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DGIST(Daegu Gyeongbuk Institute of Science & Technology,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디지스트)는 2014학년 1기 학부생을 맞이한 신생 이공계대학이다. 올해 2017 입시로 학부 완성연도를 맞는 신생임에도 수험생들의 관심은 남다르다. 이미 지난 봄 ‘설카포디 실적’으로도 익숙하다. 고교들의 진학실적에 이공계 최상위권으로 군림해온 ‘설(서울대) 카(KAIST) 포(포스텍)’에 신생 DGIST가 함께 거론될 수 있었던 배경엔 DGIST의 자신감이 자리한다. 지난해 치른 2016 대입은 과고조기졸업제한의 족쇄로 과고들의 대입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라는 특수성이 있다. 카포를 제외한 타 이공계특성화대학이 2016 입학생의 출신고교 정보공개에 주저한 배경이다. 영재학교 과고 출신이 줄었다는 사실 자체가 대학경쟁력 이미지를 좌우하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에서다. 반면 DGIST는 당당하다. 영재학교 과고 출신의 경쟁력 역시 인정하지만, 최강의 추수프로그램으로 세계를 겨냥한다는 자신감으로 출신고교를 넘어선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이공계특성화대는 영재학교 과고 출신의 전유물일 것이란 세간의 편견을 깨고 일반고 출신에게도 문호를 대거 개방해온 DGIST는 차별화된 교육경쟁력이 강점이다. 교육과정 설계는 물론 학생 한 명 한 명의 가능성을 살핀 제대로 된 융복합교육이 가능한 체제다. 가능성만 보인다면 최상의 교육을 실현시킬 배경은 든든하다. 국내최초의 무학과 단일학부, 국내최초의 학부교육 전담교수제, 건축설계는 물론 시공간을 넘나드는 세계최초의 학부생 전용 전자책 개발까지… 융복합의 중요성은 누구나 얘기하기지만 학문간 견고한 장벽으로 인해 현실화가 불가능에 가까운 시점에서, ‘제로 베이스’로 출발한 DGIST의 제대로 된 융복합 교육경쟁력은 교육수요자의 눈길을 잡아매기에 충분하다. 미래부의 전폭지원으로 수시6회 제한에 들지 않으면서 전교생의 국비장학생으로 등록금과 기성회비가 면제되는 매력까지 더한다.

<최초의 혁신 쌓아 세계를 겨냥한 학부 원년>
2004년 연구중심의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으로 출발한 DGIST의 학부개설은 파격의 연속이었다. 세계적 트렌드이지만 시도되긴 어려웠던 융복합 교육의 실현에 관한 모든 것이 DGIST 학부에서 시도되고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DGIST는 2014학년 1기 모집을 목표로 2011년 학부개설을 준비했다. 학부 교육은 DGIST 대학원과의 교육과 달라야 했고 무엇보다 석박사 과정의 연구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것이어야 했다. 대학구조조정의 시대에 학부를 개설하는 입장에서 이미 학사과정을 운영중인 과기원과의 차별화도 불가피했다. DGIST는 학부교육의 중심을 기초과학과 기초공학에 두고, 탄탄한 기초과학 기반 위에 인문/사회/예술교육이 가미된 융합교육으로 지식창조형 인재양성을 겨냥했다. 실행방법은 국내최초 무학과 단일학부의 도입과 학부교육 전담교수제, 전자교재 개발이었다. 모든 걸 ‘제로 베이스’에서 출발하는 DGIST였기에 가능했던 측면이다.
국내대학 최초로 도입한 ‘무학과 단일학부’는 기초학부에 별도의 전공을 두지 않고 기초과학과 기초공학에 집중하되 인문/사회과학 및 예술 분야의 소양도 함께 쌓음으로써 융복합 연구 수행능력을 배양한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국내대학들이 그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기존의 틀을 깨지 못하고 주춤하는 사이, DGIST는 새 술을 새 부대에 부을 수 있는 강점으로 과감한 혁신을 감행했다. 학부 학생들은 전공구분 없이 입학해 3년간 수학 물리 화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 분야를 깊이 있게 공부하는 한편, 비교역사학 철학 음악 미술 체육 등 인문소양교육과 더불어 창의적 리더십교육 및 충만한 기업가정신교육을 받음으로써 학문간 융복합을 통해 창의성을 키우게 된다. 특히 이공계 학생들에게 상대적으로 취약한 감성과 정서의 함양을 위해 학생들이 악기를 한 가지씩 필수로 익히도록 했고, 태권도 수업을 통해 심신의 건강을 도모했다. 4학년이 되면 각자 진로를 택해 트랙별 집중 심화교육을 받게 된다. 졸업생은 ‘융복합전공’의 학위로 융복합이학사 또는 융복합공학사의 학위를 취득하게 된다.

DGIST의 또 다른 특별한 시스템인 ‘학부교육 전담교수제’ 역시 국내최초로 시도된 혁신 시스템이다. 학부전담교수 1명이 학생 10명을 전담한다. 일반 대학의 교수들이 학부생 교육과 연구를 병행하는 것과 달리 DGIST의 학부전담 교수들은 학부생 교육에만 전념함으로써 교육의 내실화를 꾀하는 동시에 학생들의 멘토가 되어 진로 및 생활 전반에 대해 조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대학평가와 그에 따른 예산편성의 기준이 교수들의 연구성과라는 데서 교수들이 학생교육에만 전념하다 보면 대학 입장에선 자금조달 측면에서 피해를 볼 수도 있었지만, 대학교육 제1의 가치를 ‘교육 내실화’에 둔 DGIST는 충분히 도입할만한 가치가 있는 제도라 여겼다.

DGIST의 특별한 학부교육은 학부교육 전담교수들이 자체 제작한 학부생 전용 맞춤 ‘e-book 교재’에서 한층 빛을 발했다. 보통 개교 1년 전부터 교수를 선발하는 전례를 깨고 개교 2년 전인 2012년 9명의 교수를 선발, 선행연구에 들어갔고 2년 만에 융복합적 철학을 바탕으로 전무후무한 교재를 만들어냈다. ‘세계최초’의 학부생을 위한 100% 전자책 형태의 맞춤교재가 탄생한 것이다. 기존의 교육과정을 창조적으로 파괴한 신개념 교육과정을 ‘Crossover, Interactivity, Ubiquity, Easy update, 3D-animation’의 특성과 융합시켰다는 평가다. 시공간 물리적 제약을 깬 파격 시도다. DGIST학생들은 무거운 교재들 대신 태블릿PC 하나씩 들고 다닌다. 태블릿PC를 켜면 전자교재들이 화면에 나타난다. 물리학을 공부하다 관련 수학 공식에 의문이 생기면 이미 화면에 있는 아이콘을 눌러 해당 공식에 대한 동영상 강의를 듣는 식이다. 단백질 구조와 같은 복잡한 내용을 3D 동영상으로 실감나게 구현, 과학을 시각화하고 학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 역시 기존 전자교재의 함량을 업그레이드한 측면이다. 학생과 교수의 상호작용에 용이하고 수시로 업데이트가 가능한 만큼 급변하는 과학기술을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데서도 매우 획기적이다.

▲ DGIST는 2014학년 1기 학부생을 맞이한 신생 이공계대학이다. 올해 2017 입시로 학부 완성연도를 맞는 신생임에도 수험생들의 관심은 남다르다. /사진=DGIST 제공

<세계석학들이 만드는 융합의 용광로>
DGIST를 만들어내는 건 학생들이지만, 학생들의 가능성을 최대한 실현시키는 건 교수들의 몫이다. 대학에서 교수의 수준은 곧 대학 수준을 대변한다. DGIST는 신생 대학이지만, 교수들의 면면이 대단하다. 세계적 석학을 비롯, 국내외 최고 수준의 교수 영입에 심혈을 기울인 DGIST의 노력이 돋보인다. 세계적 수준의 탁월한 교육 및 연구, 기여봉사를 통해 국가와 DGIST 발전에 크게 기여할 역량을 갖춘 교원과 연구원을 대상으로 부여하는 최고 직위인 ‘DGIST Fellow’ 1호 교수로는 사이버물리시스템(CPS)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손상혁 버지니아대 교수를 2012년 영입했다. 이어 같은 해 국가과학자 남홍길 교수와 표준과학연구원 문대원 교수가 DGIST Fellow로 합류한다. 개교 2년 전부터 이룬 성과다. 이전인 2011년엔 미래에너지 권위자이자 2007년 노벨상 수상자인 존 번(John Byrne) 미국 델라웨어대 교수를 석좌교수로 영입한 바 있다.

DGIST는 손상혁 교수를 영입한 후에도 CPS 분야의 세계적 석학을 추가로 초빙,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를 도모하고 있다. 2012년 스탄코빅(John A. Stankovic) 버지니아대 석좌교수, 이인섭 펜실베니아대 석좌교수, 라지쿠마(Raj Rajkumar) 카네기멜론대 석좌교수, 신강근 미시건대 석좌교수 등 4명을 정보통신융합공학전공 해외 석학교수로 초빙했다. 이들은 대학원에서 단기 집중강좌를 맡아 학생들에게 수준 높은 강의를 제공했으며, 전공 홈페이지에 강의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2014년엔 2002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쿠르트 뷔트리히(Kurt Wuthrich) 스위스 연방공과대학(ETH) 교수를 뉴바이올로지전공 석좌교수로 임용했다.
석학들의 임용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자 2013년 교원 인사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점 역시 DGIST의 남다른 경쟁력을 대변한다. 특별초빙의 경우 4단계에서 2단계로, 공개채용의 경우 5단계에서 4단계로 간소화함으로써 교원초빙 소요기간을 기존의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할 수 있는 유연함이 돋보인다. DGIST 관계자는 “앞으로도 세계적 석학을 포함한 우수 전임교원을 추가 초빙할 계획이며, 해외 우수 교원 초빙을 위해 미국 CES 및 영국 EKC 등에도 적극 참여할 방침”이라 밝혔다.

<DGIST 융합교육의 꽃 ‘UGRP’>
DGIST 융합교육은 UGRP(Undergraduate Group Research Program, 학부공동연구 프로그램)를 통해 실현된다. 다른 대학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교과프로그램이다.

UGRP는 기초학부생이 같은 주제에 관심 있는 4인 내외로 그룹을 형성, 각 분야 전문가 및 기초학부 교수, 대학원 교수, 연구원 등의 도움을 받아 자기완결적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자기완결적’이라는 것은 학생들의 자율적인 아이디어에 의거, 연구 프로젝트를 기획 집행해 일정한 성과를 가지고 평가에 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원 및 연구원이 제안한 주제(Top-down 방식) 또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제안한 주제(Bottom-up 방식)에 대해 연구를 진행, 이공계에서 매우 중요한 융복합 연구역량 협업연구역량 상호소통능력 등을 강화하게 된다.

연구주제의 성격에 따라 프랜시스 크릭 코스, 장영실 코스, 정약용 코스, 빌게이츠 코스로 분류된다. 프랜시스 크릭 코스는 기초과학간 융복합 연구프로그램으로 자율적 프로젝트 실험을 1년 단위로 실시한다. 장영실 코스는 기초과학과 공학 간 융합 연구프로그램으로 발명과 장비개조, 공학프로세스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기초과정 1년과 응용과정 1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약용 코스는 기초과학과 인문사회학 간 융합연구 프로그램으로 과학다큐, 과학예술, 과학일러스트레이션의 번역 및 해제작업을 실시한다. 과학예술-미디어아트, 모바일게임 등 미디어 콘텐츠, 미디어 인터페이스 디자인 등을 평가한다. 빌 게이츠 코스는 산학협력과 과학벤처 프로젝트로 기술기반 사회적 기업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기본 1년 구성으로 1학기는 프로젝트 발굴 및 구체화, 2학기는 모의 창업 실습으로 구성한다. 필요에 따라 2년 진행도 예정한다. 창업주제를 발굴, 사업계획을 내고 이를 구체화하거나 사회적 기업 모델로 구현해보는 실습을 진행한다.

<세계 명문과 어깨 나란히.. 전교생에 기회 부여>
DGIST의 교육은 세계로 뻗어있다. DGLP(DGIST Global Leadership Program)를 통해 1학년들은 여름학기에 해외 명문대학 정규수업을 수강하고, 2~4학년은 해외의 대학과 연구소 기업 등의 기관에서 연구 교육 인턴 봉사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한다. FGLP(Freshman Global Leadership Program)를 통해선 1학년 또는 2학년 학생들에게 UC버클리 스탠포드 존스홉킨스 등의 명문대학에서 수강할 기회도 준다. 1학년 전원에게 기회를 부여하며 학업계획 어학능력 등을 종합평가해 대상을 선정한다. 개인사정으로 2학년에 참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항공료와 개인경비는 개인부담하지만, 수강료와 기숙사비 식비 등 1인당 650만원 가량은 DGIST가 지원한다. 저소득층에 한해 항공료까지 학교가 지원한다.

<최고의 시설에 전교생 국비장학생>
미래창조과학기술부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대학인 만큼 DGIST의 모든 입학생은 국비장학생으로 선발된다. 일체의 등록금이나 기성회비가 없다. 입학생은 전원 2인1실 기숙사에 입주하며, 생활에 필요한 각종 편의를 제공 받는다. 약간의 기숙사비는 필요하지만 학기중 매달 약 23만원의 지원금을 통해 부담은 없다 하겠다. 박사과정 진학시에는 전문요원으로 편입이 가능, 병역특례 혜택도 부여된다. 총장장학생인 DPF(DGIST Presidential Fellowship)에 선발된 학생들은 특별장학금과 자기주도형 연구프로그램을 위한 연구비 지원을 받게 되며 세계 석학들로부터 멘토링을 받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해외연수 및 인턴십 지원 우선권 부여의 혜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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