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민철 기자] 취업난을 맞아 대학의 ‘학점 인플레’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상위권 대학의 졸업생 학점을 조사한 결과가 눈길을 끈다. 베리타스알파가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15개 서울 상위권 대학과 3개 과학기술원의 졸업 백분율 점수를 조사한 결과, 학점이 가장 짠 대학은 중앙대였다. 다음으로 서강대 성균관대 홍익대 GIST대학 순이었다. 중앙대는 전체 졸업자 가운데 안성캠의 경우 29.2%, 서울캠의 경우 34.5%의 인원만이 백분율 90 이상을 받고 졸업했다. 중앙대 학생 10명 중 3명만이 A학점을 받고 졸업한 셈이다.

학점 인플레이션(학점 인플레)은 취업과 연결되면서 학부의 교육과정을 왜곡하는 현상으로 평가된다. 취업시장에서 학점이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진 않지만, 여전히 학점을 평가요소로 삼는 기업이 많다. 대학원 진학 시에도 학점은 중요하게 다뤄진다. 재학생들은 강의내용이 좋고 지적 호기심을 해결할 수 있는 강의를 찾기보다는 쉽게 학점을 받을 수 있는 강의에 몰리곤 한다. 학점인플레 현상은 대학과 학생들이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학생들의 취업/진학을 원활하게 한다는 명분 아래 학점 퍼주기는 지속돼 왔다. 학점포기제를 통해 낮은 학점을 성적표에서 지울 수 있도록 하고, 과목선택 철회기간을 과도하게 설정해 손쉽게 학점을 딸 수 없는 과목들은 철회할 수 있도록 했다. 재수강 횟수 제한을 없애 좋지 않은 성적은 계속해서 재수강할 수 있게 하기도 했다. 만연한 학점인플레는 결국 대학교육의 대한 신뢰를 크게 저하시켰다. 취업/진학 시장에서 학점은 점차 평가요소에서 배제되거나 최저자격요건으로 쓰이는 등 영향력이 낮아지기 시작했다. 대학 졸업생들의 능력을 평가할 주요한 요소였던 학점이 의미를 잃으면서 취업/진학시장은 자체시험 등을 개발해 인재를 선발할 수밖에 없게 됐고, 이는 학생들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 것. 3년 연속‘학점 짠 대학 1위’에 오른 중앙대의 면모는 당연하지만 돋보이기도 하는 결과인 배경이다.

통합캠퍼스 체제지만, 서울캠과 안성캠을 분리 공시한 중앙대는 안성캠과 서울캠이 나란히 졸업학점을 가장 짜게 주는 대학으로 꼽혔다. 안성캠의 경우 졸업자 1797명 가운데 525명이 A학점(백분율 90 이상)을 받아 29.2%비율을 보였으며, 서울캠의 경우 졸업자 3495명 중 1207명이 A학점 이상을 받아 34.5%를 기록했다. 중앙대는 지난 2년을 더한 최근 3년간 졸업학점을 따져봐도 가장 학점을 짜게 주는 대학이었다. 서울캠을 기준으로 2014년에는 28.3%(779명/2751명), 2015년에는 31.9%(978명/3070명)만이 A학점 이상을 받았다. 서강대가 중앙대의 뒤를 이어 엄격한 학사제도를 운영하는 대학으로 꼽혔다. 서강대는 통념상 서울권에서 가장 학점이 짠 대학으로 꼽히곤 한다. 서강대는 2278명 졸업자 가운데 794명이 A학점을 받아 34.9% 비율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성균관대 38.2%(A학점 1674명/졸업자 2278명), 홍익대(서울) 39.9%(1132명/2834명) 순으로 학점인플레와 거리가 먼 대학이었다. 과기원 가운데서는 GIST대학이 40.5%(34명/84명)로 홍익대의 뒤를 이어 학점을 짜게 주는 대학으로 집계됐다. 다음으로 서울시립대 40.8%(858명/2102명), 건국대(서울) 43.1%(1642명/3809명), 동국대(서울) 45.6%(1434명/3142명), 숙명여대 46.5%(1176명/2528명)순으로 A학점 이상 취득 졸업생의 비율이 낮았다.

중앙대 관계자는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목표로 전 과목 상대평가, 학점포기 불가, 재수강 시 성적 제한 등 다양한 제도를 통해 학사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있다”며 “중앙대 학생들은 다른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박한 학점에 대해 다소 불만이 있지만, 사회에서 대학의 학점이 학생의 실력에 대한 정확한 평가 기준으로 신뢰받기 위한 정책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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