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카포’ 온라인 학점교류 확산조짐..이대 이어 경희대

[베리타스알파=이우희 기자] 서울대와 KAIST 포스텍이 온라인 공개강좌인 K-MOOC(K무크)를 활용한 학점교류에 나서면서 확산 가능성이 주목 받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대학간 MOU를 체결해 학점교류를 해왔지만, 온라인 공개강의까지 학점교류의 대상으로 개방하기는 세 대학의 시도가 국내 처음이다. 대학이 자체 제작한 온라인 강좌에 한해 학점을 인정한 사례는 있었지만 다른 대학이 만든 온라인 강좌까지도 학점으로 인정한 사례는 아직 없다. 세 대학의 구체적인 온라인 공개강좌 주제와 학점교류 방법, 강연자 등은 이달 중 발표될 예정인 ‘K무크 신규 참여대학 선정결과’에 포함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올해 10개 내외 대학을 신규 선정, K무크 참여 대학을 20개 대학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교육부와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서울대와 KAIST, 포스텍은 K무크의 과학기술 대중화를 위한 이공계 전공기초분야 지정 강좌 개발 대학으로 선정했다. 세 대학은 앞서 지난해 10월 과학기술 무크 콘텐츠 공동개발과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국내 이공계 대학의 교육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기존 방식과 차별화된 온라인 강의가 절실하다는데 대해 공감을 이룬 결과다.

제작한 콘텐츠는 올해 2학기부터 K무크에서 서비스할 계획이다. 강좌는 분야별로 한 대학이 제작을 주관하되 다른 학교의 교수들도 강사로 참여하는 식으로 공동제작된다. 서울대는 기계공학과 화학, KAIS는 생명과학, 포스텍은 재료공학과 화학공학 분야를 주관해 제작한다.

성공적인 출발을 위해 첫 강좌에는 대학 총장과 부총장, 학장 등 최고참 학자들이 대거 강사로 나선다. 포스텍이 주관하는 재료공학 강좌에는 김도연 포스텍 총장과 김도경 교무처장이 제작에 참여한다. 화학공학 강좌에는 이건홍 포스텍 공학장과 KAIST 박승빈 부총장이 강사로 나설 계획이다.

학점인정도 추진된다. 세 대학 재학생이 강좌를 이수하고 이수증을 받아올 경우 오프라인에서 정해진 절차 등을 거쳐 강좌당 2학점을 인정해 줄 예정이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4월말 공개된다.

설카포가 주관해 강좌를 제작하는 5개 이공계 분야는 이들 대학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전공이라 더 주목된다. ‘2016 QS 세계대학 학과별 순위’에 따르면 ▲재료과학 KAIST 18위, 서울대 19위, 포스텍 38위 ▲화학공학 KAIST 19위, 서울대 20위, 포스텍 45위 ▲기계/항공공학 KAIST 21위, 서울대 22위, 포스텍 51-100위 ▲화학 KAIST 20위, 서울대 21위, 포스텍 51-100위 ▲생명과학 KAIST/서울대 51-100위, 포스텍 151-200위 등을 기록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세 대학의 시도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무크를 개발해 이를 학점으로 인정하는 경우는 있는데, 이제는 대학 상호간에도 무크를 학점으로 인정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화여대는 1학기부터 자체 제작한 K무크 강좌를 듣는 재학생들에게 학점을 인정해주고 있다. 현재 이대는 현대물리학과 인간사고의 변혁, 인간행위와 사회구조,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 건축으로 읽는 사회문화사 등 4개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경희대도 '세계시민교육, 지구공동사회의 시민으로 살기', '호모 폴리티쿠스: 우리가 만든 세계' 등 2개 무크 강좌를 듣는 학생에게 2학기부터 학점을 인정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부가 주도하는 K무크에 참여하는 대학은 현재 서울대 KAIST 포스텍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성균관대 경희대 이화여대 부산대 총 10개교다. 교육부는 현재 K무크 신규대학 선정을 위한 평가를 진행 중이며, 10개 내외 대학을 선정 4월 중 공개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K무크에 참여하는 대학은 20개 대학으로 늘어난다. 설카포의 학점교류를 시발점으로 K무크 학점인정이 확산되면 20개 대학 재학생들은 강의를 제작한 대학이 어디인지에 상관없이 온라인으로 다양한 강의를 골라 듣고 학점까지 인정 받을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