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서강대는 제2의 창학을 위한 ‘남양주 프로젝트’를 통해 서강의 새로운 미래를 열고 있다. 사회 모든 조직 중 가장 변화가 더딘 곳이 대학이라는 편견을 깨부수는 서강개혁의 단면이다. 2020년 개교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서강대 남양주캠퍼스 ‘서강 글로벌 융합컬리지’는 추구하는 비전과 목표가 확실하다. 단순히 분교나 제2 캠퍼스의 개념이 아니라, 새로운 대학교육의 모델이면서 ‘서강대 제2의 창학’의 견인차 역할을 할 전망이다.

유기풍 서강대 총장은 “남양주캠퍼스는 학문간 경계를 허물고, 학생과 교수 및 비즈니스 현장이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열린 형태의 대학이 될 것이다. 기존의 대학에서 찾아보기 힘든 융합교육을 통해 학교가 고질적으로 당면한 학과간 단절, 학교와 산업과의 유리 등을 해결할 것”이라며 “남양주캠퍼스는 융합교육 산학협력 실용교육 리서치 파크를 중심으로 하는 한편 신촌 캠퍼스는 서강대의 간판이었던 전통 학문을 중심으로 특화할 계획이다. 1학년 학생은 신촌캠퍼스를 다니게 하되, 이후에 희망에 따라 남양주에도 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다. 특히 기존 신촌에서와 달리 ‘학과(Department)’라는 말을 아예 쓰지 않고, 유연하게 개폐가 자유로운 프로그램 또는 플랫폼 개념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서강교육의 미래를 제시했다.

<기존 한국에는 없는 ‘융합공대’>
서강대가 남양주에 건설하게 될 제2캠퍼스는 국내에는 아직 없는 융합형 산학협력 교육을 실시한다는 파격이다. 캠퍼스 안에는 기업 연구단지인 ‘리서치파크’가 조성되고, 서강대는 기업 연구소들을 유치해 기업과 교수, 학생이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신촌캠퍼스에서는 기존 전통 학문으로 중심으로 도심형 캠퍼스로서의 입지 장점을 살리고 여유 공간을 활용해 추가수익을 창출, 결과적으로 양 캠퍼스가 상호보완하며 발전해 나가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장규 서강대 대외부총장은 “설립초기 서강대는 leading university로서 한국 대학의 혁신과 새 교육을 선도해왔다. 남양주 프로젝트가 실현되면 서강이 이 땅에 처음 건립되었을 때만큼이나 우리나라 대학교육에 획기적인 새 모델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며 “그 동안 신촌캠퍼스의 외날개로 날아왔다면, 이제는 남양주의 ‘서강 글로벌 융합컬리지’라는 또 하나의 날개를 달고 제2의 창학을 지향하면서 더 높은 비상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현식 서강대 기획처장은 “기본적으로 산학협력을 위주로 하는 캠퍼스로, 산학협력을 바탕으로 사회수요에 밀접하게 연결되는 교육을 하게 될 것”이라며 “기존 방식의 대학교육은 신촌에서 하고 남양주에서는 산학협력에 기반한 다른 교육을 실시한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참여 전망도 밝다. 정 처장은 “지금은 동문들이 운영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계획을 설명하는 단계로 빙그레와 스마일게이트 등이 참여하기로 약정했다”며 “계약학과 설치는 물론 연구개발 참여를 통한 장학금 제공과 우선 취업 등의 혜택을 제안하는 등 기업마다 각기 다양한 형태로 동참을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 서강대 제2의 창학을 위한 ‘남양주 프로젝트’는 신촌캠퍼스의 공간부족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학문간 경계를 허문 융합교육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열린 대학의 롤 모델을 구현할 전망이다. /서강대 남양주캠퍼스 조감도=서강대 제공

<서강대 전체 정원 증가 없이 융합학부 신설>
남양주캠퍼스가 개교해도 서강대 전체의 정원 증가는 없을 전망이다. 기존 신촌캠퍼스 학부의 강제이전도 배제한다. 대신 남양주캠퍼스에는 자유전공학부 성격인 ‘융합학부’가 설치된다. 융합학부에는 첨단식품공학과 인공지능 미래자동차 VR 등 향후 산업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융합기술 전공을 개설한다.

학부신입생들은 1학년 때 신촌캠퍼스에서 기초/교양과목을 듣고 남양주캠퍼스의 희망하는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다. 정 처장은 “미국의 리버럴아츠칼리지로 혁신적인 공대교육으로 유명한 올린공대를 많이 참고했다”고 밝혔다.

올린공대는 학생수 300여 명의 작은 대학으로, 미국 일리노이공대가 교육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할 정도로 공대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학과에 기반한 강의실 중심 교육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1~2학년 때 강의실에서 이론을 습득하고 3학년부터 현장 실습에 참여하는 기존 공대교육과 달리 1학년 때부터 현장교육이 강조된다. 특히 융합형 사고에 익숙한 학생들이 기업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공동프로젝트에 참여, 산업에 직접 응용 가능한 다양한 해결책을 도출해 주목 받고 있다.

<신촌/남양주 자유로운 이동 다양한 학제운영>
남양주캠퍼스가 ‘한국판 올린공대’로 교육과정을 구축하면, 서강대 학생들은 2학년 이후엔 남양주캠퍼스 융합대학 내 산학협력 전공을 선택해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 물론 학생들은 2~3학년 때 신촌과 남양주 캠퍼스 중에서 자신이 공부할 곳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융합학부에선 프로그램 성격에 맞게 ‘1+3(1학년 신촌, 2~4학년 남양주)’ ‘2+2’는 물론, 학석사 통합과정을 활성화해 ‘1+4’ ‘2+3’ 등 다양한 학제를 운영할 계획이다. 남양주캠퍼스 학생 규모는 학부생 300~500명, 대학원생 200~300명이 될 전망이다.

남양주캠퍼스 융합학부는 교육부가 추진하는 산업계 수요 맞춤형 교육과 궤를 같이 한다. 앞으로 복합적인 학문분야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융합학부를 구성하되, 융합학부의 세부 전공은 사회의 수요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도록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캠퍼스 운영은 부총장 중심으로 자율성이 보장된다. 인사와 학사, 재정에 독립권을 부여해 기존의 운영체제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제도를 실시하기 위한 방안이다. 참여 교수진은 프로그램 성격에 맞게 구성하되 자발적 참여를 원칙으로 한다. 프로그램은 수요와 성과를 주기적으로 평가해 지속 여부를 결정하고,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소속 교수는 원 소속으로 복귀를 보장 받는다. 대신 교수는 프로그램 운영의 자율권을 보장 받고, 서울대 교수 연봉의 3배에 해당하는 최고의 대우를 누린다.

<위치변경승인 신청 단계 2018년 착공 예정>
서강대 신촌캠퍼스의 면적은 20만9132㎡(약 6만3000평)로 대부분 100만㎡를 훌쩍 넘어서는 타 상위권 대학들과 비교했을 때 작은 규모다. 공간부족은 서강대가 발전을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하는 숙제. 남양주캠퍼스의 규모는 82만6450㎡로 신촌캠퍼스의 5배가 넘는 규모다.

남양주캠퍼스는 입지조건도 좋다. 캠퍼스가 들어설 남양주 양정역은 강남 삼성역을 기준으로 자동차로 20분이면 도달할 수 있는 교통 최고요지다. 정 처장은 “경의중앙선 서강대역을 이용하면 신촌캠퍼스에서 환승 없이 50분대에 도착할 수 있다”며 “코레일에 향후 급행전철 운행을 요청, 소요시간을 단축시킬 계획”을 밝혔다.

서강대 남양주캠퍼스는 6월 현재 교육부에 위치변경승인 신청을 앞두고 있다. 차기 이사회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합의가 이뤄지는 대로 교육부에 승인신청을 할 예정이다. 서강대 관계자에 따르면 교육부는 산업 수요를 융통성 있게 반영하며 산학협력 프로젝트에 기반한 남양주캠퍼스의 교육모델에 공감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승인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지난 2009년 추진, 2013년 7월 남양주시와 MOU를 체결하며 공식화한 서강대 남양주캠퍼스는 이르면 2018년 1월 부지 조성 공사에 들어가 2020년 3월경 1단계를 오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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