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일정 통일, 의학계열 배제 강경책에 옥석 가려진 측면

[베리타스알파=김경화 기자] 22일 원서접수 마감한 서울과고 경쟁률은 정원내 8.57대 1(120명 모집/1028명 지원)로 2016에 기록한 9.80대 1(120명/1176명) 대비 하락했다. 2017 경쟁률을 밝힌 7개 영재학교 중 대구과고를 제외한 6개 영재학교가 경쟁률이 하락했다. 19일 원서접수 마감한 경기과고만이 아직까지 경쟁률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서울과고의 최근 4년간 경쟁률은 정원내 기준, 2014학년 18.87대 1(120명 모집/2264명 지원), 2015학년 11.93대 1(120명/1432명), 2016학년 9.80대 1(120명/1176명) 2017학년 8.57대 1(120명/1028명)이다. 영재학교가 늘어나면서 지원자가 분산된 가운데, 옥석이 가려진 측면으로 경쟁률 하락 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게 교육계 분석이다. 매년 12명이내로 모집하는 정원외는 2014학년 82명, 2015학년 48명, 2015학년 47명, 2017학년 39명의 지원자다.

▲ 22일 원서접수 마감한 서울과고 경쟁률은 정원내 8.57대 1(120명 모집/1028명 지원)로 2016에 기록한 9.80대 1(120명/1176명) 대비 하락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서울과고의 경쟁률 하락은 예고된 터였다. 일단 영재학교의 수가 많아지면서 지원자 감소는 불가피했다. 최초의 과학영재학교인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한국영재)가 부산과고에서 2003학년 영재학교로 전환한 이후 유일한 영재학교로서 위상을 떨치다, 정부정책으로 서울과고(2009학년 전환) 경기과고(2010학년) 대구과고(2010학년) 광주과고(2014학년) 대전과고(2014학년)의 5개교가 영재학교 전환에 합류했다. 6파전 양상이던 영재학교 구도는 2015학년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의 신설과 2016학년 인천예술영재학교의 신설로 현 8개 영재학교 체제로 자리한다. 학교가 늘어난 만큼 교육수요자의 선택지가 넓어져, 중복지원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지원자 풀이 분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8개 영재학교들이 올해 영재성 검사 일정을 5월22일로 통일함에 따라, 중복지원으로 인한 소모전 역시 줄어든 경향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과학예술영재학교를 제외한 6개 영재학교만이 영재성 검사 일정을 통일했으나, 올해는 8개 영재학교 모두가 5월22일로 일정을 맞췄다. 수험생들은 중복지원을 했다 하더라도 5월22일 영재성 검사를 어느 학교에서 치를지 결정해야 한다. 영재성 검사는 영재학교들이 지원자의 영재성을 측정하기 위해 수학 과학 분야로 시행하는 지필고사를 말한다.

최근 들어 영재학교들이 '의학계열 지원자 배제'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도 영재학교 경쟁률 하락의 원인으로 꼽을만하다. 후발 과학예술영재학교인 세종영재 인천영재의 2개교를 제외, 과고에서 영재학교로 전환된 한국영재 서울과고 경기과고 대구과고 광주과고 대전과고의 6개교는 특히 과고생들의 의대행 등 폐해를 막기 위한 목적이 배경으로 자리한다. 이과 상위권들이 몰린 과고에서 파행적으로 의대행이 이뤄지는 데 문제점을 인식, 수과학 영재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2년 조기졸업 대신 3년을 온전히 다녀야 하고, 입시교육에 올인하는 대신 영재성을 키우는 영재교육 체제를 선보였다. 특히 최초의 영재학교인 한국영재의 경우 KAIST 부설로 자리하면서 큰 문제 없으면 KAIST로의 진학 길을 열어 입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영재성 창의성을 발현할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후발 과학예술영재의 경우 역시 의대행을 막고 인문학과의 통섭을 목표로 개교한 학교들이다. 영재학교들이 요강에 명시하는 것은 물론 설명회에서도 적극 교육과정과 목표 설명에 나서며 '의학계열 지원자들은 오지 말라' 분명히 못박음으로써, 관련 진로를 생각한 수험생들이 자사고 등 타 학교유형으로 발길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올해 치르는 고입부터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든 사실 역시 경쟁률 하락을 예견케 했다. 향후 2년간 고입 대상자인 중3 학생들이 13만명이나 줄어든다. 교육부가 집계한 초등/중학교 재학생수 기준, 올해 고입을 치르는 중3 학생(2001년생) 수는 52만6895명이다. 올해 고1 학생 59만6066명 대비 6만9171명이나 적다. 내년 고입을 치르는 중2 학생(2002년생) 수는 46만2990명으로 중3 학생 대비 6만3905명 적고, 고1 학생 수 대비 13만3076명이나 적다. 2년 연속 6만명 이상 고교 신입생 수가 감소하면서 고입 경쟁률 감소는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고입 경쟁률은 2017학년 2018학년 2년연속 하락세가 전망되는 셈이고, 2017 고입 경쟁률 하락을 전형일정이 이른 영재학교가 스타트를 끊었다는 분석이다.

19일 원서접수를 마감했음에도 아직 경쟁률 발표를 하지 않은 경기과고를 제외, 7개 영재학교 중 대구과고만이 경쟁률이 상승했을 뿐, 6개 영재학교의 경쟁률은 일제히 하락했다. 정원내 기준, 대구과고의 경쟁률은 지난해 21.71대 1(90명 모집/1954명 지원)에서 올해 22.61대 1(90명/2035명)로 상승했다. 아직 경재률 추산을 할 수 없는 경기과고를 제외, 타 6개교가 일제히 경쟁률 하락의 기록을 냈다는 데서 선전이라 할만하다. 특히 후발주자인 과학예술영재학교의 타격이 크다. 세종영재는 지난해 27.01대 1(84명/2269명)의 8개 영재학교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올해 18.30대 1(84명/1537명)로 경쟁률이 폭락했다. 인천영재 역시 지난해 25.57대 1(75명/1918명)에서 올해 12.82대 1(83명/1064명, 올해의 경우 정원내외 합산으로 학교측 공개)로 경쟁률 폭락이다. 유일한 경쟁률 상승을 보이는 대구과고가 최근 서울대 KAIST 등에 괄목할 대입실적을 낸 반면, 경쟁률 폭락의 인천영재 세종영재는 아직 졸업생 배출이 없어 실적이 없을 수밖에 없는 배경이 뒷받침된 결과로 보인다.

2014학년 과고에서 영재학교 전환으로 역시 아직 영재1기 대입실적이 나오지 않은 광주과고와 대전과고 역시 경쟁률 하락이다. 세종 인천 대비해선 소폭 하락이다. 광주과고는 지난해 9.40대 1(90명/846명)에서 올해 8.39대 1(90명/755명)로 소폭 하락했다. 대전과고도 지난해 17.70대 1(90명/1583명)에서 올해 15.51대 1(90명/1396명)로 소폭 하락이다. 최초의 과학영재학교로, 교육경쟁력과 KAIST 진학실적에 두각을 보이는 한국영재 역시 경쟁률이 떨어졌다. 지난해 18.53대 1(120명/2224명)에서 올해 16.70대 1(120명/2004명)로 소폭 하락했다. 22일 원서마감으로 2017 영재학교 원서접수 문을 닫은 서울과고 역시 지난해 9.80대 1(120명/1176명)에서 올해 8.57대 1(120명/1028명)로 하락했다.

22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서울과고는 25일 서류접수 마감을 앞두고 있다. 자기소개서와 교사소견서 등의 서류 입력은 25일 오후5시까지 실시한다. 2단계 전형대상자 발표는 5월13일 오후5시로 예정돼있다. 2단계 전형은 영재성 검사로 전국 8개 영재학교가 공히 5월22일 실시한다. 서울과고의 3단계 전형 대상자 발표는 6월20일 오후5시, 3단계 전형 캠프는 6월25일부터 26일까지 1박2일간 서울과고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합격예정자 발표는 7월4일 오후5시 실시할 예정이다. 최종합격자 발표는 12월2일 개별통보한다. 최종합격자 발표는 12월에 실시하는 배경에는 "합격예정자 중 학년말에 학생부를 제출 받아 최종합격자를 선정하며 2학기 교육과정을 매우 불성실하게 이수한 경우 합격이 취소될 수 있음"이라는 요강 설명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영재학교 입시가 가장 이른 봄에 실시되는 만큼, 중학교 교육과정이 깨질 소지를 차단하는 서울과고 측의 노력이라 하겠다.

서울과고는 현재 8개 영재학교 중 유일하게 2016 입시에서 활용한 기출문항 7개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영재성을 판별하는 지필고사 형식의 2단계 영재성 검사 기출문제와 면접 실험 등의 단계에서 과제가 주어지는 3단계 캠프애서의 기출문제다. 현재 영재학교 기출문제들은 특수성 때문에 어느 정도의 난도가 있는지, 출제유형은 어떠한지 수험생 입장에선 최대 관심사일 수밖에 없지만, 공개된 문항은 사교육업체를 통한 일부 복원 수준 정도다. 복원과 전파 과정에서 본래 의도를 잃고 선행학습을 조장하기도 하는 사회적 문제도 발생한다. 많은 영재학교들이 '사교육 폐해'를 문제시하며 기출공개를 꺼리고 있지만 서울과고만이 오히려 '사교육 폐해'를 우려, 과감하게 기출을 공개하며 수험생 편의를 돕는 셈이다.

서울과고 남선주 입학부장은 "철저히 중학교 교육과정에 출제된다.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의 과목에서 과목별 단원간 융합, 과목간 융합이 가능하며 국어 과목을 통한 언어능력도 측정한다. 중학교 내신문제의 수준이 아닌 창의성 영재성을 측정할 수 있는 출제가 특징이다. 정답이 없는 문항도 출제 가능하다. 정답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답을 도출해내기 위한 과정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라며 "출제문항의 과목과 유형은 매년 달라지기 때문에 공개한 문항대로 출제되리란 보장은 없다. 다만 출제방향을 가늠하고 잘못 알려진 정보로 인한 피해를 막고자 함"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2017~2014 서울과고 신입학 경쟁률
구분 2017학년 2016학년 2015학년 2014학년
경쟁률 모집 지원 경쟁률 모집 지원 경쟁률 모집 지원 경쟁률 모집 지원
정원내 8.57 120 1,028 9.80  120 1,176 11.93 120 1,432 18.87 120 2,264
정원외 3.25 12 39 3.91  12 47 4.00 12 48 6.83 12 82
8.08 132 1,067 9.26  132 1,223 11.21 132 1,480 17.77 132 2,346
*정원내 120명 모집, 정원외 12명이내 모집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