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광진 중앙대 입학처장 인터뷰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백광진(58) 중앙대 입학처장(의학부 교수)은 끌어안는 부드러운 친화력이 인상적이다. 중대 의대 출신으로 모교에 대한 깊은 사랑을 재학생은 물론 예비 신입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부드럽게 풀어낸다. 중대 의대학장을 역임하다 올봄 입학처장으로 자리하고 있다. 국내에 학종의 전신인 입학사정관전형이 도입되기 이전인 10년 전, 중앙대가 해외 입학사정관제에서 차용해 실시한 한국형 입학사정관제 시범실시 당시 교수사정관의 경력이 돋보인다. 정량평가로는 의대입시에 낙방할 게 뻔했던 한 학생의 성장가능성을 캐치, 이 학생이 재학시절 의사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해가며 실제 성장해가는 실제과정을 통해 현 학생부종합전형의 당위를 백 처장은 이미 체득했다.
- 중앙대 입학처는 수험생 친화적 행보가 인상적이다. 바쁜 설명회 모의논술 일정과 함께 가이드북 논술백서 디지털입학처 등 정보공개 측면이 돋보인다
“대학이 이렇게까지 정보공개에 열심인지 입학처장이 되고 나서 크게 감동했다. 모의논술은 공교육 내에서 학생들이 논술을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중앙대가 선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올해도 이미 2월에 문제를 출제하고, 4월 645개교 1만2000여 명을 대상으로 모의전형을 실시했다. 채점뿐 아니라 첨삭 서비스까지 개별 통지의 방법을 취하고 있다. 학생부전형가이드북은 학종이 강조되기 이전인 2년 전에 중앙대가 이미 제작 배포, 일선 고교에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올해는 학종에 더욱 집중하고, 고교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춰 학생부 자소서 평가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사례를 추가했다. 학생용과 교사용을 별도 제작, 편의를 도울 예정이다. 학종 전신인 입학사정관전형을 포함해 올해 10년 차 운영을 맞이해 최근 학종논란과 관련한 중앙대 입장을 정리해 제시할 예정도 있다. 디지털입학처의 경우 꾸준히 업데이트, 자료를 체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
- 수험생 및 학부모, 교사들과의 소통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이미 소통의 자리를 여러 차례 가졌다. 입학설명 현장에서 학종에 대한 관심이 참 크다. 입학사정관들이 전하기론, 예전보다 학부모들의 참여가 특히 많다고 한다. 예전에는 학생대상의 설명회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엔 교사와 학부모만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로 흐르고 있다고 한다. 과거 입학사정관전형에서 현재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오기까지 어떤 변화가 있었고, 현재의 학종이 어떤 의미이며 어떻게 선발하는지에 대해 설명하면 고개를 끄덕이는 경우가 많아 앞으로 더욱 활발히 움직이려 한다. 올해 계획은 고교방문설명회 300여 회, 전국단위 설명회와 시도교육청 주최 설명회 및 박람회 참가 20여 회를 계획하고 있다. 물론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상시적으로 입학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정보소외지역 고교의 모의면접을 더욱 강화, 현장방문을 통한 소통의 자리를 많이 만들려 한다. 7월 한 달만 하더라도 강원도 영월 등 7개 지역 14개 고교에서 모의면접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학부모 대상으론 8월에 브라운백 미팅을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학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려 하며, 학교설명회도 계획하고 있다. 교사 대상으론 이미 60여 회 개별고교 방문설명회와 교사간담회를 실시한 상황이다. 8월 중으로 교사 대상 컨퍼런스를 통해 전년도 전형결과와 학생부종합전형 및 논술전형 준비를 위한 강의도 제공할 예정이다.”
- 중앙대가 입학사정관전형을 처음 실시할 때 교수사정관을 지낸 경험이 인상적이다. 학종논란에 어떤 입장인지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 언론상에서 많은 의견들이 있었다. 학종논란은 크게 ‘금수저’논란과 공정성논란, 학생부담에 대한 논란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금수저’와 공정성 논란에 대해선, 학종전형이 타 전형에 비해 특정계층에 유리하지 않은, 공정한 평가 절차와 결과가 있는 전형이라는 점은 실제 합격현황자료로도 확인할 수 있다. 중앙대의 경우 정시 수능과 비교하면 학생부종합전형이 학교유형별로는 일반고, 지역균형 측면에선 비수도권의 합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을 위주로 하는 전형일수록 특목/자사고 수도권 합격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장학금 수혜현황 자료를 살펴봐도, 정시전형에 비해 학종전형의 국가장학금 수혜율이 높다.
여러 설문조사 결과, 교사들의 지지에 비해 학생, 특히 학부모의 학종전형에 대한 불만이 높은 것이 공통적이다. 다행한 건 학종전형이 고교교육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선 이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학종전형을 준비한다며 쓸모 없는 외부 스펙을 쌓아야 한다거나 정규수업 외에도 방과후학교 창체활동 등 뭔가 특별해 보이는 학교내 프로그램을 경쟁적으로 만들어 참여해야 한다는 측면으로 접근하면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접근은 오해에서 비롯한 것이다. 10년 전 교수사정관 경험으로 내가 보는 학종전형의 의미는, 정규 학교교육 프로그램만으로도 학종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고교도 수험생도 대학도 공감하는 것이 필요하다. 양적인 팽창보다는 질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면, 화려한 스펙 없이도 학교교육을 충실히 한 학생들이 선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라 확신한다. 다만 내신과 비교과 측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갖는 학종 부담감은 깊이 새겨듣고 있다.
- 광역모집이 한시적으로 철회됐다. 계획은
“광역모집은 좀더 철저한 준비 이후 2018학년에 실시한다. 제대로 준비, 연착륙하기 위해 올 한 해 쉬는 것일 뿐, 학내조율을 통해 규모를 결정하고 각종 프로그램을 제대로 갖춘 뒤 2018학년에 시행하려 한다. 작년 학내 부침은 일종의 ‘성장통’으로 여긴다. 대대적 변화를 일궈보려 했지만 이런저런 부침이 많았다. 다만 오히려 아픔을 딛고 더욱 성숙해진 모습이다. 입학처장에 불과하지만, 내가 보기엔 소통과 신뢰의 단초를 마련했다고 본다.”
- 앞으로 중앙대 입시를 어떻게 끌어가실 예정인지
“의대교수로 살다 보니, 세상을 잘 모르는 측면이 있다고 반성한다. 다만 한 가지 내 마음에 있는 건 ‘본분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스타가 되는 게 아니라 부끄럽지 않은 교수로서 본분을 다한다는 게 인생관이다. 입시도 같은 맥락이다. 중앙대 입시도 본연에 충실하도록 운영하려 한다. 수고나 노력 없이 ‘로또’처럼 선발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 노력하고 애쓰고, 공부든 활동이든 열심히 했는데도 중앙대에 불합격했다는 얘기도 없도록 노력하겠다.
시대가 바뀌면 평가 전체도 변화해야 한다. 전형이나 평가에 대한 끊임 없는 연구 분석 개발이 중앙대 입학처에서 이뤄지고 있다. 아마 이런 연구와 분석 개발은 모든 대학이 하고 있겠지만, 특히 중앙대는 시대에 걸맞은 인재를 선발하는 툴을 갖춰가도록 끊임 없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