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권익위 권고 수용

[베리타스알파=이우희 기자] 앞으로 약대 편입 우선선발에서 PEET 반영이 필수가 되고 전형요소 반영비율이 요강을 통해 공개될 전망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약대 편입학에 대한 민원 사항을 토대로 우선선발과정에서 PEET반영 필수적용과 전형요소 반영비율 공개를 권고했고 교육부가 이를 수용할 방침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약대는 2011학년부터 2+4방식의 6년제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고3이 수시나 정시로 곧바로 약대에 입학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약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일반대학에 입학해 2학년 이상 수료한 뒤, 편입을 통해 약대에 입학하게 된다. 입학하면 본과 1학년으로 편입돼 4년간 전공 교육과정을 수학한다.

전국 35개 약대 편입의 전형 방법은 일반선발과 우선선발. 지난해 1693명을 선발했다. 우선선발은 선호도가 높은 수도권과 거점국립대 약대 11곳이 주로 운영한다. 문제는 대학들이 서류를 중점적으로 보는 우선선발을 시행하면서 PEET와 대학 성적, 영어성적, 자기소개서, 수상실적 등을 반영한다고만 밝히고 정확한 비율이나 산정 근거를 공개하지 않은 데 있다.

약대 편입의 우선선발은 그 동안 특정대학 출신이나 나이 어린 지원자를 선발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서울대의 경우 합격자의 80% 이상이 ‘SKY대학’출신임을 들어 우선선발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교육부는 “이번 권익위의 개선 권고를 모두 받아들여 5월 약대 편입학 기본사항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국민권익위원회가 약대 편입학 우선선발 과정에서 PEET 필수 반영과 전형요소 반영비율 공개를 권고하고, 교육부가 이를 받아들임에 따라 앞으로는 약대 편입 우선선발에서 요강을 통해 반영비율이 공개되며 PEET도 필수 반영될 전망이다. 사진은 수험생 선호도가 제일 높은 서울대와 중앙대 약대./사진=베리타스알파DB

<6개 약대 서류100% 우선선발.. 전형방법은 비공개>
약대 편입은 PEET(Pharmacy Education Eligibility Test,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를 바탕으로 선발기준에 따라 공인 영어성적, 대학 성적, 수상경력, 자소서, 사회봉사 실적, 학업계획서, 면접 등을 반영해 선발한다. 문제는 대부분 정원내 일반전형 지원자 가운데 서류가 특별히 우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우선선발에서 발생했다. 지난해의 경우 전국 35개 약학대학 중 11개교가 우선선발을 운영했다. 대부분 수도권대학이거나 거점국립대학들로 선호도가 높은 약대들이다.

권익위는 우선 지난해 전형요소로 PEET를 반영하지 않지 않은 부산대와 이화여대의 우선선발 방식이 ‘규정사항 미준수’라고 지적했다. ‘약대 학제개편 방안(2005.8.18)’에 약사 자질에 관한 적성 및 소양 검사 성격의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을 의무적으로 반영하라는 규정을 근거로 들었다.

권익위는 이와 함께 우선선발의 서류평가에 정량적 요소가 들어간 경우 구체적인 반영 비율과 점수 산정 공식을 공개하라는 권고도 내놓았다. 우선선발을 운영한 11개 약대 중 서류만으로 합격자를 선발한 대학은 서울대와 부산대 이화여대 중앙대 성균관대 가천대 6개 약대. 대학 입장에선 서류100%라고 전형방법을 밝히고 전형요소를 명시했지만, 지원자 입장에서 구체적으로 각 전형요소를 어느 정도 비율로 어떻게 합산하는지에 알 수 없다는 얘기다.

2016학년 약대 편입 우선선발 실시대학 전형방법
번호 대학명 모집인원
(전체*)
전형방법 서류 전형요소
1 서울대 32(88) 서류 100% 학업성취도(PEET, 영어성적, GPA 등), 학업관련 활동,
전공적성, 학업외 활동, 잠재능력 및 발전가능성
2 부산대 35(73) 서류 100% 전적대성적, 영어성적, 자기소개서, 고교생활기록부
3 이화여대 60(138) 서류 100% 전적대성적, 영어성적, 자기소개서, 고교생활기록부
4 중앙대 60(128) 서류 100% PEET,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전적대성적 종합평가
5 성균관대 32(68) 서류 100% 학업성취도, 교육과정 이수현황, PEET, 연구활동,
봉사활동,수상실적, 공인어학성적
6 가천대 20(30) 서류 100%

PEET 평균 50% 이상자 중 연구활동, 학업계획서,
대학성적, 영어성적, 봉사활동, 수상경력,
고교생활기록부

7 차의과학대 13(48) 서류 40%, 영어 10%,
면접 50%
자기소개서, 대학성적, 고졸성적,
PEET, 수상내역, 봉사활동
8 숙명여대 30(83) 서류 56.3%, PEET 37.5%,
 영어 6.2%
고교생활기록부, 대학성적, 자기소개서, 수학계획서
9 연세대 7(35) 서류 43%, PEET 28.5%,
영어 28.5%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고교생활기록부, 대학성적
10 동덕여대 10(44) PEET 90%, 서류 10% 자기소개서, 수학계획서, 전적대성적, 영어성적
11 충북대 14(63) PEET 70%, 영어 20%,
대학성적 10% 
-
*전체정원=정원 내/외 포함.
*출처=국민권익위(교육부 제출자료와 각 대학 모집요강 재구성)

예를 들어 2016학년 약대편입에서 서울대는 정원 88명 가운데 32명을 우선선발했다. 나머지는 3배수를 선발해 2단계 면접전형을 거쳐 선발했다. 우선선발 서류 전형요소는 ▲학업성취도 ▲학업관련 활동 ▲전공적성 ▲학업외 활동 ▲잠재능력 및 발전가능성이라고 밝혔다. 민원을 제기한 지원자들은 위 전형요소들을 어떤 비중으로 어떤 산정근거로 계산하는지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PEET점수와 전적대학 성적, 공인영어 점수 등을 근거로 합격 여부를 전혀 가늠해볼 수 없다는 것이다. 권익위는 민원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런 전형방식이 국민들의 권익을 침해한다고 봤다. 규정상 약대 편입학 지원은 동일 모집군에서 1개교만 지원이 가능하므로, 전형요소별 반영비율 및 점수 산정방식을 공개하지 않는 경우 수험생에게 합격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차단한다는 지적이다.

<권익위 권고, 모집요강 작성 예시까지 제안>
앞으로는 우선선발에서 PEET를 반드시 반영하고, 대학별 모집요강에 전형요소별 반영비율을 공개하라는 게 권익위의 결론이다. 서류평가를 정량화해 점수산정 공식도 밝히라고 권고했다. 직접 사례를 들어 ▲전형요소별 반영비율을 PEET(00%) ▲전적대학 성적(00%) ▲공인 영어성적(00%) ▲서류평가(자소서, 학업계획서, 사회봉사실적)등 정성평가 요소만 포함(00%) 하는 식으로 모집요강에 명시하라는 것이다. 정량평가 요소들은 처음부터 서류평가 항목에서 제외할 것도 제안했다. 동점자 선발기준도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되, 평등권 침해 요소가 없도록 연소자 우대 기준을 제외하도록 했다.

교육부도 권익위의 권고사항을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권익위는 개선사항 권고와 함께 대학의 편입학 전형 규정 준수여부를 정례적으로 조사할 것과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대학에 대해서는 다음 해 모집인원 축소 등 행정적 제재를 주문했다. 교육부 담당자는 “권익위와의 소통 과정에서 여러 문제들을 발견했다. 5월 약대 편입학 전형 기본사항에서 대학들이 개선내용을 반영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약대 편입은 학부입시와 달리 ‘대입전형 사전예고제’가 없다. 교육부가 기본계획을 수립해 5월에 각 대학에 알리면 대학들은 10월까지 이를 토대로 모집요강을 공지하게 된다. 원서접수는 11월 중에 이뤄진다.

교육부가 약대 편입 계획 일부를 손볼 뜻을 내비쳤지만, 중앙대의 경우 2016학년 모집요강에 이미 수험생을 배려한 사전예고 차원에서 ‘2017학년 우선선발시 PEET를 제외하고 서류100%로 선발’하겠다는 방침을 공지한 상태.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그렇다고 하더라고 권익위 권고안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대학들이 교육부의 권고를 얼마나 잘 따를지는 미지수다. 편입의 경우 학부 입시에 비해 대학을 압박할 수단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약대 편입 열기로 인한 이공계 황폐화 논란>
약학대학 입학정원은 6년제 약대가 처음 출범한 2011학년부터 크게 늘어나 현재 1693명이다. 2008년 제도가 도입돼, 2009학년 입시 이후 두 해(2009~2010년) 동안 학생선발이 없었다. 권익위에 따르면 전국 35개 약대의 편입학 평균경쟁률은 2016학년 일반전형 기준 가군 6.95대 1(660명 모집/4590명 지원), 나군 6.34대 1(771명/4886명)을 기록했다. 약대 편입의 출발점인 PEET 응시자수는 1만4757명으로 입학정원(1693명) 대비 경쟁률은 8.72대 1에 달한다.

PEET는 매년 접수자 수 기준으로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2011학년부터 2014학년까지 5년간 증가폭이 크다. 최근 들어 증가폭이 줄어들고 있지만 꾸준한 상승세다. PEET 접수자 수는 첫 시험을 치른 2011학년 1만681명을 시작으로 2012학년 1만3077명, 2013학년 1만4087명, 2014학년 1만5513명, 2015학년 1만5592명, 2016학년 1만5599명이다.

접수자 증가는 학부모집으로 회귀하는 의/치전원의 축소로 인해 자연계 의/치대 지망자들이 약대 입시로 눈을 돌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PEET는 MEET(Medical Education Eligibility Test, 의학교육입문검사), DEET(Dental Education Eligibility Test, 치의학교육입문검사)와 시험일이 동일하기 때문에 약대와 의/치전원은 서로 대체재 성격을 갖는다.

의/치전원이나 의/치대 학사편입학과 달리 약대는 학부생 2학년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도 응시자 수를 끌어올리는 요소다. 대학원 과정이 아닌 약학대학 학부과정(본과 1학년) 입학이기 때문에 지원자격을 얻기 위해 학사까지 마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시험에 불합격하더라도 다니던 학부를 계속 다닐 수 있어 실패의 부담도 적다.

2016 PEET 전공별 접수현황
구분 전체 남자 여자
인원 비율 인원 비율 인원 비율
생물학 3932 25.21% 1450 26.18% 2482 24.67%
공학 3805 24.39% 1836 33.15% 1969 19.57%
화학 3399 21.79% 1010 18.23% 2389 23.75%
기타 1341 8.60% 306 5.52% 1035 10.29%
자연 1328 8.51% 395 7.13% 933 9.27%
(물리/통계/수학)
인문사회 846 5.42% 236 4.26% 610 6.06%
의약학 570 3.65% 169 3.05% 401 3.99%
농학 378 2.42% 137 2.47% 241 2.40%
15599 100% 5539 100% 10060 100%

지원자는 대부분 2,3학년이다. 2016 PEET 응시자 중 2학년은 6736명(43.18%)으로 가장 많았고, 3학년 4288명(27.49%), 4학년 이상 4575명(29.33%)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PEET가 화학추론(일반화학), 화학추론(유기화학), 생물추론, 물리추론 등으로 시험과목이 구성돼 주로 화학과나 생물학과 등 관련학과 출신 재학생들에게 유리한 구조다.

약대도 의전원/치전원과 마찬가지로 대학 이공계를 황폐화한다는 비난에 직면해 있다. 2016 PEET 접수자 중 47%는 생물학 화학 전공이었다. 생물학이 3932명(25.21%), 화학이 3399명(21.79%)이다. 공학계열 3805명(24.39%)까지 합하면 10명 중 3명은 화학, 생물학, 공학계열이라는 의미다. 대입에서 의학계열을 제외하면 선호도가 높은 학과/계열이다. 약대의 2+4 제도를 다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오는 배경이다. 대학 화학과나 생물학과가 약대를 노리는 수험생들의 ‘징검다리’ 역할로 전락했다는 자조 섞인 지적이다.

2016 전국 약대 모집 정원
수도권 지방
이화여대 서울 120 ;2">조선대 광주 75
중앙대 서울 120 부산대 부산 70
덕성여대 서울 80 영남대 경북 70
숙명여대 서울 80 전남대 광주 60
성균관대 경기 65 강원대 강원 50
서울대 서울 63 경성대 부산 50
경희대 서울 40 대구가톨릭대 경북 50
동덕여대 서울 40 충남대 대전 50
가천대 인천 30 충북대 충북 50
가톨릭대 경기 30 우석대 전북 40
동국대 경기 30 원광대 전북 40
삼육대 서울 30 경북대 대구 30
아주대 경기 30 경상대 경남 30
연세대 인천 30 계명대 대구 30
한양대 경기 30 고려대 충남 30
CHA의과대 경기 30 단국대 충남 30
      목포대 전남 30
      순천대 전남 30
      인제대 경남 30
848 845
합계 1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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