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방법 구체적 사례..'타 학종에도 활용 가능'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서울대에 입학할 수 있는 길은 모두 5개다. 수시 일반전형, 지역균형전형, 기회균형전형Ⅰ, 정시 일반전형, 기회균형전형Ⅱ다. 정시 일반전형을 제외한 모든 전형은 면접방식의 차이는 있으나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시행된다. 올해 치러질 2017학년 정원내 선발규모 기준 선발비율을 보면 정시 일반전형은 23.3%에 불과하며, 학종이 76.7%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학생부를 평가의 중심으로 하는 학종은 학생부에서 드러나지 않는 학생의 자질/특성 등을 평가하기 위한 보완서류로 자기소개서(자소서)와 추천서 제출을 요구하므로 서울대 입학의 좁은 길이 아닌 넓은 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자소서와 추천서를 필히 준비해야 하는 셈이다.

자소서/추천서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두고 학교 현장에서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7일 열린 학종 관련 교사들의 목소리를 담은 포럼에서 모 고교 교사가 “대학은 95%의 전형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만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표현한 것처럼 정보 습득에 열의를 띄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소서/추천서의 표현에 치중한 나머지 내용의 충실함을 놓치는 우를 범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며, 가장 지양돼야 할 작성 방법인 학생부에 나온 내용을 단순 나열하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대는 최근 발간한 웹진 ‘아로리’ 4호를 통해 자소서와 추천서 준비에 대한 전반적인 팁을 제공했다. 학교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나선 셈이다. 자소서와 추천서의 개념을 명확히 하며,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하는지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했다. 자소서의 작성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제공된 것은 물론이다.

아로리가 제공하는 서울대 자소서/추천서에 관한 설명은 타 대학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내용들이란 점에서 더욱 의미를 가진다. 자소서 1번항목부터 3번항목까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서 제공하는 공통양식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2018입시가 본격 학종시대로 불릴만큼 대학들이 학종을 적극 확대해나가는 상황에서 가장 실질적인 도움으로 체감할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물론 교외스펙/비교과를 중심으로 하는 입학사정관전형과 교내활동/교과를 중심으로 하는 학종을 면밀히 구분하지 않고, 여전히 비교과 평가에 중점을 두는 일부 ‘무늬만 학종’인 전형을 운영하는 대학도 존재한다. 대학별 평가 특성에 따라 추천서를 요구하지 않는 대학도 있다. 그럼에도 자소서와 추천서 작성에 대한 기본적인 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서울대 아로리의 팁은 수험생/학부모/교사들이 꼭 참고해야 할 내용이다.

 

 

▲ 서울대는 최근 발간한 웹진 ‘아로리’ 4호를 통해 자소서와 추천서 준비에 대한 전반적인 팁을 제공했다. 자소서와 추천서의 개념을 명확히 하며,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하는지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했다. 자소서의 작성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제공된 것은 물론이다. /사진=서울대 아로리 캡처

<자기소개서에 대한 실질적인 안내>
서울대는 아로리에 실린 입학안내>전형안내>자기소개서 및 추천서 영상과 입학안내>자료창고>2017학년도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 안내를 통해 학생부와 더불어 서류평가의 핵심이 되는 자소서의 작성법을 안내했다.

 

 

올해 치러질 2017 서울대 입시에서 사용되는 자소서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대교협 공통양식을 이용한다. 1~3번 공통문항과 4번 자율문항의 내용에도 변화가 없다. ▲1번문항은 고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 학습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1000자 이내)로, ▲2번문항은 고교 재학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을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3개 이내로 기술. 교외 활동 중 학교장의 허락을 받고 참여한 활동은 포함(1500자 이내) ▲3번문항은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1000자 이내) ▲4번문항은 고교 재학기간(또는 최근 3년간) 읽었던 책 중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을 3권 이내로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500자 이내) 순이다.

서울대는 아로리를 통해 제시한 사례들이 경어로 서술돼 있으나, 자소서/추천서를 막론하고 평어 문장, 개조식 문장 등을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밝히고 있다. 지원자를 평가하는 데 쓰이는 자소서/추천서의 핵심은 내용이지 형식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문항별로 주어진 글자 수와 같은 기본적인 형식만 지키면 될 뿐 문장의 형식에는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

- 자기소개서의 성격부터 분명히.. 학생부에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내용 중심
가장 먼저 강조되는 것은 자소서의 성격을 분명히 하라는 것이다. 자소서는 학생부에 실린 내용을 보완하는 수단이므로, 결국 학생부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세부 내용들을 담는 데 치중해야 한다. 서류평가 과정에서 자소서에 별도 배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부를 평가하는 데 있어 참고자료로 활용되는 때문이다. 서울대는 “많은 학생들이 자소서 작성에 큰 부담을 느끼고 필요 이상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서류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자소서라고 믿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입학사정관은 학생부에서 학생 개개인의 학교생활 대부분을 파악하고 평가한다. 자소서에는 학생부에 나타나지 않은 학생 개인의 특성을 보여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학생부를 중심으로 하는 학종의 특성을 고려하면 당연한 이야기로, 자소서가 학생부를 보완해야 함을 분명히 한 셈이다.

결국 서울대가 정의하는 자소서는 ▲지원자의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을 직접 듣기 위한 것 ▲글쓰기의 형식/솜씨가 아닌 내용을 고려하는 것 ▲학생부를 평가하는 데 있어 참고 자료로 활용되는 서류를 뜻한다. 학생부에는 교사가 학생을 관찰해 기록한 내용이 담기기 때문에 지원자의 개인적인 생각/경험이 담길 여지가 없다. 학업에 대한 열의 등은 자소서를 통해 나타내지 않더라도 학생부를 통해 확인이 가능한 것과 달리 학생 개인의 생각과 경험은 자소서에 담기지 않으면 입학사정관들이 평가할 수 없는 때문이다. 미사여구를 사용하기보다는 내용의 충실함에 신경써야 하며, 학생부 평가의 참고자료임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 단순 나열을 피하고, 구체적인 작성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라
여타 대학에도 적용되는 내용이지만, 서울대가 요구하는 자소서는 성장과정을 단순히 시간순으로 나열하는 ‘연대기적 나열’을 지양한다. 가족관계의 나열 등도 동일하다. 단순 나열을 피하고 구체적으로 의미를 담아 기술하는 방식으로 자소서 작성의 시작을 풀어나가야 하는 셈이다. 고교 재학기간 중 겪은 학생 개인의 이야기, 의미있는 경험 등을 진솔하게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방식이 권장되므로, 고교 생활 중심으로 기술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단순 나열은 학종이 판단하고자 하는 지원자의 자질/학업능력을 보여주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자소서에는 가장 즐겁게 또는 힘들게 공부했던 경험이나 자신이 행했던 공부방법,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고교 생활 중 경험, 지속적으로 노력했거나 많은 시간을 쏟은 일, 자신에게 영향을 준 책 등 고교 생활 중 자신에게 의미있던 경험을 중심으로 하는 내용들이 담겨야 한다. 서울대는 다시 한번 단순 나열하는 방법을 지양할 것을 권고하며,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많은 시간을 쏟은 일을 중심으로 동기/과정/영향 등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라”고 조언했다.

서울대가 꼽은 활동결과를 단순 나열한 부정적 자소서는 “동아리회장, 대회참가수상, 대회참가, 학생회장선출, 세미나참여” 등 활동결과 위주의 나열식으로 기술돼 지원자의 특성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또 다른 부정적인 자소서는 독서감상문 대회 참가를 두고 “(저는) 교내 독서 감상문 대회와에서 금상을 수상한 경험이 있습니다”라는 내용이다. 단순 사실전달에 그친 모습이다.

반면, 긍정적인 자소서는 “학교 공부와 더불어 독서는 저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독서를 통해 저는 수업시간에 부족했던 부분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문학시간에 선생님의 추천으로 읽은 황석영님의 ‘오래된 정원’이라는 소설이 기억에 남습니다. 읽는 내내 단순히 남녀 간의 사랑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고 글을 읽어가면서 한국 현대사의 굴곡이 주인공 남녀의 삶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 점이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역사는 단절된 것이 아니라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저도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그 후 교내 독서 감상문 대회에서 이 책을 주제로 쓴 글이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라는  내용으로 독서가 학생 개인에게 어떤 의미인지, 해당 도서를 고르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책을 읽으며 느낀 점/개인의 생각은 무엇인지, 수상까지 이어진 과정은 어떠한지 등을 전부 나타내는 내용이다. 단순 나열에 불과했던 자소서가 긍정적으로 평가받기 위해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사례다.

- 상투적 표현, 추상적 문구 피하고, 나의 목소리를 드러내라
자소서 작성 과정에서 상투적인 표현이나 추상적인 문구는 피해야 한다. 학생부에 잘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학생 개인을 솔직히 드러낼 수 있도록 자신만의 문체로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 좋다. 서울대는 “타인의 자소서를 참고하다보면 지원자의 생각이나 독창성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경고하며, “교사나 학부모의 조언을 받을 수는 있겠으나, 지원자만의 생각/어투로 개성을 나타내길 바란다. 좋은 문장을 위해 여러 사람이 첨삭한 자소서는 학생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결국 사교육의 힘을 빌어 첨삭에 첨삭을 거듭한 자소서는 정형적인 문체를 띈 탓에 학생의 개성이 전혀 드러나지 않게 되므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게 되는 셈이다.

서울대는 자소서 작성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그간의 고교 생활을 되짚어보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진로가 무엇인지, 지원동기는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소서를 작성하면서 대학에 지원하는 동기, 향후 계획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고교 생활을 돌이켜보며 스스로를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자신이 열정을 쏟은 일이 뭔지 정리해야 한다. 단, 노력한 과정들을 나열하기보다는 그 과정에서 느낀 점, 생각을 담아야 한다. 어떤 동기/목적, 생각/의지를 가지고 노력해왔는지, 활동들이 어떤 의미로 남아있는지 기록으로 남기기 바란다.”

서울대가 제시한 또 다른 자소서의 긍정적 개선 예시는 상투적/추상적 표현을 피하라는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자소서의 목적은 남과 다른 ‘나’를 표현하는 것이며, 상투적/추상적 표현은 입학사정관에게 ‘나’를 표현하기 어려우며, 인상을 강하게 심어줄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서울대는 구체적 내용을 중심으로 하기 위한 사례로 임원활동을 예로 들어 단순 경력 소개보다는 임원활동의 계기, 동기, 의미있던 활동/경험, 받은 영향 등을 구체적으로 서술할 것을 조언했다.

아로리를 통해 제시된 부정적인 자소서는 “저는 리더십과 봉사성이 우수합니다. 이러한 점을 인정받아 2학년 부반장에 선출되었습니다. 저는 매사에 열심히 한 결과 반장보다 더 나은 부반장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라는 내용이다.

서울대가 긍정적으로 바꾼 자소서는 “2학년 때 처음 부반장으로 선출되었을 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했습니다. 사실 반장이 되지 못했다는 점이 서운하기도 했지만, 반장을 도와서 학급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학급 친구들끼리 ‘하루 한 번씩 칭찬하기’를 시도했습니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하게 여기거나 장난스럽게 접근하는 친구들도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도 모르게 기분 좋은 말을 나누는 것이 서로의 습관이 돼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2학년을 마칠 때 친구들이 ‘반 분위기가 밝아지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이야기 했을 때 조그만 생각의 차이가 매우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라는 내용이다. 부반장 선출 과정에서 느낀 점, 다짐, 의미있던 활동 등을 서술함으로써 임원활동이라는 소재를 입학사정관들에게 강렬하게 각인시키기에 충분한 자소서로 평가된다.

- 4번 독서문항은 ‘자소서 안의 또 다른 자소서’
서울대는 독서문항을 두고 “지원자의 독서 경험을 통해 지원자의 생각을 보여주는 자소서 안의 또 다른 자소서”라고 표현했다. 자소서가 학생부를 통해 드러나지 못하는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 등을 듣기 위한 자료임을 감안하면, 독서문항은 1~3번 항목을 통해 드러나지 못한 내용을 나타내는 항목이나 마찬가지인 때문이다.

수험생들이 독서문항을 잘못 작성하는 대표적인 예는 책의 줄거리 요약/내용 소개를 작성하는 것이다. 독서문항이 단순한 내용요약이나 감상이 아니라 읽게 된 계기, 책에 대한 평가, 자신에게 준 영향을 중심으로 기술하라고 하고 있으나, 독후감 쓰기에 익숙한 나머지 줄거리를 요약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책의 줄거리 요약/내용 소개는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하기 때문에 기재하지 않더라도 무방하다. 서울대는 “자체문항인 4번 독서항목에도 ‘자신의 생각’을 담으라”고 조언했다.

서울대는 그간 여러 차례 지원하는 모집단위와 관련된 활동만 제시해야 하는 것이 아니며, 일관된 진로설정 여부가 합/불을 가르는 지점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고교 재학시절 초기부터 진로를 확정짓고 관련 활동에 매진하는 경우도 있겠으나, 본래 고교생의 진로가 바뀌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 때문이다. 동일한 맥락에서 도서 선정은 지원하는 모집단위와 관련성이 없어도 된다. 분야를 막론하고 가장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3권의 책을 선정해 독서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어떤 생각을 하게 됐는지 등에 대해 경험과 생각을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서울대가 독서문항과 관련해 제시한 긍정적인 예시의 일부를 보면, 맹자를 읽고 “‘깊이 공부하여 스스로 얻으면 거함이 편안해지고, 편안해지면 그 바탕이 깊어지고, 그렇게 되면 그 근원에 가까이 두게 된다’, ‘넓게 공부하고 상세히 말하는 것은 장차 요점을 말하는 것으로 되돌아오기 위해서이다’라는 구절을 읽고 제가 선택한 길이 성적을 잘 받기보다 학문의 깊이를 맛보고 싶다는 제 목적에 맞는 길임을 깨달았다. 폭넓게 공부하는 것은 오히려 시야를 넓혀 줌으로써 후에 제 역할을 보다 정확히 인지할 수 있게 해줄 것임을 알게 됐다”는 내용이다. 독서하게 된 계기, 책에 대한 평가, 자신에게 준 영향 등을 중심으로 기술해 도서의 내용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주었는지 분명하게 제시하는 좋은 사례다. 시험성적 향상을 목표로 시험 출제 범위 내에서만 공부하지 않았다는 점도 잘 드러내고 있다.

- 온라인 강의.. 자소서에 어떻게 녹여낼까
서울대가 든 긍정적인 자소서의 예시 가운데는 현재 학종 준비과정에서 급부상하는 K-MOOC와 기존 TED 등의 온라인 강의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에 대해 들여다 볼 수 있는 내용도 있었다. 서울대가 제시한 긍정적 자소서는 “윤리와 사상을 공부하면서 철학자의 삶과 시대가 그 사상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고, 현대사회에 결여된 가치, 필요한 가치는 무엇일지 궁금해져 하버드대 OCW강의인 ‘정의란 무엇인가’, ‘도덕이란 무엇인가’ 등을 찾아봤다. 철학적 고민을 통해 도덕결여, 인간소외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이 신선하면서도 타당하다고 느꼈다”다. 학업능력 향상을 위해 학생이 노력한 배경, 과정, 결과 등을 드러낸 데 더해, OCW를 듣게 된 계기를 자연스레 자소서에 녹여낸 자소서에 해당한다. OCW를 K-MOOC, TED 등으로 치환해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이다.

기존 학종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TED, K-MOOC 등의 온라인 강의를 자소서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다. 자신의 학업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한 교육계 전문가는 “온라인 강의는 학습의 과정에서 더 나은 정보를 얻기 위한, 학생의 학업에 대한 열의를 나타내는 소재로 활용되는 것은 바람직하나, 학업능력 과시의 측면으로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학업능력은 학생부와 일반전형에서의 구술면접 등에서 충분히 검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소서에 온라인 강의 내용을 담고자 하는 수험생들이라면 필히 참고해야 할 사례다”라고 평가했다.

<추천서에 대한 실질적인 안내>
추천서는 작성의 주체가 교사라는 점에서 수험생이 작성하는 자소서와 차이를 보이지만, 글솜씨가 아닌 내용을 평가하며, 학생부를 보완하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나열식이 아닌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작성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다만, 지원자 스스로 작성하는 자소서가 학생부를 통해서는 알 수 없는 개인의 생각/경험을 드러내는 서류라면, 교사가 작성하는 추천서는 학생부를 통해 알 수 없는 학생의 학업능력/특성을 파악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는 점이 다르다.

추천서는 지원자의 ▲학업에 대한 목표의식/노력 ▲자기주도적 학습태도 ▲수업 참여도 등 학업관련 영역에 대해 매우 우수함부터 평가불가 까지 5단계로 평가하고, 추가 고려사항을 250자 이내로 기술하는 1번문항과 지원자의 ▲책임감 ▲성실성 ▲리더십 ▲협동심 ▲나눔과 배려 등 인성/대인관계에 대해 동일한 5단계로 평가하고 250자 이내로 추가 고려 사항을 기술하는 2번 문항, 마지막으로 지원자 평가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1000자 이내로 기술하는 3번문항으로 구성된다.

서울대는 추천서 작성의 주체부터 분명히 할 것을 당부했다. 지원자를 가장 잘 아는 교사가 작성해야 한다는 게 당부 내용의 요지다. 평소 지원자를 관찰해왔으며, 구체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평가에 임할 수 있는 추천인이 추천서를 작성해야 미사여구만 이어지는 의미 없는 추천서가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명인사에게서 추천서를 받는 것은 절대 좋은 평가로 이어지지 않는다. 만약 지원자가 듣는 수업을 맡지 않는 등의 사정으로 구체적 학업능력을 모르는 담임교사가 추천서를 작성하는 경우라면, 교과 담임교사에게 학업 관련 내용을 전달받아 추천서를 작성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추천서는 학생부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지원자의 숨겨진 특성/자질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다. 때문에 학생부에 기재된 단순 사실 나열보다는 다른 자료에서 보기 힘든 인성, 학업관련 특성, 장점/단점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일화를 기술하는 방법 등을 통해 지원자의 학업능력/개인특성 관련 학생부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내용이 담겨야 한다. 학생부 수상경력을 나열하거나, 교과성적을 추천서에 다시 강조해 적는 일은 피해야 한다.

추천서/자소서는 입학사정관에게 지원자가 왜 합격해야 하는지, 입학 이후 충분한 수학능력이 있는지 등을 설명하는 자료다. 작성과정에서 과장이 섞여 추천서의 신뢰도를 낮추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학생부를 평가했을 때 현저히 학업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을 최상위권 학생이라고 추천서에서 소개하고 있다면, 추천서의 신뢰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동일한 맥락에서 무조건적인 칭찬을 나열하거나, 같은 학교 내 여러 명의 학생을 두고 모두 봉사성이 우수하다고 추천서를 작성하는 경우 신뢰도는 낮아진다. 오히려 지원자 평가 시 불리하게 작용할 여지도 있다. 학생에게 조금 부족한 점이 있다면 솔직히 언급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학생이 선발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기술하는 것이 좋다. “사례로 들 만한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000이 훌륭하다는 점은 제가 보증한다”와 같은 내용은 추천서에 기재되서는 안된다. 추상적인 문구보다는 구체적인 내용 중심으로 자세히 작성해야 하는 점은 자소서와 동일하다.

서울대가 제시한 긍정적인 추천서의 사례에서 지원자에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방법에 대해 참고할 만한 내용을 볼 수 있다. 특정 시기 지원자의 교과성적이 떨어졌다면, 지원자의 건강에 문제가 있었다거나 가정사에 문제가 있었다는 내용을 기술해 부연설명함으로써 단점을 보완하고 입학사정관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학종의 중심인 학업능력을 평가하는 데 고려할 수 있는 내용을 제공하는 셈이다. “내신/모의고사 준비에 헐떡여 정신없을 때도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자신만의 글로 생각을 정리하는 지원자의 모습, 지식을 체험하고 교과외 활동으로 확장시켜 나가는 열정과 재능 등도 다른 학생들에게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역량, 비록 2학년 때 갑작스레 기흉이 찾아와 갑작스레 성적이 떨어진 적”이란 내용의 추천서는 지원자의 학업소양과 개인특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교과성적의 하락 이유도 충분히 설명하고 있어 입학사정관들이 평가 과정에서 참고할만한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 기술의 예시로는 “어려운 수학문제를 만나도 포기하지 않고 시간이 오래 걸려도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기본적인 개념도 확실히 이해해야 넘어가는 모습”,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접근하고 친구들에게 설명해주는 모습” 등 지원자가 학업능력을 계발하기 위한 노력을 구체적 사례를 통해 보여주는 경우가 제시됐다. 지원자의 글쓰기 능력을 설명하기 위해 “친구를 소재로 쓴 단편소설, 어머니가 지은 시를 읽고 쓴 소설, 지원자가 쓴 수필” 등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지원자의 역량을 표현한 내용도 바람직한 추천서로 제시됐다.

학종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내신성적을 받는 데 매몰되는 행태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점도 추천서 작성에 있어 적극 활용해야 한다. 통상의 학생부교과전형 등이 주류로 자리잡으면 학생들은 난이도가 높아 내신성적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과탐Ⅱ 과목 등을 피하려고 들지만, 학종에서는 오히려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남들이 기피하는 어려운 과목에 도전했다는 사실을 통해 학업에 대한 열의를 드러낼 수 있으며 지적 호기심이 있다고 고려될 수 있는 사항인 때문이다.

서울대가 제시한 사례는 “소수만 수강하는 물리Ⅱ과목에서 오는 석차등급의 불리함을 알고 있었지만, 자기와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목표로 수업에서 놀라운 역량을 발휘했다. 물리Ⅰ을 배우지 않은 채로 3학년 때 물리Ⅱ수업을 들으며, 물리Ⅰ의 내용을 혼자 공부했다”다. 과목 수강 과정을 예시로 들어 지원자의 학업에 대한 열정, 성실성, 진실한 태도 등을 추천인의 시각으로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는 추천서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학생부로만 확인 불가능한 학업에 대한 태도/열정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며, 지원자의 학업소양/특성에 대한 추천인의 시각도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가장 부정적인 모습으로 꼽힌 추천서는 자소서와 마찬가지로 단순 나열식 추천서다. “1등급에게만 수여하는 상을 받았고”, “물리 1등급”, “교내경시대회 최우수상, 장려상”, “토론대회 은상”, “백일장 은상” 등 학생부에서 확인 가능한 내용 나열은 추천자의 관점도 드러나지 않고 지원자의 숨겨진 자질/특성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지양해야 할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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