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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의대 입시 이제 바꿔야 한다[이재열의 교육 돋보기]
  • 이재열 발행인
  • 승인 2016.04.18 20:11
  • 호수 231
  • 댓글 0

자연계열 최상위권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의대입시가 이번에는 제대로 된 시험대에 오른 듯합니다. ‘성추행’ 파문이라는 논란에 휩싸인 때문입니다. 의대 본과 4학년생 3명이 동기 여학생을 집단 성추행해 3명 모두 실형을 받았던 2011년 고려대 의대 성추행 사건이 최근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가해자중 2명이 의대를 재입학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미 실형을 살았고 젊은 시절 한때 잘못으로 꿈을 접어야 한다는 점에서 일부 동정론이 일기도 하지만 그 동안 의사윤리를 저버린 많은 사건들을 떠올리면 이제는 예비의사 선발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신중론이 대세입니다.

재입학이 가능했던 이유는 의대의 전형구조에 있습니다. 의대 전형은 학생부종합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대부분 대학과 달리, 마치 섬처럼 정시중심으로 운영됩니다. 문제의 2명 모두 수능을 통한 정시를 통과했습니다. 수능성적 순으로 선발하는 정시의 성격상 의대입학을 결정할 다른 검증장치가 전무합니다. 문제는 올해 치르는 2017 의대 입시도 여전히 정시중심으로 굴러간다는 점이지요. 올해 의대 선발인원을 전형별로 따져보면 정시가 1076명(43.2%)으로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학생부교과 630명(25.3%), 학생부종합 460명(18.5%), 논술 272명(10.9%), 특기자 53명(2.1%) 순입니다.

정시에서 지난해 1033명(44.8%)보다 42명이 많은 1076명(43.2%)을 선발합니다. 전형상 선발비율은 줄었지만 인원은 늘었습니다. 의대전체 문호는 지난해 2304명에서 2491명으로 187명 늘어난 때문입니다. 문제는 올해도 정시가 절반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수능최저를 채우지 못하거나 다른 학교를 택한 인원으로 발생하는 수시 이월인원 규모 때문이지요. 최근 의대는 지역인재를 중심으로 과도하게 높게 설정된 수능최저 요건 등을 이유로 늘 상당한 수시이월이 발생해왔습니다. 정시에서 충분히 성적 좋은 인원을 선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겠지요.

의대 입시는 정시 중심이라는 특성 말고도 수시 역시 성적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점이지요. 수시에서 가장 많이 선발하는 학생부교과전형은 고교 내신이 중심이라는 점에서, 논술전형은 수학 혹은 과학중심의 논술고사 성적으로 선발한다는 점에서, 성적중심 운영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특기자전형은 결은 다르지만 과고 영재학교 중심으로 대단한 스펙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여전히 문제 있는 전형입니다. 2016학년과 비교해보면 학생부교과와 특기자가 줄었고 그만큼 논술과 학생부종합이 늘었습니다.

최고 의대인 서울대는 이미 수시는 다중미니면접, 수능만으로 선발하는 정시마저 약식 다중미니 면접을 진행하면서 인성과 적성을 철저하게 걸러내는 상태입니다. 의사윤리를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대 의대는 수시 정시 할 것 없이 모두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칩니다. 수시 일반전형에선 여러 개의 방을 돌며 인성과 적성을 따져보는 다중미니면접방식이 도입됐고 지난해부터 수능 100%로 선발하는 정시에서도 약식의 다중미니면접을 통과하도록 안전장치를 두었습니다.

이미 서울대 의대가 시행해온 다중미니방식이 의대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의대들이 전방위적인 변화의 흐름을 외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의대의 편의주의와 권위주의를 원인으로 꼽습니다. 의전원의 학부전환으로 발생한 의대 문호 확대가 자연계열 최상위권들을 싹쓸이하는 의대열풍으로 연결되면서 가만 있어도 우수한 학생이 줄을 서는 상황이 성적 순으로 선발하면 된다는 안일한 대응을 만들어냈다는 시각이지요.

서울대의 다중미니면접은 의대 교수진들의 합의를 전제로 합니다. 많은 교수들이 전형과정에 참가해야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시대의 흐름을 수용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정량평가에서 정성평가로 평가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영어 절대평가 시행에 이어 수능 절대평가까지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의대입시의 환골탈태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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