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락 이대 사태 후폭풍 심각..재정지원 사업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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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락 이대 사태 후폭풍 심각..재정지원 사업 도마
  • 최희연 기자
  • 승인 2016.08.03 11:23
  • 호수 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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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사퇴 촉각..순혈주의와 학벌기득권 비판도

[베리타스알파=최희연 기자] 교육부가 추진하는 평생교육단과대학 사업(이하 평단사업)을 두고 학생들과 갈등을 빚었던 이화여대가 평단사업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전면 철회했다. 이대는 오늘 오전9시 실시된 긴급 교무회의에서 미래라이프대학을 설립하지 않기로 최종 의결했다고 3일 밝혔다. 이대는 "학생들이 본관 점거 농성을 중단하고 학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경희 이대 총장은 교무회의가 끝난 후에 본관을 찾아 학생들과 면담을 실시할 예정이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평단사업은 특성화고/마이스터고 등을 졸업하고 산업체에 취업 3년이상 재직했거나 30세 이상 성인이 된 뒤 대학에 다니려는 사람들을 위한 단과대학이다. 지난 5월 6개 대학이 평단사업 대상자로 선정됐고, 이대는 지난달 15일 평단사업 추가 대상자로 선정됐다. '미래라이프대학' 신설을 통해 뉴미디어산업(미디어콘텐츠기획/제작)과 웰니스산업(건강/영양/패션)전공을 바탕으로 9월부터 2017학년 신입생을 모집할 계획이었다. 다만, 이를 두고 학생측은 대학이 학벌주의에 편승해 학위장사를 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하며 갈등을 빚었다. 학교측은 평생교육단과대는 배움의 기회를 확대하고 전문적인 사회 여성리더를 양성하기 위함이라며 반박했다.

이대사태는 지난달 28일 학생들이 평단사업 폐지를 주장하며 본관을 점거한 데서 시작됐다. 28일에는 대학평의원회에서 미래라이프대학 관련 학칙 개정안 심의가 예정돼 있었다. 학생들은 학교가 독단적으로 추진한 사업을 그대로 진행되게 놔둘 수 없다며 본관에서 농성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교수 및 교직원 7명이 본관에 감금당했고 지난 30일엔 학교측이 교직원 구조를 목적으로 1600여명의 경찰을 투입, 과잉진압 논란을 빚으며 갈등의 양상이 격화되는 듯 했다. 최경희 총장은 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과 관련한 대학평의원회 등 앞으로의 일정을 중단하고 널리 의견을 수렴해 반영토록 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학생측은 최 총장이 직접 본관에 나와 학생들과 소통할 것을 요구하며 미래라이프대학 설립계획을 전면 폐지할 때까지 시위를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 총장은 평단사업 철회를 결정한 오늘(3일), 본관에서 학생들과 면담을 실시하기로 계획하고 오후6시 이전까지 농성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교육부 평단사업에서 이대가 빠지며 사업 실시 대학은 9개교로 줄었다. 아직 지원금이 지급되지 않았고 구체적인 사업 협약도 체결된 것이 없어 사업 철회는 별 탈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타 대학의 평단사업의 경우 기존의 재직자 특별전형으로 운영되던 것이 평단사업으로 전환되는 등 논란이 될 사항이 없어 계획대로 실시될 전망이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 따르면 신입생 모집 시기가 촉박하고 국민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점을 이유로 올해 추가 대학 선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에 배정됐던 사업예산 30억 원은 불용액으로 국가에 귀속될 예정이다.

▲ 교육부의 평생교육단과대학사업을 두고 학생들과 갈등을 빚은 이화여대가 3일 오전 평단사업을 전면 철회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두고 대학이 학벌주의에 편승해 학위장사를 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하며 지난28일부터 본관을 점거, 농성을 벌였다. 학교측은 평생교육단과대는 학령시기가 지난 성인학습자에게 배움의 기회를 확대하고 전문적인 사회 여성리더를 양성하기 위함이라며 반박했지만 농성 일주일째인 오늘 사업철회를 확정했다. 학교측은 이번 농성에 관해 학생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기로 결정하고 오후6시까지 농성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평단사업 전면철회..학생 수사/징계 어떻게 되나>
3일 이대에 따르면 최 총장은 지난2일 이대 총동창회 사무실에서 총동창회장과 동창회 각 단과대 대표 10여명과 만났다. 지난 기자간담회에서 최 총장이 밝힌 소통 행보의 일환이다. 동문들은 총장과의 만남에서 문제가 발생한 평단사업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총장은 오늘 각 단과대별 재학생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었지만 오전 교무회의를 통해 평단사업을 전면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본관 점거에 나선 학생들에 대한 강경 대응을 시사하며 사업 추진 의지를 보였던 학교측이 동문과 졸업생의 잇따른 반발이 생기자 사업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농성에는 재학생뿐 아니라 많은 졸업생이 자발적으로 동참해 졸업장 반납 퍼포먼스 등을 통해 학교에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평단사업이 철회되면서 농성 중인 학생들의 법적 책임에 대한 결정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당초 경찰은 학생들이 교수 및 교직원을 감금한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된다며, 본관에 갇혀있던 교수와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는 등 수사를 시작했다. 서대문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에 따르면 감금죄는 친고죄에 해당되지 않아 원칙적으로는 수사가 진행되는 것이 맞다며 수사 진행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학교측은 공문을 통해 이번 농성 중 발생한 사안에 대해 학생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전하며 향후 학생들에 대한 징계는 없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대 학생측 "학위장사" vs 학교측 "교육기회 제공">
이대가 평단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학생들과 갈등을 빚은 원인은 사업취지를 둘러싼 이견 때문이다. 학생들은 "미래라이프대학으로 정원 외 150명 수준의 입학생을 모집하는 것은 학교가 학사 교육 기회 제공이라는 명목으로 정원을 늘려 학위장사를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입시에서 이미 미래라이프대학과 유사한 목적의 특성화고 졸업자 대상의 전형이 마련돼 있고, 평생교육원도 운영중이기 때문이다. 학생측은 "직장인이나 고졸 여성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며"다만, 직장인이나 고졸여성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면 기존의 학교입학전형을 보충하거나 평생교육원의 질을 높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게다가 이대 평단사업 추진배경 중 하나가 학교의 재정적자를 막기 위함이라는 교수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실제로 의과대학 교수는 학생들에게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학교 재정적자가 1100억원에 이른다”며 추진배경에 재정적인 부분이 관련됨을 암시했다. 학생들은 “결국 학교는 정부에서 평단사업 대상학교에 지급하는 30억원 수준의 지원금과 더불어 정원 외로 학생을 선발하며 더 많은 등록금을 받아 학교 적자를 메꾸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교의 적립금과 이자가 어디에 어떻게 사용됐는지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반면 학교 측의 입장은 다르다. 미래라이프대학은 평생교육원과 차별화 된 새로운 교육시스템이라는 주장이다. 학령시기가 지났으나 학업에 대한 열의가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4년제 학위를 수여하고, 대상자의 사회진출을 장려한다는 설명이다. 해당 사업이 직장에 다니던 여성이나 야간 또는 주말에 공부 하고 싶은 여성들을 위한 평생교육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뉴미디어산업이나 웰니스산업 등은 학사 과정에 있는 유사 전공과도 차별화된다고 설명한다. 산업 재직자들의 현장의 경험과 노하우들을 살리면서 이들에게 적합하고 필요한 교양과 전공 교육을 강화해 전문적인 사회 여성리더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로 대상이나 목적,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 지원금 30억원보다 학교측이 투자하는 교육비가 더 많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이며 재정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평단사업에 지원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이에 학생들은 "직장인과 고졸 여성들이 학위를 따려는 이유는 보통 경력이 단절됐거나 승진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라며 "미래라이프대학을 설립해서 학위를 지급하는 것이 겉보기에는 사회 진출을 장려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4년제 졸업장이 있어야만 경력을 이어갈 수 있고 승진이 가능한 사회의 비합리적인 구조를 공고히 하고 더불어 학벌주의를 견고히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학생들이 '순혈주의'를 바탕으로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반대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됐다. 명문대 학생으로서 미래라이프대학으로 입학할 고졸 직장인 출신들을 자신들과 동급으로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태 초기 학내 커뮤니티에는 '이화의 질과 격을 낮추는 꼴', '학벌세탁과 이대출신 사칭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 된다' 등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으나 이에 대해서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학생은 커뮤니티에 올라온 학벌주의 조장 글은 농성의 본질에서 어긋난 것으로 일부 학생들의 의견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평생교육단과대학..타 대학들은 어떤가>
교육부의 평단사업은 학령시기가 지난 성인 학습자들이 시간과 장소의 제약에서 벗어나 공부하고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도모하는 사업이다. 기존의 부설기관이 담당하던 평생교육을 정식 단과대학으로 끌어들인 형태로 전임교원의 참가를 독려해 교육역량을 높이려는 방안이다. 교육 수준을 높이는 한편, ‘주말기숙형 학사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야간학과 교과목을 시간제 등록형태로 개방해 입학시 학위 취득시간을 줄여준다. 강의의 지속적인 수강이 어려울 경우에는 중간고사까지 출석상태를 평가해, 1/2학기를 수강을 인정해주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학기당 등록금도 학점당 등록금으로 전환된다. 선발방식도 성인학습자의 조건을 고려해 수능이나 내신을 반영하지 않고 재직경력과 면접 등을 바탕으로 선발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교육부의 평단사업은 이대 외에도 전국 각지의 9개 대학이 실시한다. 수도권 대학 가운데 서울과기대 동국대 명지대 인하대 등도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대와 마찬가지로 추가 선발된 동국대의 경우 경찰행적학을 바탕으로 치안과학융합 케어복지(사회복지/상담/보건)등의 전공을 신설했다. 동국대 학생측은 "정원축소나 폐과 등을 통한 대규모 구조정이 예고되는 사업이 아니며 학내 구성원에게 해가 되지 않음을 확인했다"며 "오히려 국고 지원이 기존구성원들에게도 이로울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이며 평생교육단과대 신설을 수용하는 입장을 보였다. 사회복지 부동산 법무정책 창의융합인재 학과 등을 신설하는 명지대의 경우에도 4년 전부터 운영하던 재직자 특별전형 학과가 있었고, 이를 평생교육단과대학으로 옮기는 절차를 밟는 것이므로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인하대도 역시 선취업 후진학전형으로 선발했던 학생들이 평생교육단과대로 통합되는 것이라 밝히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대사태 후폭풍..남겨진 숙제들>
3일 이대의 평단사업 전면 철회와 최 총장의 공식 사과로 사건은 급한 불은 꺼졌지만 정부 학교 학생에 남겨진 과제가 상당하다.

우선 교육부의 경우 대학재정 지원사업 전반이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등록금 인상 불가와 학령인구 감소에 맞물려 많은 대학들이 예산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교육부의 재정지원 사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정부가 지원금을 미끼로 대학의 자율성을 통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올해 교육부가 재정지원을 하는 대표적인 사업인 프라임사업(산업연계교육선도대학) 코어사업(대학인문역량강화사업) 평단사업 등은 정원 이동, 단과대 신설 등을 골자로 해 많은 학교에서 학생들과 의견충돌이 있었다. 이대사태도 평단사업 지원이 학교 재정문제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 드러나며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졌다.

평단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평단사업은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 현 정부의 6대 교육개혁과제 중 하나인 ‘선취업 후진학 활성화’의 일환이다. 선취업 후진학 제도는 “과도한 입시교육과 스펙 쌓기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키우고 학벌이 아닌 능력중심의 사회를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취업을 하더라도 원하는 시기에 언제든지 학업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평단사업을 통해 4년제 학위를 수여하겠다고 밝히면서 학업 기회 제공보다 학벌 획득 기회 제공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학벌'이 아닌 '능력' 중심 사회를 구현하겠다는 교육 정책 목표에 모순된다는 지적이다.

학교의 경우 최 총장이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지난 30일 최 총장은 학생들에게 “대화하러 가겠다”고 밝힌 뒤 되려 경찰병력 1,600명을 투입해 과잉 진압을 지시하면서 비난의 표적이 됐다. 학내 사안에 대해 공권력을 투입하고 지난2일에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학생들을 징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강경한 대응을 시사하면서 여론의 비난을 자초했다는 평가다. 최 총장은 3일 본관을 찾아 공권력 투입과 학교 이미지 실추에 대해 공개 사과했지만 사퇴를 요구하는 학내 여론은 아직도 뜨겁다. 교수들도 29일에서야 평단사업 추진에 대해 알게 됐다는 지적이 일며 일부 교수들까지 총장 사퇴 목소리에 힘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총장이 총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면 각 보직교수들의 사퇴 또한 불가피해 학교 운영 전반의 공백상황도 배제하기 힘들다. 

다른 대학들도 이대사태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대사태는 교육부의 대학 재정지원 사업을 철회한 최초의 사건이다. 학교측의 일방통행식 사업추진도 문제지만 학생들의 교수들에 대한 점검과 감금의 방식도 곱지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학교가 학생에게 굴복하는 형식의 선례 라는 점에서 사업추진의 주체인 대학들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대 학생들 역시 평단사업 백지화를 이끌어냈다는 이유만으로 그간의 모든 행동에 대한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의 본관 점거 및 감금은 내부에서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교수 및 교직원의 편의를 봐줬다고 주장할지라도 결국은 범법행위다. 게다가 교직원들이 화장실을 가려고 할 때마다 야유와 함성을 보내는 등 비인격적인 행동을 벌이기도 했다. 학교 이미지 실추에 대해서는 총장뿐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게다가 본관 점거 학생들은 이번 사태가 이대 순혈주의와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대 커뮤니티 등 온라인상에서 학벌기득권에 관한 이야기가 수없이 오가면서 ‘학벌기득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학생들의 시위’라는 꼬리표도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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