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올린 공대'..융합형 산학협력모델

[베리타스알파=이우희 기자] 서강대가 2020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 중인 남양주캠퍼스를 한국판 올린공대로 키울 방침이다. 올린공대는 기존 이론중심의 학과단위 공대교육에서 탈피, 전공융합을 토대로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미국의 명문 신흥공대다. 서강대 역시 남양주캠퍼스에 융합학부를 신설하고 학생이 기업의 연구개발에 참여해 문제해결을 돕는 등 적극적 산학협력 교육모델을 도입한다. 서강대는 최근 남양주캠퍼스 추진과 관련 학생 간담회를 개최하고, 돌아오는 이사회에서 교육부 위치변경승인 신청을 안건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교육부가 캠퍼스 위치변경을 허가하면 캠퍼스 설립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기존 한국에는 없는 ‘융합공대’>
최근 서강대가 학생 간담회에서 공개한 청사진에 따르면 남양주에 건설하게 될 제2캠퍼스는 국내에는 아직 없는 융합형 산학협력 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캠퍼스 안에는 기업 연구단지인 ‘리서치파크’가 조성되고, 서강대는 기업 연구소들을 유치해 기업과 교수, 학생이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 서강대는 최근 남양주캠퍼스(사진 조감도) 추진과 관련 학생 간담회를 개최하고, 돌아오는 이사회에서 교육부 위치변경승인 신청을 안건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남양주캠퍼스는 산학협력을 위주로 하는 캠퍼스로 학생들은 기업과 연계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사진=서강대 제공

정현식 서강대 기획처장은 “기본적으로 산학협력을 위주로 하는 캠퍼스로, 산학협력을 바탕으로 사회수요에 밀접하게 연결되는 교육을 하게 될 것”이라며 “기존 방식의 대학교육은 신촌에서 하고 남양주에서는 산학협력에 기반한 다른 교육을 실시한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참여 전망도 밝다. 정 처장은 “지금은 동문들이 운영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계획을 설명하는 단계로 빙그레와 스마일게이트 등이 참여하기로 약정했다”며 “계약학과 설치는 물론 연구개발 참여를 통한 장학금 제공과 우선 취업 등의 혜택을 제안하는 등 기업마다 각기 다양한 형태로 동참을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강대 전체 정원 증가 없이 융합학부 신설>
남양주캠퍼스가 개교해도 서강대 전체의 정원 증가는 없을 전망이다. 기존 신촌캠퍼스 학부의 강제이전도 배제한다. 대신 남양주캠퍼스에는 자유전공학부 성격인 ‘융합학부’가 설치된다. 융합학부에는 첨단식품공학과 인공지능 미래자동차 VR 등 향후 산업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융합기술 전공을 개설한다.

학부신입생들은 1학년 때 신촌캠퍼스에서 기초/교양과목을 듣고 남양주캠퍼스의 희망하는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다. 정 처장은 “미국의 리버럴아츠칼리지로 혁신적인 공대교육으로 유명한 올린공대를 많이 참고했다”고 밝혔다.

올린공대는 학생수 300여 명의 작은 대학으로, 미국 일리노이공대가 교육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할 정도로 공대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학과에 기반한 강의실 중심 교육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1~학년때 강의실에서 이론을 습득하고 3~학년부터 현장 실습에 참여하는 기존 공대교육과 달리 1학년 때부터 현장교육이 강조된다. 특히 융합형 사고에 익숙한 학생들이 기업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공동프로젝트에 참여, 산업에 직접 응용 가능한 다양한 해결책을 도출해 주목 받고 있다.

<신촌/남양주 자유로운 이동 다양한 학제운영>
남양주캠퍼스가 한국판 올린공대로 교육과정을 구축하면, 서강대 학생들은 2학년 이후엔 남양주캠퍼스 융합대학 내 산학협력 전공을 선택해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 물론 학생들은 2~3학년 때 신촌과 남양주 캠퍼스 중에서 자신이 공부할 곳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융합학부에선 프로그램 성격에 맞게 ‘1+3(1학년 신촌, 2~4학년 남양주)’ ‘2+2’는 물론, 학석사 통합과정을 활성화해 ‘1+4’, ‘2+3’ 등 다양한 학제를 운영할 계획이다. 남양주캠퍼스 학생 규모는 학부생 300~500명, 대학원생 200~300명이 될 전망이다.

남양주캠퍼스 융합학부는 교육부가 추진하는 산업계 수요 맞춤형 교육과 궤를 같이 한다. 앞으로 복합적인 학문분야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융합학부를 구성하되, 융합학부의 세부 전공은 사회의 수요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도록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캠퍼스 운영은 부총장 중심으로 자율성이 보장된다. 인사와 학사, 재정에 독립권을 부여해 기존의 운영체제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제도를 실시하기 위한 방안이다. 참여 교수진은 프로그램 성격에 맞게 구성하되 자발적 참여를 원칙으로 한다. 프로그램은 수요와 성과를 주기적으로 평가해 지속 여부를 결정하고,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소속 교수는 원 소속으로 복귀를 보장 받는다. 대신 교수는 프로그램 운영의 자율권을 보장 받고, 서울대 교수 연봉의 3배에 해당하는 최고의 대우를 누린다.

<위치변경승인 신청 단계 2018년 착공 예정>
서강대 남양주캠퍼스는 현재 교육부에 위치변경승인 신청을 앞두고 있다. 차기 이사회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합의가 이뤄지는 대로 교육부에 승인신청을 할 예정이다. 서강대 관계자에 따르면 교육부는 산업 수요를 융통성 있게 반영하며 산학협력 프로젝트에 기반한 남양주캠퍼스의 교육모델에 공감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승인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지난 2009년 추진, 2013년 7월 남양주시와 MOU를 체결하며 공식화한 서강대 남양주캠퍼스는 이르면 2018년 1월 부지 조성 공사에 들어가 2020년 3월께 완공될 예정이다.

<서강대 제2캠퍼스 추진 배경은>
서강대 신촌캠퍼스의 면적은 20만9132㎡(약 6만3000평)로 대부분 100만제곱미터를 훌쩍 넘어서는 국내 주요대학들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작은 규모다. 공간부족은 서강대학이 발전을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하는 숙제. 남양주캠퍼스의 규모는 82만6450㎡로 신촌캠퍼스의 5배가 넘는 규모다.

문제는 재원 마련이다. 서강대는 지난 2007년 파주시와 14만8000㎡ 규모의 글로벌캠퍼스를 설립한다고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무산됐다. 2009년에는 인천시와 5만1000㎡ 규모의 송도캠퍼스를 추진했다가 역시 좌절된 쓰라린 경험이 있다. 모두 재원마련 문제가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서강대는 이번 남양주캠퍼스 건축 비용을 동문과 기업 기부금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1000억원 모금 목표액 가운데 334억원을 약정 받았다. 서강대 관계자는 “더 많은 금액을 모금했지만 행정절차를 모두 마치고 공식적으로 약속 받은 금액이 334억원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서강대는 동문을 대상으로 ‘서강의 미래에 한 평 갖기’라는 모금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한 평에 100만원을 기부하자는 의미로 서강대는 기부자의 이름과 전공, 학번을 남양주캠퍼스 본관 명판에 새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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