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0억원 차등지원..'계획 구체성 핵심'

[베리타스알파=이우희 기자] 4년제대학 공학분야 여성인재 양성을 위해 정부가 올해부터 2018년까지 3년간 150억원을 투자한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지난달 예고한 대로 '여성공학인재 양성 사업(WE-UP, Women in Engineering - Undergraduate Leading Program)' 기본계획을 24일 공개하고, 오는 8월까지 8개 안팎의 대학을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선정된 대학은 연간 최대 10억 이내로 차등 지원한다. 여성 인재를 적극 양성해 산업계 수요가 높은 공학 분야로의 진학과 취업을 이끈다는 취지다.

<자율공모>
사업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대학별 특성과 여건에 따라 여성공학 인재 양성 계획을 수립하고 필요한 예산 규모를 결정해 교육부에 요청하는 이른바 자율공모로 진행된다. 지원자격은 공학계열 학과를 운영하며 해당 학과에 여자재학생이 있는 4년제 대학. 대학별로 사업단을 구성하거나 다른 대학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 신청을 할 수 있다. 컨소시엄을 구성한 경우 사업평가는 주도대학을 기준으로 진행한다.

▲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지난달 예고한 대로 '여성공학인재 양성 사업 기본계획'을 24일 공개하고, 오는 8월까지 8개 안팎의 대학을 선정한다고 밝혔다. 선정된 대학은 향후 3년간 최대 10억 이내의 지원금을 차등 지원받는다. 사진은 이화여대 이화솔베이연구센터 모습./사진=이화여대 제공

교육부는 공모를 통해 8월까지 8개교 안팎의 대학을 선정해 올해부터 2018년까지 매년 총 50억원씩, 3년간 총 150억원을 지원한다. 학교당 지원금액은 최대 10억원으로, 사업관리위원회에서 사업내용, 여학생 수와 비율 등을 고려해 차등 지원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다.

사업이 시행되면 공학분야 여대생들은 선배 여성 공대 졸업생의 리더십 개발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다. 여성 공대 졸업생의 커리어패스 분석을 통한 여성의 출산과 육아 가능성 등까지 고려한 커리어맵을 바탕으로 한 맞춤형 진로지도를 제공받는다. 대학 내 교육환경은 여성친화적으로 구축된다.

<선정평가>
자율공모인 만큼 선정평가 지표는 사업계획에 무게를 싣는다. 교육부 WE-UP 지원대학 선정평가 지표안에 따르면 최대 분야는 사업계획(50점)으로 항목별로는 ‘대학의 특성/여건에 부합하는지와 사업의 구체성 및 실현가능성’에 40점을 배점했다. 그밖에 성과지표의 대표성과 산업수요 분석 등에 각 10점이 주어지고 나머지 항목에는 5점씩을 배점했다.

교육부는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대학의 사업단이 여성공학 인재 양성을 위한 사업계획과 구상을 얼마나 치밀하게 세웠는지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사업 참여 대학으로 선정되는 대학은 여성공학 인재 양성에 필요한 맞춤형 전공과목 등을 신설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별 공학계열 학과는 지역사회 산업 현황, 대학별 학과 종류, 학생 수 등 처해진 상황이 제각각"이라면서 "일률적인 목표와 성과지표를 제시하기 보다 각 대학의 특성에 가장 적합한 학생 지원방법, 성과 창출 모델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눈에 띄는 것은 최대 9점에 달하는 가산점. 100점 만점 평가에서 가산점이 총점 대비 10%에 육박하면서 사업 선정을 위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가산점은 총장간선제를 의미하는 대학구성원참여제 운영(3점), 정원감축 이행(3점), 자유학기제 참여(3점) 등이다. 경쟁이 치열한 정부재정지원 사업의 경우 대학간 점수 차가 1~2점에 불과해 총점 외 점수인 가산점은 사업 당락에 상당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가산점 9점은 최근 몇 년 새 집행된 주요 정부재정지원사업과 비교해도 최대치다. 단군이래 최대 정부재정지원 사업이라고 불린 프라임사업이 6점(대학구성원참여제 3점, 정원감축 3점), 학부교육에 지원하는 최대 재정지원사업인 에이스사업이 6점(대학구성원참여제 3점, 정원감축 3점), 지방대학특성화사업이 5점(정원감축목표 80% 달성)씩이었다.

교육부는 24일 공고를 시작으로 7월에 평가를 거쳐 8월에 최종 지원대상 대학을 확정할 예정이다.

<사업 배경>
교육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학계열의 여대생 비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계열의 17%를 차지하고 있으며 여성 공대생이 1000명 이상인 학교도 40곳(전체 공대의 약 25%)이나 되는 반면, 여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부족 등으로 여성 공대생의 취업률은 남학생에 비해 약 5%p 낮은 실정이다.

여성 인력 미스매치도 심화되고 있다. 교육부는 “산업계의 공학계열 인력에 대한 수요가 높은 가운데 소프트웨어 중심 산업구조 개편으로 여성공학인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핀테크(Fintech), 빅데이터 등 IT비즈니스/반도체/소프트웨어 분야는 대졸 산업기술인력이 타 학력에 비해 가장 부족한 상황이다.

산업수요가 높은 산업기술인력에서 여성기술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11.6%(6만8721명, 대졸이상)이며, 그 중에서도 공학계열 과학기술인력 중 여성은 10.7%(1만7489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여성의 대학진학은 인문(54.7%), 예체능(54.2%), 자연(44.1%), 사회(41.7%)계열에 집중돼 공학계열 여학생 비율은 17%(2015년)로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세계적으로도 유럽연합은 공학분야 여성인력 비중이 20~30% 수준으로 높은 편이고, 미국은 공학분야 학위 취득자 중 여성비율이 약 20%다. 그럼에도 선진국은 공학분야에 여성인력이 부족하다는 데 문제의식을 갖고 다양한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교육부는 "공학에 관심있는 여성 인재들마저 공학을 외면하는 것은 여성 개인이나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도 대학과 함께 여성친화적인 공학교육과정 개발 등을 통해 여성공학인재의 롤모델이 양성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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