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서울대 공대는 화학생명공학부 이종협 교수와 엄하늬, 유성주 박사과정 연구팀이 나비 날개 구조를 모사해 다양한 색상 표현이 가능한 무기물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연구는 미국화학회(ACS)에서 발간하는 전문 학술지인 ‘에이시에스어플라이드머터리얼즈&인터페이시즈(교신저자 이종협 교수)’ 6월 1일자에 온라인 게재됐다.

색소나 화학 염료를 사용해 색상을 표현할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염료에 포함된 황(S) 분자 산화 등의 문제로 인해 고유의 색이 변하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높은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이 필요했다.

이 교수팀은 나비 날개의 색상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미세 구조와 빛의 상호작용을 통해 나타난다는 점에 착안했다. 예를 들면, 모르포 나비의 날개는 아름다운 파란 색을 띠는데, 나비 날개를 으깨도 파란색 염료를 얻을 수 없다. 날개 표면에 색소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나비 날개는 일정한 구조 형태로 배열돼 있어 빛과 만나 아름다운 색을 나타낸다”며, “이처럼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배열된 구조가 빛과의 간섭, 반사, 굴절 등을 통해 색을 나타내는 것이 구조색의 원리”라고 설명했다.

▲ 서울대 공대는 화학생명공학부 이종협 교수와 엄하늬, 유성주 박사과정 연구팀이 나비 날개 구조를 모사해 다양한 색상 표현이 가능한 무기물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사진=서울대 제공

구조색을 나타내려면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배열돼 있는 기하학적 형태가 필요하다. 이러한 형태를 지닌 물질 구조를 광결정이라 하는데 리소그래피 방식과 같은 기존의 광결정 구현은 외부 자극에 대한 취약성, 복잡한 공정으로 인한 고비용 등의 한계가 있었다.

이 교수팀은 무기 소재의 이산화티타늄의 구조를 제어해 다양한 구조색을 표현할 수 있는 2차원 광결정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 그 원리를 빛에 대한 간섭 원리를 통해 해석한 것이다. 몬드리안의 그림을 모사해 대면적 컬러 프린팅의 가능성을 보였다. 나아가 일반적인 유기염료와 달리 직사광선이나 산/염기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색이 유지됨을 입증했다. 이번에 개발된 무기나노소재는 저가의 이산화티타늄을 사용함으로써 광결정 제작의 비용 절감 및 대량생산에 적용 가능하다.

서울대 이종협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연을 모방하여 공학적 응용이 가능한 기술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라며 “가시광영역대에서 자유자재로 흡광, 반사를 조절할 수 있으며 햇볕이나 바닷물 또는 산/염기 환경에서도 그 특성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태양광 전환용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글로벌프런티어사업 ‘멀티스케일 에너지 시스템 연구단(단장 최만수 교수)’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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