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KAIST가 2018학년부터 수시 일반전형에서 영어 면접평가를 도입한다. 영어면접은 550명 내외(전체 모집인원 750명 내외의 73% 가량)를 선발하는 수시 일반전형 지원자에 한한다. 80명 내외의 학교장추천전형, 40명 내외의 고른기회전형, 2017학년에 신설한 20명 내외의 특기자전형(SW분야)에는 영어면접을 실시하지 않는다.

KAIST의 영어면접 도입은 교육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KAIST와 같이 과고 학생들이 진학이 많은 이공계특성화대학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문제는 과고생들의 영어실력이다. 영어강의를 수강하고 국제학회 활동을 해야 하는 과고생들의 영어실력이 타 고교유형 출신에 비해 매우 낮은 탓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원인을 고입과 대입 구조에서 꼽았다. “과고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영어공부를 등한시하는 경향이다. 과고 입시에 수학 과학만 고려하기 때문이다. 과고 진학 이후 대입을 치를 때도 마찬가지다. 수시중심으로 입시를 진행하는 이공계특성화대학의 경우 수능최저학력기준도 적용하지 않아 영어실력을 검증할 장치가 전무하다. 막상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 힘든 건 학생이다. 과고에 영어교육이 수학 과학에 비해 밀려있는 현 상황에서, KAIST가 입시에 영어면접을 도입하면 입학생들의 적응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과고 차원에서의 영어교육도 활성화하면서 과고교육 정상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 기대한다.”

KAIST 역시 영어 면접평가를 도입하는 배경으로 입학생들의 영어활용능력과 함께 지나치게 수학 과학에 치우친 과고 교육과정을 근거로 꼽았다. 이승섭 입학처장은 수시 입학전형 중 일반전형에만 면접평가에 영어활용능력을 평가하는 데 대해 “일반전형에 주로 지원하는 과고 출신 학생들이 다른 고교유형 출신 학생보다 영어강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 밝혔다. 김지훈 입학팀장은 “과고 관계자들과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친 결과, 과고에서도 영어교육의 필요성에 동의한 상황”이라며 “과고에서도 수학 과학교육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려있는 영어교육을 강조할 근거가 마련된 셈이라 반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 KAIST가 2018학년부터 수시 일반전형에서 영어 면접평가를 도입한다. /사진=KAIST 제공

문제는 사교육유발 우려다. 현 대입체제에서 영어면접이 배제된 배경은, 입시에서의 영어면접에 의한 사교육 부담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KAIST 역시 같은 고민을 거쳤다. 김 팀장은 “KAIST 일반전형 면접에서의 영어활용능력평가는 단순히 우수한 영어실력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 지원자가 영어강의 수강이 가능한 최소한의 역량과 준비가 되었는지를 보게 될 것”이라 밝혔다. “자칫 일반전형 면접에서 영어평가 도입으로 일선 교육현장에서 사교육이 유발되지 않고 고교 교육현장에서 수업 및 다양한 활동만으로도 준비될 수 있도록 질문의 난이도 및 평가방식 등을 신중히 결정할 예정”이라고도 말했다. 김 팀장에 의하면 영어면접의 난도는 낮을 전망이다. 영어강의를 수강하고 원서를 읽고 보고서를 쓰는 ‘활용능력’을 본다는 측면에서 접근한다. 어렵지 않은 글과 그림으로 구성된 제시문을 읽고 어떤 내용인지 영어로 설명하는 방식도 논의되고 있다. 김 팀장은 “이번 영어 면접 도입은 2018학년부터 실시되는 수능영어 절대평가와는 무관하다”고도 덧붙였다. KAIST는 수시 입학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영어면접은 수시 일반전형에만 도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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