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명 전임사정관 110여 명 교수사정관 5단계 교차 '양보다 질'

[베리타스알파=김경화 기자] 최근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논란과 관련, 서울대 입학본부가 오해불식에 나섰다. 서울대 입학본부는 4일 '2017학년도 서울대학교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책자를 통해 구체적인 서류평가 방식을 공개했다. 이미 공개되어온 내용이지만 학종에 대한 공정성시비가 한창인 현재, 관심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서울대는 물론 학종을 운영하는 대학들은 서류평가에 있어 학생부 외에 자기소개서 추천서 학교소개자료까지 요구하면서 서류평가는 공정성시비에 휘말려있는 상황. 특히 모집인원의 75% 이상을 학종으로 선발하는 서울대는 영향력이 지대할 뿐 아니라 면접 및 구술고사의 자격을 얻기 위한 1단계 전형으로서, 서류평가는 더 많은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관심거리일 수밖에 없다. 예전보다 더욱 구체적으로 밝힌 아로리의 서류평가방식을 살피는 이유다.

<다수 평가자에 의한 다단계 평가 시스템>
학종이 공정성시비는 서류평가에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는 우려에서 출발한다. 서울대는 "한 명의 지원자를 여러 입학사정관들이 여러 단계에 걸쳐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을 사용하여 공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서울대 학종은 다수의 평가자에 의한 다단계 평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충분한 준비과정을 통해 평가기준을 마련하고 평가자가 여러 단계를 거쳐 평가하고 협의하는 방식으로 평가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수의 평가자가 전형 준비에서부터 최종 합격자 선발까지 여러 단계에 걸쳐 평가 협의 검토하는 과정을 거쳐 합격자를 결정한다. 단계별로 다수의 평가자가 참여하기 때문에 한 개인의 주관으로 평가할 수 있는 여지를 배제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서울대 학종은 현재 26명의 전임입학사정관과 서울대 교수로 구성된 110여 명의 위촉입학사정관이 선발에 참여하고 있다. 준비단계까지 고려하면 총 6단계로 진행된다.

 

 

▲ 서울대 학종에 대해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는 우려에 대해 서울대는 "한 명의 지원자를 여러 입학사정관들이 여러 단계에 걸쳐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을 사용하여 공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사진='2017학년도 서울대학교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책자 캡처

 

 

준비단계에서 전임입학사정관은 평가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매년 많은 준비과정을 거친다. 입학사정관 개인의 주관에 따라 평가가 이뤄지지 않도록 장기간의 교육과 사전 모의평가를 통해 서류평가를 준비한다. 고등학생들의 학업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세미나, 데이터 분석, 학교 방문, 교육전문가와의 공동연구 등을 통해 다양한 환경의 학생들의 우수성 지표를 파악하고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방안을 모색한다.

▲1단계는 전임입학사정관의 1단계 평가다. 전임입학사정관이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학업능력, 학업태도, 학업 외 소양 등을 중심으로 창의적 인재로 발전할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 과정에서 각 지원자의 우수한 자질, 면접에서 확인해야 할 사항, 지원자에 대한 평가 의견 등이 담긴 평가서를 작성한다. ▲2단계는 전임입학사정관의 2단계 평가다. 동일한 지원자에 대해 다른 전임입학사정관이 1단계 평가와 동일한 방식으로 평가한다.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2단계 평가자는 1단계 평가 결과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지 않은 상태에서 독립적인 평가를 진행한다. ▲3단계에선 1,2단계 평가 결과에 대한 검토 및 조정이 이뤄진다. 각각 독립적으로 진행한 1단계 평가 결과와 2단계 평가 결과를 비교하고 검토한다. 동일한 지원자에 대해 1,2단계 평가 결과가 일정 수준 이상 상이한 경우, 대학입학전형운영위원회에서 평가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여 조정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4단계에선 교수로 구성된 위촉입학사정관의 평가가 이뤄진다. 각 단과대학의 교수들로 구성된 위촉입학사정관이 해당 모집단위에 적합한 인재인지 평가한다. 한 명의 지원자에 대해 2인 이상의 위촉입학사정관이 평가하며 1,2단계 평가를 담당한 전임입학사정관과 평가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도 하면서 최종 서류평가 결과를 도출한다. ▲5단계는 최종평가다. 입학본부와 단과대학별 평가 책임자들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에서 평가결과를 최종 확인하고 결정한다. 동일한한 지원자에 대해 1~4단계 평가 결과가 상이한 경우, 대학입학전형운영위원회에서 평가 결과를 검토해 최종적으로 확정한다.

<제출서류별 평가내용, 주요 3항목으로 귀결 '양보다 질'>
서류평가에서 중점적으로 보는 건 3항목으로 요악된다. '학업능력 지적성취' '지적호기심 자기주도성 적극성 열정' '개인적특성 학업외소양'이다. 분류된 3항목은 제출서류를 통해 총체적으로 살피게 된다.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의 서류별 반영비율은 정해져 있지 않다. 학생부도 특정 부분만을 평가에 활용하는 게 아니라 교과성취도, 교내수상,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독서활동상황,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창의적 체험활동 등 기재된 모든 내용을 평가대상으로 한다.

▲'학업능력 지적성취'는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 학교소개자료로 알 수 있다. 학생부에선 교과관련 성취수준(정성평가), 학업관련 교내수상, 세특(교과 및 방과후학교 이수내용), 창체(학업관련 동아리활동, 탐구/연구활동) 항목을 통해 평가한다. 자소서와 추천서에 기재된 학업관련 내용도 참고한다. 학교소개자료의 교과개설현황 교내시상현황 학교프로그램개설현황도 참고한다. ▲'지적호기심 자기주도성 적극성 열정'은 학생부와 자소서 추천서를 통해 평가한다. 학생부에선 학업관련 교내수상(교내대회 참여도 및 노력), 창체(동아리, 학내활동 참여도 및 노력), 세특(수업참여도 및 태도, 심화과목 선택노력 등)을 살핀다. 자소서 추천서에 기재된 학업에 대한 노력, 자기주도적 학습태도, 수업참여도도 살핀다. ▲'개인적특성 학업외소양'은 학생부와 자소서 추천서를 통해 평가한다. 학생부에선 학업외 교내수상, 창체(동아리/리더십 책임감 공동체의식/봉사활동에 나타난 배려심), 출결상황을 살핀다. 자소서 추천서를 통해 지원자의 인성과 대인관계도 파악한다.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은 우수한 학업능력이다. 서울대측은 "학업능력은 반드시 교과성적과 일치하지는 않는다. 교과성적이 학업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학업능력은 교과공부뿐 아니라 교내 탐구활동, 교내 경시대회, 독서활동, 방과후수업, 동아리활동 등을 통해서도 향상될 수 있다. 교과학습뿐 아니라 관심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독서활동, 글쓰기, 탐구/연구활동, 실험수업, 교내대회 참여 등 다양한 학습경험을 통해 학습능력을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교과성취도의 경우 학업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대표적 자료이긴 하지만, 동일한 공식으로 수치화해 기계적으로 반영하지 않는다. 학년별/과목별 반영비율도 없다. 전 교과목의 3년간의 성취도를 정성평가한다. 지원자마다 상이한 교육환경을 고려한다. 서울대측은 "수강자가 400명인 과목에서 1등급을 받은 성적과 수강자가 14명이 과목에서 3등급을 받은 성적을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적절한 평가방식이라 할 수 없다"며 "고교의 교과성적분포, 수강자수, 원점수, 표준편차, 학년별 성적 변화 등 다양한 정보를 통해 수치가 갖고 있는 의미와 정보를 정석으로 평가한다"고 밝힌다. 특히 "소수학생이 선택한 과목이나 난이도가 높은 과목을 이수해 수치상 결과가 다소 나쁠 수 있지만 학생의 도전정신과 호기심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 도전하지 않은 학생에 비해 더 좋은 평가를 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교내수상 역시 단순히 수사의 유무나 양이 아니라 참가대상 수상인원 등을 파악한다. 세특에서도 기재된 교재나 수업내용(토론 발표 등)과 그 안에서 보인 학생의 노력, 과제수행내용 등을 통해 단순 교과성적 수치로 알 수 없는 우수성을 판단한다. 과학의 경우 이론수업에선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실험수업에서 실험설계능력 문제해결력 등에 우수성이 드러나거나, 수학의 경우 유독 통계 부분에 강점을 보이는 식의 수치화된 성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우수성을 평가한다. 창체의 탐구/연구활동은 가능한 학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도 많다는 데서 활동유무로 판단하지 않는다. 주어진 조건에서 자신의 학업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 부분을 평가한다. 서울대측은 "개인적 특성을 경험의 유무나 활동의 양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임원활동 경력이 많은 학생이 리더십이 있다고 판단하지 않으며, 임원활동의 횟수보다 맡은 역할과 활동내용을 질적으로 판단한다. 봉사활동 역시 봉사활동의 양이 아닌 활동내용과 학생에게 미친 영향을 중심으로 평가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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