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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자] '고교교육정상화'논란..가짜 학종? 일반고 살리기?학종 논란 2라운드 ..현장 반발 거세
  • 박대호 기자
  • 승인 2016.05.25 16:59
  • 호수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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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최근 선정결과가 발표된 고교교육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두고 언론과 시민단체가 연이어 비난에 나섰다. 동아일보는 후행지표인 신입생의 출신고교 유형을 근거로 대학들을 비난했고,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은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의 전형요소만을 근거로 ‘가짜학종’을 주장하고 나섰다.

문제는 동아일보와 사교육걱정의 주장이 일방적인 도돌이표를 찍고 있다는 점이다. 동아일보는 대학이 전형설계를 통해 일반고를 ‘배려’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실제 입시결과가 일반고 배려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일관되게 무시하고 있다고 현장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공계특성화대인 포스텍을 타겟으로 삼은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사교육걱정은 전형요소에 서울대의 구술면접을 빌미로 ‘가짜’학종 주장을 지속했다. 현장 관계자들은 "대학들이 왜 구술면접/수능최저를 학업능력 판단의 최소기준으로 삼는지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본다. 입시자체를 없애자는 주장에 가깝다"고 비난했다.  

고교교육정상화사업은 다양한 평가지표들을 통해 대학들을 지원하고 있으나, 결국 방점은 '공교육 살리기'에 찍힌다. 모든 평가지표의 목적이 고교교육 살리기에 모아져 있기 때문이다. 공교육 살리기가 학종의 순기능이기도 한 까닭에 정상화사업이 일관되게 학종 확대를 권장하는 이유기도 하다. 정상화사업의 목적을 '공교육 살리기'가 아닌 '일반고 살리기'로 잘못 이해한 언론과, 학종의 목적/기능에 대한 고려없이 구술면접과 수능최저 등에 유독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시민단체로 인해 정상화사업의 본질과 대학들의 대입전형에 대한 오해만 커져가는 형국이다.

   
▲ 동아일보는 후행지표인 신입생의 출신고교 유형을 근거로 대학들을 비난했고, 사교육걱정은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의 전형요소만을 근거로 ‘가짜학종’을 주장하고 나섰다./사진=사교육걱정없는세상, 동아일보 캡처

<일반고 비중이 고교정상화의 자격일까 .. ‘입시부정 저지르란 말인가'>
동아일보는 18일 발표된 고교교육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정상화 사업) 선정결과를 두고 비난에 나섰다. 동아일보는 19일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60곳 선정… 일부大 자격 논란’제하의 기사를 통해 “일부대학이 매년 특목고/자율고의 신입생을 늘리고 일반고 신입생 비율은 줄여가며 홀대하고 있어 사업취지에 합당한지 논란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논란의 대상으로 이공계특성화대학인 포스텍을 꼽았다. 동아일보는 2013학년부터 2015학년까지 포스텍의 일반고 신입생은 68.0%, 62.9%, 46.5%로 줄어든 반면, 과고 신입생은 18.0%, 23.7%, 32.0%로 늘어난 점은 정상화사업의 취지와 어긋난 입시행태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밖에 경희대 계명대 등은 일반고가 줄고 자율고 학생이 늘어났다는 비난을 받았다. 결국 동아일보의 주장은 고교유형별 선발결과를 사업선정기준에 반영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일반고 신입생 비율을 확대한 대학이 고교교육정상화에 기여한 대학이라는 주장과 다를 바가 없는 셈이다.

동아일보의 보도를 두고, 대학/고교 현장에서는 정상화사업에 대한 접근방법과 입시정책에 대한 이해도 부족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한다. 사업의 성격, 결과론을 통한 일반고축소에 대한 문제제기, 일반고 축소의 논거인 통계치까지 기사의 문제점이 다양하게 지적됐다. 특히, 통계치의 경우 자사고/자공고가 통합된 자율고를 비롯, 사업개시년도인 2014년 이전 입시실적인 2013학년, 2014학년 입시가 포함된 것이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 고교교육정상화는 일반고 살리기 사업인가?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은 고교교육 중심의 대입전형을 현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2014년부터 실시된 사업이다. 대학별로 중구난방이던 대입전형을 간소화하고, 대입전형을 사전예고해 학부모/수험생 등 교육수요자들 나아가 교육현장의 교사들에게까지 예측 가능성을 열어주며, 대입부담을 경감하는 기능을 한다. 입학사정관 확충 등 학생부종합(학종)전형을 중심축으로 한 대입전형 운영 역량의 강화를 꾀할 것도 요구된다.

사업의 명칭부터 고교교육(공교육)의 정상화를 천명한 만큼 교과관련 대학별 고사는 고교교육 범위 내에서 출제할 것이 강제된다. 출제범위를 벗어날 경우 입학정원의 10%까지 감축할 수 있는 강력한 제재수단도 마련됐다. 사업은 고교교육 중심의 전형인 학종, 학생부교과전형과 사회배려의 성격을 띈 정원내 고른기회전형을 확대하는 반면, 특정 고교유형/지원자 선발목적이 깔린 데다 고교외부 수상실적등을 기재할 수 있어 수험생 부담이 크다고 여겨지는 특기자전형을 비롯해 논술전형까지 축소할 것을 권장한다. 교육부는 지난해와 올해 정상화사업의 성과로 ▲학생부위주전형의 선발비율 확대 ▲(어학)특기자전형 선발인원 축소 ▲논술고사 선발인원 축소 ▲적성고사 선발인원 축소 등을 제시해 사업의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동아일보 기사는 일반고출신 학생 비중이 줄어드는 점을 지적하며, 마치 정상화사업의 목적이 ‘일반고 살리기’에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사업내용을 보면 알수 있듯이 실제 목적은 ‘공교육 살리기’에 있다. 공교육을 살리는 데 있어 학종이 가장 효율적이란 이유로 학종 확대가 권장되긴 하지만, 입학사정관 확보, 전형설계의 어려움 등 학종의 선결조건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차선책으로 학생부교과의 확대가 요구되고 있을 뿐이다.

- 입시부정 조장하는 언론
동아일보는 일반고의 비중이 줄어든 것을 두고 일반고를 홀대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교육계와 대학가에서는 동아일보의 주장이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대입전형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나온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자칫 대학이 입시부정에 나서라는 주장이 될 수있다는 얘기다. 

대학이나 정부당국이 정책적으로 특정 고교 유형 신입생을 늘리거나 줄이는 것은 대입전형의 설계나 운영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일반고가 불리하다고 평가되는 전형을 줄이고, 일반고가 유리한 전형을 늘리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재수생/반수생이 득세하며 사교육의 영향력이 크고 재학생 가운데서는 특목/자사고 등 중학교때부터 우수했던 학생들이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밖에 없는 정시, 사교육의 영향력이 크며 재수생들이 통상 강세를 보이는 논술전형, 사교육의 영향력에 더해 교외 수상실적을 반영하고 까다로운 지원자격요건을 설정함으로써 특목고에 유리할 수밖에 없는 특기자전형 등의 선발 비중을 축소하고, 고교교육 근간의 학종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 나아가서는 사회배려 성격을 띈 고른기회 전형 등의 선발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일반고 출신을 배려하려는 대입전형 설계라 할 수 있다.

유의해야 할 대목은 전형설계 과정에서 일반고를 배려했다 하더라도 실제 입시결과에서 일반고 출신이 확대되는지 여부는 완전히 별개의 얘기라는 점이다. 대학은 선발과정(입학사정)에서 인위적인 조절을 통해 일반고 뿐만 아니라 특정 고교유형의 신입생을 늘리거나 줄일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고에 유리하게 설계된 전형조차 일반고 신입생이 늘어나는 결과를 항상 가져올 수는 없는 법이다. 2016 수능에 약간의 변별력이 더해지면서 일반고에게 불리하지 않게 설계된 서울대 전형에서조차 일반고 비중이 줄어드는 결과를 빚은 게 대표적 예다.

동아일보는 이미 정상화사업 선정결과 발표 이전부터 결과론을 통한 일반고축소를 문제삼아 사업의 선정기준 등을 비난한 바 있다. 당시 한 대학의 입학처장은 “고교교육 정상화 사업의 목표가 일반고 살리기라고 양보한다 하더라도 일반고가 줄었다는 결과론으로 사업운영이 잘못됐다는 지적은 출발점부터 잘못됐다. 당국이 일반고 확대 같은 결과론으로 압박하지 않고 전형의 설계와 운영으로 유도하는 이유는 전형의 공정성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서다. 당국이 예산사업을 빌미로 일반고를 선발해야 한다는 압박을 한다면 대학에게 입시부정을 저지르라고 주문하는 격이 된다. 어처구니 없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대학 실무자들의 의견도 마찬가지다. A대학 관계자는 “특목/자사고에 유리한 논술, 특기자, 정시를 축소할 수는 있으나, 전형의 결과로써 일반고에 유리하도록 입시를 운영하는 것은 입시부정을 하라는 얘기다. 공정성이 최우선인 입시에서 특정 고교 유형의 비율을 늘리라는 것은 특정 고교 유형에 가점을 주는 고교등급제를 하란 얘기와 다를 바 없다”고 밝혔고, B대학 관계자는 “고교교육정상화 사업 선정 이후 특기자전형을 폐지하고 학종전형을 확대하는 등 나름 노력을 해왔다. 학생 선발은 고교 유형을 고려하지 않고, 개별 학생의 학습의지, 노력, 가능성 등을 평가한다. 특정 고교유형의 증감을 염두에 두고 입시를 진행하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일반고 신입생의 비율이 고교교육정상화 사업 선정 대학들의 사업이행도를 비판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 교육부가 일반고가 유리한 전형설계와 운영의 확대에 사업을 통해 관여할 지언정 ‘일반고 신입생 비율’을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 것은 너무 당연한 얘기가 된다. 

- 포스텍에 대한 비판 합당한가? 이공계특성화대의 과고선발이 문제?
이공계특성화대인 포스텍에 대한 비판이 합당한지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일반고 축소의 예로 포스텍을 들었지만 이공계 특성화대학의 특수성을 무시한 잘못된 예시라는 지적이 많았다. 2013학년부터 2015학년까지 68.0%, 62.9%, 46.5%로 일반고출신 비율이 감소한 것은 의대 열풍이 불고있는 과고 영재학교 출신들이 의대 대신 이공계 특성화고로 진학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바람직한 현상으로 볼수있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이공계특성화대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 GIST(광주과학기술원)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UNIST(울산과학기술원) 등 미래부에서 주관하는 4개 과학기술원(과기원)과 포스텍을 일컫는 말이다. 포스텍은 과기원이 아닌 유일한 사립대로 수시6회제한의 적용을 받고, 정시에서도 군외대학으로 자리하지 않는다는 차이는 있지만, 설립 당시만 하더라도 공기업이었던 구 포항제철(현 포스코)이 ‘과학기술분야 최고 대학’, ‘연구 중심 대학’을 표방하고 설립했기 때문에 이공계특성화대에 포함된다. 통념상으로도 이공계특성화대로 굳어진 상태여서 일반대와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긴 어렵다. 

포스텍의 일반고 비율이 2013학년부터 2015학년까지 21.5%p 감소한 이유는 과고가 14.6%p, 영재학교가 8.6%p 증가한 데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다. 한국의 칼텍을 표방하는 포스텍의 한 해 입학생 수는 2013학년 322명, 2015학년 325명으로 소규모다. 소수의 인원차이만으로도 비율이 크게 변동될 수 있다. 비교 기간동안 2개 과고(창원과고 부산일과고)의 신설과 대구과고의 영재학교 전환도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볼수있다. 

게다가 베리타스알파가 단독보도한 2016학년 포스텍 입학생의 고교유형을 따져보면, 해외고출신 2명을 제외한 전체 신입생 300명 중 148명이 일반고(자공고 포함) 출신이다. 동아일보 기사와 동일한 비교를 위해 자공고를 제외한다고 해도 일반고 출신은 141명에 달한다. 과고/자공고 진학실적이 혼재된 대전동신과고는 전부 일반고에서 제외한 수치다. 자공고출신을 일반고에 포함할 시 49.3%, 제외하면 47%다.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2015학년보다 일반고 출신이 늘어난 셈이다. 2016학년이 과고 조기졸업 비율제한이 처음 있었던 해라는 특이사항 때문에 생겨난 결과긴 하나 대입의 출신고교 비율은 여러 요인에 의해 변화될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내는 반증이기도 하다.

대학가를 비롯해 교육계에서는 자연계열에 불고있는 의대열풍을 감안하면 이공계특성화대인 포스텍에 진학하는 영재학교/과고출신들이 늘어나는 것은 오히려 바람직한 현상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한 업계 전문가는 “포스텍은 이공계특성화대라는 점에서 입학생의 출신고교가 과고/영재학교로 쏠릴 수 밖에 없다. 이공계 인재 부족이라며 정부가 나서 프라임사업/SW중심대학 사업 등을 시행했고, 여성공학인재사업이 예정돼 있으며, 대통령도 이공계육성에 대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드러내는 상황에서 과고/영재학교 학생들의 입학이 늘어나는 긍정적 현상을 일반고가 줄었다는 이유만으로 비판할 수 있을까? 동아일보의 주장은 과고/영재학교 학생들을 의대로 내몰기라도 해야 한다는 얘기인가”라고 반문했다.

- 통계의 문제.. 자공고에 대한 이해부족과 시기선택의 잘못
동아일보가 문제삼은 신입생의 출신고교유형 비율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학알리미를 통해 공개되는 고교 유형은 ▲일반고 ▲특목고(특수목적고) ▲특성화고 ▲자율고 ▲기타 등으로, 특목고는 △과학고(과고) △외고/국제고 △예술/체육고(예고/체고) △산업수요맞춤형고등학교(마이스터고), 기타는 △영재학교 △검정고시 △그 외 기타로 세분되지만, 자율고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자율형공립고(자공고)가 모두 포함돼 있음에도 분리된 내역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고 가운데 교육과정 등에 자율권을 부여하는 자공고는 취약지역 일반고를 배려했다는 측면이 강하다. 지정된 학교들의 면면을 보면 기존 대입실적에서 강점을 보이던 학교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질은 일반고에 맞닿아 있으나, 명칭에 ‘자율’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대학알리미는 두 고교유형을 합쳐 자율고로만 분류하고 있다. 자공고와 자사고가 최초설립 의도부터 고입선발방법까지 완전히 다르지만, 분리공시되지 않으면서 통념과 다른 통계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동아일보가 지적한 경희대 계명대 등을 보면, 2013학년부터 2015학년까지 계명대는 일반고의 비중이 15.8%p 감소하는 동안 자율고가 14.8%p 증가했고, 경희대는 일반고 7.5%p 감소/자율고 3.1%p 증가였다. 일반고의 비율감소가 자율고의 비율증가와 상당한 연관을 가진 셈이다.

2013학년과 2015학년은 고교체제의 변화가 극심했던 시기의 입학생들이 졸업한 해다. 자공고가 2011년~2012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경우라면, 2013학년 일반고 실적이지만, 2015학년에는 자공고 실적이기 때문에 자율고로 분류된다. 2013학년 일반고 실적을 냈으나, 2015학년 자공고 실적으로 일반고 실적 비율 감소에 영향을 미친 자공고는 무려 76개교에 달한다. 계명대 관계자도 “고교체제 변화에 대한 고려가 없는 잘못된 보도라고 본다. 자공고가 크게 늘면서 2013학년 0%였던 자율고 입학생이 2015학년 늘어난 것을 두고 일반고를 홀대한다고 보는 것은 대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자공고 체제와 더불어 동아일보가 제시한 통계가 시기선택을 잘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고교교육정상화 사업이 첫 시행돼 대학들에 예산이 배정된 해가 2014년이기 때문이다. 2014년은 이미 2014학년 입시가 끝난 상태로 2015학년 입시를 치르고 있는 해다. 고교교육정상화 사업과 연관이 없던 2013학년과 2014학년이 기준점이 돼야할 근거는 전무하다.

2013학년과 2014학년은 고교교육정상화사업 시행 이전 짜여진 전형들로 인해 특목고/자사고에 유리한 특기자전형, 논술전형 등이 득세하던 시기다. 정상화사업 미실시로 해당 전형들이 현재 득세하고 있다면, 특목/자사고의 대입실적 우세현상이 더욱 강했으리란 결론이 도출된다. 한 업계 전문가는 “서울대가 기존 특기자전형에서 일반전형으로 처음 변경한 시기가 2013학년이다. 서울대가 한발 빠른 전형변화에 나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2013학년과 2014학년까지 타 대학들은 여전히 특기자전형 선발 규모를 유지한 것”이라며, “정시/특기자/논술 전형이 현재까지 유지됐다면 일반고는 대입실적에서 큰 손해를 봤을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사교육걱정의 ‘가짜학종’주장.. 편향된 잣대적용 이어지나?>
사걱세는 정상화사업에서 가장 많은 20억원 지원대학인 서울대를 정면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수시 전체를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만 운영하는 등 전형간소화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서울대를 겨냥해 구술면접고사가 포함된 ‘가짜 학종’을 운영한다며 고교교육에 역행한 대학에 대한 부실한 사업선정이라고 주장했다. 

비난은 서울대 뿐만 아니라 고려대에도 향했다. 2018학년 논술을 폐지하고 학종을 대폭 확대하는 등의 파격적 입시변화를 발표했으며, 정상화 사업에서 세 번째로 많은 금액 16억6300만원을 지원받은 고려대가 서울대와 마찬가지로 교과지식을 묻는 면접을 실시한다면 학종이 아닌 실질적 특기자/논술전형의 요소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지원사업의 취지를 퇴색시킨다는 주장이다.

사교육걱정은 이미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대 학종이 ‘가짜’학종이라 주장해 학교현장의 비판을 한 몸에 받은 바 있다. 학종의 본래 목적인 공교육 살리기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전형요소만을 기준으로 ‘진짜’와 ‘가짜’를 나누면서 현장의 비난이 터져나왔다. 한 고교 교사는 “학교교육을 살리겠다는 학종의 본질을 보지 않은 채 전형요소만을 기준으로 ‘진짜’, ‘가짜’를 나누는 것은 무리한 발상”이라며, “학교교육을 살리겠다는 학종의 본질에 대해 고려하지 않은 무의미한 주장”이라고 밝혔다. 최초 한국외대와 경희대도 구술과 같은 맥락에서 공통문항이 실시됐다는 것만으로 ‘가짜’학종이라며 비난을 받았으나, 사걱세는 하루 지난 29일 수정 기자회견문을 통해 경희대와 외대의 학종은 “‘가짜’는 아니지만”이라고 단서를 붙이는 등 입장을 급히 선회하기도 했다.

당시 교육현장에서는 사교육걱정의 주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사교육걱정의 주장이 명목상 내세우고 있는 ‘학생들의 부담 완화’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본질을 들여다 보지 못한다는 날카로운 지적도 있었다. 한 업계 전문가는 “게임의 룰 자체는 인정하고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 사걱세가 최근 펼치는 출신학교차별금지법 제정운동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사걱세는 입시자체 나아가 경쟁자체를 부정하려는 경향이 짙다”며, “학생 부담 완화라는 미명 하에 입시를 바라보니 마치 입시 전체가 절대악인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입시의 본질은 경쟁이다. 공정하게 경쟁을 펼쳐 우수한 인재가 선발되는 것이 본질인 셈이다. 인재 선발 방법이 수능 중심에서 학생부 중심으로 바뀐 것뿐, 우수한 인재가 선발되어야 한다는 기본은 바뀐 것이 없다. 입시의 기본 틀인 ‘경쟁’을 부정하는 것은 입시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학생부담이 늘어난다는 이유만으로 ‘가짜’학종을 운운하는 것은 입시를 하지 말자는 말과 다를 바가 없다. 학생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입시란 없다. 대학 평준화를 실시해 모두가 대학에 배정받는 상황이 되지 않고서는 입시에는 필연적으로 경쟁과 부담이 뒤따르게 마련이다”라고 비판했다. 

- 학종의 본질 무엇인가.. 공교육 살리기
학종은 교과부(교육과학기술부, 현 교육부)가 2010년 7월 훈령 제187호를 통해 “학생부를 제출하는 경우 교외상 수상경력, 자격증 및 인증취득상황, 교과학습발달상황 등을 제외해 출력/제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훈령이 적용된 학생들이 치른 2014입시가 학종의 원년이지만, 교육부가 학종에 대한 정의와 설명에 나서지 않고 손을 놓고 있는 탓에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학종에 대한 오해 때문에 학종이 본격적으로 자리잡은 것은 1년 후인 2015입시로 보는 것이 통상이다. 기존 입학사정관전형이 교외활동과 비교과를 평가의 중심축으로 삼았다면, 학종은 교내활동과 교과를 평가의 중심으로 둔다는 차이가 있다.

학종은 붕괴돼가는 학교교육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춘 전형이다. 수능 문제풀이, 인강, 사교육 등이 성행하고 학교 교육은 뒷전이던 정시/논술/특기자전형 중심의 입시구조에서, 공교육(고교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을 축소함으로써 학교교육을 바로 세우려는 것이 학종의 본질이다. 단순 표현만 놓고 보면 대입의 평가주체를 강조했느냐, 전형요소를 강조했느냐의 차이로 인식할 수 있겠으나, 실질적으로는 기존 입학사정관전형이 비교과에 중점을 두고 실시된 것과 달리 교과에 중점을 두고 운영되는 특징에 더해 입학사정관전형이 추구하던 다양한 인재선발보다는 공교육 정상화에 크게 목적을 두는 차이가 있으므로, ‘가짜’학종의 판단은 단순 전형요소의 계량으로만 이뤄져서는 안되는 셈이다.

- 서울대 구술 왜 존재하나.. 최소한의 학업능력 검증장치
서울대 학종은 구술과 수능최저를 수험생의 수학능력(학업능력) 판단 근거로 삼는다. 물론 학종의 중심축인 학생부를 중심으로 학업능력을 판단하지만, 현실적으로 고교별 체제가 상이하며, 교사에 따른 기재능력/열의, 고교별 인원수 차이에 따른 상대적 격차 발생 등을 해소하기 위해 구술면접과 수능최저가 보완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일반전형은 수능최저가 없는 대신 1단계 서류평가에 이어 2단계 구술면접을 치르고, 지역균형(지균)은 구술면접이 없는 대신 수능최저를 적용한다.

현재 학종이 가진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생긴지 얼마 안된 전형인 때문에 평가의 기본인 학생부의 기재정도가 들쭉날쭉하다는 데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고교현장으로 학생부의 숙제가 넘어갔지만 학교유형의 격차, 교사들의 관심의 격차가 아직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대학 입장에서 수능최저나 구술면접은 기본적인 학업능력을 검증하는 장치라는 점에서 과도기 동안 필수적인 틀이라고 본다. 고교현장의 수시체제에 신뢰를 갖추는 시기가 되면 다른 틀을 대학과 고교가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볼 수도 있겠지만 아직 시기상조다. 최소한의 영역에서 이뤄지는 학업능력검증을 가짜라고 폄하한다면 상위대학에서의 학종확대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결국 구술면접과 수능최저 등을 활용해 학업능력검증에 나서는 것은 현실을 고려할 때 최선의 방법이란 진단이다.

교육현장에서는 서울대 구술면접에 대해 무리가 없다는 옹호론이 강세다. 학생부 기재사항들의 대대적인 정비가 있기 전까지 대학이 학생부를 100%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에 일선교사들도 동의하기 때문이다. 수능최저, 구술면접을 통해 학업능력을 검증하는 것은 현재 대입구조에서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진다. 학생부기재사항 변경이 이뤄지고 고교의 학생부작성이 신뢰성을 얻는 상황이 오기 전까지 대학들이 구술/수능최저 없이 수학능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왜 구술/수능최저가 쓰이는지에 대한 연유부터 살펴야 한다. 대학은 현재 학생부를 100% 신뢰할 수 없는 상태다. 검증장치가 없다면 학교별로 상이한 학생부에만 기대 수학능력을 판단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대체 어떻게 학생을 선발하라는 것인지 대안은 없이 비난만 하는 것은 교육시민단체로서 무책임하다”라고 비판했다.

서울대 구술면접은 제시문을 읽고 사유하는 사전준비 과정을 거쳐 모집단위별 교수사정관 앞에서 팁을 받아 적절한 설명과 함께 생각을 진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 책상을 사이에 두고 면접관과 지원자가 마주보는 형태다. 지원자가 문제풀이를 하는 과정에서 면접관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팁을 제시하며 문제풀이의 과정을 지켜본다. 단순히 정답을 도출해야하는 논술과 다르다는 얘기다. 지난해 30분에서 올해 45분으로 구술면접 시간이 늘어난 부분도 풀이 과정을 더욱 자세히 지켜봐 학업능력을 평가하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 업계 전문가는 “서울대 구술면접이 면접장에서 정답을 말하는 데만 치중돼있다면 학종의 전형요소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실제 면접장에서 중시되는 것은 문제의 답을 도출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풀이의 과정과 발상이다. 3문제 중 1문제만 풀고 2문제에는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음에도 합격한 학생이 있을 만큼 정답의 도출과 합/불 사이에 연관관계가 적다. 수능최저조차 없는 일반전형에서 최소한의 학업능력이 있는지 고교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한 제시문/문항을 바탕으로 문제풀이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비판받을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학가를 비롯한 교육계에서도 구술면접은 검증장치로 존재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A대학 입학관계자는 “학종이 초창기다보니 고교별 학생부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수천 명의 교사들이 참여한 서울대 샤교육 포럼에서 지적됐듯이 학생부 기재사항들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대학은 학생부를 아직 100% 신뢰하지 못한다. 학생부/자소서에 나와있는 활동들을 위주로 면접을 진행할지, 구술을 통해 대학에 들어와 수학할 능력이 되는지를 판단하는 면접을 진행할지는 대학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구술면접을 전제로 고대도 2018부터 학종을 늘린다. 상위대학으로 아직 과도기인 학종 확산을 가능하도록 하려면 최소한의 검증장치는 필요하다”고 구술면접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했으며, 현재 구술면접이 없는 B대학의 입학사정관은 “구술면접/수능최저 없이 학종을 운영하는 것에 부담이 크다. 비교과 중심의 입학사정관제 시절 잔영이 학종에 남아있는 것도 학업능력 판단을 위해 비교과까지 전부 고려하게 되기 때문이다. 구술면접과 수능최저의 도입을 적극 검토 중에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교육걱정은 지난해 사교육영향평가보고서에 공개된 논술/구술 기출문제를 두고 대학 교육과정에 나오는 내용이란 이유만으로 고교교육을 벗어난 내용이라 주장하는 등 논/구술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인 전적이 있다. 사걱세는 “’교과중심의 문제풀이식 구술형 면접은 지양’하라는 면접과 관련된 교육부 대입제도안을 위배하는 행위다. 서울대는 구술고사라는 명칭으로 교과지식을 묻는 학업능력 평가를 실시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당시 주장했다.

반면 논술평가위원/자문교사 등으로 참여했던 교사들에 더해 일선 교사들은 사교육걱정의 지적 자체를 편협한 잣대의 적용으로 평가했다. 고교 교과과정을 벗어났냐 아니냐는 입장차이를 넘어서 아예 논술/구술을 보지 말자는 시각에서 접근한 것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13개 대학에서 논술 평가 위원이나 논술 자문교사로 참여했던 교사들은 “고교에서 배운 지식을 확장/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없는지의 잣대가 아닌 교과서 안에 있느냐 없느냐라는 좁은 기준의 잣대를 활용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입을 모았으며, 면접관과 학생이 대면해 실시되는 구술은 실시형태에 따라 교육과정 이탈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고교 교육과정 내 존재하는 개념들을 연계한 것이 설사 대학에서 가르치는 영역이라고 하더라도 구술 현장에서 팁을 제시하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통해 수학능력의 유무를 판단하는 것은 학교생활에 충실했는지를 판단하는 도구로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다.

- 서울대 20억원은 부실한 사업선정인가?
사교육걱정의 주장과 달리 교육부는 그간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통해 대학별고사가 그 자체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혀왔다. 교육부는 “대학별고사를 실시한다는 것만으로 부정적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니며 대학별 고사를 운영하는 취지, 전형방법, 대학별고사의 고교 교육과정 내 출제 여부, 대학별 고사 관련 정보의 적극적 제공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평가기준을 밝힌 바 있다. 대학별고사를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줬다면 부정적 평가를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사교육걱정의 주장대로라면 서울대는 ‘대입제도안을 위배’한 대학이겠으나, 그간 고교교육정상화 사업을 통해 지원받았으며, 올해 최고지원액인 20억원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도 교육과정 내 출제 뿐 아니라 정답도출이 대신 사고과정과 방식을 검증하는 형태라는 구술의 특성등, 지속적인 현장과의 공유움직임등이 자리잡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정상화업 우수대학으로 서울대를 선정하며, “웹진 ‘아로리’를 통해 학종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공유함으로써 수험생의 입시준비와 교사의 진학지도역량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도 교육부는 서울대의 아로리 운영을 두고 “면접 문제와 출제근거를 각 교과, 계열별로 공개함으로써 학생들의 준비 부담을 완화했다”고 밝혔다. 

서울대가 평가 우수대학이 된 배경으로 교육부는 논술전형과 특기자전형을 운영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학종전형을 기준으로 지역학생들을 배려하는 지역균형전형(지균), 사회적 약자 배려 목적의 기회균등전형(기균), 가장 전형적인 학종인 일반전형(일반)으로만 수시전형을 구성해 지속적으로 간명한 전형체제를 유지해온 점을 꼽기도 했다. 학종으로만 실시되는 서울대 수시의 선발비율은 2017 기준 76.8%나 되며, 2018학년에는 78.5%로 확대된다. 

서울대는 전형내용뿐 아니라 정보공개 측면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웹진 ‘아로리’를 통한 정보공개 뿐만 아니라 도서/벽지 등 지리적 소외지역, 경제적 소외계층 등의 진로/진학지도 지원사업에 내실을 쏟은 것도 대표적인 서울대의 정보공개 사례다. 서울대는 그간 입학본부장을 필두로 입학사정관들이 도서/벽지 등 소외지역을 찾아 학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 온 바 있다.

학종의 선도대학으로 꼽히는 서울대는 입학사정관의 신분안정성에 있어서도 타 대학과 궤를 달리한다. 입학사정관의 평균 근속기간이 24개월을 넘지 못하는 대학들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서울대 입학사정관의 평균 근속기간은 72.2개월에 달한다. 평균 6년의 입학사정 업무를 경험한 사정관들의 역량은 학종을 근간으로 하는 서울대 입시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26명에 달하는 사정관들을 대상으로 대입전형 전후 체계적인 교육훈련을 실시 입학사정관 평가의 전문성을 높인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박대호 기자  mydae@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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