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구 한국외대 입학처장 인터뷰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나민구(52) 한국외대 입학처장(중국언어문화학부 교수)은 ‘한국외대 마니아’다. 전공 중국어뿐 아니라 무려 10개국어 가량을 탐닉할 만큼 언어분야에 ‘특화’된 이력이 말해주듯, 그간 외대가 언어교육을 통해 개척해온 글로벌 마인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반영하는 인물로 꼽힌다. 한국외대 중국어과 졸업 이후 프랑스 파리 제7대학교 대학원에서 중국언어문화학 석사, 프랑스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 (EHESS)에서 중국언어학 박사를 취득했다. 상해사회과학원 연구원, 서울공자학원원장을 지냈으며, 현재 세계중국어수사학회 회장을 겸하고 있다. ‘문송합니다’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인문계열 학과에 위기론이 등등하지만 나 처장이 밝히는 외대의 융합경쟁력이라면, ‘문과라서 행복해요’로 바뀌는 일도 가능할 듯하다.

- 한국외대의 경쟁력이라면
“한국외대는 서울캠퍼스와 글로벌캠퍼스(용인)로 구성됐지만, 통합캠퍼스다. 서울캠은 어문학과 지역학 사회과학 중심, 글로벌캠은 통번역과 이공계 중심이다. 한국외대는 그간 외국어교육으로 글로벌 시민을 배출하는 데 기여해왔다고 자부한다. 국제화 지수에서 한국외대를 따라올 대학이 없고 현재 45개국 언어를 가르치는 상당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외대의 국제적 위상은 버젓하다. 올 3월 아시아 11개 대학이 모여 발족한 ‘아시아지역 외국어대학’의 의장대학이 한국외대다. 실크로드 선상의 50여 개 대학 연맹체인 ‘SUN’(Silkroad University Networks)의 의장대학 역시 한국외대다. 다만 시대가 바뀌어 이제는 외국어뿐 아니라 모든 학문영역이 ‘융합’의 과제를 안고 있다. 이미 지니고 있는 외국어 기반에 외교통상 경쟁력을 갖추고 그간 열심히 준비해온 이공계 IT 분야를 융합한 인재를 배출, 훌륭한 글로벌 시민을 키우겠다는 교육목표다.

한국외대의 연계전공은 이 같은 교육목표를 실현하는 데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다. 동일캠퍼스 내에서는 물론 소속 캠퍼스에 개설되지 않은 연계전공은 캠퍼스간에도 허용, 이중전공으로 이수(42학점) 가능하다. 시간표를 잘 설계하면, 두 캠퍼스를 오가며 모두를 취할 수 있다. 서울캠퍼스에서 국제통상학을 전공하는 학생이 글로벌캠퍼스의 통번역을 연계전공하는 식이다. ‘융합소프트웨어’ 연계전공을 통해 서울캠퍼스에서 언어와 인문학 소양을 다지고 글로벌캠퍼스에서 소프트웨어 전문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다. ‘글로벌IT’ 연계전공 역시 공대 외의 타 전공분야 학생들이 이중전공으로 이수할 수 있다. 특히 베트남어 이란어과 인도어과 등 특수지역 언어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은 IT 연계전공으로(혹은 글로벌캠 IT 관련 전공자들이 서울캠의 해당 언어 연계전공을 통해) 해당 지역 IT 전문가로 성장하기에 훌륭한 환경이다. 요즘 각광 받고 있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을 이중전공하면, 관련 국가에서 미디어 전문가로도 활약할 수 있다. 이 같은 커리큘럼은 취업률도 만족도도 높다. 내가 가르치고 있는 중국언어문화학부만 해도 파견학생 프로그램으로 중국 북경대에 데리고 간 학생들 가운데 중국언어문화학부를 이중전공으로 한 공학계열 학생들도 다수 포함되는 식이다. 현재 10개의 연계전공을 마련해뒀다. 커리큘럼이 실질적으로 잘 융합되어 운영될 수 있도록 주임교수들이 특별히 관리하고 있다.”

▲ 나민구 한국외대 입학처장

- 한국외대가 작년 공학계열 학부를 신설한 점도 어문계열 이미지를 깨는 파격이었다
“한국외대는 LD학부 LT학부와 같이 외국어를 기반으로 한 인문/사회과학 분야를 넘어 자연과학과 IT 분야를 아우르며 학문 융복합의 전위에서 21세기형 학문 연구를 이끌고자 한다. 글로벌캠퍼스의 바이오메디컬공학부는 바이오산업의 핵심인재를 양성하려는 목표로 2016학년에 신설했다. 생명과학과 의학 공학이 결합된 또 하나의 첨단 융복합 학문을 전개하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교의 전폭적 지원 아래 최고 인력양성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자연대와 공대 출신 전임교원, 풍부한 현장 경험을 보유한 산업체 겸임교수와 전문 강사진을 구축함으로써 소수 정예 학생들을 면밀히 지도해 나갈 것이다. 풍부한 장학 혜택과 첨단 전용 실습실 등 우수한 면학 환경을 구비해 나가는 한편, 이중전공제도 및 5년제 학/석사 연계 과정 등 효율적인 학제도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바이오메디컬공학부가 추구하는 긴밀한 산학연 협력이 보다 더 효율적인 교육을 실현해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이를 위해 판교 벤처단지 내 관련 기업을 포함한 글로벌캠퍼스 인근 기업 및 의료기관과의 협력을 모색 중이다. 이미 지난해 6월 한독과 의생명공학분야 연구 협력을 시작으로 분당 서울대병원 의료기기개발센터와 의료기기 연구 개발/평가 및 임상시험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산업 인력 양성에 대한 장기 비전의 본격적인 디딤돌을 놓은 바 있다. 2017학년엔 총 35명 정원이며, 수시에서 작년과 동일하게 학생부종합전형으로 8명, 학생부교과전형으로 7명, 특기자전형으로 3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 공학계열 이중전공 외에도 북경대에 중국언어문화학부 학생들 외에 공학계열 학생들도 데리고 간 ‘7+1 파견학생’ 제도는 학기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데 인상적이다
“한국외대가 추구하는 것은 ‘소통과 개척’ 정신이다. 한국외대는 외국어교육을 통해 글로벌 개척에 기여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글로벌화 이후에는 지구 밖 외계에까지도 시야를 확대하겠다는 정신으로 ‘소통과 개척’을 강조한다. 이 같은 정신을 가지고 교육하겠다는 것이다. 인간과 지구를 넘어 2만5000광년 떨어진 성단을 향해 쏘아 올린 우주 언어까지 고민하겠다는 게 한국외대의 자세다. 미지의 무한 가능성을 개척하는 소통의 정신이 바로 한국외대의 모토다. ‘소통과 미지에 대한 개척’이 한국외대의 글로벌을 넘어선 키워드라 할 수 있다.

다양한 학사제도를 갖춘 것도 이 같은 정신의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7+1 파견학생’의 경우 학생들이 8학기 재학기간 중 최소 1개 학기를 외국 대학에서 수학하도록 마련한 제도다. 연간 800여 명을 해외 우수 대학에 파견하고 있다. 이 기간 등록금은 장학금으로 감면되며, 1학기 최대 18학점까지 인정한다. ‘6+2 교환학생’를 통해선 2개 학기를 해외 자매 대학에서 학점을 인정 받으며 수학할 수 있다. ‘4+4 해외복수학위’를 통해선 미국 델라웨어대학교, 뉴욕주립대학교(스토니브룩), 대만 대만국립사범대학교 중 한 곳에서 4개 학기를 수학하되, 해당 대학의 학사학위까지 취득할 수 있다. ‘7+3 학석사 연계과정’을 통해선 미국 템플대학교와의 상호협정에 따라 한국외대에서 7개 학기, 템플대에서 3개 학기를 수학한 뒤 한국외대 학사학위와 템플대 석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 특수어과와 공과계열 이중전공으로 취업률을 제고한다는 점도 신선하다
“한국외대는 이미 지난해 고용노동부와 미래창조과학부의 창조경제혁신센터로부터 ‘일자리 창출 거점대학’으로 선정(전국 총 22개 대학 선정), 2015년 10월부터 2021년 2월까지 5년5개월에 걸쳐 총 27억원의 사업비를 고용부 50%, 서울시 25%, 한국외대 25%로 공동부담해 한국외대 학생뿐 아니라 서울지역 청년들의 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도교수 1인당 학생 10명의 배정으로, 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정체성을 수립하고 진로를 어떻게 설계할지, 취창업 준비를 어떻게 할지 함께 개척해 나아간다. 설계시점에서 다양한 연계전공에 대한 조언을 받으며, 국제화를 기반으로 융복합인재로 거듭나는 데 도움을 얻는다.

외대는 그간 글로벌 개척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동문들이 포진한 특징도 있다. 우리는 ‘해가 지지 않는 외대’라 할 정도다. 최근에는 ‘해외동문연합회’까지 결성, 동문간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학생들의 해외진출에 큰 도움이 되는 건 물론이다.”

- 어떤 학생이 입학하길 희망하는지
“진취적인 학생, 멀리 내다보고 미래에 대한 개척과 소통을 원하는 학생들을 환영한다. 외국어를 베이스로 하고 싶은 것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대학은 사회진출 이전의 준비과정이다. 준비를 잘 갖추고 각자 하고 싶은 것을 얹어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것이다. 경계도 없고 한계도 없는 게 융복합이다. 우리는 한국외대에서 키운 꿈을 미지의 우주로 쏘아 올리게 한다는 정신으로 전폭 지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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