의 호응으로 정면돌파했다. 일반전형이 확대될 경우 선발효과를 등에 업은 하나고의 경쟁력 상승은 불 보듯 뻔한 일이 된다.
 
이번 사태의 해결은 하나고가 서울교육청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으로 마무리됐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는 남는다. 요강공개 무기한 연기의 단초를 제공하고 수험생들을 최대 피해자로 몰아간 당사자가 교육당국이었다는 점이다. 교육당국이 입시를 준비해온 임직원자녀뿐 아니라 서울지역 수험생들까지 올해 요강 공개가 불투명해지면서 피해자로 내몰릴 뻔했다. 게다가 만에 하나 전형폐지까지 확정되었다면 3년간 입시를 준비해온 임직원 자녀 수험생들은 고스란히 선의의 피해자로 남을 수 있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결국 이번 교육청의 요강승인을 고리로 한 압박은 하나고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다. 조건부를 통해 하나금융을 압박하는 한편 일반전형 확대를 통해 선발권 강화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3년이라는 시한도 절묘하다. 하나고를 둘러싼 정치적 환경이 바뀌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하나고는 이명박정권의 최대 수혜자라는 평가를 바탕으로 박근혜정권의 묵시적 동조아래 야권이 장악한 서울시 서울시의회 서울교육청의 3각 파도를 감당해야 했다. 학교의 설립과 운영을 놓고 7년의 시차 만에 정권과 당사자가 바뀌었다고 정책을 뒤집는 건 심각한 문제다.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의 문제로 몰아가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고는 지난해 개교이래 최대위기를 서울대 실적이라는 스스로의 경쟁력으로 존재이유를 분명히 했고 전국단위 자사고 경쟁률 1위를 통해 수요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문제해결의 방향을 학교경쟁력 강화 쪽으로 잡았다는 게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앞으로 하나고의 선택이 일반전형 전체를 전국모집으로 바꾸든 강남3구 제한을 푸는 방식으로 가든 결국 일반전형 확대를 통해 선발권 강화로 귀결되리라 본다. 조건부를 통해 정권교체 이후 환경변화와 하나금융의 지원재개의 가능성을 열어두었지만 궁극적인 학교브랜드는 수요자에게 달려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하나고가 2019학년까지 매년 1/3씩 임직원자녀전형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을 서울교육청에 제시, 2017 요강을 승인받아 공개했다. 요강승인을 빌미로 하는 서울교육청의 압박에 무너진 모양새지만, 일반전형의 확대를 등에 업고 하나고의 경쟁력이 상승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임직원전형 축소의 영향, 일반전형 확대>
하나고는 서울교육청에 제출한 임직원자녀전형(이하 임직원전형)의 조건부 단계적 축소안에 따라 당장 올해 임직원자녀전형의 규모를 축소한다. 모집비율은 정원 200명의 20%인 40명에서 올해 2017학년에 13%인 26명으로 줄고, 2018학년에 6%인 12명으로 줄어든 이후 2019학년에 선발하지 않는다는 게 축소안의 의한 모집인원의 변화다.

축소안에 따라 올해 실시하는 2017학년 입시에선 기존 40명이던 임직원전형의 모집인원이 26명으로 14명 축소되면서 일반전형 모집인원이 14명 확대되는 풍선효과를 낳았다. 하나고는 정원내 200명을 서울모집과 전국모집으로 구분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서울모집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제외한 서울지역 중학생을 대상으로 120명 모집이었다. 전국모집은 하나임직원자녀를 대상으로 40명 모집이었다. 나머지 40명은 사회통합전형으로 서울모집과 전국모집으로 구분된다. 올해 임직원자녀 모집인원이 26명(남13명/여13명)으로 14명 축소됨에 따라 이 인원은 서울모집 일반전형으로 옮겨간다. 지난해 120명이었던 일반전형 인원이 올해 134명(남67명/여67명)으로 확대되면서 오히려 서울지역 수험생들의 기회는 커졌다. 사회통합은 작년과 동일하게 40명(남20명/여20명)이다. 서울20명과 전국20명으로 다시 나뉘며, 사통전국은 다문화가정자녀와 군인자녀에만 허용한다.

하나고의 임직원전형 축소는 오히려 일반전형 확대로 귀결되면서 하나고의 경쟁력 강화가 예견되는 전개다. 한 전문가는 “임직원전형은 대개 일반전형 대비 자원이 약한 측면이 있다”며 “하나고는 강남3구 제한으로 인해 교육특구 선발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음에도 괄목할 수시체제로 대입실적을 내고 있다는 데서 임직원전형의 단계적 축소, 다시 말해 일반전형의 단계적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임직원전형 축소의 배경, 교육청 ‘행정갑질’>
하나고의 2017 요강사태는 파행으로 치닫는 분위기였다는 데 교육계 충격이 크다. 올해 급작스레 하나고의 임직원전형이 축소된 건 서울교육청의 무리한 압박이 결정적 요인이다. 하나고의 요강이 승인된 건 요강공개시한인 8월10일에서 일주일 이상 늦춰진 18일이다. 고입요강의 공개시한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전형 3개월 전까지다. 서울교육청이 정한 2017학년 하나고 원서접수 시작일은 11월10일이다. 3개월 전인 8월10일까지는 요강이 공개됐어야 했지만, 서울교육청은 공개시한 하루 전인 9일, 공문을 통해 임직원전형의 즉각 폐지를 요구했다. 하나금융의 초기투자 600억원 가량으로 건물을 세우고 은행법 시행령 개정안 발표 이전인 2012년까지 매년 20억~30억원의 기금출연을 하나금융으로부터 받아 운영해오는 등 태생적으로 하나금융과의 고리가 형성돼 있는 하나고를 향해 단 하루 만에 임직원전형을 폐지한 요강을 결정지으라는 서울교육청의 요구는 횡포에 가깝다는 게 교육계 시각이다. 하나고가 혼란에 휩싸인 건 물론이고, 요강공개는 10일 당시 무기한 연기됐다.

서울교육청 교육혁신과 안윤호 장학관은 “서울시의회특위로부터 9일 오전 서울시의회 특위 의결사항을 입학전형 요강에 반영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다. 교육청은 입법기관의 의결사항은 반드시 학교에 전달해야 한다는 의무에 따라 공문을 전달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안 장학관은 “하루 안에 수정사항을 반영해 요강을 다시 제출하라 한 것에 대해서는 수정된 요강을 검토/승인해 요강 공개시한을 맞추기 위함”이었다며 “특위가 행정조사를 실시함에 있어서 학교의 전형일정에 대해 고려해야 할 의무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강변했다. 서울시의회 특위 공문을 전달했을 뿐이라는 서울교육청 입장은, 특위 공문 전달로 학교측을 압박한다는 입장에 동조한 것일 뿐 요강 연기를 통한 수험생들의 피해나 3년간 전형을 준비해온 임직원자녀 수험생들에 대한 배려는 없는 조치다.

결과적으로 하나고는 서울교육청에 ‘임직원전형의 조건부 축소안(이하 조건부 축소안)’을 통해 18일 2017 요강을 승인 받을 수 있었다. 축소안은 ‘하나금융 등으로부터 출연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올해 입시부터 2019학년까지 연차적으로 정원의 약 1/3씩 축소한다는 게 골자다.

하나고의 조건부 축소안은 외견상 서울교육청에 무릎 꿇은 하나고의 패배로 보이지만, 서울교육청 행정행위의 정당성은 별개의 사안이다. 서울교육청의 ‘공개시한 하루 전 날’ 임직원전형 폐지 요구에 대해 교육현장은 ‘상식 밖 행정갑질’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교육청의 행태를 선의의 피해자를 배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교육적이고 마감시한을 하루 앞둔 압박이라는 점에서 치졸하다고 비난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우리나라 모든 입시는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당국이 배려한다. 대입은 전형 3년 예고제를 통해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주고 있고 의전원조차 선의의 피해자를 배려해 학사편입을 한시적으로 운영한다”며 “당장 올해 예고도 없이 임직원전형을 없애라고 공문을 보낸 서울교육청은 하나고 입시를 준비해온 전국의 하나고 임직원자녀 수험생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 교육당국으로 최소한의 양식도 없는 셈”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요강 발표 시한 하루 전날 공문을 통해 수정사항을 반영해 요강을 다시 제출하라는 교육청의 태도는 비상식적이길 넘어서 치졸하다. 기업들이 임직원자녀들을 위해 설립한 자사고에 요강승인을 빌미로 하루아침에 폐지하라고 요구한 것은 도를 지나쳤다. 게다가 올해 입시를 준비해온 임직원자녀 수험생들은 선의의 피해자가 되는 게 아닌가. 어느 날 갑자기 3년 동안 준비해온 수험생을 전형을 없애는 방식으로 피해자로 몰아가는 게 교육당국으로 할 수 있는 일인가. 형평성도 어긋난다. 전국단위 자사고인 포철고와 광철고의 임직원자녀전형 축소는 지난 2014학년부터 2017학년까지 매년 5~10%씩 점진적인 방향으로 축소가 진행됐고, 외고 정원 축소와 관련된 사항 역시 2010학년부터 2015학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실시됐다. 하루 만에 전형을 폐지하라는 건 누가 봐도 무리수”라고 주장했다.

서울교육청의 행위가 부당하다고 보는 의견의 근저에는 ‘자사고 폐지’를 공약으로 걸었던 조희연 교육감의 성향이 행정에도 짙게 묻어있다는 데 있다. 여기에 현 서울시의회 구성 이후 특히 하나고에 대한 압박의 수위가 가열차다. 하나고 임직원전형 폐지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지난해 4월 서울시의회 하나고 특혜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이하 시의회특위)로부터다. 시의회특위는 하나고의 재정부족에 따른 학교운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정적인 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법인전입금 중단 원인이 되는 ‘하나임직원자녀전형’ 폐지를 주장했다. 근거는 은행법 시행령 개정안 발표 이후 하나금융의 기금출연이 막히면서 발생한 하나고 자금조달의 문제다. 하나고는 은행법 시행령 개정안 발표 이후 매년 20억~30억원에 달하는 하나금융의 기금출연이 막힌 이후 현재까지 4년째 하나금융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나고는 하나금융이 설립초기투자 600억원 이후 은행법 시행령 개정안 발표 이전인 2012년까지 매년 20억~30억원의 기금출연을 받아 운영해오는 등 태생적으로 하나금융과 고리가 연결되어 있다. 문제는 2013년 은행법 시행령 개정안 발표 이후 하나금융의 지원이 끊기면서부터다. 2013년 7월 대가성 출연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이 발표됐고, 은행법은 정원의 20%를 할당하는 하나고의 임직원전형 모집방식을 ‘대가성’이라고 판단, 하나고에 대한 하나금융의 기금 출연을 금지했다. 하나고는 2013년부터 하나금융의 기금 출연이 없는 상태다. 현재 학교가 보유하고 있는 유동자산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하나고의 현 재정 수준은 향후 몇 년 간 학교운영에 차질이 없다는 학교 측 설명이 올 초에 있었지만, 장기화된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서울시의회는 요강공개시한인 10일 직전 8일에는 행정사무조사를 통해 2017학년 모집에서 임직원전형에 대한 즉각적인 폐지를 촉구, 임직원자녀전형 폐지가 반영되지 않을 경우 서울교육청이 입학 요강 승인을 불허할 것을 강력히 주장했고, 교육청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사태가 전개됐다. 학교측 입장은 간단치 않다. 임직원전형을 폐지하면 하나금융 기금 출연의 법적인 제한은 사라지지만, 하나금융이 하나고에 기금을 출연할 이유 역시 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 하나금융은 임직원전형 폐지 시 재정지원 여부에 대한 확답을 내지 않은 상태다. 하나금융은 재정지원을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임직원전형이 없다는 이유로 이사회에서 기금 출연을 반대하면 학교측은 할 말이 없다는 주장이다.

다만 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을 근거로 하나고에 대해 임직원전형 폐지를 요구하기엔 타 지역과의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는 문제가 생긴다. 현재 대기업의 출연으로 설립되면서 임직원전형을 운영하는 포항제철고(포스코) 광양제철고(포스코) 인천하늘고(인천국제공항공사) 가운데 포철고와 광철고는 4년째 임직원전형의 규모를 줄여 2017학년에야 정원의 50%로 축소했고, 더 이상의 축소계획은 없는 상태다. 정원 200명에 불과한 하나고 대비 덩치가 큰 학교들로 정원의 50% 인원도 포철고 208명, 광철고 176명으로 상당하다. 인천하늘고 역시 정원의 40%에 해당하는 90명을 임직원전형(정식명칭 인천공항종사자전형)으로 선발한다. 반면 서울교육청에 의해 폐지 운운되는 하나고의 임직원전형 모집인원은 조건부 축소안 발표 이전 2016학년까지만 해도 정원의 20%인 40명에 불과했다. 올해는 이마저도 축소, 정원의 13%인 불과 26명을 임직원전형으로 선발한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서울교육청의 하나고의 임직원전형 폐지 요구는 조희연 교육감이 선거 당시부터 견지해온 자사고 고사정책 일환의 하나에 불과해 보인다”며 “조 교육감에서 비롯한 서울교육청의 정치적 스텐스와 하나고를 견제해온 서울시의회 특위의 맥락으로 봤을 때, 정당성을 확보하기엔 근거가 부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하나고가 서울교육청에 대해 조건부 축소안으로 불을 끄게 된 배경에는 우선 교육수요자에 대한 배려의 차원이라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형 3개월도 안 남은 시점에서 요강 발표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빚어질 혼란을 한 발짝 양보하면서 막았다는 평가다.

여기에 교육청 압박에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조건부’ 축소를 통해 하나금융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관계자는 “서울교육청의 무리한 요구를 절충 차원인 ‘조건부 축소안’으로 수렴한 하나고는 수요자 배려 차원에서의 발상에서 출발했겠지만, 결과적으론 하나금융을 압박하는 기제도 마련한 셈이 됐다. 2013년 이후 기금출연이 없는 하나금융에 계속해서 임직원전형을 운영해온 하나고 입장에선 은행법 시행령 개정안 발표 이후 그렇다 할 액션이 없는 하나금융이 야속할 수도 있을 터”라며 “하나금융 입장에선 임직원 축소안의 ‘조건’에 동기를 얻을 수도 있다. 하나금융의 적극적 입장피력의 액션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학교출연 부문에 대해선 ‘대가성’의 범주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임직원 축소 수용 조건부의 의미>
하나고의 임직원전형 축소는 ‘조건부’다. 축소의 조건은 ‘하나고의 임직원전형 모집비율이 하나금융 등으로부터 출연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다. 하나금융의 출연이 정상화된다면, 축소안은 폐기된다. 임직원전형의 규모는 폐기 당시의 인원으로 갈지 다시 정원의 20%로 회귀할지는 논의조차 되지 않았지만, 분명한 건 하나금융의 출연 정상화 이후 축소안은 없던 일이 된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매년 정원의 1/3에 해당하는 인원을 축소한다는 것은 향후 3년의 시간을 확보한 셈도 된다. 축소안에 따라 임직원전형 모집인원이 아예 없어지는 2019학년 요강을 결정하는 2018년 8월까지, 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의 향배 외에도 변수는 많다. 무엇보다 정권교체 가능성이다. 현 지자체장의 임기는 2018년 6월30일까지다. 대선이 2017년 12월20일에 실시되고, 지방선거는 2018년 6월13일에 실시된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하나고는 서울시에 하나금융이 협조하면서 세워진 학교지만 진보진영 교육감이 선출되고 민주당이 서울시의회를 장악한 이후 끊임 없이 정치권에 의해 휘둘려온 대표적 학교”라며 “하나고 축소안이 바닥나는 2018년 여름 이전에 치러질 대선과 지방선거 이후 결과에 따라 하나고의 숨통이 트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학교와 수요자를 피해자로 몰아.. 정치쟁점화 온당한가>
하나고 사태는 많은 정치적 복선들로 학교와 수요자가 피해를 본 사례로 남을 듯하다. 하나고는 이명박 전 대통령,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하나금융이 협의를 통해 탄생한 학교다. 정부의 자사고 확대와 서울강북지역개발 방침이 맞물리면서 설립됐다. 서울시가 은평/길음뉴타운을 조성하는 과정에 우수학교 유치의 필요성이 있었지만 서울시의 자립형사립고 유치공고에도 나서는 곳이 없었다. 길음은 결국 유치에 실패했고, 하나고가 자리한 은평의 경우 대교가 나섰다가 포기했다. 당시 학교부지는 전기 수돗물도 들어오지 않는 야산지역이었던데다 반듯한 지형이 아닌 산자락 밑의 기다란 지형으로 학교부지로 부적합하다는 대교측 판단도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사자들은 ‘까다로운 학교설립 절차’를 문제 삼았다. 대교의 급작스런 포기 이후 급박해진 서울시에 하나금융이 학교설립 의사를 냈고, 2008년 12월31일 자립형사립고로 지정 받아 서울소재 유일한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로 2010년 개교했다.(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 운영기간 종료로 모든 자립형사립고가 자율형사립고로 학교유형이 바뀜) 부지임대료를 내지만, 비슷한 규모의 장학금을 지원받는 것으로 협의했다. 기간은 50년간이다. 건물신축은 하나금융이 약 600억원을 투자해 이뤄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가장 혜택을 본 금융그룹으로 꼽히면서, 하나금융의 기금출연으로 설립된 하나고는 박근혜정권이 들어선 이후 정권의 묵시적 무관심 아래 야당이 장악한 서울시장 서울시교육감 서울시의회의 3각 파도를 견뎌야 했다. 사법부의 판단 정도만 정치권의 부당함을 드러냈을 뿐이다. 올해 서울시가 법원 판결 이후 장학금을 지급한 사례가 그렇다.

하나고는 서울시의회가 민주당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끊임 없이 공격을 받아 왔다. 지난해 시의회특위 구성을 주도한 김경자(새정치연합) 서울시의원을 주축으로 시의회가 주장하는 바는 이명박정부 시절 개교한 하나고가 설립은 물론 자사고전환 과정에서 특혜를 입었다는 것이다. 임직원전형 유지를 위해 하나금융의 법인전입금은 포기한 대신 서울시의 장학금지원은 받고 있다며 장학금지원 예산을 해마다 삭감(2012년 5억2000만원, 2013년 3억5200만원, 2014년 1억4400만원)시켰다. 2013년 7월 은행법 시행령 개정안 발표 이후, 매년 20억~30억원에 달하던 하나금융의 지원은 끊기면서 서울시의회는 임직원전형을 폐지함으로써 하나금융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운영하라는 이해하기 힘든 주장까지 얹었다.

급기야 지난해 8월에는 전경원 하나고 교사(현직, 국어)를 통해 ‘입시부정 의혹 내부고발사태’까지 터트리면서 하나고를 존폐위기로까지 내몰았다. 한 관계자는 “이 역시 정치적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시의회특위가 내부고발자를 유도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당시 ‘하나고 특혜의혹 진상을 규명한다’는 특위의 목표가 무색할 정도로 특혜시비에서 입시비리로 사안의 무게중심이 옮겨졌고 사회적 파장도 거셌다. 하나고가 입시과정에서 남학생에게 보정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합격을 조장했다는 비리의혹이었다. “남학생 선발은 기숙사 수용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며 2013년 서울교육청 감사에서 입학생 남녀비율 조정에 대해 논의됐지만 기숙사 수용에 대한 공감대가 있어 교육청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는 하나고의 목소리는 완전히 묻혀버렸다. 입시비리가 자사고 지정취소 요건이라는 데서 하나고 존폐위기까지 거론됐다.

결과적으로 당시 하나고 사태는 서울교육청의 3주간의 현장감사와 2개월에 걸친 특별감사 이후 11월 발표된 감사결과, 뚜렷한 비리증거를 캐내지 못했다. 기숙사 수용문제에 의한 성비조절로, 비리라 할 금품수수 증거는 없었기 때문이다. 교육계는 물론 사회 각계각층을 떠들썩하게 했던 서울시의회의 입지가 머쓱해진 건 당연하다. 이어 올 2월에는 하나고가 서울시와의 장학금 소송에서 이기면서 서울시의회는 ‘완패’의 결과를 받았다. 서울시의 필요에 의해 설립된 하나고는 서울시와의 계약을 통해 매년 재학생의 15%에 해당하는 장학금을 받기로 돼 있었지만 서울시의회가 예산을 삭감하자 작년 3월 서울시를 상대로 “밀린 장학금을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고, 올 2월 하나고 일부승소 판결로 총 5억400만원의 밀린 장학금 전액과 이자, 소송비의 80%까지 받았다. 사실 입시부정 의혹의 사태가 발생한 건 하나고가 장학금 소송을 걸면서 출발했다고 볼 수도 있다. 시의회특위가 구성된 건 하나고가 소송을 건 한 달 뒤인 작년 4월이기 때문이다. 장학금 소송 승소의 절대적 근거가 된 2009년 1월23일부 작성 부지 임대차계약서 상에는 서울시가 모집공고를 통해 약속한 장학금 지원을 포함, 하나고가 감내해야 할 조건도 함께 들어있다. ▲서울시는 학생 정원의 15% 이상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이와는 별도로 하나학원이 학생 정원 15%의 장학금 지원 ▲하나금융은 학생납입금 대비 학교법인전입금의 비율을 8:2 이상 유지 ▲하나고는 강남/서초/송파구 거주 학생이 정원의 20%가 초과하지 않도록 학생모집의 내용이다. 하나학원은 부지임차료로 연간 4억원 가량을 서울시에 납부하고 있다. 매년 3%의 요율이다. 서울시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재학생의 15%에 해당하는 인원에 대해 1인당 54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해왔고, 하나학원 역시 장학금 명목으로 서울시로부터 지원 받는 금액을 별도로 하나고에 들여왔다. 하나고는 학교법인전급 비율과 강남3구 학생들의 정원조정의 약속도 지켜오는 등 계약내용을 성실히 이행해왔다.

다만 장학금 소송에선 승소했지만 그 대가로 임직원전형 폐지 압박을 받았고 결국 ‘조건부’이긴 하지만 임직원전형을 축소하게 됐다는 게 교육계 관측이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나고 사태를 촉발시킨 장학금 논쟁마저도 서울시의회가 완패하면서 이미 ‘괘씸죄 역공’ 가능성이 제기됐고, 이번엔 전형까지 압박하는 행태”라 비난하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입시까지 압박하는 시의회특위의 행위나, 특위를 업고 행정행위의 정당성을 주장하려는 서울교육청도 비난의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나고 어디로 가나.. 여러 변수>
물론 현재로선 정권교체의 여부도, 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의 개정에도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 때문에 최악의 상황도 고려해 볼만하다. 우선 학교출연에 의한 임직원전형 운영에 한해 ‘대가성’을 인정하지 않는 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의 개정이 불발에 그치면서 올해 내 놓은 ‘조건부 축소안’의 조건이 바닥날 가능성이다. 이 경우 하나고는 제대로 된 전국단위 모집의 자사고로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 하나고는 현재 전국단위 자사고로 분류되지만, 전국단위로 선발하는 건 임직원전형과 사회통합전형 일부다. 임직원전형 운영이 무산될 경우 설립당시 승인된 전국단위 자사고의 깃발을 세우며 아예 전국모집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한 전문가는 “이 경우 하나고의 경쟁력은 ‘극강’이 될 것이다. 현재 전국적 명성의 외대부고 인기를 앞지를 가능성이 있고, 우수자원 확보로 대입경쟁력도 더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각으로는, 전국모집 일부와 서울모집 일부로 나눠 선발하는 형태로 가더라도 현재 하나고가 물고 있는 ‘강남3구 제한’을 풀 가능성도 있다. 하나고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강북지역 교육경쟁력을 높이려는 서울시의 의견을 받아들여 개교이래 강남3구 출신을 입시에서 배제하고 있다. 개교당시 공유했던 교육적 가치가 사라진 마당에 하나고 혼자서만 지킬 리 없다는 게 교육계 관측이다. 한 관계자는 “임직원전형을 폐지하면 학교의 모태인 하나금융으로부터의 지원도 기대할 수 없고, 굳이 서울 광역단위 모집이나 강남3구 제한 모집을 유지할 필요고 없어진다”며 “하나고는 서울시의 장학금이 삭감되자 그 금액에 해당하는 임대료를 납부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냐 항변한 바 있어 가능성 있는 얘기”라고 전했다.
 
<수요자의 선택, 정치 배제>
다행한 건 하나고가 정치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교육적 경쟁력으로 수요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서울대 수시체제의 강화로 실적과 경쟁력의 선순환을 더욱 키웠고, 외부 압박들이 오히려 선순환을 강화하는 상태로 들어갔다. 지난해 실적과 경쟁률이 이를 입증한다.

지난해 하나고 비리의혹이 제기된 8월26일은 고3 학생들의 대입 수시원서접수를 코앞에 둔 시점이었고, 서울교육청의 감사결과 발표는 11월16일 시작되는 하나고 입학전형과 같은 날짜로 맞물렸다. 어수선한 학내상황에서도 하나고 3학년 학생들은 2016 대입 수시에서 서울대에 54명의 수시최초합격자로 1위 서울예고(74명), 2위 서울과고(70명), 3위 경기과고(57명)에 이어 5위에 올랐고, 하나고의 2016학년 입학 경쟁률은 4.91대 1(200명 모집/982명 지원)로 10개 전국단위 자사고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2015년 예산 기준 연간 학생 1인당 1431만원의 학비로 ‘귀족학교’ 논란에도 휩싸여 있지만, 오히려 학교가 학생 1인당 522만원을 교육비로 더 투자하면서 사교육을 최대한 배제, 학교교육만으로도 실적을 내며 오히려 사교육비 감소로 인한 긍정적 효과에 학부모들의 관심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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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 기자  inca@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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