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수 서강대 입학처장 인터뷰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임경수(50) 서강대 입학처장(수학과 교수)은 교육을 아우른 입시를 보는 식견이 상당하다. 서강대가 서울대 고려대와 함께 2018 학종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연히 학종예찬론으로 흐를 것 같지만 오히려 학종운영의 단점을 짚으며 발전방향을 제시한다는 데 설득력이 실린다. 오랜 기간 대입과 맞닿아온 배경이다. 2001년부터 교수사정관을 지냈고, 자연계열 수리논술 담당교수를 지내왔다. 6월모평 출제경험도 있다. 수학전공으로 KAIST에서 불과 29세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임 처장은 최근에서야 수면 위로 떠오른 ‘입학생 종단연구’에 안목과 지식을 결합시켜온 인물이기도 하다. 아트앤테크놀로지 신설 등 융복합을 선도해온 서강대가 화학 생명과학 화생공의 세 모집단위에 융합교육을 추진한다는 ‘뉴스’도 전한다.
- 학종논란이 상당하다. 서강대도 ‘학종시대’를 열고 있는데
“공정성 시비는 있을 수밖에 없다. 아이비리그 등 미국 대학들이 100년 가량 이끌어온 입학사정관제는 우리 정서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 정성평가의 방식이 모호하게 여겨질 수 있다. 교과성적이 높은 학생은 불합격하고 낮은 학생이 합격한다면 이해하기 힘들고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불안을 파고드는 사교육마케팅의 기세도 걱정스럽다.
다만 대학이 평가기준을 세부적으로 가져가면서 예측가능한 평가결과를 낸다면 일정부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서강대는 학생부에 관한 공정성 문제 해결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입학사정관 실명제를 도입, 평가잣대를 동일하게 가져가는 데 더욱 노력한다. 전형별 입학생들의 교과성적 강의평가 독서량 동아리평가 본인만족도에 실제 취업까지 고려한 종단연구의 결과가 입학전형의 평가와 맞아떨어지는지 검증하고 사정관에 피드백, 선발완성도를 높여간다. 사정관은 100% 정규직 전환, 전문성을 꾸준히 제고해간다. 고교교사들에도 학생부를 평가하게 해, 그 평가결과가 사정관들과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함께 검토하고 눈높이를 맞추는 훈련도 포함된다.
논란이 거세지만 그래도 학종으로 나아가는 게 바람직하다. 입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보면, 수능점수 차이가 대학에서의 학업성취도로 이어지지 않는다. 정량평가의 점수를 역량차이로 볼 수 없는 것이다. 정량평가로는 실제 능력이 보이지 않아, 그 결과는 최소한의 필요조건으로 요구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정량평가 일정기준 안에선 학업능력에 큰 차이가 없다는 학내 연구결과다.”
- 학종관련, 고교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면“각 고교의 교육방침이 학생부에 드러나면 좋겠다. 현 학생부는 고교별 특색이 보이지 않고 교육방침이 비슷비슷한 형편이다. 고교교육정상화는 고교방침을 잘 녹여내면서 가르치는 게 아닐까 한다. 대학별로 봤을 때도 학교마다 교육특색이 있다. 서강대의 경우 예수회 이념으로 잘 배워서 나눠주라는 교육방침이다. 엘리트교육의 일환으로 타인을 위해 나눠주면서 살도록 하고 있다. 어떤 고교를 떠올렸을 때 학생부의 내용을 봤을 때 아, 이 학교는 어떤 교육방침이라는 게 드러나는 게 고교교육정상화라 본다.”
- 올해 논술규모가 축소되고 특히 화학 생명과학은 논술선발이 없다
“‘약간의 모험’이라 보는 교수들도 있는데, 융합교육 때문이다. 화학 생명과학 화생공의 세 모집단위로 새로운 ‘스쿨’을 만들고 있다. 세 개의 전공이 절묘하게 걸쳐져 있는 융합교육을 실현하고자 한다. 논술은 수학 중심으로만 평가하지만, 융합을 위해선 수학뿐 아니라 다양한 측면의 평가가 필요하다. 이과 공과로 나눌 게 아니라 통합해 상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갖추고 생산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모집단위는 살아있고, 그 안의 교과과정이 통합되는 것이라 보면 된다. 성공여부에 따라 서강대 내에서 여파가 있을 것이다. 다른 교과단위로도 변동이 있을 것이고 이게 성장이 되면 모집단위가 바뀔 수도 있다. 고전적인 학과로는 이제 힘들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