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국방부가 최근 이공계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연구요원제도(전문연) 폐지를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폐지예정인 전문연 3개유형 가운데 ‘박사 전문연’ 제도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박사전문연은 이공계열 박사과정 중인 자가 3년간 연구개발에 몰두하며 대체복무를 끝낼 수 있는 제도입니다. 국방부는 타 전문연 폐지보다 이른 시기인 2019년 박사 전문연을 완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여타 전문연도 박사 전문연보다는 늦은 시기지만, 2020년부터 단계적 감축이 시작돼 2023년 폐지될 예정입니다. 대체복무제도인 전문연 폐지 이유로 국방부는 병역자원 부족을 들었습니다.

국방부의 발표를 두고 최상위 이공계 인재 육성기관인 과기원 등에서 거센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전문연에 대한 이해가 없는 국방부가 성급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전문연이 강성모 KAIST 총장은 “전문연 제도의 폐지/축소는 안타까운 일”이라 평가하며 “전문연으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단절 없이 연구를 수행하며 국가경쟁력을 향상시켰다. 학생들이 이공계를 선택하는 최우선 유인책이나 고급 두뇌의 해외유출 방지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전문연 폐지 반대의사를 내비쳤습니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박사과정은 이공계 연구의 꽃”이라며 ”(전문연 폐지는)꽃봉오리를 중간에 떼어냈다가 다시 붙이는 것”이라고 논평했습니다. 신성철 DGIST 총장은 “국내과학기술 경쟁력 향상을 위해 필요한 제도를 단순히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축소/폐지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고,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1970년대 시작된 전문연은 과학기술 발전의 원동력이다. 소총을 들어야만 나라를 지키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강성모 총장의 발언처럼 박사 전문연은 그간 이공계 최상위 인재들이 해외대학으로 진학하지 않고 국내대학으로 진학하는 원동력으로 평가 받았습니다. 국내대학에 한해 병역이행 의무가 대체되기 때문에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그대로 국내 학계/산업계에서 인재들을 흡수하는 형태로 기능했기 때문입니다. 한 대학가 관계자는 “전문연 제도가 사라지면 최상위 이공계인재들은 다수 해외대학으로 뺏기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해외에서 박사학위와 영주권을 취득한 인재들은 국내에 굳이 돌아올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국내 정출연(정부출연연구기관) 대학 연구소 등의 대우가 해외보다 월등히 낫지도 않다”며 전문연 폐지시 불어닥칠 인재유출 사태를 걱정했습니다.

전문연은 최상위 과학인재들의 산실인 4개 과학기술원(KAIST GIST대학 DGIST UNIST)으로 진학하는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서울대 고려대 등 일반대 대학원의 경우 대학원 학점 50%+TEPS(텝스) 점수 50% 등을 합산해 전문연 편입(선발) 여부가 결정되지만, 과기원은 신입생 수만큼 전문연 TO가 있어 별다른 절차 없이도 전문연구요원으로 자동 편입됩니다. 학부-석/박사를 같은 대학에서 진행하는 일이 많은 국내정서상 박사과정까지 염두에 둔 이공계 인재들에게 과기원 진학은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전문연의 폐지는 과기원에 대한 선호도까지도 좌우할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전문연 폐지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 역시 전문연 폐지에 대한 현장우려와 유사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전문연을 무조건 유지해야 한다는 반응이 64%로 과반수를 훌쩍 넘겼습니다. 과기원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별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대답은 14%로 과기원 학생들에 대한 대체복무 등이 있어야 한다는 데 결국 78%가 동의한 셈입니다. 병역자원이 부족하니 전문연을 폐지해야 한다는 답변은 22%에 불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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