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영어 배신에 수학까지 어려워'.. 의대지망생도 통합국어 관건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2017 수능, 과연 어렵게 출제될까. 6월모평 직후 현장 반응이 뜨겁다. 국수영 기본과목의 기본적 변별력을 둔 2016 수능의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보이지만 수험생들의 체감난도는 새로운 교육과정 적용에 따라 신유형이 등장하면서 지난해 수능보다 높았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모평 수준이 그대로 수능까지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현장 충격은 크다. 한국사가 절대평가 도입되고 2018 영어 절대평가가 예고된 상황인데다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2018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대거 확대를 발표한 직후라 '매우 쉬운 수능'을 기대하고 있었던 때문이다.

수험생들의 반응 역시 무겁다. 특히 문과생들의 경우 '삼면초가'의 충격이 클 듯하다. 올해 통합국어로 바뀌면서 이과 상위권들과 경쟁해야 하는 난관에 몰린 국어는 신유형 출제로 점수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수학나형은 만점자비율 0.31%에 그쳤던 작년 수능 A형과 유사한 수준으로 분석되고 있고 절대평가 예고로 쉽다고 생각했던 영어마저 만점자비율 0.48%에 그쳤던 작년 수능보다 1등급컷이 높게 책정됐다. 이과생들 역시 만만치 않은 시험이었다. 통합국어의 신유형, 어렵게 출제된 영어는 문과생들과 동일한 상황인데다 수시에서도 수능최저가 3개영역 1등급이 기본인 의대를 지망하는 이과생들의 경우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쉬운 수능이지만 기본적인 변별력을 둔 2016 수능의 기조가 올해 6월모평에도 유지된 것으로 풀이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수능도 변별력을 세움으로써 '수능의 평가로써의 기능'을 강조하겠다는 평가원 의지로도 보인다. 평가원의 예년 대비 어려운 모평은 '만만치 않은 수능'이라는 이미지를 형성하며 반수생의 유입 가능성 역시 차단함으로써 대학교육 정상화의 가능성에까지 기대를 모은다. 업계 한 전문가는 "올해 수능 역시 지난해 수능과 마찬가지로 변별력을 둔다는 일관된 사인을 평가원이 제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능이 모평 대비 어렵게 출제되면서 수험생들에 당혹감을 안겨줬던 작년 상황을 학습한 평가원의 일관된 기조 확인이라고 보는 것이다. 지난해 6월모평 9월모평을 매우 쉽게 출제하며 '쉬운 수능'으로 안내해왔던 평가원은 수능에선 약간의 변별력을 세운 것만으로도 '불수능' 비난을 받은 바 있다. 16명의 수능 만점자를 내며 여전히 쉬운 수능이라는 사실은 맞지만 모평 기조를 흔드는 난도로 인해 몰린 비난이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꼈던 작년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온 이상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6월모평 결과에 만족하지 못할 것이고, 재수생의 합류로 실제 등급은 3월학평 4월학평 대비 하락하는 게 당연하다"며 "내가 어려우면 남들도 어려운 것이고, 아직 수능까진 남은 시간이 있는데다 수학과 과탐Ⅱ는 전 영역이 출제된 것이 아니므로 기운을 내서 남은 시간 최선을 다할 것"을 조언했다. "낭패감에만 휩싸일 게 아니라 가채점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파악해 메우는 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할 것"도 당부했다.

▲ 2일 시행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의 6월모평은 2016 수능보다 약간 어렵게 출제되면서 2017 수능 난이도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통합 국어, 분석 엇갈려 '관심 급부상'>
6월모평 이후 큰 관심대상은 국어다. 업체별 난이도 분석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성 메가 유웨이의 "작년 수능 B형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운 수준"이라는 분석과 이투스 비상의 "낯선 지문구성과 문제 출제방식으로 1등급컷이 작년 수능 B형보다 다소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으로 엇갈린다.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한 이투스가 "문제 자체가 어렵지는 않았지만"이라는 단서를 단 점과 작년 수능 B형과 비슷하게 출제됐다고 분석한 대성이 특이한 출제방식을 거론했다는 데서 실제 등급컷이 어떻게 나올지에 대한 관심이다.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의 반응은 이투스 비상의 "신유형으로 인한 체감 난도 상승"에 무게를 싣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수능 B형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운 수준이라는 게, 수험생 입장에선 그리 '쉽게' 와닿지 않는 탓으로 보인다. 국어는 작년 수능이 6월모평 9월모평 대비 급작스럽게 어렵게 출제되면서 수험생들에 당혹감을 안겨준 바 있다. 6월모평 난이도와 비교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2016 수능 국어B형의 1등급컷은 추정 원점수 93점으로, 당해 6월모평 100점 9월모평 97점 대비 어렵게 출제됐다. 실제 만점자 비율은 6월모평 4.15%, 9월모평 1.29%에서 수능 0.3%로 크게 줄어들었다.

쉽냐 어렵냐, 즉 1등급컷 93점 근처냐 아래냐의 갈림길을 만든 신유형의 사례로, 이투스는 "독서 영역은 제재에 따라 4~6문제 출제로, 특히 두 제재를 통합한 내용을 담은 '과학+예술' 지문은 지문의 길이와 문항 수를 크게 늘려서 출제했다. 문법 영역에서는 지문 형태의 학술 자료가 처음으로 등장했다는 점이 특기할만했다. 중세 국어의 음운 변천과 용언의 활용을 연계 출제, 난이도를 높였다"고 분석했다. 비상은 "작문 영역에서는 화법과 연계된 문제(6~7번)가 출제된 것이 새로운 시도다. 문법 영역에서는 세트로 묶인 문제(11~12번)가 있는 것과 독서 지문에 문법 문제(33번)가 포함된 것이 특이점이다. 독서와 문학을 아우르는 복합 지문(25~27번)이 출제된 것이 이번 시험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이며, 독서 영역에서는 단골로 출제되었던 사회, 과학 지문이 출제되지 않았다는 것과 예술 지문이 6문항으로 구성된 것도 눈에 띈다"고 분석했다.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쉽게 출제됐다고 분석한 3개 업체 역시 특이점을 거론, 1등급컷 하락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성은 "문법은 지난해 'B형 16번'에 출제됐던 '중세 국어 문법' 문제가 11-12번으로 묶어서 두 문항 출제된 점이 특이하다. 25-27번에서 문학과 독서를 연계해 인문과 고전시가를 복합지문으로 출제한 점 역시 특이하다"고 분석했다. 메가스터디는 "A/B형 통합을 시도하기 위해 실험적 지문구성을 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국어사 문법이 다뤄졌다는 점에서 이과생에게, 독서제재에서 과학과 기술제재가 강조됐다는 점에서 문과생에게 상대적으로 더 부담을 줬을 것"으로 분석했다. 특이한 문항보다는 특이한 지문구성이 수험생에게 낯설게 느껴졌을 것이란 얘기다. 유웨이도 "지문구성과 문제유형이 달라진 점"을 꼽았다. 문학이 총 5지문에서 문학 단독(현대소설 고전소설) 2지문, 갈래 복합 2지문(현대시+수필, 독서-문학이론+고전시가)로 출제됐다. 독서영역에서는 사회와 과학 제재가 빠지고 인문 기술 예술 3개 제재의 지문만 출제됐다. 문항 수는 다소 늘어났으며, 예술 지문의 길이가 길어 어려움이 예상된다.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문학 이론과 관련된 독서 지문이 문학작품과 복합되어 출제된 특징도 있다.

<수학, 어려웠던 작년수능보다 '약간 쉽거나 비슷'>
국어 난도에 대한 분석이 엇갈린 반면, 수학은 작년수능보다 약간 쉽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모아진다. 대성과 유웨이는 작년수능보다 약간 쉽게, 메가와 비상은 비슷하게, 이투스는 약간 쉽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분석했다. 다만 작년수능의 난도를 살피면, 쉬운 게 쉬운 게 아니다.

작년수능의 수학 1등급컷(추정 원점수)은 가형(당시 B형) 96점(만점자 비율 1.66%), 나형(A형)의 96점(0.31%)이었다. 나형의 매우 적은 만점자 비율에서 알 수 있듯 문과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나형의 체감난도가 매우 높았다. 나형은 모평에서도 비슷한 1등급컷을 유지했지만 만점자 비율이 크게 줄어들면서 최상위권 변별력을 낸 바 있다. 1등급컷은 이투스 추정 원점수 기준 6월모평 96점(1.55%), 9월모평 96점(1.17%)이었다. 주로 이과학생들이 응시하는 가형은 수능에서 수험생들에 큰 좌절감을 안겨 줄만했다. 6월모평에서 95점(0.98%)이었던 1등급컷이 9월모평에서 무려 100점(4.11%)으로 쉬운 수능에 대한 기대감을 안겼다가 실제 수능에선 96점(1.66%)으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흐름상 수험생들에게 작년수능보다 쉽거나 비슷하게 출제됐다는 의미는, '어려운 출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특히 문과학생들의 경우 만점자 비율이 0.31%에 지나지 않았던 작년 수능과 비슷한 출제라는 데 높은 체감 난도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

대성 이영덕 소장은 "수학 가형 나형 모두 지난해 수능 B형 A형보다 다소 쉽게 출제됐다"면서도 "새로운 유형의 문제는 출제되지 않았으나 교육과정의 변화로 인해 새롭게 추가된 출제범위에 대한 문항들이 생소하게 느껴졌을 것으로 보인다. 2014학년 수능에서 처음으로 출제되었던 세트형 문항도 출제되지 않았다"고 체감 난도의 상승을 전망했다. 이투스 이종서 소장 역시 "수학 가/나형 모두 작년 수능보다 약간 쉽거나 비슷하게 출제됐다"고 분석하며 올해 특이사항으로 "매년 수능에 출제됐던 세트문항이 출제되지 않았다"고도 강조했다. 비상 이치우 실장은 "최고난도 문항의 난이도가 많이 어려워 1등급 구분 점수는 가형, 나형 모두 2016 수능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험생들에 "수학은 6월모평 출제 범위가 전 과정이 아님을 염두에 두어야 하고, 9월모평에서 다뤄질 전 범위에서는 고난도 문항이 1~2문항 추가될 수 있다는 점도 예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어, '작년수능보다 약간 쉽게'? 추론의 함정>
영어는 5개 업체가 모두 "작년수능보다 약간 쉽게"로 분석했지만, 수험생들의 체감난도는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이 "작년 수능보다 약간 어렵게 출제됐다"는 전반적 기조를 깬 수험생 난도는 대성 이영덕 소장이 "최근 2년간 출제되지 않았던 '2개의 빈칸에 들어갈 말'을 추론하는 문제가 42번 복합 지문에서 출제된 것은 주목할만하다"고, 이투스 이종서 소장이 "장문독해와 빈칸 2개인 문제가 새롭게 출제됐다"고, 메가 남윤곤 소장이 ""빈칸추론 1문항이 상위권 변별력 확보할 것이고 매력적 오답 문항 많다"고, 유웨이 이만기 소장이 "글의 순서 추론, 문장의 위치 찾기 등 빈칸 추론과 쓰기 문제가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한 데 들어맞았던 것으로 보인다.

비교대상인 작년수능 영어는 1등급컷이 94점으로 만점자 비율은 0.48%에 그쳤다. 당해 6월모평과 9월모평의 1등급컷이 모두 100점, 만점자 비율은 각 4.64% 4.64%로 매우 높았던 데 비하면 수능당일 수험생들의 낭패감은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인다. 영어가 2018학년에 절대평가를 앞두고 있고 작년 수능영어가 기조에 비해 크게 어려웠던 만큼, 작년 수능대비 조금은 쉽게 출제됐을 것이란 '당연한' 기대가 업체들의 분석을 방해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업체들은 비상교육의 95점을 제외하곤 모두 92~93점의 1등급컷을 발표, 애초 분석을 뒤집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영어의 배신'이라 할만하다.

특히 '2개의 빈칸에 들어갈 말' 추론 문항이 3년 만에 출제된 것은 수험생들에 큰 당혹감을 안겼을 것으로 보인다. 총 4문항 출제된 빈칸 추론 문항은 모두 3점 배점의 고난도 문항이었다. 특히 33번과 34번은 비연계지문을 활용해 출제한 문항으로, 변별력을 가르는 주요 문항으로 분석되고 있다. 간접쓰기 유형인 38번 주어진 문장 넣기 문항 역시 비연계 지문을 활용한 고난도 문항으로 분석된다.

메가는 중하위권 학생들의 체감 난도도 예상했다. "작년 수능보다 지문의 난이도는 쉬워졌으나 선지를 정확하게 해석하지 못하거나 답의 근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오답을 고를 수 있는 문제들이 출제된 것이 새롭기 때문"이다. 유웨이는 "18번부터 27번까지(주제, 요지, 제목 및 도표 활용 문제)는 평이하게 출제됐으나, 28번(문법 문제)부터는 집중력을 요하는 문제가 출제돼 시간 안배를 제대로 못한 경우가 많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평소 80~90점대 점수를 받는 학생의 경우에는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재수생 첫 합류, 통합국어 한국사필수 변화>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의 6월모평은 재수생이 합류하는 첫 모의평가라는 기본 특징에 올해는 2017 수능 변화에 따라 국어가 문이과 통합되어 출제되고 한국사가 필수영역이 된 이후 처음 다뤄졌다는 특징이 있다. 수학은 지난해 A형은 나형, B형은 가형의 포지션으로 변경, 교육과정의 변경에 따라 가,나형의 시험 범위도 달라졌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것은 지난해 A/B형 수준별 출제에서 공통출제로 바뀐 국어영역의 유불리 문제다. 통상 국어실력이 높다고 평가되는 문과학생이 유리할지, 최상위권 이과학생들의 선전으로 문과학생들이 불리함을 안게 될지는 3월학평과 4월학평을 통해 완전히 판가름나지 않은 상태다. 재수생이 투입되는 6월모평부터 본격적인 국어영역 유불리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2일 시행된 6월모평은 전국 2049개 고교와 413개 학원에서 실시됐다. 응시예정자는 재학생 52만5621명, 졸업생 7만6242명 등 총 60만1863명이다. 올해 재수생이 소폭 늘어난 특징이다. 6월모평 기준 졸업생 지원자는 2013학년 8만1675명에서 2014학년 7만3383명, 2015학년 7만2822명으로 2년연속 감소세였으나, 지난해 시행된 2016학년 6월모평부터 7만4003명으로 반등, 올해 7만6242명으로 증가추세를 이어나갔다. 학령인구 축소에 따라 재학생을 합친 전체 수능 지원자는 2013학년 62만1336명, 2014학년 60만6813명, 2015학년 59만4835명, 2016학년 58만5332명으로 계속해서 줄고 있는 가운데 재수생은 반대로 증가세를 보여 영향력을 감지케 한다.

6월모평의 개인별 성적통지표는 23일까지 시험을 치른 시험장으로 통보한다. 올해 수능부터 한국사가 필수로 지정됨에 따라 모의평가에서도 한국사를 보지 않은 수험생에게는 성적통지표가 제공되지 않는다. 성적통지표에는 영역/과목별로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영역별 응시자 수가 표기된다. 한국사영역은 등급과 응시자 수를 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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