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문항의 중요성.. '학교별 학종의 색깔과 무게 결정'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상위권대학 입시의 대세로 자리잡아가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통상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서류는 자기소개서(자소서)다. 특히, 대학 자율문항인 4번문항은 학종 합격의 ‘키’로 꼽힌다. 물론 학종의 중심은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지만 수시 원서접수를 앞두고 학생부를 변동 하는 것은 불가능인 반면, 학생부 보완의 목적으로 제출하는 자소서는 학생 개개인이 들이는 공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학생부 구축이 우선이지만, 원서접수 시기가 다가왔다면, 합격의 가능성을 일말이라도 높이기 위해서는 자소서에 집중해야 하는 구조다. 통상 1번부터 4번까지 4개 문항으로 구성되는 자소서 양식에서 3개는 대교협의 공통문항인 반면 자율문항 4번은 대학들의 선택사항이다. 선택사항이긴 하지만 4번문항은 대학별로 색깔과 무게를 정하는 만큼 수험생들에게 묻고 싶은 질문을 모아 놓은 집약체로 평가되기도 한다. 

올해 서울 상위15개 대학 가운데 4번문항을 자소서에서 활용하지 않는 대학은 2개교에 불과하다. 나머지 13개대학은 모두 4번문항을 활용한다. 13개 대학 가운데 6개 대학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4번문항이 바뀌었으며, 2개대학은 지난해 미활용했던 4번문항을 신규도입해 활용키로 결정한 차이가 있긴 하나 긍극적으로 4번문항 활용이란 측면에선 동일하다. 고교교육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 등을 통해 특기자/논술/정시 등은 축소되고, 2018학년 상위권 대입이 ‘학종시대’로 불릴만큼 학종의 비중이 점차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는 점에서 자소서 4번문항의 중요성도 날로 커져갈 전망이다.

▲ 상위권대학 입시의 대세로 자리잡아가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통상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서류는 자기소개서(자소서)다. 특히, 대학 자율문항인 4번문항은 학종 합격의 ‘키’로 꼽힌다. 사진은 건국대의 면접장면/사진=베리타스알파DB

<자소서 공통양식? 1~3번 공통문항>
현재 대학들은 대입을 도맡아 주관하고 있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공통양식을 활용해 자소서 양식을 정한다. 2011학년 대입전형부터 도입된 자기소개서/추천서 공통양식은 교외스펙 작성제한 강화, 작성부담 완화 등의 사회적 요구에 따라 2015 대입을 앞두고 한 차례 모습을 바꾼 후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대교협은 공통양식을 통해 1번문항부터 3번문항까지의 공통문항을 대학들이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2015대입부터 올해 대입까지 3년 간 변함 없는 모습이다. 공통문항의 내용은 ▲1번 문항의 경우 ‘고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점을 중심으로 기술(1000자 이내)’이며, ▲2번 문항은 ‘고교 재학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활동을 배우고 느낀점을 중심으로 3개 이내로 기술, 단 교외활동 중 학교장의 허락을 받고 참여한 활동은 포함(1500자 이내)’이다. ▲3번 문항은 ‘학교생활 중 배려/나눔/협력/갈등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하면 된다.

1~3번문항과 달리 4번 문항은 대학들이 자체 판단 하에 정할 수 있는 자율문항이다. 대교협은 공통양식을 통해 “지원동기 등 학생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대학별로 1개의 자율문항을 추가해 활용하기 바란다. 글자 수는 1000자 1500자 이내로 대학에서 선택”하라며, 대학들에게 선택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했다. 대학들의 판단에 따라 4번문항의 활용여부, 문항구성이 달라질 수 있는 이유다.

<서울 상위15개대 중 4번문항 활용 13개교.. 지난해 대비 2개교 추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성균관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이화여대 건국대 동국대 홍익대 숙명여대 등 서울 상위 15개대학은 전부 수시에서 학종을 운영한다. 유형별로 분류하면 ▲4번문항 미활용대학과 ▲4번문항 활용대학으로 나눌 수 있다. 다시 4번문항 미활용대학은 ▲자소서를 평가요소로 두지 않는 대학 ▲자소서는 있지만 4번문항 미활용대학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4번문항 활용대학은 ▲기존 4번문항 활용대학과 ▲4번문항 신규도입대학으로 세분할 수 있다.

대학들의 면면을 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번문항을 활용하는 대학과 올해 처음으로 4번문항을 도입한 대학 등 4번문항 활용대학이 압도적으로 많다. 선발권 확보 차원에서 4번문항의 사용을 마다할 이유가 딱히 없기 때문이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중앙대 경희대 성균관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건국대 동국대 홍익대 숙명여대 등 4번문항을 활용하는 대학의 수는 13개교에 달한다. 13개교 가운데 성균관대와 홍익대는 올해 4번문항을 학종에 처음 도입했다. 지난해 고른기회선발 대상자에 한해 4번문항을 요구했던 성균관대는 일반학생들이 지원하는 학종까지 4번문항을 활용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사회적배려대상자 국가보훈대상자 특성화고졸재직자 등 고른기회성격의 전형에서만 자소서를 활용했던 홍익대는 올해 서울캠에서 학종으로 캠퍼스자율전공을 선발하면서 자소서를 평가요소로 두고 4번문항도 활용하기로 했다. ▲학종에서 면접없이 서류평가로만 선발을 진행해 자소서 자체가 없는 한양대 ▲자소서는 있지만 4번 문항 없이 1~3번 공통문항만 요구하는 이화여대 등 수험생이 4번문항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는 대학은 2개교 뿐이다. 결국 상위권 대입 수시에서 자소서 4번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학종을 활용, 상위권 대입을 노리는 수험생이라면 자소서 4번문항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올해 4번문항을 변경한 대학들이 다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4번문항을 활용하는 13개 대학 가운데 지난해와 올해 동일한 문항을 유지하는 대학은 서울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동국대 숙명여대 등 5개교에 불과하다. 반면, 연세대 고려대 중앙대 경희대 성균관대 한국외대 건국대 홍익대 등 8개교는 올해 4번문항을 바꿨으며, 그 중 연세대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건국대 등 5개교는 자소서 4번문항을 통일했다. 지난해 시행된 고교교육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의 추가지원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소서 문항에 대해 공동연구를 진행, 동일한 문항을 사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해당 대학에 입학을 희망하는 수험생이라면 바뀐 자소서 문항에 대해 미리 대비하는 지혜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다만, 4번문항의 중요성에 매몰돼 1~3번 문항을 등외시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한 업계 전문가는 “대학별 다른 문항이 출제되는 4번문항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지만, 시각을 달리해 보면, 1~4번 문항 가운데 1개 문항일 뿐이다. 올해 4번문항을 바꾼 대학들이 많아 더욱 4번문항의 중요도가 높아지긴 했으나, 1~3번 문항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와 동일한 4번문항.. 서울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동국대 숙명여대]
지난해와 동일한 자소서 4번문항을 유지하는 서울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동국대 숙명여대 등 5개교 가운데 독서문항을 운영하는 서울대를 제외한 4개교는 모두 진로계획을 요구한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4개교 중 서울시립대 동국대 숙명여대가 ‘지원동기’를 요구하는 것과 달리 서강대는 ‘전공선택 이유’의 기재를 요구하지만, 단어 선택의 차이일 뿐 실질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서울대를 제외한 4개교의 자소서 문항은 사실상 비슷한 유형으로 봐야 한다.

<서울대.. 독서문항 유지>
서울대는 자소서 4번문항으로 ‘독서문항’을 유지했다. 독서문항이 최초 2014학년 수시에서 자소서 3번문항으로 도입됐으며, 2015학년부터 4번문항으로 자리해 계속 이어져 온 것을 고려하면 무려 4년째 문항변동이 없다.

독서문항은 ▲고등학교 재학기간 또는 최근 3년간(초등학교 중학교 기간 제외) 읽었던 책 중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을 3권 이내로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해야 하는 문항이다. 책 3권을 선정해 도서명, 저자/역자, 출판사를 각각 명시하고, 선정 이유를 도서별로 500자 이내로 작성하면 된다. 서울대는 자소서를 통해 “단순한 내용 요약, 감상이 아니라 읽게 된 계기, 책에 대한 평가, 자신에게 준 영향을 중심으로 기술”하라고 밝히고 있다.

서울대는 입학본부 웹진 ‘아로리’를 통해 4번문항을 “자소서 안의 또 다른 자소서”라고 표현했다. “지원자의 독서 경험을 통해 지원자의 생각”을 보여줄 수 있는 매개체인 때문이다. 자소서가 학생부에서는 드러나지 못한 개인적인 생각/경험 등을 알기 위한 수단임을 떠올려보면, 독서문항은 1~3번 공통문항을 통해 드러나지 못한 내용을 나타내는 항목으로 기능한다.

서울대가 제시한 4번문항의 잘못된 작성사례는 책의 줄거리를 요약하거나 내용소개 수준에 그친 경우다. 단순한 내용요약/감상은 피하라고 명확히 밝히고 있지만, 독후감 쓰기에 익숙한 수험생들은 줄거리를 요약하는 수준에서 4번문항을 작성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4번문항에는 꼭 지원동기를 녹여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진로와 관련있는 도서를 골라야 한다는 오해가 현장에 광범위하게 퍼져있지만, 서울대는 그간 여러차례 지원하는 모집단위와 관련된 활동만 제시해야 하는 것이 아니며, 일관된 진로설정 여부가 합/불을 가르는 지점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고교 재학시절 초기부터 진로를 확정짓고 관련 활동에 매진하는 경우도 있겠으나, 본래 고교생의 진로가 바뀌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 때문이다. 동일한 맥락에서 도서 선정은 지원하는 모집단위와 관련성이 없어도 된다. 분야를 막론하고 가장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3권의 책을 선정해 독서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어떤 생각을 하게 됐는지 등에 대해 경험과 생각을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하면 족하다.

<서강대 서울시립대 동국대 숙명여대.. 지원동기(전공선택이유), 학업/진로계획>
서강대 서울시립대 동국대 숙명여대 등 서울대와 더불어 지난해와 동일한 문항을 유지한 4개대학은 유사한 내용의 4번문항을 활용한다는 공통점이다. 표현이 다소 다르며, 세부적인 부분에서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지원동기와 학업/진로계획의 2개 요소로 정형화된다.

지원동기를 두고 서울시립대 숙명여대가 ‘지원 동기’란 표현을 사용하는 데 비해 서강대는 ‘지원전공을 선택한 이유’, 동국대는 ‘해당 전공(학부/학과)에 지원한 동기’란 표현을 쓰지만 결국 지원동기란 큰 틀에서 보면 동일한 내용이다.

학업/진로계획 부분도 서강대는 ‘대학 입학 후 학업 또는 진로계획’, 동국대는 ‘입학 후 학업계획 및 향후 진로계획’이란 표현으로 학업계획과 진로계획을 아우르는 반면, 서울시립대는 ‘향후 진로계획’, 숙명여대는 ‘지원분야의 진로계획’이란 표현으로 진로계획에 한정짓는다는 차이가 있긴 하나 비슷한 유형으로 묶을 수 있는 범주다.

실제 자소서 4번문항을 보면, 서강대는 ▲‘지원전공을 선택한 이유와 대학 입학 후 학업 또는 진로계획에 대해 기술’로 1000자 이내 작성이며, 동국대는 ▲‘해당 전공(학과/학부)에 지원한 동기와 입학 후 학업계획 및 향후 진로계획에 대해 기술’을 1000자 이내로 작성하면 된다. 지난해 4번문항과 완전히 동일하다.

서울시립대 자소서 4번문항도 지난해와 같다. 아직 모집요강 내지 홈페이지 등을 통해 명시된 바는 없으나 서울시립대 관계자는 “지난해와 동일한 자소서 양식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항의 내용은 ▲‘지원동기와 향후 진로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학부/학과 인재상을 고려해 작성)’이며, 1000자 이내 작성이다. 문항 말미에 덧붙여진 ‘학부/학과 인재상을 고려해 작성’하라는 부분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서울시립대는 입학처 홈페이지가 아닌 입학사정관제 홈페이지를 통해 전공별 인재상을 제시하고 있다. 수험생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학과들을 중심으로 보면, 세무학과의 경우 ‘통합적 사고 능력을 바탕으로 법학 경영학 경제학의 융합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근면성실한 학생’을 요구하지만, 도시행정학과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며 타인에 대한 배려, 사회문제와 공익에 대한 관심이 크고 리더십이 있는 학생’이 인재상으로 원하는 선발하고자 하는 학생의 모습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본 후 자신의 장점들을 인재상에 맞춰 담아내는 데 중점을 두고 4번문항을 작성해야 한다.

숙명여대의 4번문항 내용은 ‘지원동기와 지원분야의 진로계획을 적고, 이를 위해 어떠한 노력과 준비를 해왔는지 기술’이며, 1000자 이내 작성이다. 진로계획을 위한 노력과 준비는 교내 활동을 중심으로 작성해야 하나, 교외활동 중 학교장의 허락을 받고 참여한 활동은 예외적으로 작성 가능하다. 여타 3개대학과 마찬가지로 지원동기와 학업/진로계획으로 분류할 수 있는 자소서지만, 진로/학업계획에 대해 기술하는 것으로 끝나는 여타 3개대학과 달리 “‘지원동기와 지원분야의 진로계획’을 위해 ‘어떠한 노력과 준비’를 해왔는지 교내활동 중심으로 작성”해야 한다는 차이에 유의해야 한다.

[4번문항 변경대학 6개교.. 고려 연세 중앙 경희 한국외 건국]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소서 4번문항을 활용하지만, 문항의 내용을 바꾼 대학은 고려대 연세대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건국대 등 6개교다. 특기할 사항은 연세대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건국대 등 고려대를 제외한 5개교의 바뀐 자소서 4번문항이 동일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고교교육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의 추가지원사업으로 진행된 공동연구를 통해 자소서 4번문항을 통일했기 때문이다. 5개교에 서울여대까지 총 6개대학은 지난해 건국대를 주관대학으로  ‘학생부종합전형 운영공통기준과 운영표준화 연구’룰 수행했다. 6개대학은 향후 전형방법의 평가요소, 서류평가 용어 등까지 통일안의 적용범주를 확대할 예정이다.

<4번문항 통일 5개교.. 연세 중앙 경희 한국외 건국>
올해 자소서 4번문항을 통일한 5개교의 지난해 자소서 양식은 각기 달랐다. 공통문항인 1~3번은 동일하지만, 4번문항은 대학별로 차이가 컸다. 중앙대와 경희대는 1500자 이내, 연세대 한국외대 건국대는 1000자 이내로 글자 수를 비롯해 문항의 내용까지 상이했다.

지난해 대학들이 활용한 4번문항은 연세대의 경우 ‘고교 재학기간 중 진로선택을 위해 노력한 과정 또는 개인적인 어려움이나 좌절을 극복한 과정을 사례를 들어 구체적으로 기술’이었으며, 경희대는 ‘지원자의 교육환경(가족, 학교, 지역 등)이 성장과정에 미친 영향과 지원학과에 지원한 동기, 입학 후 학업(진로)계획에 대해 기술’이었다. 중앙대는 다빈치형인재와 탐구형인재의 문항내용이 상이했다. 다빈치형인재의 경우 ‘학업역량, 지적탐구역량, 성실성, 자기주도성/창의성, 공동체 의식 가운데 추가로 보충하고자 하는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기술’할 것을 요구했으며, 탐구형인재의 경우 ‘지적탐구역량(관심분야에 대한 흥미와 열정, 탐구능력)을 구체적 사례를 중심으로 기술’하라고 했다. 한국외대는 ‘지원동기와 학업계획을 중심으로 자신의 향후 진로계획에 대해 기술’, 건국대는 ‘지원학과(전공)에 지원한 동기 및 고교입학 후 관심분야와 관련한 역량계발과정 제시’를 4번문항으로 활용했다.

올해 서울상위 15개대학 가운데 5개교가 통일해 내놓은 4번문항은 ▲‘해당 모집단위에 지원하게 된 동기와 이를 준비하기 위해 노력한 과정이나 지원자의 교육환경(가정, 학교, 지역 등)이 성장에 미친 영향 등을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기술’이며 1500자 이내 작성이다. 지원동기, 지원준비에서의 노력과정, 지원자의 교육환경이 성장에 미친영향 등 3개 항목 가운데 단일항목 또는 복수의 항목을 선택해 경험을 바탕으로 삼아 기술해야 하는 문항으로 다소 복잡하다. 요구하는 내용이 적지 않은 데다 공동연구에 참여한 대학들의 의견이 뒤섞이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공동연구에 참여한 한 대학 관계자는 “올해 4번문항은 대학들의 의견이 모아지는 과정에서 복잡한 구조가 됐다. 이미 학생들에게 공지된 내용이기 때문에 활용되긴 하나 내년에는 다시금 문항내용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5개교가 통일한 4번문항에 대해 교육계는 부정적인 시선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로스쿨 입시 문제로 인해 불거진 가정환경 등이 문항 내용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최초 문항을 마련할 당시에는 로스쿨 문제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대학들은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해당 문항이 소위 ‘금수저’ 논란 등과 유사한 맥락에서 가정환경을 평가요소로 활용하려는 것이 아님은 분명했다. 한 대학 입학사정관은 “해당 문항의 진의는 서류평가의 신뢰도를 더욱 높이려는 데 있었다. 소논문을 예로 들면, 의학과 밀접한 소논문을 쓴 의대 지원자의 부모 가운데 의사가 있다던지, 특정학문분야 소논문을 쓴 지원자의 아버지가 해당학문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직업인 경우 소논문 검증을 더욱 면밀히 하는 식이다. 더하여 어려운 가정환경을 딛고 학업역량을 드러내는 경우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으며, 지역적 특색에 따라 지원동기 설명이 설득력을 더욱 가질 수도 있다. 로스쿨 입시가 지적의 대상이 되기 이전 좋은 취지에서 마련된 문항이지만, 로스쿨 인해 금수저 논란이 커지면서 4번문항이 비판받을 여지가 생겨 안타깝다. 만약 해당 문항을 잘못 이해해 부모의 직업(직장명 직위 등), 가정환경 등을 기술하는 경우에는 해당 내용을 일체 평가에서 배제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고려대.. ‘지원자를 선발해야 하는 이유’ 추가, ‘준비과정’ 제외>
고려대는 4번문항을 바꾼 서울 상위권 15개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공동연구에 참여하지 않아 독자노선을 걷게됐다. 지난해 고려대가 활용한 4번문항은 ‘해당 모집단위에 지원한 동기와 준비과정’을 1000자 이내로 기술하면 됐다. 올해 바뀐 문항은 ▲‘해당 모집단위 지원동기를 포함해 고려대가 지원자를 선발해야 하는 이유’를 1000자 이내로 기술하라는 내용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지원자를 선발해야 하는 이유’ 부분이 추가된 반면, ‘준비과정’은 자소서 문항에서 제외됐다. 지원자를 선발해야 하는 이유는 면접 등에서는 비교적 흔한 질문이지만, 자소서에서는 이례적인 질문에 속한다. 올해 고대 학종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자소서 완성도를 가를 지점으로 평가된다.

[4번문항 도입대학 2개교.. 성균관대 홍익대]
지난해 자소서 4번문항을 활용하지 않았지만, 올해 수시 학종부터 4번문항을 신규 도입한 대학은 성균관대와 홍익대 등 2개교다. 다만, 4번문항을 도입하게 된 배경은 양 대학이 다소 다르다. 지난해 일반학생 대상 학종선발을 실시했으나, 고른기회선발 대상자에 한해 4번문항을 요구했던 성균관대는 일반학생들이 지원하는 학종까지 4번문항을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사회적배려대상자 국가보훈대상자 특성화고졸재직자 등 고른기회성격의 전형에서만 자소서를 활용했던 홍익대는 올해 서울캠에서 학종으로 캠퍼스자율전공을 선발하면서 자소서를 평가요소로 두고 4번문항도 활용하기로 했다.

성균관대의 4번문항은 3가지 유형 가운데 1가지를 선택해 기술하는 방식이다. ▲‘본인의 성장환경 및 경험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 ▲‘지원동기 및 진로를 위해 노력한 부분’ ▲‘본인에게 영향을 미친 유/무형의 콘텐츠(인물 책 영화 음악 사진 공연 등)’ 가운데 1개 유형을 선택해 1000자 이내로 작성하면 된다. 지난해 고른기회선발 대상자에 한해 사용됐던 4번문항은 ‘본인의 성장환경과 경험이 가치관 형성에 미친 영향’을 1000자 이내로 작성하는 방식이었다.

홍익대는 명시적으로 자소서 문항을 밝히지 않은 대학이지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사회적배려대상자 국가보훈대상자 특성화고졸재직자 선발에서 사용됐던 자소서 문항을 동일하게 사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사용됐던 자소서 4번문항은 ▲‘지원동기 및 대학입학 후 학업계획과 향후 진로계획에 대해 기술하세요’로 1500자 이내 작성이었다.

[4번문항 미활용대학.. 한양대 이화여대]
한양대와 이화여대는 수시에서 학종모집을 실시하는 대학이지만, 자소서 4번문항과 거리가 멀다. 한양대는 자소서를 평가요소로 두고 있지 않으며, 이화여대는 공통문항만으로 선발을 진행하는 때문이다.

서울상위 15개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자소서를 요구하지 않는 한양대는 학생부만을 전형요소로 삼아 면접/기타서류 없이 종합평가를 실시한다. 적성과 인성/잠재력에 각각 50% 배점으로, 적성은 학업역량 및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따른 다양한 경험/활동을 뜻하며, 인성/잠재력은 타인과의 소통, 협력, 공동체의식, 자기주동역량, 역경극복 역량 등이다. 인성/잠재력 평가 시 성장환경, 교육여건, 학습과정 등도 고려되며, 활동을 통해 성장하는 학생의 모습도 평가대상이다.

이화여대는 전형방법만 놓고 보면, 학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을 토대로 서류평가 100%를 실시해 정원의 3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1단계성적 80%+면접20%를 반영하고 수능최저를 적용해 합격자를 결정하는 전형적인 학종을 운영한다. 다만, 자소서를 1~3번 공통문항으로 구성했을 뿐이다.

[자소서 작성 유의사항 필히 지켜야]
자소서 작성 시에는 표절 대리작성 허위사실기재 등은 물론이거니와 기타 부정한 사실을 이용하지 않아야 한다. 유사도 검색 실시 결과 해당 사실이 발견될 경우 불합격 처리되며, 합격 이후라도 입학이 취소될 수 있다. 사교육 유발 요인이 큰 교외활동(해외어학 연수 등) 작성 시 단순히 해당 내용은 평가에 미반영되는 데 그치지만, 유사도 검색에서 적발되는 표절 등은 불합격 처리로 제재의 정도가 높다.

그밖에 영어는 TOEIC TOEFL TEPS, 프랑스어는 DELF DALF, 중국어는 HSK, 일본어는 JPT JLPT, 러시아어는 TORFL, 독일어는 ZD TESTDAF DSH DSD 등 공인어학시험의 성적기재는 0점 또는 불합격 처리된다. 상공회의소 한자시험, 한자능력검정, 실용한자, 한자급수자격검정, YBM상무한검, 한자급수인증시험, 한자자격검정 등도 동일하다.

한국수학올림피아드(KMO)를 필두로 한국수학인증시험(KMC), 온라인 창의수학 경시대회, 도시대항 국제 수학토너먼트, 한국물리올림피아드(KPHO), 한국화학올림피아드(KCHO), 한국생물올림피아드(KBO), 한국천문올림피아드(KAO), 한국지구과학올림피아드(KESO), 한국뇌과학올림피아드, 전국정보과학올림피아드, 국제물리올림피아드, 국제지구과학올림피아드, 국제수학올림피아드, 국제생물올림피아드, 국제천문올림피아드, 한국중등과학올림피아드 등 수학/과학 교외 수상실적 기재도 금지되며, 전국 초중고 외국어(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경시대회, IET 국제영어대회, IEWC 국제영어글쓰기대회, 글로벌 리더십 영어 경연대회, SIFEC 전국영어말하기대회, 국제영어논술대회 등 외국어 수상실적도 자소서에 쓰면 0점 처리된다. 열거된 항목이 아니더라도 대회 명칭에 수학 과학 외국어 등 교과명이 명시된 교외대회 수상실적을 작성하는 것은 금지된다. 학교장의 허락을 받은 교외 수상실적이라도 작성 시에는 0점 처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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