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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늘 옳은 현장교사들의 열정을 응원합니다[이재열의 교육 돋보기]
  • 이재열 발행인
  • 승인 2016.05.17 12:58
  • 호수 233
  • 댓글 0

스승의 날 이 땅의 선생님들을 돌아보며 만감이 교차합니다. 16일 공개된 교권침해 통계자료는 오늘날 교사들 앞에 놓인 난관을 잘 짚어줍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3년간 전국 초중고에서 선생님이 욕설이나 폭행, 수업방해 등을 당한 ‘교권침해’ 사례가 총 1만3029건에 달했습니다. 교권침해 유형별로는 폭언욕설이 8415건(64.6%)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수업진행방해 2563건(19.7%), 기타 1318건(10.1%), 폭행 240건(1.8%), 교사성희롱 249건(1.9%) 순이었습니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는 14년 63건에서 15년 112건으로 2배 가량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3년간 폭언과 욕설로 인한 교권침해는 줄어든 반면, 폭행과 교사성희롱 교권침해 비율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존중 받지 못하는 교사들은 무력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최근 몇 년 간 명퇴로 현장을 떠나는 교사들의 숫자는 현실의 무게를 그대로 반영합니다.

올해 스승의 날이 일요일이라 다행이라는 자조까지 들립니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어떤 선물은 되고 어떤 선물은 안 되는지를 따지는 게 싫고 부담을 생각해야 할 학부모나 학생이 안쓰러워 학생과 학부모 만나기조차 꺼려졌는데 휴일이라 홀가분하다는 얘기입니다.

무력감에 얹어진 업무부하는 가히 살인적입니다. 최근 몇 년 간 늘어난 학생부종합으로 인해 현장 교사들의 업무는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합니다. 인창고의 임병욱 교감은 정규동아리 40개, 자율동아리 40개, R&E 동아리 60개를 움직이고 1인1악기 예체능, 배려나눔 활동에 나선 학생들을 따라잡느라 학급담임은 물론 교과담임까지 모든 교사들이 ‘번 아웃’ 상태라고 표현했습니다.

스승의 날 돌아본 7일 인창고의 교사들 포럼은 새삼스러운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무엇이 기진맥진한 선생님들을 100여 명이나 임시공휴일로 4일짜리 징검다리 연휴에도 불구하고 한자리에 모이게 했을까요. 이제 막 현장을 바꾸는 학종이 교사들을 힘들게 하지만 학교 현장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줄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 때문인 듯했습니다. 대부분 쉬고 싶고 아니면 관두고 싶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교사들 가운데 이건 아니라며 분연히 떨쳐 일어난 용기 있는 선생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네 시간 가까운 행사 내내 이름만으로는 생소한 일반고의 다양한 변화들을 쏟아냈습니다. 처음 들어본 지방 일반고 현장에서 이루어진 많은 시도들은 설익어 보이기도 하고 실효성이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지만 교사를 중심으로 학교는 이미 변하고 있었습니다.

특목 자사고에 치여 패배감에 빠져있을지도 모를 고교 현장이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나름 길을 모색하는 것은 오롯이 기진맥진한 현실에서 스스로를 일으켜 세운 선생님들의 열정 덕분이었습니다. 압도적 사교육에 치이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존중 받지 못하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순간순간 엄습할 무기력과 자조를 떨쳐낸 교사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반가웠습니다.

공교육의 주체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입니다. 하지만 최근 벌어진 학종논란을 보면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수요자인 학부모들이 또 다른 주체인 교사들을 공격한다는 점입니다. 교육이슈에 대한 수요자들의 입장은 중요하지만 문제는 수요자들의 스펙트럼이 너무 다양하고 자기입장을 위주로 주장이 펼쳐진다는 점입니다. 교사들이 학생부를 방패로 ‘갑질’한다고 몰아붙이는 주장이나 정치교사 운운하는 비난까지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사교육의 음모론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육문제는 전국민이 전문가라고 하지만 자기입장만을 일반화해서 교사들을 몰아붙이는 학종논란을 보면서 씁쓸합니다.

10년 넘게 교육신문을 만들면서 분명하게 아는 게 있습니다. 교육문제에서 늘 옳은 것은 현장을 지켜온 선생님의 열정이라는 사실입니다. 정치권은 늘 선거를 염두에 두고 다수가 찬성할 포퓰리즘에 목을 걸면서 선거 때마다 다수가 찬성할 정책으로 교육을 뒤흔듭니다. 관료는 늘 사고가 터지면 움직이는 복지부동과 탁상공론에 빠져 현장과 따로 놉니다. 학부모들은 자기아이의 미래만으로 시야를 좁히고 성공담을 통해 독선에 빠질 수 있습니다. 무기력한 현실에서 대학을 보내거나 사회로 내보면서 늘 ‘네 편’이라고 응원하는 선생님들은 결국 학교현장을 바꾸고 우리나라는 바꿀 것입니다. 옳은 열정의 선생님들을 베리타스알파가 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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