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평 출제진 배제 방침

[베리타스알파=김민철 기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9월1일 실시 예정인 9월 모의평가(모평) 시행계획을 23일 발표했다. 평가원은 반수생들이 본격 합류하는 9월 모평의 출제진에서 기존 6월 모평 출제진을 철저히 배제할 예정이다. 최근 불거진 학원강사, 현직 고교교사 등이 연루된 문제 유출사건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9월 모평이 연중 두 차례 실시되는 평가원 출제 모평이라는 점에서 6월 모평과 전반적인 사항이 동일하나, 출제 범위에 변화가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EBS와 연계 수준은 70%로 6월 모평과 동일하다.

9월 모평은 2017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 자격이 있는 모든 수험생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통상적인 고교 재학생과 졸업생이 대상이다. 고교 졸업학력이 인정되는 고졸 검정고시의 경우 8월3일 실시되는 시험에 지원한 학생까지 모평에 응시할 수 있다. 응시료는 재학생의 경우 국고지원이 있으므로 무료인 반면, 졸업생과 기타 응시생은 1만2000원을 내야 한다.

접수 기간은 27일부터 내달7일 오후5시까지다. 재학생은 재학 중인 고교에서 일괄 접수하며, 졸업생은 출신 고교나 학원 가운데 선택 가능하다. 검정고시생 등 출신학교가 없는 경우 주소지 관할 시험지구 교육청이나 학원을 통해 시험을 치를 수 있다.

모평은 수험생에게 본인의 학업능력을 진단하고 새로운 문제 유형에 대한 적응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실시되는 시험이다. 평가원은 응시 예정자의 학력수준을 파악함으로써 11월 실시되는 실제 수능에서 적정 난이도를 조정할 계획이다.

올해 9월모평은 6월모평 문제유출사태와 관련해 보안이 대폭 강화된 특징이다. 학원 시험장의 경우에는 교육청에서 감독관을 파견해 시험당일 아침에 모의평가 문답지 인수에서부터 매 교시 문제지 개봉 등 문제지 보안과 시험관리 제반 사항을 점검한다. 통상 6월모평과 9월모평은 출제진이 겹치는 일이 간혹 있었으나, 평가원은 문제 유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철저히 6월모평 출제진을 9월모평 출제에서 배제할 계획이다.

지난해 수능과 올해 수능은 한국사 필수 응시, 통합국어, 수학영역 명칭변경 등의 차이가 있다. 때문에 수능과 동일한 체제로 진행되는 9월모평도 변화지점은 동일하다. 한국사는 문이과 구분없이 필수 영역으로 지정돼 필히 응시해야 한다. 한국사 미응시자의 경우 성적표가 제공되지 않는다. 단순 성적표 미제공이 아닌 성적 전체가 무효 처리되므로 유의해야 한다. 한국사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은 선택해 응시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 통상 문과생이 치른 국어(B)와 이과생이 치른  국어(A)는 국어로 통합됐으며, 문과생 대상 수학(A)는 수학(나), 이과생 대상 수학(B)는 수학(가)로 변경됐다.

성적통지표에는 한국사를 제외한 국어 영어 수학 제2외국어/한문의 경우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이 기재된다. 한국사는 절대평가 실시로 인해 9등급제에 따른 등급만 나온다. 개인별 성적통지표는 9월27일 시험접수 장소에서 받을 수 있다.

9월모평 시행계획과 전국 시험지구(85개) 현황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와 EBSi 홈페이지에 게시된다. 시/도별 접수가능학원은 수능 정보제공 사이트를 통해 알 수 있다.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9월1일 실시되는 9월 모의평가(모평)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9월 모의고사에서는 EBS와 연계 문항 수를 70% 수준으로 유지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9월모평 왜 중요한가>
실제 수능을 치르기 전까지 사교육업체의 모의고사를 배제하면 총 6번의 모의고사가 실시된다. 모의평가 2회, 시/도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 4회 등이다. 모평은 시험출제 주관기관인 평가원에서 실시한다는 점에서 수능과 가장 유사한 형태며, 신뢰도 또한 높다.

6월모평에서는 국어와 과학영역에서 변별력이 높은 문항들이 출제되면서, 지난해 수능과 마찬가지로 어려웠다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평가원은 통상 6월모평과 9월 모평을 통해 변별력 확보를 위한 전체적인 난이도 조정을 실시한다. 상위권 수험생들은 실수를 줄이고, 변별력을 갖춘 문항을 어떻게 ‘시간’내에 풀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9월모평은 통상 반수생들이 본격적으로 합류하는 시기다. 대학학적을 유지한 채로 수능에 응시하는 반수생들은 통상 대학 1학기를 마친후 시험에 뛰어든다. 최근 이어진 쉬운 수능기조로 '빠른 반수'가 유행하긴 하나 뒤늦게 수능에 도전하는 반수생들이 여전히 많아 9월모평부터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기 시작한다. 때문에 9월 모평은 재수생과 반수생을 포함해 수능에서의 학습수준과 위치를 파악하는 객관적 지표가 될 수 있다. 재학생들은  하락 가능성이 높은 등급/백분위 등에 흔들리기 보다 자신의 취약점을 확인한 후 보완하는 방식으로 학습계획을 세워야 한다.

수험생들은 9월모평을 통해 평가원이 제시하는 '사인'을 읽는 데도 집중해야 한다. 지난해의 경우 6월과 9월 모평에서 1등급컷이 100점이 나오는 등 전반적으로 쉬운 수능 '사인'이 나왔지만, 실제 수능은 '끓는 물수능', '독극물 수능'으로 불릴만큼 변별력을 확보해 당혹감을 안긴 바 있다. 쉽게 생각하고 도전했던 수능에서 뜨겁게 데여 원 대학으로 복귀했다가 다시 한번 도전하는 반수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9월 모평은 또한 수시 지원가능 대학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 9월모평은 수시원서 접수마감 이전 치러지지만, 성적 통지시기는 원서접수 이후다. 수험생들은 가채점을 통해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의 폭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특히 수능최저학력기준(수능최저)을 적용하는 대학들에 대한 지원여부를 가채점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수시지원 횟수를 허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으므로 가채점 결과를 통해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을 따져 원서접수할 대학을 결정해야 한다.

특히 학생부가 반영되긴 하나 변별력이 논술고사에서 판가름나는 논술전형의 경우 주의를 요한다. 수능최저를 맞추지 못해 배제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는 때문이다. 2016학년 경희대 논술전형의 경우 수능최저가 설정된 67개 학과의 평균 수능최저 충족률은 44%에 불과했다. 지원자 10명중 6명 가량이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전국 한의대 중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 경희대 한의예(자연)의 경우 수능최저 충족률은 19%에 그칠 정도였다.

물론 9월 모평 결과만을 가지고 수시지원을 망설일 필요는 없다. 수능까지는 2달 정도 남았기 때문이다. 철저한 학습계획을 세워 취약점을 보강한다면 수능최저를 충족시킬 가능성이 있다. 최근 계속된 쉬운 수능 기조는 수능최저 충족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낳는 요인이다. 또한 수능최저 충족에 자신이 없는 경우 수능최가 없는 대학 지원을 적극 고려해봐야 한다.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건국대와 한양대는 수능최저기준이 없다. 중위권 학생들의 경우 수능최저가 없는 삼육대와 가천대의 적성고사전형을 노려볼 만 하다.

<9월모평 난이도는 어떨까>
9월 모평은 평가원이 3월 밝힌대로, 쉬운 수능이지만 ‘변별력’을 가지겠다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변별력’을 가지겠다는 표현은 수험생 입장에선 어려운 문항의 개수 차이보다는 난이도의 높고 낮음으로 작용한다. 6월 모평의 경우 국어와 수학나형이 어려웠다는 평이 있는 만큼 난이도를 조정해 출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다시 문이과통합으로 실시하는 국어는 변별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수능은 모평과 유사한 난이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간혹 모평과 다른 기조를 보일 수 있으니 어려운 모평을 가정하고 학습에 임하는 것이 좋다. 물론 수시 지원자의 경우 대학별 고사 준비 등으로 인해 수능 준비를 등한시 할 수 있으나, 수시에 모두 탈락하는 경우도 가정해야 한다. 어려운 수능을 가정하고 공부하는 경우 모평과 정반대 기조로 수능이 출제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지난해 수능은 영역별로 고난이도 문항이 약간씩 출제도면서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평이지만, 6월/9월 모평과 다른 출제기조를 보인 탓에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6월 모평의 쉬운 기조를 이어가 9월 모평에서도 국어A형 추정 등급컷이 100점에 이를 정도였기 때문에  ‘물수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실제 수능에선 변별력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예측가능성이 낮아 수험생들의 혼동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비판이 거셌다. 

절대평가를 앞둔 영어의 경우 올해까지는 변별력을 가진 과목으로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수시확대 기조와 학생부종합전형의 대폭 증가로 영어의 영향력이 예년에 비해 높다고 볼 수 없지만, 수능최저요건을 고려하면, 영어의 활용 폭은 큰 편이다.

<EBS 연계 70% 유지>
2017수능도 올해와 같은 EBS 교재 연계율 70%가 유지된다. 교육부는 내년 수능-EBS 연계교재를 사전 발표하면서 2017 수능 EBS 교재 연계율 유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연계율은 교재의 내용뿐만 아아니라 강의 내용까지를 기준으로 했으므로 수험생들은 수능대비를 위해 EBS강의 내용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영어 73.3%, 국어A/B형 71.1%, 기타 수학A/B형을 비롯한 사탐/과탐/직탐과 제2외국어/한문 70%의 연계율을 보인 바 있다. 연계율은 출제된 문항 수를 기준으로 따지며, 연계교재와 강의 내용을 대상으로 한다.

수능과 연계될 수능-EBS 연계교재는 ‘수능특강(특강)’ ‘수능완성(완성)’ 2가지 유형의 간소화방침이 유지된다. 작년까지는 2가지 유형 외에 ‘인터넷 특강’과 독자적인 유형인 고교영어듣기까지 4가지 유형의 연계교재가 사용됐다.

선택과목에서 필수과목으로 변경된 ▲한국사는 △수능특강 한국사 1권이 별도로 마련됐다. ▲선택형 시험에서 공통시험으로 바뀌는 국어는 △화법/작문/문법(특강) △독서(특강) △문학(특강) △국어(완성) 4권으로 통합됐다. ▲영어는 △영어(특강) △영어듣기(특강) △영어독해연습(특강) △영어(완성) 4권으로 구성됐다. 기존 고교영어듣기 교재와 인터넷수능에 속했던 영어독해연습은 수능특강 교재로 편입됐다. ▲수학 가형은 △미적분II(특강) △확률과 통계(특강) △기하와 벡터(특강) △수학 가형(완성) 등 4권이며, ▲수학 나형은 △수학II/미적분I(특강) △확률과 통계(특강) △수학 나형(완성) 등 3권으로 구성된다. 교육과정에 따라 기존 적분과 통계, 미적분과 통계기본 등은 확률과 통계, 미적분 I, II 교재로 변경됐다.

영어영역의 경우 한글 해석본을 암기해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EBS 교재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지 않는다. 2016 수능에서는 대의파악와 세부사항을 묻는 연계문항의 경우 EBS교재의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지 않고, EBS와 주제/소재/요지가 유사한 다른 지문을 활용하되 단어/문장이 쉬운 지문을 출제하는 방법이 활용됐다.

<시험 범위는>
9월모평 시험 범위는 6월 모평과 달리 수능과 동일하게 전 범위로 확대됐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영역별로 차이가 있으나 중요 개념이나 원리의 활용, 지문이나 그림/도표 등의 문항도 활용된다. 수학 나형의 경우 수학Ⅱ을 포함해 미적분Ⅰ과 확률과 통계까지가 범위다. 수학 가형은 미적분Ⅱ과 통계. 기하, 벡터가 출제된다. 국어, 영어는 경우 출제 범위를 바탕으로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해 출제할 계획이다.

영어는 4월 학평부터 적용했듯이 영어Ⅰ, 영어Ⅱ를 기본으로 교과과정 내에서 문항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사/과학/직업탐구와 제2외국어/한문은 개별 교과의 특성을 고려해 개념과 원리를 바탕으로 한 사고력 중심의 문항이 나온다. 한국사는 기본 소양을 평가하기 위해 핵심내용을 위주로 출제할 계획이다.

평가원이 6월 모평 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EBS 연계율 70%를 계속 유지할 뜻을 밝힌 만큼 연계교재를 풀면서 틀렸던 문제나 어려움을 겪었던 제시문 등을 깊이 분석해 문제해결력을 높여 두는 것이 필요하다. 모평과 수능 기출문제도 풀어보면서 과거 기출문제 경향과 문제유형을 짚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9월 모평, ‘6월 모평’출제진 배제한다>
6월 모평 문제유출 사태로 홍역을 치른 평가원은 9월1일 실시되는 '9월 모의평가'에서 6월 모평에 참여한 출제진을 아예 배제할 방침이다. 일부 언론사 간 ‘배제’인지 ‘배제검토’인지 용어혼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평가원 관계자는 “배제검토단계를 넘어 배제할 방침이다”라며, “실행단계에 들어서지 않아 배제방침이라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해 9월 모평은 새로운 출제진으로 구성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알렸다.

6월과 9월 모평이 실제 수능과도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6월 모평 문제유출사태는 수능에 대한 ‘신뢰도’가 흔들릴 수도 있는 사건이었다. 2일 평가원이 실시한 6월 모의평가와 관련해 모 사교육강사가 문제를 사전에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당국이 조사에 착수한 결과 교사와 사교육강사 간의 유착관계 정황이 드러났다. 현직교사는 문제를 사교육강사에게 유출한 혐의로 구속됐다. 조사 결과, 구속된 교사는 사교육강사로부터 수년간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와 받은 금품 가운데 일부를 다른 현직교사들에게 문제유출 로비비용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평가원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출제하는 기관이기에 보안과 신뢰성에 극도로 민감하다. 더군다나 6월과 9월 모평은 수능과 가장 유사한 시험 문제가 나오며, 실제 수능과도 가장 유사하다. 문제유출사태와 관련해 수험생의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출제진 관리감독에 책임이 있는 평가원은 논란이 벌어진 6월 모평 출제진을 전원을 9월 모평에 참여시키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출제위원을 100% 새롭게 재구성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모의평가의 출제위원으로 교수와 현직교사가 6대 4비율로 참가한다. 수능도 동일한 프로세스로 적용된다. 다만, 모평은 출제기간이 20일로 짧은 편이고, 문제를 출제하는 출제인력과 문제를 검토하는 검토인력, 기획인력이 필요하지만 전면적으로 교체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평가원은 일부 기획위원은 참여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출제인력과 검토인력을 새롭게 구성하지만, 일부 기획위원은 참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평가원은 모의평가 출제진에 대한 보안 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 보안사고에 대한 손해배상 등 구체적인 보안교육을 실시해 고의적 유출과 부주의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유출을 방지하겠다는 계획이다.

평가원은 지금까지 모의평가는 경우에 따 일부 출제진이 중복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9월 모평에서는 배제방침을 밝혔지만, 향후 11월 치를 수능에서도 출제진을 배제할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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