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후 '약속장학금'도입으로 기부 활성화

[베리타스알파=이우희 기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소득하위 50% 가정의 학생에게 전액장학금을 지급한다. 한 학기 등록금이 667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제도 개선 이후에는 전체 등록생의 28%가 전액장학금 대상이 된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졸업한 뒤에 안정적 소득을 갖게 되면 자신의 소득 가운데 일부를 학교에 기부하는 ‘약속장학금제’을 도입했다. 강제는 아니지만 도덕적 의무를 지워 장학금 기부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서울대 로스쿨은 2016학년 1학기부터 장학금 제도를 개선, 가구별 소득 5분위 이하 학생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한다고 최근 밝혔다. 가구별 소득 10분위는 소득 수준을 10개 구간으로 나눈 것. 1분위가 하위 10%고이며 10분위가 상위 10%를 의미한다. 서울대는 장학금 제도 개선에 대해 "로스쿨 입학생은 경제 형편과 무관하게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실질적 기회균등을 제공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 서울대 로스쿨이 소득하위 50% 가정의 학생에게 전액장학금을 지급한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졸업한 뒤에 안정적 소득을 갖게 되면 자신의 소득 가운데 일부를 학교에 기부하도록 독려하는 ‘약속장학금제’도 도입했다./사진=서울대 제공
장학금 제도 개편으로 전액장학금을 받는 인원은 직전 학기 81명에서 132명(소득 6분위 이상 전액장학생 포함)으로 늘었다. 전체 등록생(466명)의 28.33%에 이른다. 소득 2분위 이하 학생은 월 30만∼50만원을 생활비 명목으로 지원 받는다. 다만 소득 6분위 이상 학생의 장학금은 등록금의 20%에서 전액까지 다양하다. 서울대 로스쿨의 한 학기 등록금은 667만원이다.

늘어나는 장학금 예산은 재정 증액과 자체 모금 등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약속장학금' 제도 신설도 자체 모금 조달을 통한 예산 증액을 위한 방편으로 이번에 신설됐다. 선배 세대로부터 장학금을 받아 공부한 학생이 졸업 후 자신이 받은 금액보다 더 많이 후배 세대에게 돌려주기로 약속하는 증서를 내도록 한 제도다. 증서에는 "받은 도움을 후배들에게 되돌려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졸업 후 안정적인 소득을 얻으면 취업 후 5년 이내에 기부를 시작하고 10년 내 받은 장학금보다 더 많이 되돌려 주겠다"는 내용이 담긴다.

증서는 법적 구속력없다. 서울대는 "자발적 약속에 불과하지만, 공공 재원을 통해 혜택을 받은 만큼 이를 환원해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를 강조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학금 혜택을 본 학생들이 사회에 정착하면 자발적으로 기부에 동참할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있는 제도로, 독일 부체리우스 로스쿨 제도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부체리우스 로스쿨 학생은 등록금을 면제받는 대신 졸업해 직업을 얻고 나서 최소 소득(3만유로)에 도달하면 10년 동안 소득의 9%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한다. 서울대는 "약속장학금이 활성화하면 기부문화 확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약속장학금 제도는 이번 학기부터 장학금을 받는 학생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시행된다. 2학기부턴 학기 시작 전 장학금을 신청할 때부터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약속증서를 받을 계획이다. 서울대 로스쿨 관계자는 "능력이 있으면 마음 놓고 공부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라며 "제도 도입으로 원하는 학생은 누구나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경제적 수준과 상관없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로스쿨의 행보는 로스쿨을 인가 받으면서 약속한 장학금의 규모를 깎기에 바쁜 일부 사립대 로스쿨과는 차별화된다. 지난해 박혜자(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5개 주요 사립로스쿨의 장학금 지급률은 2012년 44.5%에서 2015년 40.3%로 4.2% 포인트 감소했다.

장학금 확대는 사법고시 존치를 주장하는 진영에서 로스쿨의 비싼 학비를 문제삼아 '돈스쿨'이라고 비난하는 상황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사시존치 진영이 로스쿨의 연간 등록금이 1532만원이라며 비난을 하는데 대해 로스쿨 측은 등록금 총액의 약 40%가 장학금이라며 맞서고 있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전국 25개 로스쿨 중 3년등록금(입학금 포함) 상위 10개 로스쿨은 성균관대(6680만7000원) 연세대(6347만6000원) 고려대(6346만원) 한양대(6147만6000원) 경희대(6123만4000원) 아주대(6090만6000원) 중앙대(5985만6000원) 이화여대(5863만원) 인하대(5849만1000원) 영남대(5757만원)로 나타났다. 

2016년 전국 25개 로스쿨 등록금 현황
구분 대학명 3년간 학비
(입학금+
등록금(3년))
1년간 학비
(입학금+
등록금(1년))
입학금 등록금(1년)
1 성균관대 6680만7000원 2302만3000원 113만1000원 2189만2000원
2 연세대 6347만6000원 2252만4000원 204만8000원 2047만6000원
3 고려대 6346만원 2197만6000원 123만4000원 2074만2000원
4 한양대 6147만6000원 2120만4000원 106만8000원 2013만6000원
5 경희대 6123만4000원 2127만8000원 130만원 1997만8000원
6 아주대 6090만6000원 2100만2000원 105만원 1995만2000원
7 중앙대 5985만6000원 2115만2000원 180만원 1935만2000원
8 이화여대 5863만원 2025만4000원 106만6000원 1918만8000원
9 인하대 5849만1000원 2019만1000원 104만1000원 1915만원
10 영남대 5757만원 1973만8000원 82만2000원 1891만6000원
11 동아대 5696만8000원 1954만8000원 83만8000원 1871만원
12 서강대 5648만1000원 1977만7000원 142만5000원 1835만2000원
13 한국외대 5593만원 1971만원 160만원 1811만원
14 건국대 5260만7000원 1866만7000원 169만7000원 1697만원
15 원광대 4900만원 1700만원 100만원 1600만원
16 서울대 4047만6000원 1369만2000원 30만원 1339만2000원
17 제주대 3151만3000원 1063만3000원 19만3000원 1044만원
18 전북대 3139만6000원 1058만4000원 17만8000원 1040만6000원
19 전남대 3131만1000원 1055만9000원 18만3000원 1037만6000원
20 경북대 3121만4000원 1052만6000원 18만2000원 1034만4000원
21 서울시립대 3033만4000원 1025만4000원 21만4000원 1004만원
22 강원대 3032만8000원 1022만8000원 17만8000원 1005만원
23 부산대 2990만5000원 1008만9000원 18만1000원 990만8000원
24 충북대 2964만7000원 999만9000원 17만5000원 982만4000원
25 충남대 2912만5000원 982만9000원 18만1000원 964만8000원
평균 4792만5640원 1653만7480원 84만3400원 1569만4080원
*출처=대학알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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