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재수는 출생인원 2만명 증가 변수까지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2017 입시를 앞두고 ‘재수 비상령’이 발령됐다.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하는 정시축소 움직임이 2018 들어 가속화되기 때문이다. 정시축소/학종확대의 기조로 요약되는 2018 상위 9개 대학의 정시 축소 규모는 2017 대비 11%p에 달한다. 2018학년 재수로 이어질 경우 정시 문호의 10분의 1이 줄어드는 셈이다. 올해 대학 진학을 확정 지어 재수를 피해야 한다는 말은 엄살이 아니다. 현 고2가 치르는 2018 입시도 마찬가지다. 2019학년 재수를 결정할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대학들이 정시축소 기조를 이어나가겠다고 공언하는 가운데 오히려 수능 응시 예상인원은 늘어나 경쟁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2017~2018학년 대입을 치를 수험생들에게 ‘재수 비상령’이 발령된 셈이다.

통상 재수생들은 정시에서 재학생 대비 강점을 보인다. 의대열풍을 중심으로 늘어난 재수생들은 실제 정시에서 실적으로 강세를 입증해왔다. 논술도 재수생 강세 전형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교과 과정 내 출제 이후 재수생의 유리함은 상대적으로 줄었다는 게 정설이다. 학생부교과, 특히 교과100% 전형은 재수생과 재학생 유불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대세로 떠오른 학생부종합전형은 재수생이 불리하진 않지만 유리할 것도 없다. 학생부는 이미 결론지어져 있다는 점에서 전형방법의 변화 등이 발생할 경우 학생부를 재구축하거나 개선이 어렵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시각도 있다. 결국 정시 축소는 재수생들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 2017 입시를 앞두고 ‘재수 비상령’이 발령됐다.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하는 정시축소 움직임이 2018 들어 가속화되기 때문이다. 정시축소/학종확대의 기조로 요약되는 2018 상위 9개 대학의 정시 축소 규모는 2017 대비 11%p에 달한다. 사진은 2017 대비 2018 정시 선발인원을 가장 많이 줄이는 고려대. /사진=고려대 제공

<2018 정시 규모 얼마나 줄어드나?.. 상위 9개대 전년대비 11.3%p(965명) 감축>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한양대 중앙대 성균관대 경희대 이화여대 등 서울 상위 9개대를 기준으로 2017학년과 2018학년 정시 선발인원을 비교하면 965명이 줄어든다. 2017학년 8506명, 2018학년 7541명이다. 2017학년 인원을 기준으로 보면 11.3%p가 줄어드는 셈이다. 정원내 기준으로 아직 2018 전형계획이 승인되지 않아 공식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세부 숫자는 변동될 수 있으나 흐름의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대학별로 보면 감소폭이 큰 순서는 고려대 이화여대 서강대 성균관대 서울대 한양대 경희대 중앙대 연세대 순이다. 논술폐지, 학생부종합전형 확대의 파격입시안을 내놓은 고려대가 395명을 줄여 가장 감소폭이 큰 가운데 학생부종합전형을 212명 증원한 이화여대도 222명을 감축했다. 고대/이대와 동일 입시기조인 학생부종합전형 확대/정시축소를 중심으로 한 입시안을 내놓은 서강대, 성균관대도 각각 순서대로 131명, 126명의 정시 선발인원을 감축했다.

고대 이대 서강대 성균관대 등 정시를 대거 축소한 대학들에 더해 서울대는 45명, 한양대는 31명, 경희대는 8명, 중앙대는 4명, 연세대는 3명의 정시 선발인원을 감축했다. 서울대는 수시 전체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정시와 더불어 대입의 ‘패자부활전’이 될 수 있는 논술전형이 없다는 특성이 존재한다. 유일한 패자부활의 통로가 정시인 이유로 정시선발비율이 20% 선을 하회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라고 권오현 입학본부장이 밝힌 바 있다.

한양대 경희대 중앙대는 대입전형의 중심을 일찌감치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 무게를 두어온 대학들이란 점에서 2018학년 정시축소 흐름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한다. 논술전형 내지 특기자전형을 확대하는 방향이라면 비교적 손쉽게 정시축소를 할 수 있으나 학생부종합전형 확대방침을 고수하는 이상 선결돼야 할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학생부종합전형 확대를 위해서는 전임 입학사정관, 교수 입학사정관 등 인력확보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 중앙대 관계자는 “정시 축소 기조를 이어나갈 예정이지만 당장 입학사정관을 크게 늘릴 수는 없다. 입학사정관의 인건비 등은 고교교육정상화 사업 선정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사정관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하면 기존 사정관들의 업무 부하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한양대 관계자도 “정시/논술 축소는 곧바로 학생부종합전형 확대로 이어진다. 학생부종합전형 확대에는 선결돼야 할 문제가 많아 2018에서는 정시를 별반 축소하지 못하고 논술 축소 인원을 활용해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했으나, 앞으로도 정시축소 기조를 지속해 나가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심화될 2019 정시 경쟁.. 정시축소 흐름 속에 출생인원 2만명 증가의 변수>
대입 전문가들은 현 고2학생들이 2018 수능에서 대입진학에 실패하고 재수를 거쳐 정시에 지원하면 겪게 될 2019 정시는 2018보다 경쟁이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학들이 정시 축소 기조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출생인원이 2만명이 증가한다는 변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2017 수능을 치르는 현 고3보다 2018 수능을 치르게 될 현 고2들이 겪게 될 경쟁이 더욱 심해진다는 얘기다.

2017 수능을 치르는 고3학생들은 1998년생으로 해당년도 출생인원은 64만2972명. 2018 수능을 치르는 1999년생은 61만6322만명으로 전년대비 출생인원이 2만6650명 줄었지만, 2019 수능을 치르는 2000년생은 63만6780명으로 오히려 전년 대비 2만458명 늘어났다. 2018 재수는 그나마 대학들이 정시규모를 줄인 가운데 수능 응시인원도 감소해 정시경쟁 심화를 어느 정도 상쇄시킬 수 있지만, 2019 재수는 정시 감소에 더해 수능 응시인원마저 늘어나 경쟁이 격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선발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오히려 수능 응시인원이 늘어나는 현상은 2018학년 입시에서 대학진학을 확정지어 2019학년 재수를 피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상위권 대학들의 2019학년 정시축소는 확실시된다. 대학들이 정시축소가 2018학년의 한시적인 현상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학생부교과전형을 폐지하고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한 연세대만 정시축소에 관련 의중을 드러내지 않고 있을 뿐 나머지 8개 대학은 정시 축소라는 큰 대입전형 설계방향에 뜻을 모으고 있다. 중앙대 관계자는 “점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긴 하나 정시 축소라는 큰 기조는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향후 대입전형 설계방향을 시사했으며, 성균관대 관계자도 “2018학년에도 정시를 많이 줄인 상황이지만, 2019학년에는 좀 더 정시를 축소할 계획이다. 정시/논술 축소, 학생부종합 확대 기조가 지속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대학 관계자들도 정시/논술 축소, 특기자 축소/폐지, 학생부종합 확대라는 대입전형의 방향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한 전문가는 “대학들의 정시 축소는 필연적인 현상이다. 2018학년 영어 절대평가 도입에 이어 타 영역까지 절대평가를 확대하는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는 이상 대학들의 정시축소는 선택의 문제를 넘어섰다”라고 평가했다.

재수 주의보는 2020학년부터는 다소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 수능 응시적령인원들이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2020수능을 치르게 될 2001년생은 55만4895명으로 전년 대비 8만1885명 적고, 2021수능을 치르게 될 2002년생은 49만2111명으로 전년 대비 6만2784명 적다. 대입방법이 크게 바뀌거나 대학들이 정시를 폐지하지 않는 이상 일정 규모의 정시선발인원은 유지될 전망이므로 수능 응시적령인원들의 감소가 정시 경쟁을 다소 완화시킬 것으로 풀이된다.

<수시 이월로 확대되는 정시인원도 줄어들 가능성 높아>
통상 대학들의 정시선발규모는 요강에서 밝힌 것보다 늘 많다. 수시이월인원 때문이다. 정시 원서접수 이전 수시 합격자 발표를 하고, 예치금 등록을 통해 대학들이 결원을 파악한 후 예비번호를 받아 든 대기자들을 충원합격하는 과정에서 미충원된 정원이 정시로 이월된다.

전문가들은 대학들의 수시 이월인원이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쉬운 수능 출제기조와 절대평가의 도입으로 수능의 변별력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일부 대학들이 현재 안일하게 수시충원에 나서고 있으나 수능의 변별력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정시에서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수시에서 최대한 선발을 끝마쳐 이월인원의 발생을 줄이는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희대 건국대 등이 내놓은 신입생 추수조사에서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학생들이 대학에 더 잘 적응한다는 결과가 나오는 것도 수시충원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음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016 정시를 보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한양대 중앙대(서울캠) 성균관대 경희대 한국외대(서울캠) 서울시립대 이화여대 건국대 동국대 홍익대 숙명여대 인하대 아주대 숭실대 국민대 등 수도권 19개 대학 기준 최초 발표된 정시 선발규모는 1만9605명이었으나, 수시이월인원 반영 후에는 2만1385명으로 정시 선발규모가 확대됐다. 대학별로 보면 연세대가 가장 많은 275명을 정시로 이월시켰으며, 경희대 192명, 숭실대 187명, 성균관대 162명, 서울대 154명, 고려대 154명, 인하대 126명, 건국대 115명, 동국대 67명, 서울시립대 59명, 이화여대 57명, 국민대 50명, 홍익대 44명, 중앙대(서울캠) 43명, 숙명여대 39명, 서강대 29명, 한국외대(서울캠) 13명, 한양대 8명, 아주대 6명 순이었다.

2017~2018 상위 9개대 정시 선발인원 감소 현황
대학명 2017 대비 2018 2018 2017
감소인원 감소비율* 인원 비율 인원 비율
서울대 -45 -6.2% 684 21.5% 729 23.2%
고려대 -395 -39.7% 600 16.0% 995 26.4%
연세대 -3 -0.3% 1000 29.4% 1003 29.4%
서강대 -131 -29.1% 319 19.9% 450 27.9%
한양대 -31 -3.8% 779 27.7% 810 28.4%
중앙대 -4 -0.3% 1260 28.8% 1264 28.9%
성균관대 -126 -15.3% 699 19.5% 825 24.8%
경희대 -8 -0.5% 1530 31.8% 1538 32.0%
이화여대 -222 -24.9% 670 22.3% 892 29.7%
-743 -9.8% 6871 25.0% 7614 27.9%
*정원내 기준
*연세대=정시 학생부종합전형 15명 제외
*고려대=정원내 고른기회전형 제외
*2017 대비 2018 감소비율=(감소인원/2017 선발인원)%
*정시 선발인원 비율=수시/정시 정원내 선발인원 대비 기준

2017~2019 수능 응시적령 출생인원
구분 출생연도 출생인원 차이
2017 수능 1998년생 64만2972명 -
2018 수능 1999년생 61만6322명 -2만6650명
2019 수능 2000년생 63만6780명 2만458명
2020 수능 2001년생 55만4895명 -8만1885명
2021 수능 2002년생 49만2111명 -6만2784명

2016 정시 선발규모 변동(수시이월 반영 전후)
구분 최초 최종(수시 이월반영)
인원 비율 인원 비율
서울대 766 24.8% 920 29.8%
고려대 1027 27.3% 1181 31.4%
연세대 1051 30.5% 1326 38.5%
서강대 459 28.7% 488 30.5%
한양대 748 26.5% 756 26.8%
중앙대(서울캠) 799 25.2% 842 26.6%
성균관대 880 25.8% 1042 30.5%
경희대 1794 37.2% 1986 41.2%
한국외대(서울캠) 573 33.9% 586 34.7%
서울시립대 981 56.8% 1040 60.2%
이화여대 1163 38.3% 1220 40.2%
건국대 1524 50.5% 1639 54.3%
동국대 1250 46.1% 1317 48.6%
홍익대 1154 45.6% 1198 47.4%
숙명여대 996 45.1% 1035 46.9%
인하대 1158 33.5% 1284 37.1%
아주대 814 43.5% 820 43.8%
숭실대 1123 41.6% 1310 48.5%
국민대 1345 46.4% 1395 48.2%
19605 36.3% 21385 39.6%
*중앙대 한국외대=서울캠퍼스 기준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건국대 동국대 홍익대=서울 본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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