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 유웨이 이투스 EBS 진학사순.. 3월 학평 1개 그쳐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지난해 다양한 구설수에 올랐던 입시기관 진학사가 최근 모의고사 등급컷 적중도가 가장 높았다는 주장을 하면서 업계의 빈축을 사고 있다. 진학사는 수험생을 비롯 교사 학부모 등 교육 수요자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4월학평 당일인 6일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들의 등급컷이 ‘업계 최다 적중’이라고 주장했다. 과연 그럴까?
<베리타스알파>는 2014학년 수능을 시작으로 3월/4월/7월/10월 학평, 6월/9월 모평, 11월 수능 등 연중 진행되는 시험 당일 입시기관들이 최초 발표하는 추정 1등급컷의 적중률을 따지고 있다. 입시기관들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언론노출의 목적으로 성급히 등급컷을 발표하는 행태에 경종을 울림으로써 신중한 등급컷 발표를 유도하며, 난립하는 입시기관들의 실력을 측정해 수요자들에게 선택 잣대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베리타스알파가 지난해 4월학평부터 6월모평, 7월학평, 9월모평, 10월학평, 수능과 올해 3월학평 등 최근 1년간 입시기관들의 최초발표 1등급컷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진학사의 1등급컷 적중은 총 14번으로 비교대상 6개 기관 가운데 꼴찌였다. 1등인 대성의 22번과 비교하면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에 그친다. ‘업계 최다 적중’이란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입시기관의 실적 부풀리기가 흔한 일이라고 하지만 꼴찌가 1등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1년간의 등급컷 비교 대상은 6개 주요 기관이다. 1등급컷 적중도로 가장 높은 신뢰도를 보인 기관은 대성학원이었고 이어 유웨이 이투스 EBS 메가스터디 진학사 순이었다. 종로학원과 합병한 탓에 단일 집계가 불가능한 하늘교육, 비상에듀와 비상교육이 존재해 혼동이 쉬운 비상교육, 올해 3월학평 등급컷 발표에서 체감등급컷이란 용어로 혼란을 가중시킨 스카이에듀 등 1년간의 현황이 집계되지 않거나 후발주자인 탓에 신뢰도가 떨어지는 입시기관들은 제외한 결과다.
<진학사의 적반하장.. 진실은 최다적중 아닌 최악>
진학사는 4월 학력평가 당일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들의 등급컷이 ‘빠르고 정확’한 실시간 등급컷이라며 ‘업계 최다 적중’을 주장했다. 업계에서 자신들이 등급컷을 가장 많이 맞혔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진실은 진학사의 주장과는 정반대였다. 진학사는 ‘업계 최다 적중’을 주장했으나 실제 진학사는 ‘업계 최소 적중’이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적반하장이라고 비난할 만했다.
지난해 4월학평부터 올해 3월학평까지 최근 1년동안 모의고사와 수능을 대상으로 할 경우 베리타스알파가 집계한 1등급컷의 총량은 49개다. 4월학평, 6월모평, 7월학평까지는 원점수와 표준점수를 모두 집계해 영역별로 2개씩 10개 등급컷을 따졌으나, 9월모평부터 10월학평, 수능까지는 원점수만을 기준으로 5개 등급컷만 따졌다. 올해 3월학평부터는 국어가 통합되면서 4개 등급컷을 따지는 체제로 변경됐다.
<1년간 등급컷 최다 적중기관은 대성..유웨이 이투스 EBS 메가스터디 진학사 순>
지난해 4월학평부터 올해 3월학평은 최근 1년간 입시기관들이 얼마나 분석력을 보였는지 알 수 있는 기준점이다. 집계결과를 보면 대성이 22개로 가장 많은 1등급컷을 맞혔으며, 다음으로 유웨이 20개, 이투스 19개, EBS 18개, 메가스터디 16개, 진학사 14개순이었다.
진학사가 적중시킨 등급컷 수는 최하 수준이며, 전체 집계된 등급컷 49개 중 28.6%에 불과하다. 10번에 3번도 채 맞히지 못하는 수준인 셈이다. 동일기간 업계 1위를 차지한 대성이 22번 등급컷을 맞혀 절반에 가까운 적중률을 보인 것과 명확히 대비된다.
진학사는 가장 최근 모의고사인 3월학평 등급컷에서도 1개를 맞히는 데 그쳤다. 당시 등급컷을 낸 10개 입시기관 중 홀로 오후7시를 넘길 정도로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으나, 결과는 최근 1년간 보여준 모습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장고 끝에 악수를 둔 셈이었다.
사교육기관의 실적 침소봉대가 관행에 가까운 일이라고 하나 진학사의 홍보는 도를 지나쳤다는 평가다. 근거도 없이 업계 최다를 주장하는 일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진학사가 원서접수 기관이라는 특수성을 지녔음에도 과장광고를 펼친 것은 더욱 비난받아야 마땅하다”며, “업계 최소 적중을 최다 적중으로 눈속임하는 적반하장 격의 홍보를 당장 멈춰야 할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진학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등급컷은 많은 입시기관이 제각기 다른 표본을 가지고 등급컷을 산출하다보니 아무리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입시기관마다 약간의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라며 변명에 나섰으나, 업계의 평가는 싸늘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수많은 교육 수요자들이 참고하는 등급컷을 내놓으면서 적중률이 낮은 것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변명하는 것은 책임의식이 없는 자세”라고 지적했다. 한 대학 입학관계자는 “진학사가 최근 지속적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입시기관이란 점에서 새겨진 주홍글씨도 일부 작용하겠으나, 무책임한 태도와 과장 광고를 일삼는 것은 당연히 비판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지난해 신뢰도를 깨는 악재 양산>
진학사는 지난해 수능 당일 낮시간 동안 수학B형과 영어의 1등급컷이 100점이라고 공언했다가 저녁에 수학B 96점, 영어 92점 등으로 말을 바꾼 탓에 ‘실력’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다. 뒤이어 소속 직원이 경쟁업체를 비방한 일이 폭로된데다 대학들을 상대로 ‘갑질’ 논란까지 불러 일으키며 최악의 한해 마무리를 했다.
직원을 동원해 경쟁업체를 비방한 사실은 진학사가 불러일으킨 논란 가운데 화룡정점을 찍었다. 지난해말 대입 공통원서 접수시스템을 운영하는 진학사의 소속 직원은 정시원서접수를 앞두고 수험생 커뮤니티인 ‘오르비’에 10여 개의 아이디를 바꿔가며 학생인 척 위장 경쟁업체 비방댓글을 남겼다. 해당 직원이 남긴 댓글은 “진학사만 꾸준히 보면 된다”, “A사 같은 건 그냥 버려”, “B사 입시 예상은 엉망”, “C사도 예전 같지 않다” 등이었다. 가장 공정해야 할 ‘원서’를 다루는 기관의 ‘자질’에 대한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진 것은 당연했다.
진학사는 원서접수 경쟁률 보도자료에서 특정 대학을 노골적으로 제외하는 행태로 대학가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뒤늦게 마감경쟁률을 발표한 대학은 포함시키면서 앞서 경쟁률을 발표한 대학을 제외한 모습은 의도적으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진학사와 원서접수 대행/광고를 하지 않았다고 보도자료에서 배제하는 비신사적 행위를 서슴치 않고 저지른다”며, “입시기관임을 내세워 대학을 압박하는 갑질”이라고 날선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근 1년 학평/모평/수능 입시기관별 등급컷 적중 현황 | |||||||||
구분 | 적중률 | 계 | 2016년 | 2015년 | |||||
3월 학평 |
수능 | 10월 학평 |
9월 모평 |
7월 학평 |
6월 모평 |
4월 학평 |
|||
대성 | 44.9% | 22 | 3 | 2 | 2 | 4 | 5 | 4 | 2 |
유웨이 | 40.8% | 20 | 0 | 3 | 2 | 3 | 4 | 3 | 5 |
이투스 | 38.8% | 19 | 1 | 2 | 3 | 3 | 3 | 4 | 3 |
EBS | 36.7% | 18 | 2 | 2 | 3 | 3 | 2 | 5 | 1 |
메가스터디 | 32.7% | 16 | 1 | 3 | 1 | 2 | 5 | 3 | 1 |
진학사 | 28.6% | 14 | 1 | 3 | 2 | 2 | 3 | 1 | 2 |
모수 | 49 | 4 | 5 | 5 | 5 | 10 | 10 | 10 | |
*2015년 4월학평, 5월학평, 6월모평, 7월학평=원점/표점 기준 | |||||||||
*2015년 9월모평, 10월학평, 수능=원점 기준 | |||||||||
*2016년 3월학평=원점 기준 | |||||||||
*모수=모평/학평/수능 등급컷 발표 대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