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홍승표 기자] 재수생이 최근 3년간 연속해 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재학생의 축소, 수능미반영 수시확대 추세에도 불구하고 반수생을 포함한 재수생이 3년 연속 늘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재학생 축소에 따라 전체 수능 응시생이 3년간 매년 1만명씩 줄어드는 가운데 유독 재수생만 늘어난 셈이다. 

반수생을 포함한 재수생의 확대는 '쉬운 수능'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수 반수생들이 수능미반영 수시확대추세에도 불구하고 취업난을 고려해 여전히 정시중심인 의대와 지방 교대를 겨냥하거나 손쉬운 수능최저충족을 고리로 상위대학 재도전에 나선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 수능에 응시하는 고교 졸업생은 2014학년 12만7634명에서 지난해 13만6090명으로 증가했다. 총 수능 응시자 대비 비율도 19.61%에서 21.56%로 늘어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졸업생 수능응시 3년간 증가..지난해 13만6090명>
안민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으로부터 21일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능응시생 가운데 졸업생(N수생)은 2014학년 12만7634명에서 지난해 13만6090명으로 증가했다. 전체 수능 응시자 대비 비율도 19.61%에서 21.56%로 늘어났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고교 재학생 지원자와 검정고시 등 지원자가 줄어들면서 수능 응시자 수는 최근 3년간 매년 1만여 명씩 감소하는 가운데 졸업생 지원자만 유독 늘어난 것이다. 

고교 재학생 지원자는 학령인구 감소추세에 따라 매년 감소했다. 고교 재학생 수능 지원자는 2014학년 50만9081명으로 전체 수능 응시자의 78.23%를 차지했다. 2015학년 49만5027명(77.27%), 지난해에는 48만2054명(76.37%)으로 3년간 인원과 전체 비중이 함께 줄어들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함께 수능을 반영하지 않는 수시 전형의 확대가 이유로 분석된다.

졸업생 지원자 중에서 수능시험을 본 학년도의 전년도에 고교를 졸업한 지원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2월 고교를 졸업하고 2016학년 수능에 응시한 1996년생 학생들은 7만1661명이다. 지난해 수능에 응시한 졸업생 지원자 12만7634명의 52.7%를 차지했다. 졸업생 지원자 중 전년도 고교졸업자는 2015학년과 2014학년에도 각 6만9139명(52.6%),  6만7759명(53.1%)으로 나타났다. 만학도로 분류되는 만 30세 이상 졸업생은 2014학년 2939명(2.3%)에서 지난해 소폭 늘어난 3047명(2.23%)이 수능에 응시했다.

고교 졸업 이후 수능을 치루는 학생은 통상 대학 진학에 실패한 재수생과 대학에 적을 두고 있으나 다시 입시에 도전하는 반수생으로 볼 수 있다. 강남대성학원 관계자는 “강남대성학원에서 고교를 졸업한 학생 2500여 명이 강의를 듣고 있다”며, “대학에 진학했으나 다시 입시를 준비하는 반수생은 약 1000명으로 전체 N수생의 1/3 비율을 매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졸업생 지원자의 증가는 결국 반수생을 포함한 N수생이 늘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

<정시축소 불구 N수생 증가..쉬운 수능 원인지적>
N수생의 증가는 정시축소 추세와 맞물려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학종이 주도하는 수시확대 추세는 대입구조에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7월 대교협이 공개한 ‘2017 수시 모집요강 주요사항’에 따르면 올해 수시모집인원은 197개 대학 24만6891명으로 역대 처음으로 70%를 넘겼다. 수시에서는 학생부종합이 모집인원 확대를 이끄는 모양새다. 학종은 올해 수시에서 7만2767명을 선발하면서 전체인원 대비 20.8%를 모집한다. 지난해 18.8%보다 2%p 증가한 수치다.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종을 포괄하는 학생부위주전형은 21만1762명으로 수시의 85.2%에 달한다. 수시가 확대되는 만큼 수능위주의 정시는 축소추세다.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종은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입시에서 수능의 중요성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2014년에는 6만여 명에 달하는 대학 1학년 학생들이 휴학/자퇴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민석(당시 새정치) 의원이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받은 ‘전국 153개 대학 휴학/자퇴 현황’ 자료에 따르면, 146개 대학 기준 2014학년 휴학/자퇴한 1학년은 모두 4만4841명(휴학 3만6987명/자퇴7854명)으로 확인됐다. 2014학년 입학인원 27만9773명 대비 16%를 차지했다. 인원 수는 자료에서 중복대학 7개교를 뺐다. 4만4841명에 제출기한을 지키지 않아 누락된 고려대 중앙대 등 약 60개 대학 휴학/자퇴인원 추산치인 1만5천여 명을 더하면 6만여 명 이상의 1학년 대학생들이 휴학/자퇴를 하는 셈이다. 휴학/자퇴의 원인에는 군입대와 질병 등 개인적 사정으로 인한 휴학도 고려해야 하나, 상당수의 인원을 반수생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통설이다. 많은 학생들이 쉬운 수능으로 인해 진학한 대학이나 선택한 전공/학과에 불만족해 다시 수능을 응시하는 경우로 분석된다.  

수시확대에도 불구, N수생은 여전히 정시를 고집하는 상황이다. 재학생에 비해 N수생이 갖는 넉넉한 공부시간의 이점을 살리는 데 수능이 유리한 측면 때문이다. N수생이 재학생에 비해 1년 이상의 시간을 더 투입하며 사교육 등을 통해 문제풀이의 노하우를 체득하기 쉬워 유리한 위치에 선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EBS 연계 이후 수능 기출문제와 EBS 교재 풀이로 고착화된 점은 N수생의 정시강세에 일조하고 있다. 학생부위주전형에서 N수생은 문호도 좁은데다 졸업 이후 학생부를 개선할 수 없다는 점도 N수생이 정시에 쏠리는 이유로 꼽힌다. 학종 재수와 같이 N수생이 학생부위주전형에서 성과를 거두는 사례도 종종 발견되나, 여전히 N수생의 초점은 수능위주의 정시에 맞춰져 있다. 변별력을 상실한 물수능이 이어지는 탓에 수능 당일 수험생의 컨디션에 따라 등급이 크게 바뀌는 구조도 N수생 ‘정시올인’의 요인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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