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고현협 교수팀과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 이병권)의 김형준 박사팀은 문어 빨판의 구조와 접착 원리를 모사한 ‘열반응성 스마트 접착 패드’를 개발했다.

문어 빨판처럼 표면에 착 달라붙는 ‘스마트 접착 패드'는 외부 온도가 높으면 달라붙고, 온도가 낮으면 떨어지는 특성을 가졌다. 사용자가 원하는 부분에 필요한 만큼 붙일 수 있는 고성능 스마트 접착 패드로 주목받고 있다.

문어는 다리에 있는 빨판 속 근육을 움직여 외부 표면에 달라붙는 정도를 조절한다. 빨판이 어떤 표면에 달라붙으면 외부와 단절된 공간(cavity)이 생긴다. 문어가 빨판 근육을 움직이면 빨판 벽 두께가 달라져 공간 크기에도 영향을 준다. 이는 공간 내‧외부 압력차이로 이어져 접착특성까지 조절하게 된다. 빨판 벽이 얇으면 공간 내 압력이 낮아져 잘 달라붙고, 반대 경우는 잘 떨어지는 것이다. 문어는 이 원리를 이용해 외부 표면에 접착하거나 기어오른다.

고현협 교수팀은 문어 빨판의 구조와 접착특성 조절 원리를 스마트 접착 패드에 적용했다. 우선 고분자 탄성체인 PDMS에 움푹 파인 구멍을 뚫고, 여기에 열반응성 하이드로젤(pNIPAM)을 붙인 뒤 코팅했다. 구멍 뚫린 PDMS가 빨판 모양이고, 열에 반응하는 하이드로젤이 빨판 근육 역할을 하도록 만든 것이다.

▲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고현협 교수팀과 KIST의 김형준 박사팀은 문어 빨판의 구조와 접착 원리를 모사한 ‘열반응성 스마트 접착 패드’를 개발했다. /사진=UNIST 제공

 
엄두승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접착하고자 하는 타겟 물질이 마이크로/나노 규모로 얇으면 작은 압력에도 쉽게 손상된다”며 “예압이 필요 없는 스마트 접착 패드를 적용한 스마트 프린팅 공정을 이용하면 얇은 물질도 손상 없이 원하는 기판에 옮길 수 있다”고 말했다.

고현협 교수는 “새로운 개념의 생체모사 스마트 소재를 개발함으로써 기존보다 우수한 접착특성을 갖는 스마트 접착 시스템을 구현해냈다”며 “이번 성과는 전자소자 분야뿐 아니라 의료용 접착패치, 로보틱스 분야에도 폭넓게 응용될 중요한 소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는 앞으로 생체모사소재와 다른 분야의 융합형 연구 기반을 조성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6월 20일자 온라인 속보로 게재됐다. 연구지원은 미래창조과학부 중견연구자(도약)지원사업, 글로벌프론티어사업(나노 기반 소프트일렉트로닉스연구단)을 통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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