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의대 입시 전반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2011년 동기 여학생을 집단 성추행해 출교조치를 당했던 ‘고대 의대 성추행 사건’의 가해자 가운데 한 명이 성균관대 의대에 입학해 재학 중인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사실을 알게 된 성균관대 의대/의전원 학생회는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환자의 생명을 다루며 책임을 져야 하는 의사라는 직업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의대생 선발에는 성적 이외의 가치들도 고려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표명했습니다. 성범죄 이력이 있는 자가 의사가 되는 데 아무런 법적 제재가 없다는 점도 꼬집었습니다.

교육계에서는 성추행 가해자가 아무런 문제 없이 타 의대에 입학한 상황을 두고 비단 성대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정시에서는 학생의 이력에 대한 검증을 전혀 할 수 없는 ‘깜깜이’ 상태로 입시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추행 가해자의 전적대학인 고대의대와 현 재학대학인 성대의대의 2016 요강과 2017전형계획을 보면, 여전히 성추행 가해자의 입학을 막을 방법은 없는 상태입니다. 언제든지 재발이 가능한 셈입니다. 고대의대 성대의대뿐만 아니라 여타 의대들도 성적 중심의 입시를 치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연계열에서 선호도가 높아 합격 점수대도 높은 의대는 성적 중심의 입시가 진행되는 것이 통상의 예입니다. 한 교육계 전문가는 “아무런 전형 설계를 하지 않고 정시로만 선발하더라도 우수한 학생들이 들어온다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에 안이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교육계에서는 서울대 의대가 실시 중인 다중미니면접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습니다. 다중미니면접은 2013학년 의대에 도입된 면접의 형태로 단순 지식 위주의 의사가 아닌 인성을 갖춘 의사를 선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여러 개의 방을 두고 수험생은 한 개 방마다 8~10분 가량 면접을 치르는 마라톤 형태로 진행됩니다. 다양한 상황과 제시문 등을 제시하고 수험생의 반응/답을 관찰함으로써 지식과 윤리의식 등을 동시에 검증할 수 있는 면접으로 평가됩니다.

다중미니면접의 도입에는 이번 논란의 발단이 된 고대의대 성추행 사건도 일부 작용했습니다. 성추행 사건 당시 사회분위기는 인성/적성에 관한 고려 없이 공부만 잘하는 의대생이 양산된다는 비판이 높았습니다. 강남 산부인과 의사가 내연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되고 치과의사가 할머니를 폭행하는 등 의사들이 저지른 파렴치한 범죄도 비판을 부채질했습니다. 고대의대 성추행 사건은 의대생의 도덕성 논란에 치명타를 날린 사건이었습니다.

 

이번 논란으로 인해 다중미니면접의 확산이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설문조사 결과 83%를 차지하는 대다수의 수요자 분들이 서울대식 다중미니면접을 확대해 철저한 검증을 해야한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자질 검증없이 성적위주 선발을 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은 11%에 그쳤으며, 최소한의 검증과 사후처벌이 가능한 학생부종합을 늘리자는 의견은 5%에 불과했습니다. 자소서/면접 등의 전형요소를 지닌 학생부종합보다는 다중미니면접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바라본 셈입니다.

다만, 다중미니면접이 본격 확산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들은 많습니다. 짧게는 3~40분, 길게는 1시간 이상 실시되는 면접을 치르기 위해서는 의대 교수들의 헌신에 가까운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간 점수 위주 선발을 시행한 결과 길러낸 제자들이 사회에 나가 물의를 일으키는 결과들을 본 이상 의대교수들도 변화에 동참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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