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장 재량 단축수업, 휴업 가능.. 잔여 수업일수 발목잡아

[베리타스알파=김민철 기자] 이번 주 대부분 학교가 여름방학을 마치고 폭염 속에 개학을 시작한다. 올여름은 1994년 이후 최대 폭염으로 밤에도 열대야가 이어져 수능을 90여 일 앞둔 수험생들의 건강유지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 건강을 우려해 개학을 늦추거나, 단축근무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잔여 수업일수가 얼마남지 않은 학교의 경우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선학교는 정규 학사일정을 채워야한다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학사일정을 줄이거나 단축수업 등 지침을 내리는 대신 일선 학교별로 재량껏 대응하도록 해 논란이 예상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16일 1300여 개 초중고교가 개학을 시작으로 20일까지 전국에서 4200여 개 학교가 2학기 학사일정을 시작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미 개학한 학교들까지 포함하면 8월 중 5000여 개 학교가 무더위 속에서 2학기를 시작하게 된 셈이다. 고교의 경우 전체 고교 가운데 과반수가 넘는 2103개교(89%)가 개학한다.

대부분 학교가 개학하고 있는 가운데 가을이 시작하는 절기인 7일 입추가 무색할 정도로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1994년 이후 최대 폭염으로 기록되고 있는 올 여름은 일부 지역의 경우 40도를 넘기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개학을 늦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지만, 교육부는 학교별 재량에 달려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 이번 주 대부분 학교가 폭염 속에 개강을 시작했다. 올여름은 1994년 이후 최대 폭염이다. 수능을 90여 일 앞둔 수험생들의 건강유지에 적신호가 켜졌다. /사진=재난안전연구원 홈페이지 캡쳐

교육부는 연간 수업일수 때문에 개학을 늦추기 어렵고 학교장 재량으로 단축수업이나 임시휴업 등의 조치를 하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교육부 차원의 대책보다는 일선 학교장 판단에 따라 움직여 학교별로 다른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45조에 따르면, 초/중/고 학교의 연간 수업일수를 매 학년 190일 이상에서 학교장이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대부분의 학교는 연초 학사운영계획을 세워 방학 일정 등을 정하고 있어 학교마다 방학 일수가 다른 편이다. 고교의 경우 대학입시 일정을 고려해 겨울방학을 길고 여름방학이 짧은 경우가 많아 초중학교보다 일찍 개학하는 학교가 많다. 수능을 앞둔 고3수험생과 고1,2 학생들이 찜통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셈이다.

개학한 학교들은 찜통교실에서 열기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위해 단축수업을 하거나 수업일수를 여유있게 산정한 일부 학교는 임시 휴업을 검토하는 곳도 있다. 부산 금정고와 배정고의 경우 기존 50분 수업 10분 휴식에서 45분 수업 15분씩 휴식하는 방식으로 단축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단축수업과 임시휴업은 보통 사전이나 사후에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교육부는 학교차원에서 결정할 문제라 일선 학교에 일괄적인 ‘전체 휴업 지침’을 내리기는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교육계 인사는 “20년 만에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예외적인 상황인 만큼, 폭염이 끝나기만을 바라는 건 기우제는 지내는 것만큼 어리석은 생각이다. 앞서 수립한 폭염대책반운영만으로 부족하다”며 “학생건강을 고려해 수업일수 단축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15일을 기점으로 더위가 꺾인다는 기상청 예보도 있고 지역별로 편차가 있는 만큼 교육부 차원의 휴업 지침을 내리기는 어렵다”며 “폭염경보가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면 다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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