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최진복 세종과고 교장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최진복(61) 세종과고 교장은 지난해 9월 세종과고 교장으로 부임했다. “너그러워서 베풀 줄도 알고 이웃과 함께 할 수 있는 인재들이 많이 자라나길 희망”하는 최 교장은 “가족 위한 의사보다는 국가와 민족 위한 이공계인재를 양성”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 과고는 과학영재학교 후순위 식의 불리함도 있다
“물론 영재학교 이후에 선발하다 보니 불리한 측면은 있다. 다만 그렇다고 과고도 같은 시기에 입시를 치르겠다고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러자면 영재학교를 또 만들겠다는 것인데, 과학인재양성 목적의 고등학교가 과도하게 많이 생기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과고가 몇 개교 안 될 때는 그 자체만으로도 영재학교급이였지만 이제는 아니다. 체제에 맞춰 영재학교는 영재학교대로, 과고는 과고대로 나름의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본다. 영재성을 갖춘 학생은 과고에도 많다. 가능성이 비슷해 영재학교나 과고나 학생의 수준은 비슷하다. 학생들을 얼마나 잘 가르치느냐가 문제인 것이지 선발을 언제 하느냐는 문제되지 않는다.”

- 조기졸업 제한 이후 교육내용의 변화라면
“교육내용도 영재학교와 다를 바 없다. 특히 조기졸업제도 폐지되면서 조기졸업 가능인원이 10%에 불과해 대부분 3학년 과정까지 알차게 교육할 수 있다. 영재학교가 진행하고 있던 AP과정도 올해 교육과정부터 시작했다. 교재는 일반화학 일반물리 등으로 번역본 원서이면서 용어는 원어인 영어로 가르치고 있다. 대학에서 배우는 원서강의와 연결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교육을 올 3학년 교육과정에 넣어 진행하고 있다. AP이수를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과기원들이 많다. 3학년까지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고 대학교 1학년 수준의 내용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영재학교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실제 교육내용이 대학교수와 연결한 R&E라든지 학생들이 주도하는 팀별 과제연구 등 심도 깊다. 이공계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하는 방법을 학교에서 배울 수 있게 해뒀다. 수업진행의 많은 부분이 모둠별로 과제연구를 받아 문제점을 스스로 찾아내고 해결하는 수업들이 많다. 특히 세종과고는 교육부 주도의 SW계통을 강조하면서 많은 수업에 SW교육과정을 도입해 운영해왔다. SW교육선도학교에 세종과고가 특목고 가운데 유일하게 지정되기도 했다.”

▲ 최진복(61) 세종과고 교장
- 세종과고의 의대진학이 두드러지는 경향인데
“의대에 대한 사회적 열망이 큰 상황이 안타깝다. 일부 의대진학을 희망하는 학부모 학생이 있는 건 사실이다. 다만 의대진학을 기피할 수 있도록 학교차원에서 이공계 인재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외부강사를 초청해 의대보다는 이공대로의 길을 다양하게 알려주고 있다. 이공계특성화대 탐방 등을 실시, 학생들이 해당 대학의 캠퍼스를 방문해 동기를 갖고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교사들이 진로진학상담을 할 때도 의대보다는 이공대로 이끄는 방향이다. 추천도 이공대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의대 추천은 수시6장 모두 의대에만 쓴다면, 추천을 아예 안 해주는 걸로 정해뒀다. 입학식 등 학부모를 만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학교는 이공계에 진출해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공헌할 인재를 키우겠다는 특수한 목적을 지난 학교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학부모 대상의 연수와 강좌 등을 통해 학부모들의 의식을 바꾸도록 노력하고 있다. 입학전형 때도 자기소개서 등 서류를 볼 때 이공계 쪽으로 뜻을 둔 학생들을 선발해왔다. 의사는 분명 의미 있는 직업이긴 하지만 이미 과잉으로 썩 좋은 직업군이라 보기 어렵다. 자녀가 즐겁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일부 학부모 욕심을 줄이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다.”

- 세종과고의 경쟁력, 과제라면
“서울권 후발 과고로 상대적으로 시설 측면이 좋다. 교사진도 워낙 우수하기 때문에 학생들을 지도하는 수준과 제출된 논문 수준을 보면, 영재학교와 경쟁해 과고 중 가장 우수한, 영재학교 못지 않은 우수한 성적을 내오고 있다. 워낙 잘해왔기 때문에 크게 바꿔야 할 건 없지만 전체적인 과고의 문제이기도 한, 선발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사교육을 예방해야 하기 때문에 사교육 유발요소를 모두 배제하다 보니, 우수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는 근거자료가 부족하다. 모든 게 가려진 상태에서 선발해야 하는데 시험을 다양하게 볼 수도 없고 면접은 간단한 테스트 수준에 그쳐, 잠재력까지 찾아내 선발하는 게 굉장히 어려운 과제다. 내부적으로 큰 고민인데 개선해나가고 있다. 핵심적인 요소를 잘 찾아내 숨이 있는 끼를, 과학적인 끼를 가지고 있는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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