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헌덕 한국전통문화대 교학처장 인터뷰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장헌덕(61) 한국전통문화대 교학처장(전통건축학과 교수)의 학교사랑은 남다르다. 2000년 개교한 한국전통문화대에 2001년 들어왔다. 개교 전부터 이미 연은 있었다. 문화재청 문화재상근전문위원으로 재직시 전통문화대가 개교했기 때문이다. 전통문화대의 입학관련 업무 역시 개교초기부터 관장해왔다. 16년간 재직하면서 교학처장 보직만 6년6개월이다. 2013년 대학원이 개설되면서 대학원장으로 재직하다 올 3월 다시 교학처장으로 자리하고 있다. 79년 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원으로서 우리문화의 보존과 계승발전에 발을 들이고 일생을 걸어온 장 처장은 홍익대 건축학 학석사와 중국 북경 청화대학 건축학 박사 취득 이후 후학양성에 우직한 열정의 꽃을 피우고 있다. 9개국 25개 기관과 협정을 체결, 전통문화대에서 움트고 있는 우리의 전통문화 계승발전 정신과 복원기술은 해외로 뻗어가고 있다.

- 학교특징이라면
“매년 선발인원이 140명 가량에 불과한 작은 학교다. 올해 15회 학부 졸업생이 나와 배출은 총 1215명이다. 작은 규모지만, 전통문화 특수분야라는 데서 상당한 인원이라 할 수 있다. 각종학교로 출발, 2013년에 대학으로 도약하면서 대학원도 설치했다. 올해 첫 석사 졸업생 30명을 배출했다. 2015년엔 박사과정을 열어 현재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들이 15명 가량 있다. 전통문화의 복원과 계승발전에 국가일익을 담당할 전문가들이 양성되고 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 입시는 자체고사를 통하는데, 개교당시부터 한국사도 치르게 했다. 전통문화 분야를 담당하는 특수대학이라는 데서 역사의 기본을 알아야 한다는 발상에서다. 학과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80% 정도의 학생들이 자기전공을 살려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개교한 지 올해로 17년째에 불과한 신생대학이라 졸업생들의 나이는 젊은 편이고 사회진출 이후 취업시장이 좁다는 약점은 있지만, 지방소재 대학임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문화재 분야와 관련한 전문인력을 키워 현장에 내보내겠다는 큰 틀에서는 접근을 잘하고 있다고 여긴다.”

▲ 장헌덕 한국전통문화대 교학처장
- 전통문화 관련 전문인력 현황은
“문화재 관련 전문자격증 분야인 문화재수리기술자시험의 경우 합격자가 올 1월 기준, 전통문화대 학생 출신이 157명이다. 전체 기술자의 20% 정도가 전통문화대 출신인 셈이다. 특히 문화재 보수는 기술자만 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우리대학 출신이 46명이나 된다. 이외에도 단청 분야에 8명, 조경 분야에 42명, 보존과학 분야에 56명, 식물보호 분야에 6명이다.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것은 우리학교의 보이지 않는 자존심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민족문화를 계승해 발전시킨다는 건 하루아침에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이어갈 수 있는 현장 전문인력을 우직하게 배출해나가려 한다. 많은 중요무형문화재 분들께서 실기수업을 담당하고 계신다. 기존에는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다’는 했다면 이제는 ‘실기와 실습은 통한 문화재전문가를 양성한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학생들은 현장 전문인력으로 성장하는 것 외에도 행자부 등 일반 공무원으로도 진출하는 편인데, 결국 문화재청으로 찾아온다는 데서 남다른 의미를 둔다. 그만큼 학창시절 느끼고 배운 게 많은 것이리라 생각한다.”

- 학생들의 애교심이 남다를 듯하다
“현 재적인원이 583명의 학부생 125명의 대학원생으로 708명이다. 현장학습이 많아 전국의 웬만한 문화재와 발굴현장은 2박3일씩 답사를 다니느라 교수와 학생이 함께 지내는 시간이 타 대학 대비 월등히 많다. 대학교수가 학생들 가이드하면서 따라다니는 학교는 우리밖에 없을 듯하다.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방학에도 학교에 남아있는 학생들이 상당하다. 워낙 교수와 학생 간, 학생과 학생 간 친밀도가 높다. 제주도까지, 전국 각지에서 학생들이 입학하고 있다. 지방소재 학교라 여학생이 적다 여길 수 있지만 여학생이 60%, 남학생이 40% 정도로, 남학생들이 입대하는 바람에 간혹 여학생만 있는 수업도 있다. 보통 강좌당 5~6명의 학생이 수강토록 해 집중교육이 가능하다. ‘대리출석’이 불가능한 정도가 불만이라면 불만일 듯하다. 학생들은 착하고 순박한 특징이다. 사회진출 이후 험한 세상에 내놓기가 걱정될 정도다. 졸업생이 학교로 찾아와 특강을 자주 하는 편이고, 재학생들은 출신고교를 찾아 학교홍보를 하는 등 학생들의 학교사랑이 참 보기 좋다. 학부모들의 학비부담도 적은 편이다. 등록금은 한 학기 165만원 정도다. 기숙사비는 1~3인실 평균 한 학기 60만~65만원 정도다. 학교운영비의 80% 가량은 국가지원을 통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 해외교류가 활발한데
“9개국 25개 기관과 교류협정을 맺었다. 25개 기관 중 대학은 19개교, 문화재기관은 6개기관이다. 대학은 일본 8개교, 중국 3개교, 베트남 1개교, 라오스 1개교 등 아시아권 13개교와 러시아 3개교,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각 1개교로 유럽권 6개교와의 교수교류 학생교류가 활발하다. 문화재기관은 일본 3개기관, 중국 러시아 미국 각 1개기관과 협정을 체결했다. 특히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진행하고 있는 라오스 문화유산 보존관리 인력양성사업(ODA)에서 전통문화대가 위탁교육을 맡고 있다. 라오스 홍낭시다 유적의 자립적 보존관리를 위한 문화유산 전문인력 양성과 한국의 세계유산 보존관리기술을 전수하는 목적이다. 국내엔 2개 대학(공주대 한국예술종합학교), 27개 문화재 유관기관과 협정을 맺었다. 특히 ‘모던’을 지향하는 한예종과 ‘클래식’을 지향하는 전통문화대 학생들이 방학마다 서로의 학교를 찾아 필요한 과목을 수강한다. 문화재기관의 경우 ‘문화재청은 큰집, 전통문화대는 작은집’이라는 얘기도 있을 정도로 전통문화대에 대한 유관기관들의 협조가 긴밀하다.”

- 수험생에 조언한다면
“합격생들의 수능성적은 전체 평균 커트라인이 3등급 정도로 인근 국립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서울 중상위권 대학의 수준으로 생각해도 되겠다. 전통문화대가 특차 성격으로 수시6회 제한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수시 합격생 가운데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최상위권 대학으로 진학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공부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통문화대는 의지를 가진 ‘뚝심’ 있는 친구들을 더 관심 있어 한다. 전통문화 관련한 특수대학으로서, 아직은 사회적으로 관심이 미진한 측면이 있는 전통문화의 보존과 계승발전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우직한 학생을 원한다. 머지 않은 미래에 전통문화와 관련한 사회적 시각이 크게 향상하리라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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